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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해석

위대한 작가들이 발견한 삶의 역설과 희망

이창복 지음| 김영사 |2015년 08월 06일 (종이책 2015년 03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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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5년 08월 06일 (종이책 2015년 03월 10일 출간)
    포맷용량 ePUB(12.00MB, ISBN 9788934971238)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5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5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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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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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일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완성도 높은 19개 단편을 엄선하여 전문을 새롭게 번역하고, 치밀한 분석과 철학ㆍ역사학ㆍ사회학ㆍ종교학을 넘나드는 통합적 해석으로 인간의 고통과 존재의 의미를 꿰뚫는다. 우리 삶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부터 절망의 밑바닥에서 피어나는 숭고한 희망까지, 대문호가 완성한 인생에 관한 지혜가 빛나는 불멸의 명편으로 고통의 근원을 파헤치고 삶을 통찰한다.

목차

프롤로그

01 숨겨진 진실을 비추는 세상의 거울ㅡ요한 페터 헤벨
02 인간의 초인적 노력과 구원의 이념ㅡ요한 볼프강 폰 괴테
03 진리를 향한 탐험으로서의 문학ㅡ프란츠 카프카
04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이야기들ㅡ볼프강 보르헤르트
05 인간과 사회를 위한 투쟁으로서의 문학ㅡ베르톨트 브레히트
06 진정한 인간화를 위한 문학과 예술ㅡ하인리히 뵐
07 폭력의 역사와 파괴로 살펴보는 경악의 연극 미학ㅡ하이너 뮐러

에필로그
미주
찾아보기

저자소개

저자 : 이창복

저자 이창복은 국내 독문학계의 토대를 만든 원로 독문학자이자, 다방면의 문화예술 영역을 아우르며 융합 미학의 영역을 개척한 예술문화사가, 평론가, 미학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동대학교 서양어대학 학장과 부총장,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독일 쾰른대학교와 함부르크대학교에서 연구교수 및 교환교수를 지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 명예교수로 있다.
대표 저서로 《문학과 음악의 황홀한 만남》, 《독일 산문과 시》, 《독일 문학의 소재와 모티브》, 《하이너 뮐러 문학의 이해》, 《독일어 회화》 등이 있고, 역서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이너 뮐러 문학 선집》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괴테 파우스트의 서론적 3장면 연구〉, 〈프리드리히 실러의 서정시에 나타난 대립적 구조〉, 〈게오르크 뷔히너의 보이첵 연구〉, 〈레셍의 함부르크 희곡론 연구〉, 〈프란츠 카프카의 ‘법 앞에서’에 대한 해설 시도〉, 〈독일 계몽주의 문학〉, 〈젊은 베르테르의 자살. 그 행위에 대한 비판〉 외 다수가 있다.

책속으로

인생은 달리기 경주와 같다.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10여 초를 달린 후에 숨을 헐떡이면서 퍼져버리는 100m 경주의 주자가 되지 말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달리는 마라톤 경기의 주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넘어야 할 수많은 고통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고통에서 삶의 양분을 얻을 수 있는 노력과 지혜를 가져야 한다. 일찍이 괴테도 “나는 고통을 겪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고, 카프카도 우리가 겪지 않을 수 없는 “이 세상의 모든 괴로움을 통해서 발전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것은 우리가 그 평범한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귀중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는 뜻이다. 진리란 어려운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고 감지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 내재해 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보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세상을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_pp.5~6 〈프롤로그〉 중에서

헤벨은 이 과정을 언어의 대가답게 비유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첫날에 그는 여전히 옛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는 달팽이보다 느리게 걸어가면서 그에게 인사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지 않고, 땅 위를 기어가는 벌레를 짓밟아버린다. 재물에 예속된 그의 삶은 그를 비인간적ㆍ비사회적 존재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점차 지금까지 느끼지도 알지도 못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게 된다. 이제 그의 귀에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이제껏 듣지 못했던 아름다운 노래로 들려오고, 그의 눈에는 신선한 이슬의 광채와 들에 핀 개양귀비의 빛나는 붉은색이 비친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매우 친절해 보였고, 자신도 친절해졌다. 그가 어느 정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친절한 세상을 체험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인간다운 삶이 열리기 시작한다. 그 체험에서 얻은 새롭고 단순한 기쁨은 동물처럼 먹고 마시는 무절제한 소비에서는 얻을 수 없는 행복이고, 동시에 걷는 노력의 대가로 체험할 수 있는 자연과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경탄이다. 그것은 자연을 통해 순화된 인간 내면의 표현인 것이다.
_p.84 〈요한 페터 헤벨〉 중에서

