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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한창훈 지음| 한겨레출판사 |2018년 02월 05일 (종이책 2017년 01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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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정보
    출간일 2018년 02월 05일 (종이책 2017년 01월 02일 출간)
    포맷용량 ePUB(31.49MB, ISBN 9791160401318)  |  PDF(6.06MB, ISBN : 9791160401318)
    쪽수 264쪽(PDF기준)|
    • 세종도서 문학나눔 > 2017년 상반기 > 2017년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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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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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훈 에세이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2015년 5월부터 2016년 7월가지 '한겨레 21'에 연재한 《한창훈의 산다이》를 정리해 묶은 책이다. '산다이'는 거문도 방언으로 축제, 여흥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한창훈 식 노는 법에서 나왔다. 작가는 불안에 떨며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쫓기듯 놀지 말라고, 쪽방에 갇혀 시험 준비만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라고 말한다.

목차

작가의 말
암튼, 산다이다
거북손에게 정말 미안하다
쪽배로 태평양을 건널 생각이다
최경엽전(傳)
‘대강’의 제왕
표준어 거부 운동을 제안한다
장어는 우리가 다 잡아먹었다
우편배달부는 언제 벨을 울리나
주아와 수연이
우측통행을 하면 알파파가 나온다?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견딜 수 없이 짙고 푸른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죽음의 품위
살려면 배가 한 척 있어야
벤치의 나이테
말에서 떨어진 이유
나는 대가리가 좋다
그 직업에 대한 단상
그 사람
북서풍 붑니다. 소주 마십니다 ...

저자소개

한창훈

저자 : 한창훈

저자 한창훈은 남쪽 바다 멀고 먼 섬, 거문도에서 태어났다. 자연스럽게 섬의 언어와 정서를 얻었다. 그것을 기반으로 20년 넘게 전업작가 짓을 하고 있다. 종종 실업작가로 착각하곤 한다. 원고 쓰면서 날밤 새운 적 없다. 그러나 마감 펑크는 딱 한 번 냈다. 그것도 죽으라고 써서 좀 늦게 냈다. 욕을 잘하고 웃기는 소리도 종종 한다. 그 외는 침묵한다.
약속 잘 지키자, 외에도 생활신조를 몇 개 더 가지고 있다. 사람을 볼 때 51점만 되면 100점 주자(그럼 50점 이하는?), 목마른 자에게는 물을 주어야지 꿀 주면 안 된다(상대가 원하지 않는 것을 주고 나서 으쓱하는 사람들 의외로 많다), 중요한 것은 진심보다 태도이다(우리는 자신을 대했던 태도로 타인을 기억한다), 미워해야 할 것은 끝까지 미워하자(당장 전두환을 떠올려보자), 땅은 원래 사람 것이 아니니 죽을 때까지 한 평도 소유하지 않는다(가까운 사람들이 엄청 한 심해한다), 따위이다.
지금도 그 섬에서 낚시하거나 마을을 어슬렁거리며 혼자 살고 있다. 이건 팔자로 받아들이고 있다.
소설집 《가던 새 본다》《세상의 끝으로 간 사람》《청춘가를 불러요》《나는 여기가 좋다》《그 남자의 연애사》《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 장편소설 《홍합》《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열여섯의 섬》《꽃의 나라》《순정》 산문집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어린이 책 《검은 섬의 전설》《제주 선비 구사일생 표류기》 등을 냈다. 한겨레문학상, 요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받았다.

책속으로

한국 사람 한국말 쓰고 영국 사람 영어 쓴다. 두 언어는 하나도 안 닮아 있다. 물론 여러 외국어가 들어와 섞여 쓰이고는 있다. 글로벌 시대니까. 어제도 나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 한 단어씩 붙여서 이렇게 말했다. “핸들 이빠이 꺾어.” (〈암튼, 산다이다〉, 13쪽)

미래에 대한 불안은 현대사회 최고의 상품이다. 국가와 회사는 불안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부려먹고 빨아먹는다. 거기에 대항하는 최고의 방법은 불안해하지 않는 것. 나는 바둑을 둘줄 모르지만 이세돌 9단의 가장 큰 장점이 상대의 의도대로 따라주지 않는 거라고 들었다. 멋진 자세다. (〈암튼, 산다이다〉, 18쪽)

