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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

대한민국 최초 법의학자 문국진이 들려주는 사건 현장과 진실 규명

문국진 , 강창래 지음| 알마 |2012년 05월 24일 (종이책 2011년 10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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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2년 05월 24일 (종이책 2011년 10월 05일 출간)
    포맷용량 ePUB(4.78MB)  |  PDF(23.79MB)
    쪽수 266쪽(PDF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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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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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는 대한민국 최초 법의학자 문국진이 들려주는 사건 현장과 진실을 규명한 책이다. 다방 마담 살해범을 밝혀준 손톱 때, 무당의 강림술 뒤에 숨겨진 치아 구조의 비밀, 히스타민양 물질 쇼크를 유도해 애인을 죽인 의대 중퇴생의 지능적인 범죄 등 과학수사의 진면목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그가 정년 이후 몰두하고 있는 예술과 법의학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신선한 재미를 준다.

목차

인터뷰이 문국진의 들어가는 말

프롤로그 | 법의학에 비친 음란성과 선정성

1장 | 1981년, 첫 만남
달이 밝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윤 노파 사건에서 문국진을 처음 만나다
얼룩이 진다, 1982년 2월

2장 | 법의학과 기묘한 사건들
구스타프 클림트를 거쳐 '알마'를 만나다
법의학, 그건 학문도 아니야
법의학은 인권을 위한 학문이다
'새튼이'와 '지상아'
"하마터면 도끼에 찍혀 죽을 뻔했디!"
사람은 꽃이다, 부드럽게 대하라!
설경구와 페니실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다
완전범죄와 우연한 방...

저자소개

문국진

저자 : 문국진

저자 문국진은 국과수 최초의 법의관이자 국내 대학원 법의학교실의 창립자다. 1925년생으로 호는 도상度想, 필명은 유포柳浦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 과장 및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교수,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법의학회 명예회장, 일본 배상과학회 및 한국 배상의학회 고문, 한국의료법학회 고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누구보다 오랜 세월 동안 사건 현장을 겪어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또한 그는 학술서와 대중서 모두에서 빼어난 기량을 보이는 저술가이기도 하다. 국내 법의학 전문가들의 필수 교과서를 쓴 장본인인 동시에, 1980년대를 풍미했던 베스트셀러의 작가다. 법의학 전문서적으로 《최신 법의학》《고금무원록》을 비롯해 23권, 법의학 교양서적으로 《새튼이》《지상아》 등 7권, 예술과 의학의 만남을 다룬 서적으로 《명화와 의학의 만남》《미술과 범죄》 등 12권이 있다. 그간 49권의 저서를 펴낸 문국진은 현재, 생애 마지막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술작품의 후각적 감상》(가제)을 집필 중이다.

저자 : 강창래

저자 강창래는 1986년 삼성출판사에서 시작해 20년 동안 단행본 기획 편집자로 일했다. 1993년 중앙일보사에서 발행한 <서울아이> 창간호에서 <전문가가 선정한 한국 최고의 대중문화 기획자-출판 부문>에 선정되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한겨레노동교육연구소에서 출판 편집에 대해, 2004년부터 느티나무도서관을 비롯한 여러 도서관에서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현재는 환경책큰잔치 환경책 선정위원, 느티나무도서관 장서개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강의를 하고 인터뷰 글을 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가 쓴 인터뷰집으로는 박웅현의《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이어령의 《유쾌한 창조》, 한무영의 《빗물과 당신》이 있으며, 현재 시인 김용택의 인터뷰집을 진행 중이다. 강창래는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인터뷰 글을 쓰지 않는다. 인터뷰이의 저작물은 물론 관련 자료까지 거의 모두 소화해내며, 인터뷰이의 주변 인물들까지 탐방한다. 그리고 인터뷰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함께 보낸다. 인터뷰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고 교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속으로

