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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진 웹스터 지음| 김옥수 옮김| 비꽃 |2018년 10월 24일 (종이책 2017년 06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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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10월 24일 (종이책 2017년 06월 01일 출간)
    포맷용량 ePUB(6.34MB, ISBN 9791185393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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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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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에 꼭 봐야 할 책

『키다리 아저씨』는 진 웹스터가 발표한 대표작으로, 작가 자신이 성장 과정에 느낀 고통과 상처 그리고 의식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한 자서전이면서 동시에 연애편지 형식을 빌린 러브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원제목 ‘Daddy-Long-Leg’에는 ‘장님거미’라는 뜻과 ‘키다리 아빠’라는 의미가 있다. 고아 소녀가 ‘Daddy’라고 편지에 쓰면서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가짐에는 작가가 열여섯 살 때 자살로 인생을 마감한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잔뜩 배였다. 너무나 보고 싶어서 마냥 불러도 대답조차 없는 아빠에 대한 서운함, 그래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사랑이 가득하다.

목차

우울한 수요일
제루사 애벗이 키다리 스미스 아저씨에게 보내는 다양한 편지

저자 소개
역자 후기

저자소개

진 웹스터

저자 : 진 웹스터

저자 진 웹스터(Jean Webster)는 우리에게 생소한 이름이지만 ‘키다리 아저씨’는 많은 사람 가슴에 소중하게 깃들었다. 작가는 본명이 엘리스 제인 챈들러 웹스터로 1876년에 태어나 플로리다와 뉴욕에서 성장했다. ‘제인 그레이 여성학교’에 입학해서 1894년부터 1896년까지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룸메이트 이름이 ‘엘리스’라서 혼동을 피하려고 이름을 ‘진’으로 바꾼다. 하지만 교육내용을 불충분하다고 느끼다가 결국 1897년에는 배서 대학에 입학해서 영문학과 경제학을 공부한다. 일 학년 때는 교지에 단편 문학을 몇 편 실었으며 이 학년 때는 나중에 시인으로 성공한 친구 크랩시랑 학생대표 마거릿하고 한방을 쓴다. 삼 학년 때는 주급 3달러를 벌려고 잡지사에 글을 연재한다. 그리고 경제학과 사회학을 공부하기 위해 교도소와 소년원과 고아원에 방문하면서 새로운 현실을 자각하고 사회 불평등과 가난 때문에 버려진 아이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다. 불후의 명작 ‘키다리 아저씨’를 통해 우리는 작가가 당시에 갈등을 겪으면서 의식이 성장하는 과정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이런 관심은 1901년에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뉴욕 그리니치 마을로 이사한 다음에는 단편소설과 기사를 신문사와 잡지사에 기고한다. 첫 번째 소설 ‘패티가 대학에 갔을 때’는 1903년에 출간하고 The Wheat Princess(1908년)와 Jerry Junior(1907), The Four Fools Mystery(1908), Much Ado About Peter(1909), Just Patty(1911)를 잇달아 출간했다. 그러다가 1912년에는 ‘키다리 아저씨’를 출간해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1914년에는 희곡으로 바꿔 연극무대에 올려서 재정적으로 커다랗게 성공하고 나중에 영화로도 나온다.
진 웹스터는 마크 트웨인 조카 손녀며, 아버지는 처삼촌인 마크 트웨인과 동업해서 출판사를 설립하고 운영했다. 하지만 작가가 열여섯 살일 때 아버지는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작가가 아버지에게 느끼는 갈망과 그리움과 원망은 고아원 출신 고아가 떠올리는 아버지를 통해서 잘 나타난다.
작가 진 웹스터는 스탠더드 석유회사 상속자며 변호사며 유부남인 글렌 포드 맥키니와 칠 년 동안 은밀하게 사귀다가 맥키니가 마침내 이혼하고 서너 달이 지난 1915년에 결혼한다. 당시에 느낀 애잔하고 은밀한 마음이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보는 비평가가 많다. 그러나 다음 해에는 임신 중독증에 걸려서 출산 도중에 딸만 살리고 작가는 사망한다.

