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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의 기담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옛이야기

오정희 지음| 이보름 그림| 책읽는섬 |2018년 10월 26일 (종이책 2018년 09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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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10월 26일 (종이책 2018년 09월 28일 출간)
    포맷용량 ePUB(14.20MB, ISBN 9791188047697)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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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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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설화 # 한국소설

믿고 읽는 작가,
오정희가 펼치는 이야기의 진수

친숙한 일상에서 낯설고 섬뜩한 내면의 진실을 포착하는 웅숭깊은 시선으로 ‘한국 여성이 빚어낸 가장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언어의 비창’ 그 자체라는 찬사를 받았던 작가.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묵인과 관습으로 덮은 평온하고 행복해 보이는 일상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인지 깨닫게 된다. 오정희는 존재의 위기의식과 그 모순된 삶을 더욱 철저히 살고자 하는 정직성 사이에서 길항하는 내면이 빚어내는 무늬들을 적확한 언어로 포착해왔다. 그가 그려내는 신선한 쓸쓸함과 찢겨진 세계를 보석처럼 빛나게 하는 특유의 문체는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을 사로잡으며 그 자체로 소설 미학의 전범(典範)이 되었다.
‘봄내’라는 살가운 애칭을 가진 안개의 도시, 강원도 춘천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강원의 설화』를 바탕으로 누구나 두루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어린 시절 우리를 사로잡았던 으스스하고 이상한 이야기들, 할머니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은 작가의 상상력과 만나 새로운 옷을 입었다. 이 여덟 편의 이야기들은 옛사람들의 소박한 삶에 깃든 꿈과 소망 들이 지금 이곳, 우리들의 삶에도 깊이 배어 있음을 깨닫게 한다. 그들이 살았던 세상, 그 아득하고 유현한 마음을 화가 이보름이 서정적이고 아련한 그림으로 되살려내어 이야기에 품격을 더한다.

목차

서문 7

어느 봄날에 12
그리운 내 낭군은 어디서 저 달을 보고 계신고 36
앵두야, 앵두같이 예쁜 내 딸아 62
용화산 86
누가 제일 빠른가 108
주인장, 걱정 마시오 124
짚방망이로 짚북을 친 총각 142
고씨네 162

저자소개

  • 출생 : 1947
  • 데뷔년도 : 1968년
  • 데뷔내용 :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완구점 여인'이 당선되며 문단에 등장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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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믿고 읽는 작가,
오정희가 펼치는 이야기의 진수

친숙한 일상에서 낯설고 섬뜩한 내면의 진실을 포착하는 웅숭깊은 시선으로 ‘한국 여성이 빚어낸 가장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언어의 비창’ 그 자체라는 찬사를 받았던 작가.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묵인과 관습으로 덮은 평온하고 행복해 보이는 일상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인지 깨닫게 된다. 오정희는 존재의 위기의식과 그 모순된 삶을 더욱 철저히 살고자 하는 정직성 사이에서 길항하는 내면이 빚어내는 무늬들을 적확한 언어로 포착해왔다. 그가 그려내는 신선한 쓸쓸함과 찢겨진 세계를 보석처럼 빛나게 하는 특유의 문체는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을 사로잡으며 그 자체로 소설 미학의 전범(典範)이 되었다.
‘봄내’라는 살가운 애칭을 가진 안개의 도시, 강원도 춘천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강원의 설화』를 바탕으로 누구나 두루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어린 시절 우리를 사로잡았던 으스스하고 이상한 이야기들, 할머니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은 작가의 상상력과 만나 새로운 옷을 입었다. 이 여덟 편의 이야기들은 옛사람들의 소박한 삶에 깃든 꿈과 소망 들이 지금 이곳, 우리들의 삶에도 깊이 배어 있음을 깨닫게 한다. 그들이 살았던 세상, 그 아득하고 유현한 마음을 화가 이보름이 서정적이고 아련한 그림으로 되살려내어 이야기에 품격을 더한다.


