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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변

소란한 세상에 어눌한 말 걸기

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2016년 12월 02일 (종이책 2016년 06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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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정보
    출간일 2016년 12월 02일 (종이책 2016년 06월 20일 출간)
    포맷용량 ePUB(9.06MB, ISBN 9788932029429)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6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6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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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우리에게 서툴고 어눌한 ‘눌변’의 가치가 필요한 까닭.


인터넷의 위력이 날로 거세지고, 마구잡이로 남발되는 정보의 혹수 속에 ‘언어’는 점점 더 무력해지고 있다. 《모멸감》《돈의 인문학》등을 출간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학자로 자리매김해온 김찬호는 이런 세상에서 ‘글쓰기는 난감한 일’이며 그래서 점점 ‘눌변’이 되어 간다고 고백한다.

저자 김찬호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김찬호가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들을 묶은 책『눌변』은 한국인의 평범한 일상, 거기에 내재한 살풍경한 언어 세태를 통해 개개인으로 파편화되어 빠르게 소멸되어가는 ‘사회’의 부재를 드러내며, 그 복원과 생성 문제를 고민하는 책이다.

실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이 책은 관계의 문제, 세대, 고령화, 교육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와 일상 곳곳에서 발견되는 ‘싱크홀’을 담백하고 차분하게 되짚으며 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제목 ‘눌변’에서 암시하듯 한 사회에서 언어의 풍경은 그 사회 전체의 풍경이기도 하며 ‘언어’는 곧 소통과 관계의 매개이기도 하기 때문에 ‘언어’의 문제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눌변’은 사전적 의미로 ‘더듬거리며 하는 서투른 말솜씨’를 가리킨다. 이 책의 저자는 ‘눌변’의 의미를 말재주가 없는 것을 예찬하는 것이 아닌, 상황 판단에 신중을 기하고 실행에 옮기기 전에 숙고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맹목적인 스피드 숭배에 제동을 걸고 마음의 속도를 늦출 것을 제안한다.

목차

서문

1부 시간의 주인이 되려면
걷기의 즐거움 | 자동차의 사회학 | 은은함의 미학 | 시간의 주인이 되려면 | 아이들이 주는 선물 | 손, 마음이 오가는 길 | 몸으로 세계를 만날 때 | 자유, 자연스러운 기운의 생동 | 취미, 그 맛과 멋 | 기억과 망각 | 고독과 침묵의 어디쯤에서

2부 타자에 대한 상상력
타자에 대한 상상력 | 이야기는 힘이 세다 | 리얼리티를 빚어내는 말의 힘 | 유머의 품격 | 공적 언어에 담기는 것 | 직언에 대하여 | 고립과 우울에서 벗어나려면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저자소개

김찬호

저자 : 김찬호

저자 김찬호는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 사회학을 전공했고 일본의 마을 만들기를 현장 연구하여 박사논문을 썼다. 대학에서 문화인류학과 교육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부센터장을 지낸 바 있고, 현재 교육센터 마음의씨앗 부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사회를 보는 논리』 『도시는 미디어다』 『문화의 발견』 『휴대폰이 말하다』 『교육의 상상력』 『생애의 발견』 『돈의 인문학』 『인류학자가 자동차를 만든다고?』 『모멸감』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작은 인간』 『경계에서 말한다』(공역), 『학교와 계급재생산』(공역),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등이 있다.

책속으로

‘아우토반의 욕망’으로 내달려온 근대의 질주는 엄청난 성취를 이루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잔혹한 현실을 빚어냈다. 외형적 성과에 대한 맹신은 스피드 숭배로 이어져 삶을 도구화했다. 그 결과 사회와 일상 곳곳에서 ‘싱크홀’이 발견되고 사람됨의 근본이 무너지고 있다. 과연 나는 제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자기도 모르게 괴물이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시간이 흐름이 잔잔해지는 산책로 위에서 문득 자문해본다. 깊고 푸른 하늘을 우러러 얼굴을 비추어본다. (19~20쪽)

