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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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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 지음| 손미 사진| 서랍의날씨 |2018년 08월 31일 (종이책 2018년 09월 0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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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정보
    출간일 2018년 08월 31일 (종이책 2018년 09월 06일 출간)
    포맷용량 ePUB(8.62MB, ISBN 9791161690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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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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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한국에세이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집 《양파 공동체》의
시인 손미, 첫 산문집 출간!

“여전히 가난하고 여전히 계획 없고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
진심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상세이미지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 도서 상세이미지

목차

내가 사랑했다는 소문
무엇들
산서로
눈의 횡단
이상한 이야기
흰 날

내가 살아 있다는 소문
너무 긴, 골목
나를 지배하는 여자
기차는 어떻게 견디나
볼록이라는 숨
우편함

내가 쓰고 있다는 소문
서른여섯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
나는 착한 사람입니까?
다이얼
서울들
책이 있는 방

내가 거기 있다는 소문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별의 폭설
사방을 수신하는 시간
부산

저자소개

저자 : 손미

엄마 없는 염소가 나무에 묶여 있는 것을 보며 슬퍼하는 아이였다. 이런 감성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수학도 싫고 체육도 싫고 규칙도 싫었다. 창가에 앉아 낙서하고 편지를 쓰다가 글을 쓰자고 생각했다. 소설 쓰려고 입학한 문예창작학과에서 숙제로 쓰던 시가 점점 좋아졌다. 그러다가 2009년 시인이 됐다. 5년 만에 《양파 공동체》라는 시집도 냈다. 시 쓰고, 비밀스럽게 소설도 쓰고, 꿈꾸고, 산책하고, 식물을 기르며 지내고 있다. 매일 걷는다.

책속으로

이제 그는 없지만, 사랑도 미움도 오래전에 사라졌지만 가슴이 먹먹할 때면 산서로를 찾는다. 그곳에 가면 순한 사람이 곁에 있는 것처럼 안심이 된다. 마음이 꼬인 날, 같은 길을 돌고 돌다 보면 꼬깃한 마음이 착해진다.

산서로.
꽃비가 흩날리는 모습을 묶인 개 한 마리가 멍하니 바라보는 곳. 그곳에 가면 안으로 잠긴 말을 컹컹 토하면서 울 수 있다. 순해질 수 있다.
- [산서로] 중에서

그가 나의 피부를 조금 벗겨 가 거기에 편지를 쓰고 그걸 누군가에게 주고 그 사랑이 끝나고 절망하고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고 죽고 어떤 혹독한 겨울에 태어나고 어쩌면 나무가 되고 우리가 단 한 번도 같은 모양으로 만날 수 없다고 해도 이 이상한 병을 나눠 가질 수 있는 무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따뜻하겠지.

살아라. 지금처럼 살아라. 바람을 시켜 등을 밀어 주는 거. 그런 차가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이 겨울을 사랑해서, 또 병이 돋는다.
- [흰 날] 중에서

문청 시절 함께 습작했던 동료들도 이 무거워진 시간을 어정쩡하게 짊어지고 있다. 누구는 공로를 통째로 뺏어 가는 상사 앞에서, 누구는 우는 아기를 안고, 누구는 별로 안 훌륭한 사람의 자서전을 대필하면서, 누구는 남의 시집 원고만 교정보면서 막막해지는 것이다.
그러다가 마감 날짜가 다가오면 퇴고 덜 된 시를 전송하면서 또 죄송한 거다. 그냥 막 여기저기에 미안한 거다. 부끄러운 거다.
- [서른여섯] 중에서

삼십 대 시인들을 만나면 대화 주제는 자연스럽게 돈이 된다. 서울에 사는 친구들은 방값 내고, 라면 사고, 담배 사고, 읽고 싶었던 책 사면 월급이 사라진단다. 그래서 우리는 창작 기금에 공모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낙담하고 다시 기다리면서 혹시나 하는 희망으로 산다.
돈을 버는 일에 골몰하느라 시를 남는 시간으로 미뤄 두기도 하고, 그런 시간이 반복되면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결심한 듯 사표를 던지고, 견딜 수 없을 때쯤 다시 누군가의 먹잇감이 되기 위해 이력서를 쓴다.
-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 중에서

몽골 고비에선 짐승의 뼈가 풍화되고 있었다. 아직 몇 개의 이빨이 붙어 있는 턱뼈 같은 거.

