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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의 하루 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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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희 지음| 황소자리 |2009년 05월 08일 (종이책 2009년 04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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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09년 05월 08일 (종이책 2009년 04월 14일 출간)
    포맷용량 ePUB(0.82MB, ISBN 9791185093284)  |  PDF(2.31MB)
    쪽수 288쪽(PDF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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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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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출가를 떠나라!

정석희의 『10년 간의 하루 출가』. 어느 남자가 있다. 그는 한일은행의 지점장이었으나 IMF로 인해 명예 퇴직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절망의 자리에 마냥 주저앉아 있기 보다는 <나를 찾아 떠나는 하루 출가>라는 이름으로 자신과 같은 IMF 실직자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사찰들을 찾아다녔는데…….

이 책은 저자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나를 찾아 떠나는 하루 출가>에 참여한 사람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부족하고 서툴지만 진실된 마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들려준 법문을 모은 것이다. 특히 IMF 실직자들이 10년간 100여 회에 걸친 사찰 순례 여행을 통해 서로의 아픔을 보듬었을 뿐 아니라, 순박하지만 아름답게 삶을 가꿔온 자기 수행의 기록이기도 하다.

불법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우리가 누리는 일상과 우리를 둘러싼 자연 속에 깃들어 있음을 일깨워준다. 또한 우리나라 사찰들의 계절 따라 변화하는 아름다운 풍경도 생생하게 소개하여 고단한 삶에 지친 우리 마음에 평온함을 심어주고 있다. 저자와 <나를 찾아 떠나는 하루 출가>에 참여한 사람들처럼 평화와 행복을 삶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목차

책머리에 5


1부 구름: 생각을 일으키는 그림자

홀로 가십시오 14
정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다 19
유리 항아리를 안고 산으로 가다 23
모자라서 넉넉하다 28
임종을 위로하는 방법 31
무한을 엿보는 구멍 37
This is Love 41
사형당한 지옥의 왕 46
신미대사와 소리글 50
진실보다 아름다운 전설 54
문수보살을 친견하다 58
오! 왕오천축국전 62
오리를 살리고 나라를 얻다 67
삶보다 슬픈 꿈 71
테레사 보살 75
제발 빨리 죽어주세요 80
자식이라는 상전 84
신이 ...

저자소개

정석희

저자 : 정석희

저자 정석희

1943년 경남 진주 출생. 여덟 살 때 6ㆍ25 전쟁을 겪었고, 할머니와 삼촌 그리고 아버지를 잃었다. 그해 사천군 산골마을로 들어가 할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땔나무 하고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초등학교를 마친 뒤 서당을 다녔고, 장학금 주는 곳을 찾아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공부를 했다. 중앙대 경제학과 재학 중 군에 입대해, 철들고 나서 처음으로 하루 세 끼를 밥으로 먹었다.
1971년, 한일은행에 입사했다. 지점장으로 네 번째 지점을 맡았을 때 IMF 사태를 맞았고 1998년 명예퇴직을 했다. 1999년부터 비록 퇴직했지만 같은 직장이라는 인연으로 만난 이들끼리 전국의 이름난 산사들을 찾아다녔다. '나를 찾아 떠나는 하루 출가'라고 이름 붙인 우리의 여행은 10년 동안 100회를 넘겼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 서툴게 들려주기 시작한 법문이 두툼하게 쌓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1남 3녀를 두었고, 저서로는 수필집 《보리는 늦가을에 씨를 뿌렸다》가 있다.

책속으로

그날 나는 은행을 그만둔 뒤 처음으로, 그것도 뜻하지 않게 혼자 걸어야 했다. 내 나이 쉰여섯. 누구에게 말을 걸고 싶지도 않았다. 아직도 가슴을 짓누르는 울분과 허무를 어금니 사이로 토해내면서 쉬지 않고 묵묵히 걸었다. 땀이 살갗을 비집고 나와 땅으로 곤두박질친다. 내 것이 쏟아져서 산과 섞인다. 거친 심장 고동을 감내하며 풀무질해대는 허파와 후들거리지 않는 두 다리가 새삼 고마웠다. 매봉바위에 걸터앉아 과천 쪽을 바라보면서 아내가 싸준 김밥을 먹었다.
혼자 바람을 맞고 있으려니 평소에 못 보던 것들이 더 많이, 더 멀리 눈에 들어왔다. | 본문 15쪽, 홀로 가십시오 |

방은 지나치게 단출했다. 구석에 덩그러니 놓인 나무책상 위에 조류도감 한 권이 올려져 있을 뿐이었다. 내가 그 책에 관심을 보이자 스님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눈이 많이 쌓였던 어느 해 겨울, 암자 근처에 유난히 많은 산새들이 모여들어 지저귀는데 꼭 배가 고파서 조르는 소리로 들렸다고 한다. 측은한 마음에 스님이 마당 구석진 곳에 눈을 쓸어내고는 낟알을 좀 놓아두었더니 한 놈 두 놈 눈치를 보며 내려와서 쪼아 먹더란다. 그 일 이후 녀석들이 온 숲에 소문을 퍼뜨렸는지 이제는 때만 되면 마당 구석의 밥상 위에 온갖 새들이 다 내려앉아서 모두 한 식구가 되었다고 한다. | 본문 98쪽, 비구니 스님의 수다 |

