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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모신 하미드 지음| 왕은철 옮김| 민음사 |2018년 12월 31일 (종이책 2012년 11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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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12월 31일 (종이책 2012년 11월 30일 출간)
    포맷용량 ePUB(4.65MB, ISBN 9788937479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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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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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의 목소리로 9ㆍ11에 듣다!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젊은 거장을 통해 우리 시대 첨단의 문학을 선보이는 「모던 클래식」 제60권 『주저하는 근본주의자』. 파키스탄 태생의 소설가 모신 하미드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한 후 기업 재정을 평가하는 언더우드샘슨이라는 회사에 취직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이라는 거대하고 부유한 국가의 일원이 되어 부족함없는 평안한 삶을 누리는 기쁨을 만끽하던 파키스탄 청년 '찬게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사랑을 잃고 아픔과 상처를 보듬은 채 살아가는 매력적 미국 여성 '에리카'와의 위태롭고 은밀한 사랑 이야기를 곁들여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을 민감한 정치 주제를 문학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찬게즈가 익명의 미국인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형식을 통해 제3세계의 입으로 9ㆍ11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2012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목차

주저하는 근본주의자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저자 : 모신 하미드

저자 모신 하미드(Mohsin Hamid)는 1971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났다. 대학 교수였던 아버지와 함께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고 9세 때 라호르로 돌아와 라호르 미국인 학교에서 공부했다.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18세 때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과 유명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라는 두 거장이 가르치는 창작 수업을 들으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1993년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한 후 파키스탄으로 돌아가 잠깐 일을 했으나 곧이어 하버드 대학교 법률전문대학원에서 기업법을 공부하였으며 하버드를 졸업한 후에는 뉴욕의 매킨시앤드컴퍼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일 년에 삼 개월씩 꾸준히 글을 썼고 2000년, 첫 번째 소설 『나방 연기(Moth Smoke)』를 출간했다. 핵 실험 이후 라호르에서 살아가는 전 은행 직원이자 마리화나 중독자인 한 남자가 가장 친한 친구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파키스탄과 인도 등에서 대성공을 거두었고 헤밍웨이 상 후보에 올랐으며 파키스탄에서는 텔레비전으로 방송되고 이탈리아에서는 오페레타로 각색되기까지 하였다. 이를 계기로 하미드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9.11을 배경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한 파키스탄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두 번째 소설인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영화로 제작되어 2012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가족과 함께 파키스탄과 런던, 뉴욕,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 살며 소설을 쓰고 예술, 서평, 여행기 등 다양한 글을 《타임》, 《가디언》,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파리 리뷰》에 소개하고 있다.

역자 : 왕은철

역자 왕은철은 전북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클래리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메릴랜드 주립대에서 각각 영문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케이프타운 대학, 이어하트재단, 풀브라이트재단의 펠로와 학술진흥재단의 해외파견교수를 역임했으며, 쿳시가 재직하던 케이프타운 대학에서 2년간, 그리고 워싱턴 대학에서 1년간 객원교수로 있었다. 현재 문학평론가이자 전북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쿳시의 『어둠의 땅』, 『야만인을 기다리며』, 『마이클 K』, 『철의 시대』,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소년 시절』, 『엘리자베스 코스텔로』, 『추락』을 비롯하여 『거짓의 날들』, 『한톨의 밀알』, 『메마른 계절』, 『래그타임』, 『내 영혼의 밤』, 『콘라드』, 『비밀요원』, 『위대한 유산』, 『올리버 트위스트』,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전쟁 쓰레기』, 『낙천주의자의 딸』, 『광인』, 『니하오 미스터 빈』, 『카우보이 치킨』,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남편 고르기』, 『호랑이 싸움꾼은 찾기 힘들어』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저서로는 『배반과 도덕적 상상력』, 『J. M. 쿳시의 대화적 소설-상호텍스트성과 탈식민주의』 등이 있다.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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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텔레비전을 켰을 때 처음에는 영화가 나오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계속 보니까, 영화가 아니고 뉴스더라고요.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 건물이 하나둘 무너지더군요.
그때, 나는 미소를 지었어요. 그래요, 혐오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의 첫 반응은 놀랍게도 즐거움이었어요.

(중략)

나는 그 모든 것의 상징성에 빠져들었던 거죠.
누군가가 그렇게 가시적으로 미국의 무릎을 꿇렸다는 사실에 그랬던 거죠.