나와 다른 존재는 불편하고 때로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나 때로는 삶의 단조로움에 신선한 도전이 되기도 한다. 자기를 상대화하면서 새로운 것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거기에서 주어지기 때문이다. 사회의 변화가 빠르고 정보의 유통이 거대해지면서 사람들의 생활 세계는 점점 다양해진다. 그럴수록 ‘타자’에 대한 상상력이 점점 절실해진다. 그 유연성이 부족하기에 외국인 혐오증 같은 사악한 기운이 득세한다. ‘차이’가 자아내는 긴장을 창조적인 역동으로 승화시키는 문화는 어떻게 가능할까. 니체의 말을 빌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를 마음의 습관으로 키워나가는 데서 그것은 시작된다. (63~64쪽)

한국의 공적 의례에서는 생동하는 언어를 접하기가 어렵다. 웬만한 행사에 빠지지 않는 인사말이나 축사를 보자. 고위 공직자들은 자신의 발언 순서나 자리 배치에는 무척 민감하지만, 그 메시지의 품격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담당 부하 직원이 써서 건네준 글을 무미건조하게 낭독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 앞에 얼굴을 내밀고 사진 찍는 데에 골몰하는 높은 양반들이 판에 박힌 식사를 연거푸 늘어놓는 가운데, 참석자들은 지루하고 짜증이 난다. 민주화 시대가 열린 지 오래지만, 정치와 행정의 권위주의 문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인간에게 공공 영역은 무엇인가. 국가와 시민사회의 토론과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제도가 작동하는 토대다. 그런데 공공 영역의 의미는 그러한 기능적 효용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인간에게 고양감과 충만함을 불러일으킨다. 콘서트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은 관객들에게 즐거운 긴장을 자아낸다. 사사로운 세계에서 경험하는 것과 전혀 다른 차원의 만남과 교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익명의 타자들과 감정을 나누고 의미를 공유하는 기쁨은 사뭇 크다. 토크 콘서트가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까닭, 바로 공감과 소통이다. (76~77쪽)

오늘 우리의 언어가 거칠어지고 상스러워지는 까닭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마음이 어지럽기 때문이다. 저마다 가슴속에 부정적인 감정들이 가득 차 있다. 불안, 두려움, 질투, 적개심, 열등감, 죄책감, 수치심, 자기혐오처럼 탁한 기운이 짙게 깔려 있다. 그것은 언어를 통해서 타인에게 금방 전염되고 사회로 확산된다…… 언어의 격조가 사라지는 것은 진지하게 귀 기울여주는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나의 발언이 수용되지 못하리라는 불안에 사로잡히고 그 반작용으로 자극적인 언어를 남발한다. 그럴수록 서로에게 귀를 닫아버린다. 그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자기과시나 지배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상대방에게 온전히 향하는 마음을 불러와야 한다. (95~96쪽)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을 다루는 능력이다. 학생들은 배움의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독서나 사유를 통해서 홀로 깨우치는 공부와 함께, 타인과 대화하면서 생각을 넓혀가는 즐거움을 맛보아야 한다. 21세기에도 학교가 존립해야 한다면,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생과 학생 사이에 그러한 만남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학교 바깥의 다양한 공간에서 실험되는 학습 생태계가 교육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127쪽)

출판사서평

폭언, 극언, 망언, 실언, 허언이 넘치는 세상을 향한
사회학자 김찬호의 어눌한 말 걸기
『모멸감』 『돈의 인문학』의 저자 김찬호의 신작!