우리가 고민해온 과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너 자신으로 돌아가라’입니다. 공이니 연기니 바라밀이니 하는 것은 곁가지입니다. 곁가지에는 열매가 맺지 않습니다. 세상을 사는 지혜와 덕목이라는 예의, 도덕, 자비, 사랑 등의 본질은 ‘입장 바꾸기’입니다. 이제 마무리를 할까요. ‘내가 남을 보듯 내가 나를 보는 것.’ 그것이 깨달음 아닐까요? 이 선생 생각은 어떻습니까. | 본문 192쪽, 깨달음이란 무엇입니까 |

출판사서평

절망의 자리에서 시작된 IMF 실직자들의 특별한 자기수행!

매달 한 번씩, 흔들리는 버스에 몸을 실은 지 10년
삶이 이토록 평온해질 줄 그때 우리는 아무도 몰랐다

저자가 이끌고 있는 모임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런 모임이 오랫동안 유지되기란 무척 어려운 법인데, 10년 간 꾸준히 하루출가를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을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됐다. 감탄과 찬사가 절로 나온다.
불법은 산중 명찰에만 있는 게 아니다. 하루하루 자잘한 일상사 속에 진리가 숨쉬고, 나와 남의 아픔을 보듬는 마음속에 부처의 가르침이 녹아 있다. 누구나 겪게 마련인 보편적 인생 경험들 속에서 순간순간 깨달음을 얻어간 저자의 글은 각별한 울림을 준다.
― 월운 스님 (봉선사 다경실茶經室)


개요

지난 겨울은 혹독했다. 수은주보다 가파르게 곤두박질치는 각종 경제지표 속에서 우리 삶은 예측불허의 미궁 속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착실히 불어났어야 할 펀드투자금은 반토막났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려던 학생들은 취업준비생이라는 딱지를 붙인 채 학교에 남아야 했다. 실직자가 급증하고, 성취와 승리의 메시지를 소리 높여 전파하던 사람들조차 좌표를 잃은 채 허둥댔다.
만만치 않은 겨울을 견디며,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리 오래지 않은 기억을 떠올렸다. 10년 전 그 겨울도 지금과 비슷했다. 그때 졸지에 삶의 터전에서 내몰린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10년 전, 어느 가장의 이야기

한 남자가 있었다. 정부수립과 전쟁, 경제개발의 현대사를 지나온 대다수 삶이 그렇듯, 그의 젊은 시절은 신산했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 장학금 주는 곳을 발 아프게 찾아다녔고, 군에 입대해서야 비로소 하루 세 끼를 밥으로 먹었다.
은행원이 된 뒤, 그의 삶은 다소 안정을 찾았다. 네 자녀를 대학 공부시키고 반듯한 사회인으로 길러내겠다던 소망도 착착 실현되는 중이었다. 사람들이 ‘중산층’이라고 부르던, 평범하고 소박한 삶이었다. 하지만 그 행복에 어느 정도 구력이 붙을 즈음, IMF 사태가 닥쳤다. 평생직장이라 믿었던 곳에서 사람들이 뭉텅뭉텅 잘려나갔다. 지점장으로 네 번째 지점을 지키던 그 역시 낙오했다.
통제되지 않는 울분과 허무를 어금니 사이로 토해내면서 그는 혼자 산에 올랐다. 쉬지 않고 걸어 당도한 청계사에는 석지명 스님이 주지로 계셨다. 스님은 그에게 말했다.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마십시오. 무엇을 원망하지도 마십시오. 나쁘기만 하거나 좋기만 한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 그리고 홀로 가십시오. 홀로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날, 그는 선명한 화두 하나를 안고 산을 내려왔다. 저자는 홀로 가는 법을 배우기 위해, 홀로 가는 법을 익혀야 할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길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말 속에서 깨닫다