역자 : 김옥수

역자 김옥수는 서울에서 태어나 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저작권 중계회사 ‘임프리마 코리아’ 영미권 담당부장, 도서출판 ‘사람과책’ 편집부장 등을 역임했다. 약 300여 종에 달하는 영서를 번역했다. 학계에서 발표한 다양한 ‘번역방법론’ 및 ‘한글 특징’ 백여 편을 정리하고 25년에 걸친 번역 경력을 접목해,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번역방법론을 강의하며 검증해서 ‘한글을 알면 영어가 산다’로 발표했다. ‘비꽃’에서 천민자본주의를 화려하게 풍자한 ‘찰스 디킨스 선집’을 필두로, 파시즘을 파헤치는 ‘조지 오웰 삼부작’을 우리말 어법에 맞게 새롭게 번역했다. 고전 작품 전체를 새롭게 번역해서 한국사회의 문화토양을 굳건히 다지는 걸 목표로 오늘도 힘차게 살아간다.

책속으로

“대학이요?”
제루사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리펫 원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분이 일부러 남아서 나한테 조건을 제시하셨어. 아주 독특한 조건. 정말 괴팍한 신사가 분명해. 너한테 창의성이 있다면서 너를 작가로 키우고 싶다는 거야.”
“작가요?”
제루사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래서 리펫 원장이 한 말을 그대로 되뇔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게 그분이 바라시는 거야. 결과가 어떨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그분이 너한테 상당한 용돈을 주실 거야. 돈을 관리한 경험이 하나도 없는 여자애한테 너무 많은 돈이지. 하지만 그분이 계획을 자세히 말씀하셔서 나로선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어. 너는 이번 여름을 여기에서 보내며 먼 길 떠날 준비를 하는데, 친절하게도 프리차드 선생님께서 도와준다고 하셨어. 기숙사비랑 등록금은 대학으로 곧장 보내고, 너는 대학에서 지내는 사 년 동안 한 달에 용돈 삼십오 달러를 받아. 이 정도면 다른 학생이랑 똑같은 수준으로 생활하는 거야. 이사님 개인비서가 한 달에 한 번씩 너한테 용돈을 보내고, 너는 그 대가로 한 달에 한 번씩 감사편지를 보내는 거야. 하지만 돈을 보내서 고맙다는 내용은 안 돼. 그분은 그런 내용을 좋아하지 않으시니까. 학교에서 공부는 어떻게 하고 일상생활은 어떻게 보내는지 편지에 자세히 적어서 보내는 거야. 살아 계신다면 부모님께 보내는 그런 편지.
편지를 ‘존 스미스 아저씨 앞’이라고 적어서 보내면 나머지는 비서가 알아서 할 거야. 물론 그분은 ‘존 스미스’가 아니야. 진짜 이름은 비밀이야. 오직 너한테만 존 스미스가 되는 거지. 그분이 편지를 요구하는 이유는 편지를 쓰는 게 문학 표현을 익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런데 너한테 편지를 주고받을 가족이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나마 편지 쓸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으신 거야. 그리고 네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도 있으시고.
하지만 그분은 답장을 보내는 일도 없고 너한테 편지를 받았다고 내색하는 일도 없을 거야. 그분은 편지 쓰는 자체도 싫어하고 너한테 부담 주는 것도 바라지 않으시거든. 답장이 꼭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그래도 네가 퇴학 같은 거라도 당하면 - 그분 비서 그릭스 씨랑 연락을 주고받으면 돼. 매달 보내는 편지는 네가 꼭 지켜야 할 의무야. 스미스 아저씨가 요구하는 건 그것 하나야. 그러니까 너는 청구서에 적힌 돈을 내는 것처럼 편지를 써서 꼬박꼬박 보내야 해. 항상 정중한 어투로 글을 써서 교육을 제대로 받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좋겠어. 그리고 편지를 쓰는 상대가 존 그리어 고아원 이사님이라는 사실도 항상 명심하도록.”

