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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샛길 산책자 김서령의 쫄깃한 일상 다정한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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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령 지음| 김서령 그림| 김서령 사진| 예담 |2013년 08월 30일 (종이책 2013년 08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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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3년 08월 30일 (종이책 2013년 08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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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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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아 나누는 소주 한 잔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

샛길 산책자 김서령의 쫄깃한 일상 다정한 안부『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탄탄한 문장과 현실감 있는 이야기로 공감대 높은 작품을 선보인 소설가 김서령의 첫 번째 산문집이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까지 세밀하게 복원해내는 ‘풍부한 기억력’과 리드미컬하고 쫄깃한 문장으로 마흔 살, 싱글, 여성, 소설가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작가를 시작하면서 공부 잘하던 학생이 자꾸 샛길로 빠져 자신을 ‘샛길 산책자’로 부르는 그녀는, 그러기에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던 작고 사소한 마주침들로 희망을 건넨다.

이 책에서는 때론 찌질하고 우울하지만 낭만을 놓치지 않는 하루하루를 만나볼 수 있다. 술집 ‘호텔 캘리포니아’를 진짜 호텔로 오해하고 포항에서 서울까지 한달음에 달려오신 엄마, 까다로운 구석이라고는 없는 여자들의 모임인 ‘쉬운년들’, 우아하게 살고 싶었던 삼십 대를 망쳐버린 흰 개 봉수, 그리고 가슴에 묻은 흰 개 봉자 이야기 등 그녀와 함께 자박자박 조근조근 추억을 되새긴다. 누굴 위로하기에는 자신의 삶이 더 안쓰럽고, 남을 응원하기에는 자신의 하루가 더 버거운 우리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담아냈다.

목차

작가의 말_ 어느 일요일의 다정한 산책

#1 아침
호텔 캘리포니아|거문도로 떠나요|203호 아가씨|도대체 우린 커서 뭐가 될까|봄이 오면|블라디보스토크행 뉴 동춘호|반지|세탁소 아줌마|우면동|흰 개 봉수|그리고 흰 개 봉자|자화상|양재역 낙지집|작가가 되던 날 나는,|심심하고 외로웠으니까

#2 점심
삼십만 원|비린내|과외 오빠|프러포즈들|부엌|여행의 목적|구멍가겟집 손녀딸|아빠들|고래 잡는 형아|솔|횟집 부부|위험한 독신녀|마술쇼|안부인사|야구부 소년|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3 저녁
가오리 줄까|내 ...

저자소개

  • 출생 : 1974

저자 :
저자 김서령은 1974년 포항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역전다방」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2005년 대산창작기금, 2008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았다. ‘이름은 없으나 우리가 명백히 마주한 상처에 섬세한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를 쓰는 소설가로, 탄탄한 문장과 현실감 있는 이야기, 삶과 이별에 대한 진지하고 세밀한 시선, 공감대 높은 정서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소설집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어디로 갈까요』, 장편소설 『티타티타』를 출간했다.
소설가가...

책속으로

“엄마, 이거 술집이야.”
“지랄을 한다.”
“진짜야. 술집 이름이야.”
“닥치고.”
“진짜야. 호텔 캘리포니아라는 노래도 있어.”
엄마가 믿어줄 리 없지. 내가 딸을 도대체 어떻게 키운 것인가. 이따위로 만들려고 그동안 돈을 처들였던 것인가. 내 팔자는 왜 이런가. 그런 종류의 한탄이 이어졌다. 가만 듣자니 좀 말이 안 된다 싶었다.
“엄마.”
“왜.”
“이게 호텔이라고 쳐. 그렇다 치자. 엄마는 내가 연애도 못하고 평생 처녀로 늙어 죽길 바라는 거야? 나는 아무 짓도 하지 말고 남자도 만나지 말고 가만히 처박혀 살아?”
엄마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렇겠지. 엄마가 생각해도 그건 아니겠지. 서른도 넘은 딸, 어쩌겠어. 결혼을 안 한다고 연애도 하지 말라면 그건 엄마가 나쁜 거지. 그렇지. 엄마도 수긍을 하는 거겠지.
엄마가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어떤 거지새끼를 만나길래 지가 호텔비를 다 내고 다니나. 내가 울화통이 터져서 정말.”
아아. 그렇구나. 내가 그 생각까진 못했구나. 엄마가 이겼다. 하지만 거기, 호텔 캘리포니아는 진짜 술집이라고요.
- 호텔 캘리포니아(pp.15∼16)

