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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웃음소리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정영목 옮김| 문학동네 |2017년 04월 18일 (종이책 2016년 05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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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7년 04월 18일 (종이책 2016년 05월 31일 출간)
    포맷용량 ePUB(11.38MB, ISBN 9788954644709)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6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6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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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매혹적인 색채로 뒤덮인 나보코프의 소설!


필명이 아닌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된 영어 소설이자 《롤리타》의 원형인 『어둠 속의 웃음소리』. 교양 있는 중년 남성이 어린 소녀에게 맹목적으로 빠져들었다가 몰락하게 되는 과정을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낸 작품이다. 미술평론가이자 그림 전문가로 부유하고, 차분한 성품에 행실 좋고 잘생겼지만 어쩐지 여자들에게는 통 인기가 없는 중년 남성, 알비누스. 은밀하고 어리석은 갈망, 그 꿈, 그 욕정을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아내에게 완벽하게 솔직했다고 믿어온 그의 삶은 어느 날 잠시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극장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일하는 소녀 마르고트를 만나면서부터 참담한 결말을 향해 흘러가게 되는데….

시각 예술, 특히나 영화 예술에 대한 저자의 관심이 반영된 이 작품은 카메라의 최초 형태를 뜻하나 영화관을 단순화한 형태로도 볼 수 있는 《카메라 옵스쿠라》라는 제목으로 1932년 파리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그 후 1938년 《어둠 속의 웃음소리》로 개작하여 미국에서 출간는데, 저자는 미국에서 출간될 이 소설이 할리우드의 지지를 받아 스크린으로 옮겨지기를 바라며 주인공들의 이름을 모두 바꾸고 도입부를 영화 예고편처럼 고쳐 썼다. 그 결과, 정치한 복선과 패러디, 시각에 대한 여러 은유로 정작 영화는 할 수 없는, 영화를 감상하는 경험 자체를 소설로 구현해냈다.

목차

어둠 속의 웃음소리

해설 | 웃음을 자아내는 메타 치정극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연보

저자소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저자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저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Vladimir Nabokov는 1899년 4월 22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귀족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가정에서 최상의 교육을 받으며 자란 그는 17세에 자비로 『시집』을 발간하며 문학에 입문했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조국을 등진 후 미국과 유럽 등지로 떠돌다 1977년 7월 2일 스위스 몽트뢰에서 생을 마감했다. 나보코프는 첫 망명지 영국에서 케임브리지 대학을 다니며 러시아문학과 프랑스문학을 공부했다. 1922년 베를린으로 이주해 ‘블라디미르 시린’이라는 필명으로 러시아어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1936년 『절망』을 출간하며 확고한 작가적 명성을 얻었다. 이듬해 나치의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이주했다가 1940년 첫 영어 소설인 『서배스천 나이트의 진짜 인생』을 들고 미국으로 재차 망명한다. 코넬 대학과 하버드 대학 등에서 문학을 강의하는 한편 ‘시린’이 아닌 ‘나보코프’라는 이름으로 영어 작가로서의 삶을 개척했다. 1955년 ‘롤리타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소설 『롤리타』로 일약 세계적인 작가가 되어 이후 창작에 전념해 『창백한 불꽃』 『아다 혹은 열정』 등 많은 작품을 썼고, 미발표 유작 『오리지널 오브 로라』를 남겼다.

역자 : 정영목

역자 정영목은 서울대학교 영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옮긴 책으로 『선셋 리미티드』 『로드』 『죽어가는 짐승』 『네메시스』 『미국의 목가』 『포트노이의 불평』 『울분』 『에브리맨』 『달려라, 토끼』 등이 있다. 『로드』로 제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문화사』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책속으로

두번째로 거기에 가지 않았다면 이 일탈 같지 않은 일탈을 잊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 알비누스는 그녀에게 웃음을 짓겠다고 굳게 결심을 하고 세번째로 그곳에 갔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했다면, 그 얼마나 필사적인 추파가 되었을까. _21쪽

그가 그녀의 솜털이 덮인 등에 처음 키스했을 때 그녀는 어깨뼈를 한껏 오므리며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게 될 것임을 알았다. 그가 얻고 싶은 것은 순결의 냉기가 아니었다. 실제로 그의 가장 무모한 환상에서와 다름없이 모든 것이 허용되었다. 이 새롭고 자유로운 세계는 호놀룰루가 흰곰을 알지 못하듯이 깐깐하고 제약이 많은 청교도의 사랑을 알지 못했다. _80쪽