혹시 아저씨가 알고 싶으실까 봐 말씀드리는데, 제가 실크 스타킹을 산 건 아주 사소한 동기 때문이에요. 줄리아 펜들턴이 매일 밤 기하학 공부를 하러 제 방에 와서 소파에 앉을 때마다 실크 스타킹 신은 다리를 꼬거든요. 하지만 두고 보세요. 줄리아가 방학에서 돌아오자마자 제가 실크 스타킹을 신고 그 방으로 가서 그 애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꼴 테니까요. 아시겠죠, 아저씨, 제가 얼마나 형편없는 계집애인지? 저는 그래도 정직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은 고아원 기록을 보셔서 이미 충분히 아시잖아요, 그죠?
요약하자면 (작문 교수님은 한 문장 걸러서 매번 이런 식으로 시작하세요) 저는 일곱 가지 선물을 매우 감사하게 여긴답니다. 친구들한테는 캘리포니아에 사는 가족이 상자에 담아서 보내준 선물인 척하면서요. 시계는 아빠가, 무릎 담요는 엄마가, 보온병은 할머니가 - 할머니는 이처럼 추운 날씨에 제가 감기라도 걸릴까 늘 걱정하시거든요 - 그리고 노란 원고지는 남동생 해리가 보낸 거예요. 이사벨 언니는 실크 스타킹을, 수잔 숙모는 매튜 아놀드 시집을, 해리 숙부는 (동생 해리는 숙부 이름을 딴 거예요) 사전을 보냈어요. 숙부가 초콜릿을 보내려고 했지만 제가 동의어 사전을 고집했거든요.
아저씨도 가족 꾸미는 놀이에 끼어든 걸 반대하진 않으시겠죠?
이제부터 제가 보낸 방학에 대해서 말씀드릴까요, 아니면 제가 공부하는 내용 그 자체에만 관심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저씨가 “그 자체에만”이라는 미묘한 표현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좋겠어요. 최근에 익힌 어휘랍니다.
텍사스에서 온 여자애는 레오노라 펜턴이라고 해요. (제루사만큼이나 웃기는 이름이지요, 그렇지 않은가요?) 저는 레오노라를 좋아하지만, 샐리 맥브라이드만큼은 아니에요. 저는 다른 사람을 샐리만큼 좋아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물론 아저씨만 빼고요. 저는 언제나 아저씨를 제일 좋아해야 하거든요. 저한테 가족 역할을 모두 해주시는 분이니까요.

출판사서평

[타임] 선정 100대 명작
[뉴스위크] 선정 100대 명작
[BBC] 선정 꼭 읽어야 할 책 100대 명작
랜덤하우스 선정 ‘가장 위대한 20세기 영미 소설 100권’
사춘기에 꼭 봐야 할 책

‘키다리 아저씨’는 진 웹스터가 발표한 대표작으로, 작가 자신이 성장 과정에 느낀 고통과 상처 그리고 의식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한 자서전이면서 동시에 연애편지 형식을 빌린 러브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존 그리어 고아원에서 끔찍하게 생활하던 제루사 애벗은 익명의 후원자에게 도움을 받아서 대학에 간다. 고등학교에서 발표한 작문을 보고 작가 특유의 기질과 독창성을 발견한 후원자가 제루사 애벗을 훌륭한 작가로 키우겠다는 건데, 한 달에 한 번씩 ‘존 스미스 선생님에게’ 편지를 보내서 성장하는 과정을 알리는 게 유일한 조건이었다. 하지만 후원자는 편지를 쓰는 게 싫고 여자애에게 관심도 없어서 답장을 안 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따라서 작품은 제루사 애벗이 편지글을 쓰고 익살스러운 그림을 그리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런데 주인공은 후원자를 본 적이 없다. 고아원에서 뒷모습을 딱 한 번 본 게 전부인데 그 모습은 ‘키다리 장님거미가 거대한 모습을 자랑하며 휘적휘적 걸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여주인공은 후원자에게 ‘키다리 장님거미, Daddy-Long-Leg’라는 별명을 붙이고 그걸 줄여서 ‘Daddy’라고 부른다. 고아 소녀가 아빠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할 계기를 마련한 거다.
원제목 ‘Daddy-Long-Leg’에는 ‘장님거미’라는 뜻과 ‘키다리 아빠’라는 의미가 있다. 고아 소녀가 ‘Daddy’라고 편지에 쓰면서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가짐에는 작가가 열여섯 살 때 자살로 인생을 마감한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잔뜩 배였다. 너무나 보고 싶어서 마냥 불러도 대답조차 없는 아빠에 대한 서운함, 그래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사랑이 가득하다.
찰스 루터와 애니 웹스터 사이에서 1876년에 태어난 작가 엘리스 제인 챈들러 웹스터는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달리 풍요로운 성장기를 보냈다. 부친 찰스 루터가 1884년에 처삼촌 마크 트웨인과 동업으로 출판사를 차리면서 가족은 맨해튼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같은 인기작을 연속으로 출간했다. 하지만 부친 찰스 루터는 커다란 성공 이면에 숨은 막중한 책임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결국에는 신경과민과 만성두통에 걸려서 지방으로 이주해 요양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회복한 다음에도 마크 트웨인은 찰스 루터가 경영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복귀하는 걸 막은 채 주식을 헐값으로 빼앗았다. 결국, 찰스 루터는 1891년에 자살하는데, 작가가 열여섯 살 사춘기일 때였다. 진 웹스터는 이후에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제도에 완강하게 저항하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이런 정신은 여권운동과 점진적인 사회주의 운동으로 이어지고 작품에서 핵심 주제로 등장한다.
아버지의 죽음과 사회현실에 대한 자각, 가난에 굴하지 않는 자세, 버림받는 아이들에 관한 관심, 사회적 편견을 거부한 채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찾아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작품에 섬세하게 담겨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으로 다가온다.