프롤로그
이처럼 범죄수사가 과학수사 방식으로 바뀌도록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드는 데 〈CSI〉의 역할이 무척 컸을 것이다. 가끔 선정성과 음란성으로 비난받는 바로 그 범죄수사 드라마가 오히려 인권 유린의 가능성을 대폭 줄이는 데 기여한 것이다. 마치 음란한 연애소설이 프랑스혁명과 인권선언의 배경을 만들어주었듯이 말이다. 한국에서도 그런 드라마가 책으로 나온 적이 있다. 26년 전 문국진 박사가 쓴 《새튼이》와 《지상아》가 그것이다. 일반인이 법의학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이 책은 법의학 이론이 아니라 법의학으로 풀어낸 강력 사건 이야기다. 이 두 권의 책은 단턴이 프랑스혁명의 배경에 있었다고 말한 루소의 《신엘로이즈》만큼이나 한국 사회에서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는 동시대 사람들이 마음속에 법의학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_19쪽

1장 1981년, 첫 만남
“나중에 알게 된 건데요. 문국진 박사는 1955년, 그러니까 한국에 국과수가 독립기관으로서 업무를 시작한 바로 그해에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고, 곧바로 법의관이 됐어요. 놀라운 인연이죠. 그러고 법의학을 바탕으로 한 증거재판주의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애썼어요. 그런 문국진 박사의 활약은 법조계에서 잘 알려졌다고 해요. 그리고 1970년부터는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법의학을 널리 알리고 후진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았으니,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기미가 보일 때가 된 거죠. 모르긴 해도 김헌무도 문국진 박사에게서 법의학에 대해 강의를 들었을 겁니다. 문 박사는 1977년부터 법무연수원에서도 법의학 강의를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문 박사는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으로 판결을 내리곤 하던 야만적인 관행을 깨뜨리는 데에 큰 역할을 한 숨은 공로자인 셈이죠._51~52쪽

“고문이 왜 시작됐겠어요? 좀 거칠게 보면, 수사관이 보기에 범인이 자백을 하지 않으니 고문을 한 거 아니겠어요? 문제는 수사관의 심증이 틀릴 때도 많고, 그래서 사람을 잡게 되는 경우가 많았던 거죠. 법의학적인 감정을 통해 범인의 자백 없이도 범행을 재구성하고 증명할 수 있다면, 고문의 필요성은 없어지는 거지요. 그러니까 증거재판주의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법의학에 바탕을 두어야만 하는 거 아니겠어요. 문 박사가 말했듯이, 법의학은 그 사회의 하층민이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것을 막아주고, 지배층의 범행을 제대로 드러내주는 거잖아요. 고문이라는 것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배층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진 않았을 겁니다.”_52쪽

2장 법의학과 기묘한 사건들
“나는 그만 이 말에 홀딱 반해버렸디요. 인간의 권리를 다루는 의학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뛰는 거요. 이 책을 읽고 나는 법의학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알아보기 시작했디요. 서울대학교가 경성제국대학이었던 시절에는 법의학교실이 있었어요. 그 당시의 법의학교실 현판이 그때도 남아 있었거든요. 그 현판은 지금도 의과대학 구건물에 있어요. 아마 돌에 새겨서 건물에 붙박아놓은 것이라 떼어내지 못했던 것 같아. 그러던 것이 해방 뒤에 없어진 거요. 의학 교육이 미국식으로 바뀌면서 그렇게 되었디. 그 당시 한국의 시찰단이 미국에 가서 보니까, 의과대학에 법의학교실이 없었던 거요. 그런데 그 시찰단은 미국의 제도를 몰랐던 거디요. 미국에서는 대학 단위로 법의학교실을 두고 있지 않았거든. 그걸 모르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의과대학에서 법의학교실을 모두 없애버린 거요. 그래서 한국이 법의학의 불모지가 되고 말았디.”_75쪽

