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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

한수산 필화사건에서 기형도 시인의 죽음까지

정규웅 지음| 책이있는마을 |2018년 06월 14일 (종이책 2018년 02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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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06월 14일 (종이책 2018년 02월 25일 출간)
    포맷용량 PDF(84.28MB)
    쪽수 304쪽(PDF기준)|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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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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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한국 문학과 문단, 문인 이야기
‘문학을 하려다하려다 안 돼 문학기자가 되었다’는 문학평론가이자 문학기자인 정규웅 저자는 그동안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를 거쳐 1980년대의 한국 문단사를 정리해왔다.
이 작업은 “우리나라에 문학평론은 있되 문학 저널리즘은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가 한국 문단에 문학 저널리즘의 토양을 구축해보자!”는 저자의 외침이 그대로 반영된 기나긴 여정이었다.
이 책 《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은 1980년대에 활동했던 문인들을 직접 만나고 어울리며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문단사적으로 기록한 문학현장의 이야기다.
암울했던 1980년대 전두환 정권하에서 한국 문학의 토양을 살찌울 작가들을 무차별하게 잡아들이고 그들의 붓을 꺾게 만든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그래서 서슬 퍼런 정권하에서 안타깝게 숨을 거둔 문인들이며, 자기와의 힘든 투쟁을 거치며 글을 놓지 않았던 문인들의 삶을 직접 전해 듣거나 취재함으로써 그 시대의 부채를 지고 불우한 삶을 살아야만 했던 작가의 문학작품과 개인적 아픔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책에서 1980년대 한국 문학의 지평을 열어온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들의 탄생 배경과, 작가들의 개인적 삶이 작품 속에서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한 작가의 개인적 삶이 어떻게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며 그들의 삶이 어떻게 작품 속에 투영되는지도 살펴보는 특별한 계기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나 암울했던 전두환 정권하에 목숨까지 내놓았던 수많은 문인들과, 그럼에도 훌륭한 작품들을 내놓았던 문인들의 불우한 삶이 작품으로 승화되어 빛나는 과정들은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한 장면이 될 것이다.

한수산 필화사건에서 기형도 시인의 죽음까지
1980년대 문단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축시와 고문 그리고 죽음’이었다. 몇몇 문인들의 무분별한 부화뇌동, 정권 약탈자들의 좌충우돌식 탄압, 그리고 그런 시대 분위기와 무관할 수 없는 죽음들이다. 저자는 그 죽음들 가운데서 1990년을 전후해 2~3년 사이에 유명을 달리한 세 사람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고, 오래도록 가슴 아팠다고 한다. 김현과 박정만과 기형도…….
저자는 말한다. “김현은 대학 동기이자 30년 동안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친구 가운데 하나였고, 박정만은 ‘한수한 필화사건’에 뜻하지 않게 함께 연루돼 고초를 겪은 아우 같은 후배 시인이었으며, 기형도는 고등학교 후배인 데다 짧은 기간이나마 함께 일하면서 깊은 정을 나누었던 사이였다”고……. 김현은 50세를 넘기지 못하고, 박정만은 40세를 갓 넘긴 나이에, 기형도는 30세 생일을 불과 엿새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들뿐만이 아니다. 수壽를 누릴 만큼 누린 선배 문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문구·이청준·송영·이탄·김용성·한용환 등 동년배 문인들과 최인호·김종철 등 후배 문인들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났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것도 이들과 나누었던 이야기, 함께했던 시간들을 기억 속에만 묻어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 기억은 소멸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기록은 비교적 오래 남는다. 그래서 저자는 비록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들과 관련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음을 작은 보람으로 여긴다고 했을 것이다.

상세이미지

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 도서 상세이미지

목차

*프롤로그_ 1980년대, 문인들의 두 모습

01 전두환 전기傳記, 천금성의 득과 실
02 1세대 마지막 문인 박종화
03 한수산 필화사건 1 보안사, 소설을 문제 삼다
04 한수산 필화사건 2 악몽의 지하 고문실
05 한수산 필화사건 3 박정만의 비참한 죽음
06 ‘문단 권력’조연현, 해외여행 중 돌연사
07 무크 문예지 출현, 문학운동의 새 양상
08 형제 시인의 갈등, 김종문과 김종삼
09 얼굴 없는 시인, 풍운아 박노해
10 학처럼 살다 간 소설가 이범선
11 펜클럽 회장 선거 격돌, 손소희 vs 전숙희
12 세 소설가의 기연, 김동리ㆍ손소희ㆍ서영은
13 빨갱이 소설 파문, ‘태백산맥’의 수난
14 전봉건, 두 형의 비극 품은 ‘6ㆍ25의 시인’
15 정한모, 만학의 첫 시인 장관
16 두 서정시집의 돌풍, ‘접시꽃 당신’과 ‘홀로서기’
17 1세대 여류 작가 박화성의 파묻힌 사연
18 젊어 죽은 시인들
19 기형도, 죽어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들 1
20 기형도, 죽어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들 2
21 한운사, 다양한 장르 넘나든 방송작가
22 한무숙, 가장 여성스러웠던 규수 작가
23 전광용ㆍ정한숙, 서울대와 고려대의 교수 작가
24 신동문, 시인의 길과 침술가의 길
25 정비석, 풍랑 겪은 한 소설가의 항해
26 ‘멋쟁이 남편 이진섭’, 소설가 박기원의 추억
27 백철, 문학평론 초석 다진 1세대 비평가
28 구상, 필화사건 세 번 겪은 박정희의 친구
29 ‘훌륭한 주부’보다 ‘뛰어난 작가’택한 강신재
30 ‘잉꼬부부’ 양명문과 김자림
31 박완서, 가족 잃은 비극 극복한 작가정신
32 선우휘, 참여론자에게 비판받은 언론인 작가
33 김정한, 민족문학의 뿌리 다진 소설가
34 장용학의 이단적인 소설, 극과 극의 평가
35 1981년 1월, 박경리의 ‘원주살이’
36 김기팔, 타협 몰랐던 불굴의 방송작가
37 김동리와 이문구, 사제의 끈끈한 사랑
38 자신의 사망 날짜를 ‘예언’한 조태일
39 우화를 쓴 오상원의 ‘우화 같은 삶’
40 이형기, ‘최연소 등단’ 기록 세운 시인
41 이균영, 교통사고로 꺾인 소설가와 사학자의 꿈
42 김규동, ‘모더니즘’에서 ‘참여시’의 세계로
43 박영한, “문학이 암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44 이광훈, 문단ㆍ언론계에 두터운 인맥
45 홍성원, 자료로 가득 찬 ‘소설공장’
46 이청준, 가난과 비극 극복한 장인정신
47 이양지, 요절한 재일동포 여류 작가
48 김성한, 90세에도 집필한 집념의 작가
49 김국태, “동생 근태 때문에 맘고생 심했다”
50 박화목, ‘보리밭’과 ‘과수원길’의 시인