읽을수록 빠져드는 옛이야기
재미 반전 감동의 서사

어머니와 아내라는 역할에 가려져 있는 한없는 자유에의 갈망을 그리며 여성/개인의 내면에 끓어오르는 고요한 충동에 천착해온 작가의 깊이 있는 손길은 이 책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와 만나 술술 읽히는 재미를 더했다. 기이하고 흥미로운 상황에 던져진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잔잔한 감동의 여운이 가슴에 남는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단둘이 살아가던 윤호 윤옥 남매. 사랑하는 남동생을 잃은 뒤 삼 년 뒤에 돌아와 동생을 살리겠다는 다짐을 하고 집을 나선 윤옥은 남장을 한 채 대감 집에서 착실히 머슴살이를 하며 신임을 얻는다. 이윽고 여자의 몸으로 장가까지 들게 된 윤옥은 대감 집에서 죽은 사람도 되살릴 수 있는 신비한 꽃 세 송이를 발견한다. 훗날 윤옥이 맞이하게 된 쓸쓸한 봄날을 그리고 있는 「어느 봄날에」. 구렁이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우여곡절 끝에 부인을 맞이해 허물을 벗고 사람이 된 남자. 과거를 보러 집을 떠나 있는 동안 허물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부인의 실수로 그는 인간세상에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산길 들길 가시밭길을 헤치며 남편을 찾아다니던 아내는 더는 길이 없는 곳에서 바다처럼 넓은 못을 마주하고 탄식을 하다 두 눈을 질끈 감고 그 속으로 뛰어드는데…… 뱀이 사람이 되기까지, 한 부부가 온전한 사랑을 이루기까지의 절절한 여정을 담은 「그리운 내 낭군은 어디서 저 달을 보고 계신고」.
딸아이의 예쁘기가 꼭 맑은 물에 떨어진 새빨간 앵두 같아 붙은 이름 ‘앵두’. 아들만 아홉인 집에서 태어나 아버지와 오빠들에게 사랑받았지만 이른 나이에 어머니를 떠나보내게 된다. 새어머니의 질투와 오해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어야만 했던 막내딸의 이야기를 담은 「앵두야, 앵두같이 예쁜 내 딸아」. 앵두는 물에 뛰어들기 직전 아버지에게 당부한다. 돌아가시는 길에 배나무가 죽었으면, 앵두가 다 떨어졌으면, 으름덩굴이 시들었으면 자신이 억울하게 죽은 것으로 알라고. 억울하게 죽은 혼은 접동새가 되어 새빨간 울음을 토해내며 노을 진 하늘을 날아간다. 글을 읽느라 손 하나 까딱 않는 백면서생 남편을 위해 가난을 견디며 온갖 고생을 한 아내 「고씨네」. 과거를 보러 떠난 남편은 몇 해가 지나도 소식이 없어 사냥꾼에게 시집을 갔으나 새로 얻은 남편마저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기구한 팔자다. 과거에 급제해 자신이 살던 마을로 금의환향하는 남편. 다시 자신을 받아달라는 아내에게 남편은 물동이를 하나 가져오라 말하고……
달빛도 길잡이가 되지 못하는 어둔 밤 산중에서 까물대는 불빛을 좇아 밤길을 가는 「용화산」의 나그네. 나그네가 헤매는 어둡고 깜깜한 산길은 그 자체로 우리 삶을 은유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작가가 그리는 이야기에는 우리의 헤맴이 헛수고만은 아니리라는 믿음이 담겨 있는 듯하다. 어두워져야만 보이는 작은 불빛이 있다. 별도 태양의 환한 빛 아래에서는 목격할 수 없는 법. 우리가 아득한 산속에 던져진 후에야 아주 작은 불빛이, 머리 위의 별빛이 보일 것이다.
이 외에도 일손 빠르기로 소문난 처녀의 신랑감을 구하는 유쾌한 이야기 「누가 제일 빠른가」. 배불리 저녁밥을 얻어먹은 대가로 산적들을 물리쳐준 호탕한 장사가 나라를 구한 장군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주인장, 걱정 마시오」. 짚으로 만든 북을
짚방망이로 쳐서 소리를 낼 수 있는 자를 찾는다는 중국 천자의 유언에 지혜로운 누이동생과 함께 먼 중국 땅까지 여행을 떠난 사내의 이야기, 「짚방망이로 짚북을 친 총각」. 황소 삼천 마리를 죽인 자여야만 북을 울릴 수 있다는 말에 발길을 되돌리려 하지만 누이동생은 포기하지 말라며 그를 만류한다. 드디어 짚북이 있는 누각에 도착한 사내는 짚방망이를 들어 깊은 잠에 든 북을 힘껏 내리치는데……