“내 의견으로는 예술가는 오직 미에 대한 감각만을 안내자로 삼아야 합니다. 그건 절대 속이지 않아요.” _173쪽

이 공연의 무대감독은 신도 악마도 아니었다. 신은 너무 늙었고, 덕망이 있고, 구식이었다. 악마는 다른 사람들의 죄도 감당하기 힘들어 그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나 비처럼 따분한 존재였다…… _175쪽

그는 삶을 가볍게 여겼다. 그가 경험한 유일한 인간적 감정은 마르고트에 대한 강렬한 호감뿐이었다. 그는 이것이 그녀의 신체적 특징 때문이라고, 살갗의 어떤 냄새, 입술의 상피上皮, 몸의 온도 때문이라고 자신에게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이것은 진정한 설명이 아니었다. 그들이 서로에게 품은 뜨거운 감정은 영혼의 깊은 친화성에 기초하고 있었다. _175쪽

“문학이 거의 전적으로 ‘생애’와 ‘전기’에 의존해서만 유지된다는 것은 그것이 죽어간다는 뜻이야.” _208쪽

그는 처음에는 그녀의 침묵에 약이 올랐다. 그러나 이제는 아주 분명하게 그녀를 탐지할 수 있었다. 그녀의 호흡도 아니고, 심장박동도 아니고, 일종의 전체적 인상이었다. 그녀의 생명 자체의 목소리였다. 이제 곧 그가 부숴버릴 생명. 그뒤에는 평화, 고요, 빛. _278쪽

출판사서평

얼음처럼 차가운 아이러니로 빛나는 크리스털 같은 작품! _가디언

언어의 마술사 나보코프가 설계한 카메라 옵스쿠라
정치한 복선과 패러디로 영화와 맞선 소설

『어둠 속의 웃음소리』는 나보코프의 삶에서 큰 전환점에 위치한 작품이다. 러시아어로 집필되어 ‘카메라 옵스쿠라’라는 제목으로 1932년 파리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나보코프는 이 소설을 직접 번역하며 내용의 일부를 수정해 1938년 미국에서 『어둠 속의 웃음소리』로 출간한다. 교양 있는 중년 남성이 어린 소녀에게 맹목적으로 빠져들었다가 몰락하게 되는 과정이 한 편의 영화처럼 진행되는 이 소설은, 필명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된 영어 소설이자 『롤리타』의 원형이다.

작품 소개

‘카메라 옵스쿠라’에서 ‘어둠 속의 웃음소리’로,
『롤리타』의 원형이 태어나다

1932년 이민자로서 베를린에 거주하던 삼십대 초반의 나보코프는 파리에서 발간되는 러시아 이민자들의 잡지인 『현대의 수기』에 『카메라 옵스쿠라』를 연재한다. 이후 이 작품은 위니프레드 로이가 번역을 맡아 1936년 영국에서 같은 제목으로 출간되는데, 이때 저자의 이름은 나보코프-시린(‘시린’은 나보코프의 필명이기도 하다)으로 소개되었다. 이듬해 9월 미국의 출판사 봅스-메릴로부터 『카메라 옵스쿠라』의 미국 출판권을 사겠다는 제안이 오자, 앞서 위니프레드 로이의 영어 번역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그는 자신이 직접 이 작품을 번역하기로 한다. 하지만 나보코프는 단순히 번역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전면적으로 개정 작업을 단행한다. 더불어 제목 또한 ‘색깔 있는 유령’ ‘환등기’ ‘눈먼 나방’ 등 이런저런 안을 두고 고심한 끝에 결국 ‘어둠 속의 웃음소리’로 바꾼다. 1938년 4월 22일, 필명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된 『어둠 속의 웃음소리』는 미국에서 간행된 나보코프의 첫 책이 되었고, 그를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한 『롤리타』의 원형이 되었다.
교양 있는 중년 남성이 어린 소녀에게 맹목적으로 빠져들었다가 몰락하게 되는 과정이 한 편의 영화처럼 진행되는 이 소설은, 시각 예술, 특히나 영화 예술에 대한 나보코프의 관심이 반영된 작품이다. 카메라의 최초 형태를 뜻하나 영화관을 단순화한 형태로도 볼 수 있는 ‘카메라 옵스쿠라’라는 제목을 비롯해 이 작품에는 영화적 요소가 상당하다. 『어둠 속의 웃음소리』로 개작하며 미국에서 출간될 자신의 첫 작품이 할리우드의 지지를 받아 스크린으로 옮겨지기를 바라며 나보코프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모두 바꾸고 도입부를 영화 예고편처럼 고쳐 썼다. 그 결과, 정치한 복선과 패러디, 시각에 대한 여러 은유로 정작 영화는 할 수 없는, 영화를 감상하는 경험 자체를 소설로 구현해냈다.