“선생님, 이러다가 거문도 고등어를 우리가 다 잡아버리겠어요. 주민들한테 미안해서 어쩌죠?”
“괜찮으니께 다 먹어조져라.”
가두리 위에서 회를 떴다. 잎새주 몇 병을 앞에 두고 고등어회를 날름날름 집어 먹었다. 돔도 낚고 전갱이도 낚았다. 이러다간 백 마리도 넘게 잡겠다며 기세등등해진 우리를 보며 선생님이 한마디 하셨다.
“느그들은 참말로 뭐든 좋아해부는구나. 그러니께 내가 뭘 해줘도 참말로 생색이 난다.”
선생님, 우리는 쉬운 여자들이니까요.
(……)
밤바다는 몹시 차가웠다. 발을 담갔다가 몇 번 퐁당거리지도 못하고 뛰어나오고 그래도 또 들이밀고 달아나고, 나는 혼자 신이 나서 깍깍 소리를 질렀다. 담배를 물고 멀찍이 앉은 선생님이 말씀하셨단다.
“저것은 아직 살 만한갑다. 남편이랑 죽이네 살리네 하는 년들은 뒤도 안 돌아보고 바다로 쭉쭉 밀고 들어가는데, 저리 떠들어부치는 걸 보니 쟈는 아직 괜찮다.”
나는 그러니까, 아직 살 만한 거다.
- 거문도로 떠나요(pp.21∼24)

나처럼 시시하게 당선 소식을 들은 이가 또 있을까. 시시해도 가슴이 턱 막혔다. 뜨끈한 수증기가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말이 잘 나오지 않았고 가방을 열었지만 담배가 찾아지지 않았다. 아예 가방을 거꾸로 들고 탈탈 털었다. 담뱃갑을 손에 쥐고 사무실을 빠져나온 나는 거리를 잠깐 서성였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말을 걸었다.
“Can I borrow your lighter?”
당선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한 말이 라이터를 빌려달란 소리였다니. 그렇게 회사 밖, 브리즈번의 가장 번화가인 퀸즈몰의 벤치에 앉아 호라이즌이라는 이름의 담배를 한 대 피웠다. 하도 헐거워 서너 모금 빨고 나면 꽁초만 남아버리는 싸구려 담배였다. 담배를 입에 물고 나는 질질 울었다.
- 작가가 되던 날 나는,(pp.99∼100)

“우리를 만나기 전에 얘들은 도대체 뭘 하면서 살았을까.”
누군가 대답했다.
“심심했어.”
또 누군가 말했을까.
“외로웠지.”
뜬금없는 이야기 같았지만 우리는 곰곰 생각해보았다. 심심하고 외로웠을까.
한 친구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아이가 둘이거든. 처가 쪽 식구들이랑 가끔 만나 점심을 먹는데 보통 중국식당에 가. 아이들이 여럿이다 보니 사람 수대로 음식을 다 시키진 않잖아. 항상 두 그릇 정도 덜 시켜. 남길 테니까. 그러다 보면 요리가 나올 때마다 어른들에게 음식 덜어드리고 또 아이들 덜어주고. 난 자꾸 풀때기만 먹게 돼. 십 년쯤을 그런 것 같아. 나도 고기 먹고 싶은데. 그냥 그렇게 됐어.”
우리는 가만히 웃었다. 너도 나처럼 어른놀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싶었다.
- 심심하고 외로웠으니까(pp.104∼105)

“밤에 갑자기 전화를 걸어서, 우리 가락국수 먹자, 그러는 남자가 있었으면 좋겠어. 동네에는 포장마차가 있어야지. 둘이 나란히 앉아 국수를 먹는 거야. 그러면 절로 사랑이 될 것 같아.” (……) 내 바람도 K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아무 때나 전화를 걸어 “소주 사줘.” 말할 수 있는 남자와 또 싸디싼 집 앞 포장마차를 동시에 갖고 싶었다.
- 삐뚜리집(pp.305∼306)