형용할 수 없는 전쟁의 참상이 헤세 대위의 죽음을 통해 묘사된 장면에 이어서 다음 화요일 장면에서는 남편의 승진으로 의기양양해진 헤세 대위의 부인이 모습을 보인다. 그녀 역시 한젠 씨와 같이 전쟁의 현실과 거리가 먼 사람들에 속한다. 그녀는 이웃집 초인종을 누르고, 남편의 편지를 그녀 앞에 높이 쳐들어 흔들면서 남편이 대위와 중대장이 된 것을 자랑했고, 영하 40도의 추위에서 9일이나 걸려 쓴 편지에 감동한다. 그러나 헤세 대위 부인은 편지의 뒤에 숨어 있는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다. 그녀가 편지를 높이 쳐들고 흔들었을 때, 들것에 실려 가면서 담요 밖으로 나온 남편의 머리는 층계를 오를 때마다 계속해서 이리저리 흔들렸다. 아내에게 감동을 일으킨 40도의 추위는 헤세 대위를 위협하는 죽음의 체온인 41.6도의 수치를 상기시킨다. 그녀는 자신의 흥분된 분위기에 사로잡혀서 자신의 밖을 내다볼 수 없고, 아무것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가 화요일에 오페라 극장에 가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그녀의 붉은 입술은 피 묻은 거미 다리 같은 위생병들의 손가락을, 오페라의 큰 무대와 1,400석
을 넘는 객석은 1,400개 침상의 전염병 야전병원을 연상시킨다. 그녀는 현실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보지 못한 것이다.
_pp.198~199 〈볼프강 보르헤르트〉 중에서

브레히트는 사회개혁을 위한 새로운 연극 형식을 만들었다. 그것은 전통적인 연극 형식을 파괴하는 소위 서사극이다. 서사극에 대한 브레히트의 개념은 문학적 장르와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의 결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연극이론에 의한 전통적 연극에서는 무대 위의 인물과 관객이 일치해서 동정과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는 것과 달리, 브레히트는 관객의 비판을 일깨우고 경험을 강요하는 새로운 극 형식을 시도한다. 이것이 20세기의 연극사에 큰 변화를 가져온 서사극이다. 서사극은 관객들을 관찰자로 만들고 그들에게 무대 위의 사건을 우리 삶의 한 예로서 객관적으로 보여주어 관객들에게 감정보다 오히려 논증과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무엇이 변할 수 있고 변해야만 하는가를 보여준다. 배우는 연극의 어떤 인물과 자기를 동일시하지 않고 그 인물을 제시한다. 변증법적 투쟁은 관객들에게 판단력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 장면은 법정이 되고, 사건은 비유와 본보기가 되며, 극은 옳고 그른 행동의 실험적 증명이 된다. 그럼으로써 연극은 관객의 분석적 이성에 호소하고, 연극의 환상을 파괴하는, 그래서 새로운 이해를 일깨우는 소위 ‘기이화(奇異化) 효과’를 일으킨다.
_pp.240~241 〈베르톨트 브레히트〉 중에서

대중은 진실을 학자나 정치가나 교회에 묻지 않고 바로 작가에게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뵐은 대중에게

출판사서평

[책소개]

“어떻게 고통과 함께 살아갈 것인가?”
삶의 진리에 다가가는 독일 대문호들의 위대한 인생 강의
인생을 관통하는 깊은 통찰을 문학으로 만난다! 전쟁, 혼란, 고독, 불안, 욕망으로 점철된 근현대를 생생하게 그려낸 문학작품들. 이들은 인생의 아픔을 어떻게 대변하고 있는가. 우리는 곳곳에서 죄여오는 고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고통은 자신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독일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완성도 높은 19개 단편을 엄선하여 전문을 새롭게 번역하고, 치밀한 분석과 철학ㆍ역사학ㆍ사회학ㆍ종교학을 넘나드는 통합적 해석으로 인간의 고통과 존재의 의미를 꿰뚫은 수작! 우리 삶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부터 절망의 밑바닥에서 피어나는 숭고한 희망까지, 대문호가 완성한 인생에 관한 지혜가 빛나는 불멸의 명편으로 고통의 근원을 파헤치고 삶을 통찰하다!