이 책 《10년 간의 하루출가》는 IMF 실직자들이 절망의 자리에서 시작한 특별한 자기수행 기록이다. 책 속에는 저자를 비롯한 동료들이 사찰 순례 여행을 통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삶을 윤택하게 가꿔온 10년 간의 이야기가 잔잔하고 감동적인 풍경으로 펼쳐진다.
한 달에 한 번 ‘나를 찾아 떠나는 하루출가’라고 이름 붙인 여행을 떠나며, 저자 정석희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길동무들에게 법문을 해주기 시작했다. 고승대덕이나 전문강사를 초대할 수 없는 작은 모임이기에 회장인 그가 궁여지책으로 떠맡은 일이었다. 그 흔한 불교대학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고, 알고 지내며 가르침을 받은 스님도 없었지만 그의 말에는 유리 항아리 같던 동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힘이 있었다. 한결 편안해진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정석희는 자신의 말에 사명감을 실었다.
불법은 멀리 있지 않았고, 법문의 소재는 모든 곳에서 솟아나왔다. 신문에서 읽은 천문대 짓는 노인 이야기를 하면서는 무한과 자유에 대해, 명나라 주원장의 일화를 들려주며 적선과 자비에 대해 논했다. 《화엄경》《반야심경》등 경전을 해석하기도 하고, 때로는 종교의 벽을 넘어 가톨릭이나 기독교 교리에 천착하는 시간도 가졌다. “불교란 무엇입니까?” “깨달음이란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하며 그의 법문은 점차 깊이를 더해갔다.


길 위에 서다

은행이라는, 남들이 그토록 부러워했던 울타리 속에서 살다 하루아침에 조직에서 내동댕이쳐진 장년의 무리. 자유에 익숙하지 못했던 그들은 조직에서 살던 관성으로 끼리끼리 모이곤 했다.
사람들은 술잔을 기울이며 ‘누구는 연줄이 좋아 재취업을 한다’ ‘시골에 땅이 많은 누구는 귀농을 한다’ ‘평생 처음으로 실컷 놀아볼까 한다’는 말들을 나눴다. 그러다 평소 불교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모여, 매월 한 번씩 유명한 사찰을 순례하기로 했다. 진작부터 불교의 가르침에 귀기울이고 싶었지만, 직
장생활을 할 때에는 마음의 평화를 위해 한 조각 시간을 내는 일도 수월치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에겐 철철 흘러넘치는 시간이 있었다.
한일선우회. 한 달에 한 번, 하루짜리 출가 여행을 떠난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 없는 모임이었다. 참가비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2만 원이다. 버스 이용료, 점심값과 간식값, 고속도로 요금, 주차요금, 사찰 입장료, 여행자 보험료, 스님 법문 사례비, 공양주 보살 수고비, 기도비, 연등값 등등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액수였지만 늘상 먹고 마실 것이 넘치는 신기한 여행이었다. 참석을 못하고도 회비를 보내는 이, 떡과 물을 개인 부담으로 자청하거나 점심 식대를 단독으로 내겠다는 이, 특별 보시금을 내는 이……. 서로 셈하지 않고도 긴 세월 모임을 꾸려올 수 있었던 것은, 생의 곤곤함과 좌절을 두루 겪어내며 말없이 상대의 처지를 헤아릴 줄 아는 마음씀을 터득했기에 가능했으리라.


인생의 완성을 향해 걷다

물이 스스로 길을 내듯 자유롭게 떠난 이들의 여행은 100회를 넘겼다. 동행한 이들만도 연인원 4,000명에 이르렀다. 먼 곳은 해가 긴 날을 골라 떠났고, 도로가 막혀 차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서로 질문을 하거나 회장의 법문을 경청했다.
상원사 적멸보궁을 시작으로 웅장하고 유적 많기로 소문난 구례 화엄사, 금수산 자락의 깎아지른 절벽 위에서 그림 같은 청평호를 내려다보는 정방사,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는 절 운문사, 오랜 시간 잊혀져 있었지만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절 청량사, 시간의 깊이와 향기를 품고 있는 예산 수덕사, 고승들이 수도하는 유서 깊은 절 천장사, 원효와 혜공의 전설이 깃든 포항 오어사, 성지순례를 떠났던 인도와 네팔……. 누군가는 “대한민국에서 가볼 만한 곳은 딱 한 군데”라며 그들의 버스여행을 추천하기도 했다.
그렇게 10년. 그들의 삶은 몰라보게 평온해져 있었다. 그저 늙어가는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제 뜻처럼 되지 않는 자식들 이야기에 맞장구치며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사이, 부처의 가르침은 그들의 삶 속 깊숙이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처음 여행을 떠날 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힘겨운 인생을 건너는 전범典範이 되다

이 책《10년 간의 하루출가》에서 저자는 그동안 일행들에게 들려준 법문에서부터 계절 따라 바뀌는 전국 사찰들의 풍경, 10년을 거치며 서서히 성장해온 그이들의 행복한 인생 후반생 등을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 자체로 탁월한 법문서인 동시에 전국 각지의 사찰들을 소개하는 테마 여행서이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고단한 나날을 위무해줄 수준 높은 응원가인 셈이다.
세상이 아무리 예측불허의 지뢰밭일지라도 다친 심신을 회복시킬 묘약 역시 이 세상 안에 존재한다.
이 책 속 주인공들이 탄 버스에 함께 올라 가만히 귀를 기울이다보면 독자들은 불법이 산중 명찰에만 있는 게 아님을, 내 맘 같지 않은 세상사에 분노하거나 조급증내지 않고도 평화와 행복을 얼마든지 내 삶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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