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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바다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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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도 잇신 지음| 임희선 옮김| 달의시간 |2020년 02월 05일 (종이책 2019년 1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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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20년 02월 05일 (종이책 2019년 12월 10일 출간)
    포맷용량 ePUB(21.89MB, ISBN 9791159314575)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9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9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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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이상한 세계 속에 보편적인 이야기를 숨기는
일본의 문제적 영화감독 이누도 잇신의 첫 소설
인생을 열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

영화감독, 광고디렉터, 극본가인 이누도 잇신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황색 눈물〉 〈구구는 고양이다〉 등의 영화에서 보여준 독특한 감수성으로 두터운 팬층의 사랑을 받았다. 이누도 잇신의 이름을 모르더라도 그가 만든 영화를 보고 일본영화의 매력에 빠진 한국 팬은 상당히 많을 것이다. 《세계의 끝 바다의 맛》은 그의 첫 소설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 카몬의 시선을 따라 하나의 연극이 가까스로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쫓아가는 이야기다. 연극배우를 두고 흔히 배곯는 직업이라고들 하지만 그런데도 그 세계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그 세계 밖의 사람들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음이 분명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들도 대개 연극판을 거쳤다고 하잖는가. 《씨네21》 편집장 주성철은 추천사에서 “어차피 세상 사람 모두 매일 연기를 하며 살아간다”고 운을 떼면서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영화 〈버드맨〉에 빗대어 “작품 주변을 둘러싼 공기와 일상, 그리고 크고 작은 일들이 흥미롭고 생생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연극이 현실이고 현실이 곧 연극인 사람들의 세계, 일단 한번 빠져들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어려운 무대의 공기를 독자로 하여금 한껏 들이켜볼 수 있게 하는 소설이다.

극단 〈자유연기〉의 시니어 총괄 매니저 카몬 게이타는 배려심과 이해심이 많은, 처진 눈이 매력인 50대 아저씨다. 배우를 하다가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그만둔 후, 지금은 극단의 시니어 총괄 매니저를 맡고 있다. 그가 속한 〈자유연기〉는 〈신작 페스티벌〉 준비가 한창이다. 〈신작 페스티벌〉은 해마다 돌아오는 연극계의 가장 큰 행사로, 새로운 희곡 세 편을 연달아 발표한다. 그런데 이 행사에 올릴 하이라이트 연극의 극본을 쓰고 있던 극작가가 돌연 사망하면서 〈자유연기〉는 비상사태를 맞는다. 〈신작 페스티벌〉의 펑크 난 무대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타개책으로 40년도 더 된 전설의 연극 〈나의 친구, 세카이를 향해〉를 되살려 무대에 올리기로 하는데, 문제는 〈나의 친구, 세카이를 향해〉는 아직 미완의 연극이라는 것. 카몬은 〈신작 페스티벌〉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그 시절 홀연히 사라진 극작가를 찾아 어떻게든 뒷부분을 쓰게 해야 한다...!

상세이미지

세계의 끝 바다의 맛 도서 상세이미지

목차

서막. 내 이름은 카몬

1. 불행을 고치는 약은 희망뿐이다
―〈나의 친구, 세카이를 향해〉 제1막

2. 반짝인다고 다 금이 아니다
―〈나의 친구, 세카이를 향해〉 제2막

3. 왕에게 편한 잠은 없다
―〈나의 친구, 세카이를 향해〉 제3막

종막. 우리는 꿈과 같은 존재다

저자소개

저자 : 이누도 잇신

영화감독, 광고디렉터, 극본가. 1960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감독한 작품으로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황색 눈물〉 〈구구는 고양이다〉 등이 있다.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을 영화화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처음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부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일본 청춘영화의 선두주자다. 이누도 잇신의 영화는 그 자신의 말을 빌리면, ‘이상한 곳으로 들어가고, 특이한 사람들 때문에 놀라기도 하지만 결국은 이해하게 되는’ 구조를 취한다. 그의 첫 소설 《세계의 끝 바다의 맛》은 이누도 잇신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새로운 장르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국내 독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역자 : 임희선

일본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으며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 한일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일본 호러 걸작선》 《밀실을 향해 쏴라》 《잃어버린 것들의 나라》 《료마전 1~4권》 《걸》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사랑》 《브라스밴드》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태연한 온도로 산다는 것》 《죄의 목소리》 등 다수가 있다.

책속으로

“뭐랄까,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네가 연기하는 걸 보면 답답해지거든. 배우 말고 어디 딴 데 더 좋은 게 없나 두리번거리는 느낌이 든단 말이야. 일단 이름부터 바꾸고,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봐. 작정을 하란 말이다. 그러다 안 되면 그때 가서 생각하는 거지. 안 그러면 연기를 어떻게 하냐? 장래 계획 다 세워가면서 연기하는 배우 봤어?”
p.19

다키가와가 이런 말을 했다.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연기자라는 호칭에는 적응이 안 된다. 너무 위험한 말이다. 자기를 비웃듯이 일반인들과 구별해놓고, 한편으로는 그 점 때문에 쓸데없는 자만심이 생겨서 자기들끼리 모여 희희낙락하는 면이 있다.’
“일단 연기자라는 명함만 달면 무슨 짓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문제야.”
가벼운 마음으로 연기자라는 말을 쓰던 카몬은 그런 의견이 아주 신선하게 다가오면서도 약간 찔렸다.
그런 다키가와가 ‘연기자’를 그만두겠다고 한다.
p.34