이야기에는 삶의 보편적 진실이 담겨 있다
삶을 찬가로 만드는 이야기의 힘

만날 길이 없을 때 간절한 그리움은 꿈길을 만든다고, 그리하여 삶은 아름답고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다고 작가는 한 산문에서 쓴 바 있다. 하늘과 산줄기의 아련한 능선은 우리에게 무엇을 약속하며 멀어지는가…… 하루하루 소멸해가는 것만 같은 시간의 흐름 뒤에 우리가 쥘 수 있는 것은 단지 모래알같이 빠져나가는 삶의 허무만은 아닐 거라고 오정희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 증명해 보인다.
인간의 몸속에 내장된 이야기의 나침반을 따라 우리는 어디론가 쉼 없이 흘러가고 있다. 시간의 강물은 덧없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이 땅과 거기서 살아가는 이들의 몸속에 눈금을 새긴다. 분분히 날리던 봄날의 꽃잎들은 모두 과거 속으로 휘날려 영영 떠나가버린 것인가. 오늘과 똑같은 내일이 반복되리라고 믿었다면 이러한 이야기들은 진즉에 스스로 사라졌을지 모른다. 악기는 가까이 두고 사랑하지 않으면 소리를 잃고, 노래는 사람들에게 불리지 않으면 잊힌다. 이야기는 거듭 사람들의 삶 속에서 입에서 입으로 불려야만 소망과 꿈이 만들어낸 길을 따라 흘러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야기는 이 세상을 살았던 사람들의 의지와 희망이 담긴,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없고 끝끝내 다 말해지지 않아 거듭 노래해야 하는 삶들이다.
“엄마, 바람은 어디로 가지? 바람은 집이 없나봐. 나는 바람이 무서워”라는 어린 아들의 말. 유독 바람을 무서워하던 아이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써내려갔다는 오정희 작가의 또다른 단편(「바람의 넋」)에서 작가는 엄마 은수의 입을 빌려 아들 승일에게 이야기한다. 무서워하지 말라고. 바람은 그리워하는 마음들이 서로 부르며 손짓하는 것이라고. 비록 그것이 얼마나 무섭고 참혹한 그리움인지 알고 있더라도 그것이 어떤 생의 비밀을 감추고 있더라도 무서워하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이야기로 변주하는 상상력의 힘. 그것이 우리가 삶에서 마주해야 했던, 말로는 다 못할 사연들이 너울진 세월을 넘어올 수 있게 한 지혜는 아니었을까.
오정희가 그리는 옛이야기들은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지 않는 삶들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어둠 속의 불빛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심정과 처지에 따라 호랑이의 화등잔 같은 눈도 되었다가 희미하게 타오르는 호롱불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풍경에서 발견하는 것은 그 풍경이 되비추는 우리의 마음이다. 이야기 속에서 만나게 되는 인물들은 하나하나 그 시대의 영향과 한계 아래에 놓여 있다. 이 책에서 하나 도드라지는 점은 옛이야기 속 여성의 모습이다. 당시의 세상을 지배했던 문화와 사고방식에 핍박받기도 하는 그들은 동시에 누구보다도 지혜롭고 넉넉한 힘으로 궁지에서 탈출하고 헌신하는 사랑으로 막다른 길에서 한줄기 희망을 찾아낸다.
2006년 처음 빛을 보았던 이 책(『접동새 이야기』)에 새로운 그림을 곁들이고 문장을 다듬어 세상에 내보낸다. 처음 발표했던 작품들의 제목을 매만지고 신작을 더해 완성도와 읽는 재미를 더했다. 새로이 글을 꾸리고 그림과 묶는 과정은 ‘강원도 설화’가 가지고 있는 힘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기도 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아득해지는 것은, 그 질문이 지역의 특수성을 넘어서는 우리 존재에 대한 보편적 물음이기도 해서이다. 나의 뿌리는 어디이며 누구로부터 왔느냐 하는 아득한 역사. 그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단일한 존재로 세상에 태어나 살다 죽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관계로 이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각각의 이야기에 담긴 슬픔과 고통의 무게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다른 이에게 변화를 요구한다. 「고씨네」에서 아낙이 땅에 흘려버린 물을 도로 주워담으라고 요구받을 때 우리는 그 땅에 스며든 눈물을 본다. 그 눈물은 물동이 속에 주워담을 수 없었지만 이 땅의 뿌리마다에 스며들어 꽃이 되고 나무가 되었으리라는 믿음, 그것이 삶의 굽이굽이마다 펼쳐지는 이야기의 진경, 강원도가 지닌 힘일 것이다. 우리 문화의 원형과 무의식을 품고 흐르는 강, 그 발원지를 찾아가는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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