*후기를 대신하여_ 문학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서

저자소개

정규웅

저자 : 정규웅

저자 정규웅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중앙일보사에 입사해 문화부장, 편집국장 대리,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중앙일보사 재직 중 10년간 문학 기자로 일했고, 1980년대 초에는 약 2년에 걸쳐 계간문예지 《문예중앙》 편집책임을 졌다. MBC TV 〈독서토론〉 사회를 맡았으며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 공연윤리위원회 위원, 방송위원회 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붉은 꽃 나혜석》《나혜석 평전》《글 속 풍경 풍경 속 사람들》《휴게실의 문학》《오늘의 문학현장》《글동네 사람들》《글동네에서 생긴 일》《추리소설의 세계》, 번역서로는 《애너벨 리》《지하철 정거장에서》《케네디가의 여인들》등이 있다. 《그림자놀이》《피의 연대기》《세 남자 세 여자》등 몇 편의 추리소설을 펴내기도 했다.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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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산산이 깨져버린 ‘표현의 자유’에 문단은 절망했다
1980년은 새로운 10년을 여는 희망 찬 첫해가 되지 못했다. 지난해의 12ㆍ12군사반란으로 신군부가 실권을 장악하면서 이 나라의 미래가 어떤 모습을 갖추게 될는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3월에 접어들면서 계엄 해제와 민주화 등을 요구하는 전국 대학생들의 시위는 갈수록 격화됐고, 상대적으로 국가권력을 통째로 장악하려는 신군부의 계획은 구체적으로 진행됐다.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상황은 1970년대의 유신 시절보다 오히려 더 혹독한 측면이 있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자유실천문인협의회(자실)를 중심으로 반체제 저항운동을 벌여온 문인들도 정세의 흐름을 지켜보며 관망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민주화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버리지는 않았으나 그해 5월 17일 자정을 기해 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동시에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이 터지면서 그 기대는 산산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문단의 위기의식도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해 8월 27일 전두환이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제1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부터 이듬해인 1981년 2월 25일 다시 제12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제5공화국이 출범하기까지 각종 매체에는 몇몇 문인들의 희한한 글들이 잇달아 실리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축하하고 그 지도자를 찬양하는 글들이었다. 누군가의 간곡한 권유를 뿌리치기도 어려웠겠지만 대개는 새 정치권력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 못 이겨 쓴 글들이었다.
어지러운 시대, 문인들의 두 모습
스타트를 끊은 사람은 신진 여류 작가 강유일이었다. 강유일은 전두환의 제11대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거행된 ‘전두환 대장 전역식’의 참관기를 한 신문에 발표했다. 이 글에서 그는 전두환이 ‘두려운 절망의 늪으로부터 국민을 구해냈다’고 칭송하고 릴케의 글을 인용해 이 여름이야말로 ‘위대한 여름’이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뒤이어 중진 시인 조병화는 전두환 대통령 당선 경축시를 발표했고, 제도권 문단의 구심체인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조연현은 전두환 대통령 취임사를 듣고 난 소감을 썼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조연현은 취임사가운데 ‘문화예술인의 자주적이며 창의적인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대목에 깊은 공감을 나타내면서 제5공화국이 우리 민족문화 발전의 초석을 다질 것이라 기대했다.
이듬해인 1981년 초 제12대 대통령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서정주는 투표 이전에 이미 당선이 확실했던 전두환 후보의 찬조연설에 ‘동원’됐고 당선 후에는 ‘당선 축시’를 발표했다. 서정주는 그 후에도 1987년 1월 전두환 대통령이 회갑을 맞았을 때 한 신문에 ‘전두환 대통령 56회 생일 축시’를 헌정했는데 문단에서는 ‘아무리 대통령이라 해도 일흔두 살을 넘긴 한 나라의 최고 시인이 열여섯 살 아래인 젊은 사람의 생일에 축시를 써 바친 것은 모양새도 좋지 않을뿐더러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이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이호철ㆍ고은 등 중견 문인들이 군사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현ㆍ김치수ㆍ염무웅을 비롯한 여러 교수 문인들이 까닭도 모른 채 강제해직됐고, 월문리에 살던 송기원의 노모가 자식을 기다리다 지쳐 대문의 문고리에 목을 매 자살하는 등 문인들의 시련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 문단을 이끌고 있는 몇몇 지도층 문인들이 보인 새 정치권력에 대한 그 같은 찬양 행태는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것이 그 어지러운 시대에 우리 문인들이 보여준 상반된 두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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