시각 예술에 대한 여러 실험들,
나보코프의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는 사람과 그를 보며 웃는 사람

주인공 알비누스는 미술평론가이자 그림 전문가로, 부유하고, 차분한 성품에 행실 좋고 잘생겼지만 어쩐지 여자들에게는 통 인기가 없는 중년 남성이다. 유명 극장 지배인의 딸인 엘리자베트와 결혼해 여덟 살짜리 딸이 있으며, ‘그의 삶을 태워 구멍을 내는 그 은밀하고 어리석은 갈망, 그 꿈, 그 욕정을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아내에게 완벽하게 솔직했다’고 믿어온 그의 삶은 어느 날 잠시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극장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일하는 소녀 마르고트를 만나면서부터 참담한 결말을 향해 흘러가게 된다. 알비누스의 재산을 이용해 영화배우가 되려는 마르고트와 그녀의 예전 연인이자 ‘차가운 호기심’으로 세상을 보는 냉소적인 천재 화가인 악셀 렉스와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팽팽하게 지속되다 결국 사랑으로 눈이 멀었던 알비누스는 교통사고로 진짜 시력을 잃게 된다.

모든 것, 심지어 그의 과거 삶에서 가장 슬프고 가장 수치스러운 것조차 기만적으로 매혹적인 색채로 덮여 있었다. 그는 자신이 과거에 눈을 얼마나 적게 사용했는지 깨닫고 경악했다?그 색채들이 너무 모호한 배경을 가로질러 움직이고, 윤곽들은 묘하게 번져 있었기 때문이다. (…) 알비누스의 전공은 예술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의 가장 찬란한 발견은 마르고트였다. 그런데 이제 그녀에게서 남은 것은 목소리, 바스락거림, 향기뿐이었다. 그가 작은 영화관에서 끌어냈는데, 이제 그녀는 다시 그 어둠 속으로 들어가버린 것 같았다.

『어둠 속의 웃음소리』는 나보코프의 어떤 작품들보다도 ‘시각’에 대한 다양한 변주가 담겨 있다. 등장인물들의 직업은 물론이고,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방식(알비누스는 자신의 아내를 설명할 때 ‘뚜렷한 색깔이 없는 눈’ 등 모호하고 흐릿한 색채로 말하는 반면, 마르고트에 대해서는 ‘빛과 딱 마주친 눈의 투명한 반짝임’을 비롯해 빨간색 드레스 등 아내와는 시각적으로 대비되게 그
琉객과 빛, 어둠, 영화, 창, 거울 등 여러 요소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나보코프의 작품에서 종종 거울은 객관적인 시선을 대변하는데, 이 작품에서도 알비누스와 마르고트가 함께 있는 모습이 낯선 타인에게 어떤 식으로 보일지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는다(“그는 지나는 길에 거울로 창백하고 심각한 표정의 신사가 일요일 드레스를 입은 여학생과 나란히 걷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매끄러운 팔을 쓰다듬었고, 그 순간 거울은 침침해졌다.”).
하지만 『어둠 속의 웃음소리』는 그 어떤 작품보다도 나보코프가 작품 곳곳에 심어놓은 복선과 패러디 그리고 영화적 장면들로 얻게 되는 재미 요소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알비누스가 교통사고로 눈을 크게 다쳐 시력을 잃게 된 후 어둠 속에서 마르고트와 렉스에게 철저히 농락을 당하다 삶의 끝에 이르게 되기까지의 큰 사건들 대부분이 복선을 통해 미리 예고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될 때, 세세한 장면을 놓치지 않고 읽어나갈수록 나보코프가 도입부에서 당당하게 밝힌 ‘디테일’의 차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시각을 향한 지향을 상징적으로 구현해냈던 애초의 제목을 ‘어둠 속의 웃음소리’로 바꾼 나보코프의 의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일단 ‘어둠’이라는 말은 이 소설에서 바로 두 가지를 떠올리게 한다. 하나는 원래의 제목인 ‘카메라 옵스쿠라’가 암시하듯이 어두컴컴한 극장 안이다. 또하나는 눈이 먼 상태로 인한 어둠이다. 알비누스는 사랑에 눈이 멀고, 또 실제로도 눈이 멀게 된다. 그리고 눈이 먼 상태로 인해 그의 삶은 조롱을 당한다. 따라서 어둠 속의 웃음소리란 상징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어두운 상태에 처한 알비누스의 귀에 들려오는 조롱의 웃음소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나보코프가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이 소설을 쓴 점을 부각시켜보면, 이 소설 전체는 곧 스크린에 비치는 영화가 되고 독자는 관객이 된다. 그렇게 보면, 이때의 어둠 속의 웃음소리란 곧 나보코프가 독자에게 선물하려 한 이 소설의 강렬한 기쁨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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