“새튼이 무당이라고 자칭하는 여인이 사람들 앞에서 새튼이와 대화를 하면서 점을 치는데, 새튼이 소리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들린다는 거요. ‘쏵- 쏵-’ 하는 소리가 말이요. 그런데 이 무당이 고위층 부인들을 상대로 유언비어를 퍼뜨리다가 수사 대상이 된 거요. … 호기심도 생기고 해서 수사관이 알려준 새튼이 무당집엘 가봤어요. … 그때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디. 새튼이 소리가 그 무당이 바라보는 방향으로만 나는 거요. 그래서 고성능 마이크를 사방에 장치한 다음 무당과 대화하게 해서 녹음해보았디. 그랬더니 확실한 거요. 소리는 무당의 상반신에서 나오는 거였어. 그래서 무당의 상반신을 검사해보았디. 그래도 그런 소리가 날 만한 장치는 발견할 수가 없었어. 그러다가 우연히 이 무당의 치아 구조를 보게 되었는데, 위쪽 앞니 두 개 사이가 좌우로 유난히 많이 벌어져 있었디. 확인해보니 그 이상한 소리는 이빨의 틈새를 이용한 것이었어요.”(웃음)_101~102쪽

출판사서평

법의학은 인권 의학이다
미국 드라마 〈CSI〉나 호평을 받은 드라마 〈싸인〉의 영향으로 과학수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사람들에게 법의관은 과학 지식으로 업그레이드된 현대판 셜록 홈즈처럼 느껴지는 모양이다. 범인이 남긴 미세한 흔적들을 모아 추악한 사건의 전체적인 상을 재구성해내는 추리력과 상상력에 짜릿함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법의학의 태두 문국진은 과학수사의 의미를 조금 다르게 정의한다. “법의학은 인권을 위한 학문이다”라는 것이다.
잠시 시간을 50여 년 정도 뒤로 돌려보자. 한국전쟁 후의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어슬렁거리던 대학생 문국진은 후루하다 다네모도古畑種基가 쓴 《법의학 이야기法醫學の話》의 다음 구절에 ‘홀딱 반해버린’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이 임상의학이라면, 사람의 권리를 다루는 의학은 법의학이다. 법의학은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발달된 민주국가에서만 발달한다.”(75쪽) 의대 청년 문국진의 가슴은 뛰었다. 민주화와 인권에 대한 열망이 수많은 의학 분과 가운데 ‘하필이면’ 법의학의 길로 그를 이끈 것이다.
사실 한국 인권사에서 과학수사는 획기적인 전환점이었다. 길고 어두운 독재 시기의 보편적인 수사방법은 다름 아닌 ‘고문’이었다. 수사관들은 물리력을 바탕으로 증언을 수집했고, 이는 법정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수많은 운동권 학생의 참혹한 사연들은 이러한 사법 시스템 아래 양산될 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과학수사 도입이 갖는 의미는 컸다. 물리력은 지식과 추론에 의해 대체되었고, 증언에 앞서 증거가 우선시되는 변화를 몰고 온 것이다. 한국에서 그 최초의 사건은 일명 ‘윤 노파 살해 사건’이며, 그 중심에 문국진이 있었다. 법의학이 인권 신장을 위한 신호탄을 쏜 순간이었다. 이후로 고문의 불가피성이라는 논리가 급속도로 설 자리를 잃어갔다.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기고, 흔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한국 사회가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태산북두, 법의학의 새 길을 개척하다
그는 척박한 불모의 땅을 헤치고 나아갔다. 두벌죽음을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법의학에 대한 인식과 배려는 거의 전무했다. 스승 장기려 박사도 법의학을 하겠다는 그의 말에 화를 냈다고 한다. 대학과 직장에서도 법의학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는 ‘최초’가 될 수 있었고, 그가 지나간 자리가 곧 길이 되었다. 《최신법의학》이라는 법의학의 필수 교과서도, 대학원의 법의학교실 과정도, 그리고 법의학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재고한 베스트셀러 《새튼이》와 《지상아》도 모두 그런 상황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그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
문국진은 법의학자로서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가 현역 시절 겪은 인상 깊은 사건 이야기들만으로도 책이 빛나기에 충분하다.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대가의 시선 아래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다방 마담 살해범을 밝혀준 손톱 때, 무당의 강림술 뒤에 숨겨진 치아 구조의 비밀, 히스타민양 물질 쇼크를 유도해 애인을 죽인 의대 중퇴생의 지능적인 범죄 등 과학수사의 진면목이 구술된다. 또한 그가 정년 이후 몰두하고 있는 예술과 법의학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신선한 재미를 준다. 정년 이후라지만 21년 동안 쌓인 만만치 않은 내공이다. 문국진은 이른바 ‘북 오톱시’(책 부검)를 통해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사인을 재구성하는가 하면, 서양 화가들의 그림에서 해부학적으로 흥미로운 점을 톱아보는 ‘법의학적 감상법’의 진수를 보여준다.
청계천 헌책방에서 만난 신기한 인연이 노령에 이르기까지 한 평생을 법의학의 우주 속에 머물게 했다. 인권 의학에 흔들린 청년의 마음은 아직까지도 쉬이 잠재워지지 않는가보다. 전문가들조차 배움을 청하는 최고 권위의 전문가가 들려주는 법의학의 넓고 깊은 세계에 빠져보자.