▶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사랑에 빠진 파키스탄 청년, 9.11을 목격하다
- 한 청년의 격동적인 삶을 담담하게 그려 낸 아름답고 우아한 소설

우수한 성적으로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한 파키스탄 청년 찬게즈는 언더우드샘슨이라는 회사에 취직한다. 기업 재정을 평가하는 이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찬게즈는 ‘미국’이라는 거대하고 부유한 국가의 일원이 되어 부족함 없는 평안한 삶을 누리는 기쁨을 만끽한다.
매력적인 미국 여성 에리카는 첫사랑을 잃고 아픔과 상처를 보듬은 채 살아가지만 찬게즈를 만나고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두 사람 사이가 서서히 가까워질 무렵 찬게즈는 필리핀으로 출장을 떠나고, 그곳에서 뉴욕의 월드트레이드 센터가 무너져 내리는 뉴스를 보게 된다. 그리고 행복한 미래가 보장된 듯 보이던 그의 삶은 격정과 혼란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파키스탄 라호르 지방, 어둠이 내리기 직전의 옛시가지 한 식당에서 파키스탄 청년 찬게즈와 수상쩍은 미국인 남자가 앉아 대화를 나눈다. 아니, 대화라기엔 뭔가 이상하다. 소설은 끝까지, 오직 찬게즈 한 사람만의 목소리만을 들려준다. 찬게즈는 담담하고 여유롭게 이 미국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라호르에서 보낸 어린 시절, 프린스턴 유학 시절, 미국 굴지의 기업에 취업하게 된 사연과 그 회사에서 인정받고 활약한 일들, 그리고 아름답지만 어딘지 위태로운 미국 여성, 에리카와 사랑에 빠진 은밀한 이야기까지.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인의 목소리는 단 한 번도 서술되지 않는다.

모신 하미드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이제는, 국제 사회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미국과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세계의 목소리가 아닌, 제3세계의 목소리를 들어볼 때가 되었다고 말하는 듯하다.

▶ 찬게즈를 통해 마주하는 제3세계의 목소리, 그 “불편한 진실”

“텔레비전을 켰을 때 처음에는 영화가 나오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계속 보니까, 영화가 아니고 뉴스더라고요.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 건물이 하나둘 무너지더군요. 그때, 나는 미소를 지었어요. 그래요, 혐오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의 첫 반응은 놀랍게도 즐거움이었어요. (중략) 나는 그 모든 것의 상징성에 빠져들었던 거죠. 누군가가 그렇게 가시적으로 미국의 무릎을 꿇렸다는 사실에 그랬던 거죠.”

뉴스를 통해 월드트레이드센터가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목격한 찬게즈의 말이다. 수천 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사건을 두고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느껴질지도 모르는, 어쩌면 서구의 권력에 무릎 꿇은 적 있던 제3세계 국민이라 할지라도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을 목소리다.
찬게즈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미국인에게 이렇게 되묻기 위해서다. “당신도 그런 감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지 않느냐고. 당신 역시 “미국 무기가 적의 건축물을 폐허로 만들어 버리는” 영화나 비디오 따위를 보면 즐겁지 않으냐고. 찬게즈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월드트레이드 센터가 무너지는 것을 미국의 무릎을 꿇린 “상징적” 사건으로 보고 흡족해하는 사람들이나, 자기 나라 첨단 무기에 다른 나라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영상을 보고 즐거워하는 미국인들이나 다를 바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늘 빚에 허덕이지도 않고 외국의 원조와 기부에 의존하지도 않았으니까요.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하는 얘기 속 우리는 당신네 텔레비전 채널에 나오는 것처럼 미치고 가난한 과격주의자들이 아니라 성인들과 시인들과 용감무쌍한 왕들이었어요. 우리는 이 도시의 사원과 샬리마르 정원을 만들었어요. 우리는 거대한 담과 우리 전투용 코끼리들을 위한 넓은 비탈길이 있는 라호르 요새를 만들었어요. 당신네 나라가 아직 대륙의 가장자리를 야금야금 먹어 가는 작은 식민지 열세 개의 집합체였을 때, 우리는 이런 것들을 해냈단 말입니다.”

자본과 무력이 세계를 압도하기 전, 오랜 전통과 신념으로 나라를 지켜 왔다는 자부심, 약소국가로 전락해 지배당하고 아름다운 국토가 짓밟히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서글픔, 서구의 뒤틀린 시선 아래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가 왜곡되어 온 데 대한 억눌린 분노가 느껴지는 또 하나의 목소리다.