[출판사 리뷰]

삶의 진리에 다가가는 독일 대문호들의 위대한 인생 강의

“어떻게 고통과 함께 살아갈 것인가”

괴테부터 카프카까지, 브레히트부터 뮐러까지,
대문호가 완성한 불멸의 명편으로 고통의 근원을 파헤치고 삶을 통찰하다

책을 읽는 친구여, 이 책을 내려놓지 마라
몇 명의 사내들이 임시 야간 숙소를 얻고
바람은 하룻밤 동안 그들을 비켜가고
그들에게 내리려던 눈은 길 위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으로는 이 세계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착취의 시대가 짧아지지 않는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임시 야간 숙소〉 중에서

“자선으로 고통스러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바뀌는가?” 이 질문에 브레히트는 당당히 “지식이다”라고 답했다. 삶과 고통은 불가분한 표리다. 인간도 식물도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생명이 있는 한 반드시 고통을 겪어야 한다. 더구나 현재와 같은 무한경쟁 시대에서는, 꿈과 목표를 가진 모든 사람은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열정과 기대로 아플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다양한 시련과 고난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힐링 문화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우리의 삶을 견고하게 하는 올바른 힐링 효과는 다분히 감상적인 위로나 멘토링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독서와 사회적 경험을 통한 인문학적 사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방법으로 브레히트가 지적했던 전문적 ‘지식’과 올바른 ‘사유’의 필요성이다.
《고통의 해석》은 이러한 ‘지식’과 ‘사유’의 단초를 제공해주는 문학을 통해 인간의 고통과 존재의 의미를 꿰뚫는다. 두 번의 전쟁을 체험하고 지독한 가난 속에서 성장하여 어느덧 황혼기에 접어든 저자가, 삶의 긴 실타래에 맺힌 고통스러운 삶의 매듭들을 반추하며 고통에 대한 투쟁 없이는 삶의 행복도 없다는 절실한 체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것이다. 어려운 순간마다 안일 속에서 안주하려는 타성을 깰 수 있는 극복의 용기와 지혜를 문학에서 발견해온 그가 인생에서의 평범하지만 중요한 진리를 독자들과 함께하려는 소망에서였다. 독일 김나지움의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완성도 높은 19개 단편을 선택해 그 전문을 새롭게 번역한 이 책은, 치밀한 분석과 철학ㆍ역사학ㆍ사회학ㆍ종교학을 넘나드는 통합적이고도 풍부한 해석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인간에 관한 심오한 통찰이 빛나는 독일 대문호들의 명편을 통해 삶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과 절망의 밑바닥에서 피어나는 숭고한 희망, 세상을 관통하는 혜안을 만날 수 있다.

인. 간. 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고 고통 받는 법이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도 올바른 길을 알고 있다. 문. 학. 도 그렇다

《고통의 해석》은 근현대에 활약했던 독일 대문호들의 빼어난 단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시기적인 큰 의미가 있다. 근현대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격동의 시기였다. 산업화와 근대화라는 새로운 물결의 등장과 자본주의적 체제로의 변화, 비약적인 경제발전 등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이에 못지않게 인간 소외 현상이나 아노미적 가치 상실이라는 문제를 낳았다. 더구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까지 더해져 인간은 혼란과 고독, 불안으로 점철된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던 작가들은 인간의 고통을 자신들의 이야기에 담아내 승화시키기에 이른다. 삶에 대한 성찰과 반추를 제공하고, 인생에 갈증을 느끼며 방황하는 영혼들에게 길을 안내하기 위함이었다.
이 책이 단편만을 대상으로 삼은 것도 그 이유다. 단편은 우리가 늘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소재로 삼고 있으면서도 짧은 형식 속에 장편소설 못지않게 인생의 깊은 의미와 가르침이 함축적으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 작품에 나타난 세계가 독자의 눈에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나 작가들의 입장에서는 진정한 ‘현실’의 기록이다. ‘비현실’로 보이는 세계가 실제로는 작가가 독자들에게 ‘진짜 현실’을 볼 수 있도록 제시한 한 방법인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독일 문학의 특성을 잘 농축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형식과 주제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독일인 특유의 사고방식과 생활감정을 구체적으로 공유하고, 단편소설의 독특한 스타일과 문제의식까지 두루 담고 있다.