편집자의 말
번역은 원문에 담긴 내용과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글로 옮기는 과정이어야 한다. 찰스 디킨스 작품은 다양한 인물을 풍자와 유머와 화려한 문장으로 재미있게 묘사하는 특징이 탁월하다. 따라서 문장은 어렵고 복잡한데, 지금까지 번역한 작품은 한글 어법을 무시한 영어 사대주의에다 오역까지 넘쳐서 극히 어렵고 난해했다.

고전문학은 다양한 경쟁과 도전 속에서 독자에게 다양한 즐거움과 감동을 주며 백 년 이상 살아남은 작품이니, ‘재미와 감동’은 물론 ‘술술 읽히는 느낌’ 역시 어느 작품보다 탁월할 수밖에 없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는 기능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훌륭한 작품을 엉터리로 번역해서 독자를 괴롭히며 쫓아낸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인문학은 독서가 시작이다. 고전문학을 제대로 해석해서 한글 어법에 정확히 담아 독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가꿀 원형을 제시해야 한다. 광복 35년이 지난 다음에 비로소 우리는 ‘일본어 중역 몰아내기 운동’을 했다. 35년이 또 지났다. 이제는 ‘우리말 살리는 번역운동’을 할 때가 왔다.

‘도서출판 비꽃’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한국어 어법에 합당한 번역을 추구하며, ‘찰스 디킨스 선집’을 필두로 고전문학을 새롭게 담아내, 독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면서 공동체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책 속으로 추가]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던 어제저녁, 침대에 앉아서 내리는 비를 쳐다보며 병원 생활을 정말 따분하게 여기는데 간호사가 하얗고 기다란 상자를 가
져왔어요. 제 이름이 적힌 상자에는 아주 사랑스러운 분홍색 장미가 가득했지요. 더더욱 좋은 건 뒷부분이 살짝 올라가는 재미있는 필체로 (하지만 개성이 넘치는 필체로) 정중한 내용을 적어 넣은 카드에요. 고맙습니다, 아저씨, 천 번은 감사해요. 아저씨가 보내주신 꽃은 제가 생전 처음 받아보는 진짜 선물이거든요. 아저씨는 제가 얼마나 아기 같은지 모르실 거예요. 무척이나 행복해서 그냥 엎드린 채 울고 말았으니까요.
아저씨가 제 편지를 읽으신다는 사실을 이제 확인했으니까 앞으로는 더욱 흥미진진하게 쓰도록 할게요. 빨간 띠로 잘 둘러서 금고에 넣을 가치가 있을 정도로 훌륭하게요. 그러니 지난번에 보낸 끔찍한 편지는 꺼내서 불살라 주세요. 아저씨가 그걸 읽었다는 건 생각하기도 싫어요.
많이 아파서 시무룩하고 속상한 대학 새내기를 쾌활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아저씨는 사랑스러운 가족과 친구가 많을 테니까 혼자라는 느낌이 어떤지 잘 모르실 거예요. 하지만 저는 너무나 잘 안답니다. 안녕히 계세요. 다시는 못되게 굴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아저씨가 제 글을 읽는다는 걸 이제 알았으니까요. 그리고 또 다른 질문으로 아저씨를 귀찮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할게요.
아저씨는 아직도 여자애를 싫어하세요?