풀을 씹었던 턱이 이제는 숭숭 지나는 바람을 씹고 있었다. 거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무릎뼈 한 조각,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는 정강이뼈 한 조각. 그런 식으로 하나의 몸이 해체되고 있었다.

저 멀리선 아직 살아 있는 뼈의 동족들이 지나간다. 뼈들은 바닥 가까이 귀를 대고 누웠으니 지나가는 동족의 발소리를 선명하게 듣고 있으리라.
- [별의 폭설] 중에서

출판사서평

삼십 대 시인의 문학적 고민과 자전적 고백들.
옛사랑의 쓸쓸함, 유년 시절의 외로움과 상실감, 밥벌이의 지난함,
뒤로 밀리는 시에 대한 죄책감과 다짐 등을 담아…….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첫 시집 《양파 공동체》로 주목을 받았던 손미 시인이 첫 산문집을 엮었다. 주로 《시인동네》에 연재했던 글들을 다시 손보고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얹었다. 저자는 삼십 대 시인으로 살아가며 겪는 문학적 고민과 밥벌이의 지난함을 고백한다. 아울러 사랑, 여행, 누군가의 죽음 등을 통해 얻은 상념과 감성을 담담하면서 시인다운 유려한 목소리로 풀어낸다.

책에 실린 글들은 시인인 ‘나’를 둘러싼 소문과도 같다. 기본적으로는 시인이 흘리는 나에 대한 소문(疏文)이기도 하면서, 남들이 시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추정하는 소문(所聞)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책은 크게 ‘내가 사랑했다는 소문’, ‘내가 살아 있다는 소문’, ‘내가 쓰고 있다는 소문’, ‘내가 거기 있다는 소문’이라는 4개의 구성으로 나뉘어 있다. 시인이 ‘나’에 대한 소문을 내는 이유는 소통이다.

“내가 무언가를 쓸 수 있는 사람인가 아직도 의구심이 듭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첫 장에서 시인은 옛사랑의 쓸쓸함을 이야기한다. 이별을 겪은 시인은 추억이 얽힌 장소에서 옛사랑을 회고하거나 잊기 위해 폭설이 내리는 설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유빙이 있다는 그곳에 가서 너를 버리리라. 그렇게 잊으리라” 다짐하던 시인은 결국 “살아라. 계속 살아라. 위로해 주는 것 같아서. 매서운 바람이 따뜻해서. 눈물이 핑 도는 거다”라며 위로를 얻곤 한다. 그곳에서 “안으로 잠긴 말을 컹컹 토하면서” 울고 나서 다시 삶을 이어 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삼십 대 시인으로 살아가는 고단함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시인의 고백은 더욱 솔직해진다. 등단 직후 자신의 이름이 불리지 않아 두려웠던 날들, 밥벌이를 위해 뒤로 미뤄야만 하는 시에 대한 죄책감, 안정된 직장 없이 여러 직업을 전전하는 힘겨움 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제 삼십 대가 되니 시를 쓴다는 것과 시로 이름을 알리는 것과 시를 이용해 약간의 돈을 번다는 것과 그 돈으로 한 달을 사는 것은 같은 동그라미 안에 있다.”

문학만 할 수 있다면 돈도 필요 없다던 독기가 빠지는 삼십 대임에도 시인은 포기하거나 기죽지 않는다. ‘시인은 평생 행복하면 안 되는 족속 같다’는 다른 시인의 말을 단박에 알아듣는 상황에서도, 지금은 쓸 수 있어서 감사하고 안심하며 자신을 위로한다.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여전히 가난하고 여전히 계획 없고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 진심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여전히 시인은 “먹고살려는 나를 끝없이 경계”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시가 울컥 튀어 올라왔던” 나를 찾고 있다. 고독하고 가난하더라도 시를 쓰고 문학을 하면서 남들이 정해 놓은 방식대로 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시인은 오늘도 노트를 펴고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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