사람들이 존경하는 이를 유난히 싫어하는 놈들은 늘 있기 마련인 데다 명색이 대통령이었으니까 몽둥이 든 경호원이라도 한 명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허리 구부러진 문지기라도. 그러니까 그 양반 농장 앞에서 나는 대한민국 소설가인데 무히카 씨를 만나러 비행기 타고 왔다고 말하면 들여보내주겠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나는 내 섬마을에서도 시인으로 종종 잘못 불리는데 말이다. 또 여기저기 숱한 매체들이 날마다 찾아올 텐데 개인에게 일부러 시간을 내줄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궁리한 끝에 지구 반대편에서 혼자 배 몰고 찾아왔다고 한다면 만나줄 거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마치 사흘간 무릎 꿇고 있으면 제자로 받아주었던 무림의 고수처럼. 무릎 꿇는 것보다는 항해가 낫다. 그러니 까짓것 무조건 가보는 것이다. 나는 지구인인데 이 행성 어딘들 못 간다는 게 말이 되는가. (〈쪽배로 대서양을 건널 생각이다〉, 36쪽)

높은 사람을 뽑으려고 선거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명령에 따라야 하고 하사품에 감격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소리이다. 존 레넌은 이미 노래했다. “우리 머리 위에는 푸른 하늘만 있다.” 그렇기에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110쪽)

사람들은 곧잘 “당신에게 있어 바다란 무엇인가요?”라고 내게 묻곤 한다. 일전에 낸 책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다시 되풀이하는 이유는 최근에 어떤 사람이 이따위 질문을 또 해왔기 때문이다. 섬과 바다가 배경인 소설을 계속 써왔기에 이 질문을 하는 모양인데 이럴 때마다 짜증이 난다. 나는 되물어버린다. “귀하의 인생에서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가 물어오면 이렇게 대꾸한다. “기자라는 직업이 귀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방송국이면 “방송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해버린다. 눈치를 챈 사람은 그저 웃고 말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름 대답을 하긴 한다. 하지만 뭐 색다른 건 나오지 않는다. 매력 있는 대답을 하지 못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바다는 그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일 뿐이니까. 질문은 디테일을 건드려야 좋다. “언제 바다가 가장 아름답나요?” 이렇게 물어오면 대답하기가 수월하다. “가을이죠. 특히 10월, 11월 바다가 아주 파랗고 맑습니다.” (〈견딜 수 없이 짙고 푸르른〉, 111쪽)

어쩔 수 없이 연단에 올라섰는데 역시나 아이들은 상당히 떨떠름하고 적잖이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씨발, 저건 또 뭐야?’ 이런 분위기 말이다. 벌써부터 교사들이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을 윽박지르는 모습이 들어왔다. 나는 먼저, 연예인이 아니라서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그 애들은 웃지도 않았다. 그리고 교사가 지나가면 남학생, 여학생 모두 곧바로 몸을 비틀고 다리를 떨며 떠들기 시작했다. 맨 앞줄 몇몇만 빼고. 이럴 땐 문학이고 지랄이고 방법 하나밖에 없다. 내 이야기를 하는 거 말고 뭐가 있겠는가. 나는 고등학교를 광주에서 다녔다. 2학년 때 5·18을 겪었으며 사람들이 총 맞고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 술과 담배를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혼자 이렇게 선언했다.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122쪽)

학생들을 만나자. 우선 사과부터 하자. 너희 친구들을 터무니없는 죽음으로부터, 너희들을 충격과 공포로부터 지켜주지 못한 못난 어른이어서 미안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바다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싶었다. 미워해야 할 대상은 바다가 아니라 그런 사고를 내고 먼저 도망가버린,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뒷수습이라고 한, 아직도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피해자들을 이간질하는 것도 모자라 악랄하게 공격하고 있는, 같은 시대 같은 공간 속의 어떤 사람들이니까.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 126쪽)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 하나 덧붙인다. 시험 쳐서 학교에 들어가던 시기, 광주에 전라남도 명문이라고 불린 모 고등학교가 있었다. 시내 깡패들이 학교 주변에서 얼쩡거리며 아이들을 협박했다. 그런 일이 계속되자 학생들은 스스로 대책위를 꾸렸고 집단으로 쫓아나가 깡패들과 한바탕 ‘접전’을 벌였다. 그리고 이겼

출판사서평

문학이고 지랄이고,
우리 머리 위에는 푸른 하늘만 있다

“자유로운 영혼. 이거 멋지지 않은가. 위정자들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자들을 무서워한다. 그들이 무서워할 젊은 영혼이 많은 것, 그게 정상적인 국가이다. 그러니 좆도, 산다이 하면서 놀자. 놀아도 내일은 또 오더라.”