존 그리어 고아원 세탁실 창문 옆에 움푹 들어간, 그래서 격자 뚜껑으로 덮어놓은 조그만 구멍이 기억나세요? 해마다 봄에 두꺼비가 나타날 즈음이면 저희는 두꺼비를 잡아서 그 창문 구멍에 넣어두곤 했어요. 그래서 거기에 있던 두꺼비가 가끔 빨래통에 떨어져서 세탁하는 날에 아주 재미난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지요. 그렇게 했다는 이유로 저희 모두 심한 벌을 받았지만 그래도 두꺼비 잡는 걸 포기하진 않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 저, 지루하실 테니까 자세히 말하진 않을게요 - 어찌어찌 해서 제일 통통하고 커다랗고 물이 잔뜩 오른 두꺼비 한 마리가 이사실에서 가죽으로 만든 커다란 안락의자 가운데 하나에 앉은 거예요. 그날 오후 이사회는 열리고……. 아저씨도 그 자리에 계셨을 테니까 나머지는 아시겠죠?
시간이 꽤 흐른 다음에 차분히 돌아보니 그때 벌을 받은 건 아주 당연하고 -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 적절한 것 같아요.
제가 이런 걸 회상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봄이 오고 두꺼비가 다시 나타나니 예전처럼 두꺼비를 잡고 싶은 본능이 살아나는가 봐요. 요즘 제가 두꺼비를 안 잡는 유일한 이유는 두꺼비를 잡으면 안 된다는 규칙이 없기 때문이에요.

지금 저는 샐리네 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학을 보내요. 샐리네 집은 고풍스럽게 지은 커다란 벽돌집인데, 도로에서는 하얗게 단장한 집으로 보여요. 제가 존 그리어 고아원에 있을 때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저 집 내부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하던 바로 그런 집이에요. 제 눈으로 직접 보리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지금 제가 바로 그런 집에 있네요! 뭐든지 포근하고 아늑한 게 정말 집 같아요.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분위기에 흠뻑 젖어든답니다.
이곳은 아이들이 지내기에 정말 완벽한 집이에요. 숨바꼭질하기에 좋은 컴컴한 구석, 팝콘을 튀겨먹기에 좋은 벽난로, 비 오는 날에 재미있게 노는 다락방, 바닥에 편편한 손잡이가 달린 미끄러운 난간, 햇볕이 잘 드는 굉장히 커다란 부엌, 십삼 년을 함께 살며 아이들한테 언제라도 빵을 구워주려고 밀가루 반죽을 항상 조금씩 남겨두는 친절하고 명랑한 뚱보 요리사 아주머니가 있으니까요. 이런 집에서 지내다 보니 아이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마저 들어요.
그리고 가족들! 아, 가족이 이렇게 좋을 수 있다는 건 꿈에도 몰랐어요. 샐리한테는 아버지랑 어머니랑 할머니, 고수머리 네 살짜리 꼬마 여동생이랑 발 닦는 걸 항상 잊어버리는 평범한 체구 남동생, 그리고 지미라고 하는 키가 크고 잘생긴 오빠가 있는데 프린스턴 대학 삼 학년이에요.

제가 말씀드린 가족에게 보내신 수표가 어제 도착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점심을 마친 직후에 체육 시간을 빼먹고 곧장 그곳으로 갔어요. 큰딸이 좋아하는 얼굴을 아저씨가 보셨다면 정말 좋았을 거예요! 정말 놀라고 행복하고 마음이 놓여서 다시 젊어진 것 같았어요. 하기야 이제 스물다섯밖에 안되네요. 너무 안쓰럽지 않으세요?
어쨌든, 지금 큰딸은 좋은 일이 한꺼번에 들어온다며 좋아해요. 앞으로 두 달 동안 작업할 일감이 생겼거든요. 결혼하는 손님이 혼숫감 일체를 맡겼대요.
그 집 어머니는 조그만 종이쪽지 한 장이 백 달러라는 사실을 깨닫고서 “좋으신 하느님 고맙습니다!” 하고 소리쳤어요.
그래서 제가 대답했어요.
“그건 좋으신 하느님이 보내신 게 아니에요. 키다리 아저씨가 보내신 거예요.” (실제로는 스미스 선생님이라고 했답니다.)
“하지만 그분 마음속에 그런 생각을 넣어주신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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