각자의 일상에 관해서는 아무 할 말이 없어도 함께 들여다봐야 할 대본이 있으면 마치 아무리 퍼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이야깃거리가 끝도 없이 솟아 나왔다. 서로에게 말해야 하는 세세한 부분들이 항상 보였고, 그런 이야기들은 한껏 부푼 상상이 되었고, 때로는 끝날 줄 모르는 망상이 되어 지칠 줄 모르는 이야기로 흘러넘치곤 했다.
다키가와처럼 대단한 배우를 마주하고 있어도 대본이라는 의지할 곳만 있으면 두려움 없이 함께 설 수 있었다.
그런 대본이 사라진 지금, 카몬은 다키가와를 마주하며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할 말을 찾아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p.37

“난 내가 싫어하던 ‘연기자’라는 게 내 몸에도 완전히 배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사실 연기는 상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야 제대로 되는 거지.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불합리하고, 잔인하고, 몰상식한지, 그 말도 안 되는 부분을 받아들여야만 가능한 일이야. 그런데 일상적인 자기 생활로 돌아가서도 그렇게 자기 멋대로 자유롭게 지내는 것을 특권처럼 누리는 인간들이 난 정말 꼴 보기 싫었어. 한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나도 똑같은 부류가 되어 있더군. 직업은 배우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나도 그런 연기자일 뿐이더라고.”
p.52

“자네도 나이 먹으면 알게 돼. 눈앞에 있을 때는 꼴도 보기 싫고, 언젠가 내 손으로 죽여버려야지 하고 벼를 만큼 이를 갈았어도 지나고 나면 그런 사람하고 했던 일이 제일 그립더라고.”
“사실 일할 때는 말도 못 했지. 도야마 씨가 채근해서 몇 번씩 수정하고 고치고, 그때마다 도야마 씨한테 디자인한 그림을 보여주고. 연출하는 고미야마 감독은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토라지고, 현장 분위기는 험악하고. 게다가 막상 최종적으로 오케이를 받은 디자인을 보면 처음이나 별 차이 없이 그냥 아주 쪼끔 달라졌을 뿐이고. 그런데 말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아주 쪼끔밖에 안 되는 그 차이가 관객들에게 전혀 다르게 다가간다는 사실을 나도 알고 있었어.”
p.116-117

출판사서평

일본 청춘영화의 선두주자
이누도 잇신, 그가 소설을 쓴다면?

2000년대 초반 스폰지하우스, 씨네코드 선재 등 독립영화 전용관이 문을 닫기 전의 시절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이누도 잇신을 모를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지만 실은 그 이전에 이누도 잇신이 있었다고 하면 과한 소개이려나.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그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그 여운이 어찌나 잔잔하게 오래가는지 여전히 재상영을 거듭할 정도다. 여하튼 이누도 잇신의 이름만 들어도 반가울 독자들에게 그가 쓴 첫 소설이 국내에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알린다.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누군가는 뜨겁게 살아가고 있다

이누도 잇신의 영화는 그 자신의 말을 빌리면, ‘이상한 곳으로 들어가고, 특이한 사람들 때문에 놀라기도 하지만, 결국은 이해하게 되는’ 구조를 취한다. 이는 《세계의 끝 바다의 맛》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주인공 카몬이 들어간 세계에는 은퇴를 선언하는 원로배우도 있고, 까탈스럽고 변덕스러운 여배우도, 종잡을 수 없는 천재 극작가도 있다. 카몬은 배우들의 세계에 들어가 별난 사람들을 만나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겪지만, 그 과정에서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게 되고 지키려고 힘쓴다. 카몬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 도처에서 배경처럼 존재하는 모든 사람이다. 주인공이지만 결코 다른 인물보다 튀지 않고 만능 인간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이런 사람이 있기 때문에 빛이 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빛나는 소수의 사람보다 묵묵히 수수하게 살아가는 다수의 사람이 세상에는 훨씬 많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제 일에 마음을 다하는 사람,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아는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개성 강한 인물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카몬을 응원하게 된다.

세상살이에는 서툴지만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만큼은 베테랑인 사람들에게
이누도 잇신이 바치는 경외와 존경

“배우라는 특수한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을 존경한다. 배우는 대부분의 사람이 할 수 없는 선택이다. 하물며 이 일을 오랫동안 계속하면서 성과를 내고, 게다가 자신이 감동을 줄 수 있게 되는 건, 정말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누도 잇신

이누도 잇신의 이러한 생각은 카몬이 하는 말과 행동에 스며 있다. 애초에 카몬을 배우 되기를 포기한 사람으로 설정한 이유도 재능 없는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배우가 될 수 없다는 배우의 직업적 속성을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서다. 카몬은 그 점을 제대로 깨닫고 자기 안에서 타협한 결과, 매니저라는 직업을 택했다. 그것이 그의 행동에 기준과 동기가 된다. 진심으로 도전하고 포기한 경험이 있는 카몬의 배경 때문에 독자는 그를 신뢰하고 설득당할 수 있게 된다.

이 소설의 독특한 점이라면 가족이나 연인, 친구 같은 인간관계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가 그런 관계를 통해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연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나의 친구, 세카이를 향해〉라는 연극을 완성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이 하나의 무대에 온전히 열중하고 거기서 나오는 유대감에 집중한다.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여 애정을 가지고 하나의 일에 몰두할 때 나오는 시너지는 엄청나다. 때로는 혈연이나 애정에 기반한 관계보다 훨씬 끈끈한 유대를 형성한다. 무언가를 만드는 일과 그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 그들을 바라보는 이누도 잇신의 따뜻한 존경의 시선을 따라가본 다음에는 카몬이 사는 세계가 조금 부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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