한국 법의학계의 추천, 추천, 또 추천
“독자로서 읽고 난 후의 소감은 이 책에서 다룬 모든 이야기가 대한민국 법의학의 미래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희선 원장
“대한민국 법의학계에 문국진 같은 분을 태두로 모신 것은 우리 모두에게 행운이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이윤성 교수
“나는 문국진 교수의 강의와 저서를 통해 법의학과 과학수사에 눈을 떠 범죄수사 분야에 온몸을 던지게 되었다.” -경찰대학 표창원 교수

<책속으로 추가>
“그런 게 뭐가 중요해. 내가 하는 일에서 얼마나 보람이나 사명감을 느낄 수 있느냐가 중요하디요. 내가 국과수에 있을 때만 해도 법의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주 부족했어요. 경찰이나 검찰도 마찬가지였고. 수사관들은 법의관에게 정황을 설명해주면서 증거를
찾아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수수께끼 같은 걸 내면서 답을 알아맞히나 보자는 식으로 테스트를 하려고 들었어요. 검사들도 그랬고. 부검을 해서 보고서를 보내면 읽어보지도 않고 부르는 거요. 그래서 가보면 한두 시간 기다리게 하는 건 보통이고, 또 불러서 들어가 보면 무슨 죄인 취조하듯 물어봐요. … 한번은 이거 아주 못하겠다 싶을 때도 있었디. 그래서 은사이신 장기려 박사님을 찾아가서 ‘못하겠으니 외과의사로 받아주세요’라고 말했디. 그런데 그분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요. 한 우물을 파야 한다며 돌려보내시더라고. 당신이 ‘법의학은 학문도 아니야, 그런 거 하면 못 써’ 그러시던 분 아니요. 그런데 내가 막상 시작한 뒤에는 그 일에 집중하라고 하신 거디요. 아무튼 그때 장기려 박사님이 나를 받아주셨다면, 오늘날 법의학자 문국진은 없었겠디요.”_112쪽