“사람은 부모보다 시대를 더 닮는다는 말이 있다. 생물학적 유전자보다 그가 성장한 사회적 환경의 영향이 크다는 말이다.” 『모멸감』 『돈의 인문학』 『문화의 발견』 『사회를 보는 논리』 등을 펴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학자로 자리매김해온 김찬호가 그동안 꾸준히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빚어내는 일상의 문법을 추적해온 까닭이다. 이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그의 신작 『눌변―소란한 세상에 어눌한 말 걸기』 또한 그간의 작업과 궤를 같이한다. 그에 따르면 “‘아우토반의 욕망’으로 내달려온 근대의 질주는 엄청난 성취를 이루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잔혹한 현실을 빚어냈다. 외형적 성과에 대한 맹신은 스피드 숭배로 이어져 삶을 도구화했다. 그 결과 사회와 일상 곳곳에서 ‘싱크홀’이 발견되고 사람됨의 근본이 무너지고 있다.”
이 책 『눌변』은 이렇듯 오늘날 한국인의 일상 풍경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과 문명의 얼개를 교차하는 작업을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저성장 시대, 고령화, 세대갈등, 외국인 및 여성 혐오증 등 당면한 사회문제를 비롯해 크고 작은 재난이 끊이지 않는 위험사회로 치닫는 흐름에 우리의 통념과 습속은 어떻게 맞물려 있는가. 개개인으로 파편화되어 빠르게 소멸되어가는 ‘사회’ 자체를 어떻게 복원 내지 생성할까.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 등 수많은 압박 속에서 개개인의 존엄이 확인되는 안전한 공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인의 현실을 떠받치고 있는 암묵적 전제들을 짚어보며 좋은 삶의 조건을 탐색하고 있다. 너무나 익숙해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적 관행, 바쁘게 살다 보니 곧잘 잊게 되는, 혹은 알고도 애써 외면하고 마는 삶의 본질과 가치를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 끌어올린다.

연결의 과잉, 관계의 결핍 시대…… 사람과 사람 사이 말길을 찾아 나서다

이런저런 일들로 어안이 벙벙해지는 세상, 인터넷의 위력이 날로 거세지고 마구잡이로 남발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언어’는 점점 더 무력해진다. 여러 책을 펴내며 글로서 생각을 빚고 대화를 청하는 저자 김찬호는 이런 세상에서 “글쓰기는 난감한 일”이며, 그래서 점점 ‘눌변’이 되어간다고 고백한다. 제목의 ‘눌변’은 사전적 의미로 “더듬거리며 하는 서투른 말솜씨”를 가리킨다. 단어의 풀이를 찾아보면 “말을 더듬거리다”라는 뜻과 함께 “입이 무거워 말을 잘하지 않는다”라는 뜻이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눌변’의 의미를 말재주가 없는 것을 예찬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판단에 신중을 기하고 실행에 옮기기 전에 숙고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한다. 맹목적인 스피드 숭배에 제동을 걸고 마음의 속도를 늦출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이렇듯 “더듬거리며 하는 서투른 말솜씨”로 소란하고 난해한 한국 사회의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들을 찬찬히 풀어간다.
저자가 책 전체를 통해 다루는 주제는 실로 다양하다. 개인에서 언어와 소통, 관계의 문제, 세대, 고령화, 교육, 노동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와 일상 곳곳에서 발견되는 ‘싱크홀’을 담백하고 차분하게 되짚으며 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특히 그는 제목 ‘눌변’에서 암시하듯 ‘언어’의 문제에 더욱 주목한다. 한 사회에서 ‘언어’의 풍경은 그 사회 전체의 ‘풍경’이기도 하며, ‘언어’는 곧 소통과 관계의 매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실 우리 사회는 온갖 폭언들로 넘쳐난다. 인터넷의 악성 댓글,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괴담, 끼리끼리 모여서 부풀리는 험담, 특정 집단에 대한 악담과 혐오 발언, 사소한 갈등에도 곧바로 터져 나오는 욕설, 상황을 일방적으로 규정하며 내뱉는 극언, 해괴하고 허황된 논리로 점철된 망언 등등. 언어의 격조가 사라지는 시대, 다름 아닌 오늘날 한국 사회의 살풍경이다. “오늘 우리의 언어가 거칠고 상스러워지는 까닭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마음이 어지럽기 때문이다. 저마다 가슴속에 부정적인 감정들이 가득 차 있다. 불안, 두려움, 질투, 적개심, 열등감, 죄책감, 수치심, 자기혐오처럼 탁한 기운이 짙게 깔려 있다. 그것은 언어를 통해서 타인에게 금방 전염되고 사회로 확산된다”는 김찬호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까닭이다.

한국인들의 불행 감각은 왜 날카로워지는가

오늘날 미디어의 혁신 속에서 소통의 회로는 날로 팽창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의 친구들은 날로 늘어나고 지구 정반대편의 친구들과도 친구를 맺지만, 정작 중대한 곤경에 처했을 때 손을 뻗칠 사람은 없는 경우가 많다. 무한의 네트워크로 뻗어 있는 개별적 소우주들로 파편화되기 쉬울뿐더러 익명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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