출판사서평

여자의 애인 같고 반려동물 같은 책,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김서령은 서른 살 봄에 소설가가 되었다. 등단 소식을 들은 건 호주 브리즈번의 사무실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여자가 될까봐 애가 마르던 시절, 오래 만난 연인과 헤어지고 도망치듯 떠나온 곳이었다. 꿈에 그리던 소설가가 되었지만, 맨 처음 한 말은 고작 “라이터 있니?”였다. 싱겁기 그지없던 담배를 물고 브리즈번 번화가에 서서 울었다. 그렇게, 작가가 되었다.
작가가 되고 보니 지나온 시절들이 모두 안온해 보였다. 오로지 추억에 기댄 글들이었다고 생각했으나, 실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늘 떠돌았다. 처음 가보는 나라에 둥지를 틀고 앉아 그곳의 가장 사소한 장소들에 발을 디밀었다.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을 따라 살았다. 보듬어주는 소설을 쓰고 싶어, 먼저 그들을 보듬었다. 그렇게 ‘이름은 없으나 우리가 명백히 마주한 상처에 섬세한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를 썼다.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는 탄탄한 문장과 현실감 있는 이야기, 삶과 이별에 대한 진지하고 세밀한 시선, 공감대 높은 정서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소설가 김서령의 첫 번째 산문집이다. 십 년간 이야기만 만들어내던 여자가 소소하지만 쫄깃한 일상을 드러냈을 때, 먼저 읽은 사람들은 상상 이상으로 열광했다. 소중한 것이 너무 많아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쉽게 도망치지 못하는 여자, 털털한 여행중독자이자 사랑스런 알코올홀릭, 깐깐한 글쟁이이자 골치 아픈 연인인 그녀가 보여주는 일상은 너무나 평범한데 너무나 사랑스러워 하루쯤 빼앗고 싶을 정도였다.

일요일 같은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안부
소설가 김서령은 ‘샛길 산책자’이다. 공부 잘하는 깍쟁이 둘째딸이 작가를 꿈꾸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삶은 자꾸 샛길로 삐져나왔다. 하지만 그렇기에 보이는 것이 더 많아졌다. ‘그냥’ 지나치면 아무도 모를 작고 사소한 마주침들에서 ‘문득’ 생기와 희망을 건져내는 그녀는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에서 때론 찌질하고 우울하지만 낭만을 놓치지 않는 하루하루에 대하여 펼쳐놓는다.
술집 ‘호텔 캘리포니아’를 진짜 호텔로 오해하고 포항에서 서울까지 한달음에 달려오신 엄마, 이래도 흥, 저래도 흥, 까다로운 구석이라고는 없는 여자들의 모임인 ‘쉬운년들’, 우아하게 살고 싶었던 삼십 대를 망쳐버린 흰 개 봉수, 그리고 가슴에 묻은 흰 개 봉자 이야기 들을 읽다 보면 정신없이 낄낄거리다 눈물 한 방울, 주책없이 흘리게 된다.
김서령은 또한 여전히 장래희망을 묻는 사람이다. ‘우린 어떤 여자로 살게 될까’ 궁금해하며 이십 대를 보낸 그녀는 지금도 ‘도대체 우린 커서 뭐가 될까’ 중얼거린다. 잃어버린 자아를 찾겠다 선언하고,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사람임을 고백하기도 하지만, 때론 아직 살 만해 보인다는 말에 헤벌쭉 웃기도 한다. 단골 선술집인 삐뚜리집에만 가면 행복해 입이 벌어지면서도 몸에 맞지 않는 어른놀이가 불편하다 투덜대는 여자. 그녀가 실은 반지를 만드는 여자가 되고 싶었다며 당신도 그렇지 않느냐고 물어오면 우리는 함께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어진다.
누굴 ‘위로’하기에는 자신의 삶이 더 안쓰럽고, 남을 ‘응원’하기에는 자신의 하루가 더 버거운, 나 같은 우리 같은 여자 김서령. 하지만 그래서일까. 자박자박, 조근조근 추억을 시간을 친구를 사랑을 가족을 그리고 꿈을 털어놓는 이 책이 투다리 구석 자리에서 이십년지기와 마주 앉아 나누는 소주 한 잔 같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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