“들어보라우. 마흔 살 된 중년 부인이 남편과 성행위를 하다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켜 죽었어. 이런 상황에서는 대개 남자는 복상사腹上死했다거나, 여자는 복하사腹下死했다고들 하디. 복상사의 경우에는 심장의 병변, 특히 관상동맥경화증을 가진 사람이 많고, 반대로 복하사라면 뇌동맥류를 지녔던 사람들이 성행위 도중에 동맥류가 파열되어 뇌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이 부인도 뇌출혈이 아닌가 싶어서 뇌혈관 검사를 해봤디. 그런데 동맥류를 찾아볼 수 없는 데다가 뇌출혈도 없었어. 부검을 해봤지만 사인이 될 만한 것을 찾을 수 없었어요. 단지 급사한 경우의 일반적인 소견과 인두부咽頭部의 수종과 울혈이 심하다는 정도였디. 페니실린 쇼크사일 때도 이와 비슷해요.
그런데 급사한 부인의 소지품을 조사하던 수사관이 의사의 소견서 한 장을 가져다주었는데, 보니까 이렇게 쓰여 있는 거요. ‘본인은 페니실린 과민성 체질이니 본인에게 페니실린을 절대로 투여하지 마시오.’ 그래서 남편에게 물어보라고 했디. 부인이 최근에 병원에 다녔는지, 약국에서 약을 사 먹은 일은 없는지 말이요. 그런데 전혀 없다고 하고서는, 말끝에 자기가 일주일째 병원에 다니고 있다는 거요. 편도선염을 치료하느라 주사도 맞고 약도 받았다고 했어. 그래서 담당 의사에게 남편에게 무슨 주사와 약품을 투여했는지 알아보았디. 그랬더니 남편이 페니실린 주사를 맞았다는 거요. 그래서 부인이 페니실린 쇼크로 죽었다는 걸 알게 된 거디.”
“주사는 남편이 맞았다면서요? 그러면…?”
“그렇디. 남편의 정액을 통해 부인에게 전해진 거요. 그래서 쇼크를 받아 죽은 거고.”_132~133쪽

“그러면 일주일에 한 건 정도 한 셈이네요. 정말 한가하셨겠어요.”(웃음)
“그럼, 그때는 부검이 좀 안 들어오나, 기다리고 그랬으니까. 그리고 한국 사람들에게 두벌죽음은 큰 형벌이라는 생각이 꽉 박혀 있잖소. 지금은 많이 좋아지기는 했디만, 그래도 아직 그런 생각이 남아는 있을 거요.”
“두벌죽음이라는 건 무슨 뜻인가요”
“왜 옛날부터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말이 있잖소. 몸만이 아니라 터럭이나 살갗도 부모에게 받은 것이니 함부로 손대면 안 된다는 거요. 이런 인식이 주검에 손을 대는 것까지 금기로 생각하게 만들었디. 주검에 손을 대면 두 번 죽이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요. 부검하러 갔다가 도끼에 맞아 죽을 뻔한 일도 있었디요.”_113쪽

제3장 책을 부검하다
“책을 면밀하게 검토하면, 사인을 밝힐 수 있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그럼! 가능하니까 내가 시작한 거 아니오? 유명한 예술가들의 경우에는 진료기록도 많이 남아 있고, 또 전기 작가들이 그들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해서 기록으로 남기잖아요. 대개는 ‘어떻게 죽었는가’에 대한 기록들이 남아 있디요. 그 당시 의사들이나 전기 작가들이 법의학적인 지식이 부족하니까 사인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도 중요한 ‘증거’는 많이 남겼디요.마치 살인범들이 자기도 모르게 ‘증거’를 남기는 것과 비슷해요. 그런데 사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연구한 법의학자는 없어요. 그래서 내가 씨를 뿌려야 할 분야가 여기 하나 더 있구나, 싶었던 거디요.”_175~176쪽

“베토벤이 죽을 때의 모습을 묘사한 장면을 보면 이래요. ‘1827년 3월 26일, 오후 6시쯤 천둥 번개가 아주 심해지자 혼수상태에 빠져 호흡도 곤란해하던 베토벤이 깜짝 놀란 듯 눈을 번쩍 뜨고, 하늘을 향해 두 주베토벤이 죽을 때의 모습을 묘사한 장면을 보면 이래요. ‘1827년 3월 26일, 오후 6시쯤 천둥 번개가 아주 심해지자 혼수상태에 빠져 호흡도 곤란해하던 베토벤이 깜짝 놀란 듯 눈을 번쩍 뜨고, 하늘을 향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서려다가 쓰러지더니 이내 숨소리가 잦아들면서 죽었다.’ 의학적으로 볼 때 간부전(간 기능 상실)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경우, 밝은 빛과 같은 갑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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