▣ 프란츠 카프카 《법 앞에서》
: 도전 앞에서 망설임 때문에 주저앉고 마는 사람들을 위한 용기와 마주하다

카프카 문학의 큰 의의는 인간 운명의 부조리, 인간 존재의 불안을 통찰하여 현대 인간의 실존적 체험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표현한다는 점이다. 유대인이었던 카프카는 유럽 전체에 만연한 반유대주의와 경제공황, 불안한 시대적 격변 등의 환경으로 인해 늘 고독과 외로움을 안고 지냈으며, 인간의 존재적 불안과 절망, 소외와 사회적 무법성을 직시하게 되었다. 그는 예술가로서 시민계급과는 거리가 있었으며, 동시에 자기인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으로서 편안한 믿음이나 이데올로기에 안주하는 사람들과 달랐다. 그로 인해 카프카 전 작품의 중요한 테마는 인간의 죄, 그리고 법과 심판이었다. 문학은 그에게 인생의 싸움과 투쟁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었고 책은 도구였다.

신의 계명을 어긴 유대인으로서 그는 무자비한 심판을 받아야 할 죄인의 입장에서 누가 형벌을 내리는지 모르면서도 그 형벌에 귀속되어야 하는 원초적 불안감 속에서 살았다. 때문에 그의 문학에서 죄는 일반적으로 일컫는 사회적 범죄가 아니라 인간의 실존적 원죄를 의미한다. 카프카는 문학에서 이러한 유대인의 문제를 보편적 인류의 문제로, 다시 말해서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산업사회에 있어서의 인간문제로 보편화해서 인간 존재의 고독과 불안, 삶의 부조리와 소외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이렇듯 그의 문학은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실존적 문제와 존재적 상황 등 실존주의적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문학을 실존주의 문학 또는 상황문학이라고 부른다. 카프카에게 글쓰기는 일상적 삶의 허위를 뚫고 진실을 찾으려는 투쟁이다. 그래서 그는 예술은 고통이라고 말했다._pp.128~129

카프카의 《법 앞에서》는 ‘법’으로 들어가는 문을 지키는 문지기와 한 시골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시골사람은 항상 문이 열려 있는 ‘법’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문지기로부터 이 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듣고 위축당한 나머지 들어가지 못하고 문 옆에서 기다린다. 그는 평생 동안 문지기에게 들여보내 줄 것을 간청하고 온갖 방법과 노력을 경주했음에도 불구하고 죽는 순간까지 입장 허가를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법은 언제나 열려 있음에도 시골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골사람과 문지기와 법은 어떤 의미이며, 시골사람이 법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문지기와 관련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끝내 법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시골사람의 비극적 종말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제시해주는가?
카프카에게 법정이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현세법의 법정이 아니라 양심의 법정이다. 인간은 현실세계에서 용감하게 진실에 직면하여 자신의 어리석음, 두려움, 나약함, 무력함을 직시하고 개선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망설임은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고통이기 때문에 망설이고 주저할 때 이는 죄악이며 고통이 된다. 스스로 가야 할 길은 나만이 갈 수 있다. 아무도 대신 가줄 수 없다. 카프카는 자신의 문학을 통해 ‘빛의 세계’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이다.

▣ 볼프강 보르헤르트 《밤에는 쥐들도 잠을 잔다》
: 혼란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이들을 위한 희망을 이야기하다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작품은 26세의 나이에 요절한 그의 삶과 닮아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부상을 입고, 반전적인 편지로 사형선고를 받고, 석방된 후 프랑스군의 포로가 되어 수송 도중 탈출하는 등 전선을 전전하던 그는 1945년 병을 얻어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는 전쟁으로 파괴된 삭막한 고향의 전경만이 있을 뿐이다. 그의 작품들은 모두 이때부터 1947년 병으로 죽을 때까지 약 2년여 동안 집중적으로 쓰였고, 전선에서의 체험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전쟁 이후 독일에 팽배한 혼란과 절망, 허탈감과 해방감이 뒤섞인 폐허와 전쟁 체험을 바탕으로 쓰인 ‘폐허문학’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파멸과 희망, 죽음과 삶, 절망과 믿음 사이에서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작품은 생겨났다. 그는 군인으로서 그리고 귀향병으로서 전쟁의 참상과 혼돈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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