소설가 한창훈의 에세이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가 출간되었다. 2015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한겨레21〉에 연재한 〈한창훈의 산다이〉를 정리해서 묶었다. ‘산다이’는 거문도?방언으로?축제,?여흥이란 뜻이다.?그러니까 이 책은 ‘한창훈식 노는 법’에서 나왔다. 작가는 불안에 떨며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쫓기듯 놀지 말라고, 쪽방에 갇혀 시험 준비만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라고, 맑은 날씨를 즐기며 행복해지자고, 느닷없이 어울리자고,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고 덤비니까 청춘이라고 말한다.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섬사람들과 작가 자신이 겪은 인생의?편린들을 스물여덟 꼭지의 글에 조금씩 나누어 적으면서 말이다. 작가 한창훈의 삶과 사람, 바다가 궁금했던 이들이라면 이 책이 딱 알맞다. 그 모든 게 오롯이 담겨 있으니까. 스물여덟 꼭지의 글은 모두 펄떡이는 생선처럼 종이 위에서 살아 있다. 거칠지만 우직한 파도처럼, 가난해도 온전하게 살려고 애쓰는, 철학자가 쓴 어려운 책에서 배운 게 아닌 생활에서 이미 배운 자유로움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작가가 늘 메고 다니는 흙색 바랑처럼 군더더기 하나 없다. 배 한 척 끌고 가듯 책 한 권 들고 나가 지친 가슴에 작가가 풀어놓은 문장들을 ‘마이구리(물고기 따위를 많이 잡아 가득히 싣는 것)’ 하기만 하면 된다. 좆도, 하고 한번 내지르고, 산다이 하면서 읽으면 된다. 내일은 또 올 거고, 그 내일도 오늘처럼 우리가 만들 테니까.

아아, 우리에겐 이렇게 멋진 아저씨도 있다

“존 레넌은 이미 노래했다. “우리 머리 위에는 푸른 하늘만 있다.” 그렇기에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토요일이면 노란 리본을 달고 광장에 나가는 것 말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들에게 어떻게 책을 읽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 에세이는 조금 다르다. “이럴 땐 문학이고 지랄이고 방법 하나밖에 없다”며 웃지도 않는 학생들을 앞에 두고 꺼내야 했던 말들로부터 출발했으니까.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2학년 때 5·18을 겪으며 사람들이 총 맞고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술과 담배를 시작했던, ‘공부는 이쯤에서 마치는 거로 한다’고 홀로 선언해야 했던 작가 자신의 이야기에서 시작했으니까. 그렇다고 고생담이 영웅담이 되고야 마는 보통 꼰대 아저씨의 글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되라고는 말 못 한다 각자의 인생이 있으니까, 학생들에게 우선 사과부터 하고 싶다, 워낙 살기 힘든 시기지만 이 거대한 외로움을 한 개인에게 통째로 짐 지우지 말자고 말하는, 술이 아니라 ‘솔로인solo人데이’를 권하는 꼰대 아저씨 본 적 있나? 한창훈이란 작가는, 아니 이 아저씨는 진짜 좀 멋있다. 우리 머리 위에는 푸른 하늘만 있어야 하듯, 우리 머리 아래에도 이런 아저씨들이 좀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바다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싶다

한창훈은 바다의 표정과 바다의 기분을 볼 수 있는 작가다. 날마다 바다를 바라보고,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바다를 바라보고, 노을이 지면 노을이 지는 바다를 바라보니까. 작가에게 바다는 통째로 화장실이기도 하고, 할머니의 삶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그저 푸르고 거대한 한일자이기도 하다. 낚시를 하기 위해 배를 타고 나가 바다와 일대일로 대면하기도 하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기도 한다.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필요한 것 중 없어선 안 될 가장 중요한 게 또한 바다다. 그에게 여름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산다이’이며,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면서 가을 바다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고마운 가장 아름다운 바다다. 겨울 바다는 존재에 대해 끙끙 앓는 시공간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언젠가부터 봄 바다는 오해를 풀어주고 싶은 바다가 되었다.

“미워해야 할 대상은 바다가 아니라 그런 사고를 내고 먼저 도망가버린,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뒷수습이라고 한, 아직도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피해자들을 이간질하는 것도 모자라 악랄하게 공격하고 있는, 같은 시대 같은 공간 속의 어떤 사람들이니까.”

작가는 말한다. 바다란 처음부터 그 자리에서 그 모습으로 출렁이고 있는 존재니까 두려운 곳이 아니라 우리가 기댈 수밖에 없는 장소이자 보듬어야 할 대상이라고. 어떤 사람이 되라고는 말 못 한다, 타인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주는 그런 사람만큼은 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그리고 작가는 결국 그 당부가 부끄럽지 않도록 지난(2016년) 1
12월 10일?일을 벌였다. “‘바다가 육지라면’ 걸어서 가겠지만 바다가 육지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부디 바라건대 바닷가 앞에 차벽을 세워 우리의 행진을 강제로 막아주면 고맙겠다”는 말과 함께 검푸른 바닷물이 넘실대는 거문도 바다에 섬사람들과 힘을 모아 배를 띄우고 해상 촛불집회인 어선 퍼레이드를 벌였다. 바다를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 새로운 세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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