“맞아요, 내 생각은 황량했지요
미국이 세계에서 행동하는 방식에 내가 늘 분개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신네 나라가 다른 나라 일에 계속 관여하는 건 참을 수 없었어요. 베트남, 한국, 타이완 해협, 중동, 그리고 이제는 아프가니스탄까지 말이죠. 미국은 우리 아시아 대륙을 둘러싼 갈등 대부분과 교착 상태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어요. 게다가 나는 파키스탄인으로서의 경험을 통해 미 제국이 힘을 행사하는 주된 수단이 재정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원조와 제재를 번갈아 하면서 말이죠. 그런 지배의 과업을 돕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한 건 옳은 일이었어요. 놀라운 게 오직 하나 있다면, 내가 이런 결론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는 것이었어요.”

마지막으로, 깨달음의 목소리다. 우수한 성적으로 프린스턴을 졸업한 총명하고 성실하며 야심 찬 한 젊은이가 꾸었던 달콤한 아메리칸 드림, 매력적인 미국 여성 에리카와 사랑을 나누며 한때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행복했던 한 청년이 충격과 혼란을 딛고 오랜 번민과 고뇌 후에 낼 수 있었던 목소리다.

모신 하미드는 찬게즈라는 한 파키스탄 청년이 익명의 미국인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형식을 통해, 그 상대 미국인을, 독자들을 ‘청중’으로 만든다. 하미드는 세계의 독자들을 향해 9.11을 비롯한 여러 역사적 사건과 관련하여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이야기는 실컷 들어 왔으니, 이제는 제3세계의 입으로 그 이야기를 들어 볼 때가 되었다고, 서구의 목소리가 늘 제3세계의 목소리를 압도해 왔지만, 설혹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그들과는 다른 시각과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목소리로 말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 위태롭고 안타까운 러브 스토리, 혹은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혹은 알레고리 소설

이 소설이 특별한 점은,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었을 민감한 정치 주제를 문학적으로 훌륭하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명료하고 날카롭게, 하지만 결코 그 목소리가 과격해지거나 공감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담담하고 나직하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할 뿐이다.
거기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찬게즈의 사랑 이야기다. 모신 하미드는 정치적 주제와 사랑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 자연스럽게 녹여 냈다. 프린스턴에 진학해 이제 막 새로운 삶에 대한 꿈에 부푼 찬게즈에게 있어, 미국 여성 에리카는 그 꿈을 상징하는 존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찬게즈와 에리카의 사랑은 순탄하지 않다. 에리카에게는 잊지 못하는 첫사랑이 있고, 그 첫사랑은 에리카를 고립 속으로 몰고 간다.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는 연인에게 9.11은 위기로 다가온다. 위태롭고도 은밀한 사랑 이야기는 때로는 안타깝게, 때로는 아찔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러브 스토리에 더해 이 소설은 또 하나, ‘스릴러’의 외피를 입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라호르의 옛 시가지, 한 파키스탄 청년과 미국인 남자가 식당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이 미국인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며, 그의 목소리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웨이터와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태도, 안주머니 속에서 불룩 솟은, 마치 권총과도 흡사한 실루엣과 함께 하늘을 날아다니는 “스키피”한 박쥐 무리까지, 어딘지 음울하고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작품 전반을 휘감는다.
찬게즈의 이야기가 언제 어떻게 끝날지 독자들은 알 수 없고, 찬게즈와 이 미국인이 결국 어떤 선택을 할지는 더욱 알 수 없다. 다만 숨죽이며 찬게즈의 목소리를 따라갈 뿐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필연적으로” 알레고리 소설이다. 프레더릭 제임슨은 “제3세계의 텍스트는 필연적으로 알레고리적이며, 국가적인 알레고리로 읽”히는데 그 이유가 “사적이고 개인적인 운명에 관한 이야기가 늘 제3세계의 공적인 문화 및 사회의 절박한 상황에 대한 알레고리” 기능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개인의 이야기는 개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개인이 속한 문화나 사회에 대한 알레고리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 작품에 나오는 러브 스토리도 찬게즈 개인의 사적인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3세계와 미국의 복잡한 관계를 환기하는 알레고리적인 측면이 엿보인다.
미국에 와서 명문 대학을 졸업한 찬게즈에게는 에리카가 아메리칸 드림의 구현일 수도 있다. 실제로 찬게즈는 그녀를 사랑하면서 모든 것을 얻은 듯한 환상에 사로잡힌다. 앞으로 자신의 인생이 전도유망하고 탄탄하게 펼쳐질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환상은 현실과 부딪치며 산산이 조각나고, 그와 비슷한 시기에 찬게즈의 아메리칸 드림도 깨어진다. 에리카(Erika)라는 이름이 ‘아메리카(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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