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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해도 넉넉하다

천년의 지혜와 만나는 안대회의 세상 이야기

안대회 지음| 김영사 |2013년 09월 30일 (종이책 2009년 07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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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3년 09월 30일 (종이책 2009년 07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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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옛 선인들의 삶에서 찾아낸 소중한 인생 경험과 깨우침을 만나보자.

천년의 지혜와 만나는 안대회의 세상 이야기 『부족해도 넉넉하다』. 삶의 지혜가 가득한 선인들의 이야기를 수록하고 안대회의 해설을 덧붙인 인생 지침서. 고전 읽기와 탁월한 분석으로 정평이 나 있는 성균관대 한문학과 안대회 교수가 인생을 주제로 한 50편의 고전문학을 소개한다. 인생, 부부관계, 아버지와 아들, 도시의 모습, 뇌물, 벼슬을 얻기 위해 벌이는 사투 등 현대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고전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세상사는 재미를 담은 1부와 우리네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고전 속에 담긴 삶의 이야기들을 풀어낸 2부. 일상을 통해 삶을 사색하는 이야기들을 펼쳐내는 3부와 욕심 없는 청빈한 삶을 풀어낸 4부. 따뜻한 추억의 기억을 그려내는 5부와 자신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를 담은 6부. 한글로 풀어 쓴 선인들의 한문으로 된 원문을 수록한 7부.

옛 사람들이 살아온 삶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과 닮아 있다. 일에 치여서 병이나 나야 겨우 휴가를 내고 쉬는 현대인처럼 몸이 병들자 그제야 한가롭다는 당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고독하고 척박한 서울 생활을 힘들어 하며 산골로 내려가고 싶어 하는 이의 이야기까지. 안대회 교수는 선인들의 인생 이야기에서 시대를 막론하고 늘 있기 마련인 기쁨과 슬픔, 시기와 질투 등 다양한 욕망과 감정이 넘쳐나는 세상만사를 담아냈다.

목차

머리말 선인들의 삶에 대한 공감의 여정

1부 세상 사는 맛
천하의 한쪽 끝에서 _ 이색
홍도정 우물물을 마시며 _ 이인로
사진(寫眞)의 의미 _ 남유용
세상 사는 맛 _ 유희
병이 나야 쉰다 _ 박장원
돗자리를 짜다 _ 김낙행
사기 술잔 _ 김득신
통영을 찾아가다 _ 이인상

2부 새들의 목소리 경연_구경하려는 욕망
여자의 그림자 _ 황윤석
새들의 목소리 경연 _ 성대중
구경하려는 욕망 _ 윤기
아버지와 아들 _ 심노숭
소금 장수의 백상루 구경 _ 권득기
부족...

저자소개


저자 :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남대와 명지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 있다. 한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종횡하는 고전 읽기와 탁월한 분석을 통해 풀어내는 그의 글 솜씨는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조선후기 한문학이 온축해온 감성과 사유의 세계를 대중적인 필치로 풀어냄으로써 역사 속 우리 선조들의 삶과 지향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 언어로 바꿔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서로는『조선의 프로페셔널』『선비답게 산다는 것』『조선후기 ...

책속으로

<b>병이 나야 쉰다</b>
나는 전에 당나라 사람의 시를 보다가 “몸에 병이 들자 그제야 한가롭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고달프게 일하느라 잠깐의 휴식도 얻지 못하는 사람이, 한가로운 시간을 차지할 수 있는 경우란, 단지 몸에 병이 생기는 그때뿐임을 이 구절은 말하고 있다. 이 구절을 늘 읊조리면서 나 자신을 가엾게 여기는 데 머물지 않고, 온 세상의 이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을 가엾게 여겼다.(박장원)

<b>돗자리를 짜다 </b>
이제 나는 과거 문장도 풍월도 일삼지 않는다. 산속에 몸을 붙여 살아가므로 궁색하기가 한결 심하다. 따라서 농사짓고 나무하는 일이 내 분수에 맞는다. 더욱이 돗자리를 짜는 일이야 그다지 근력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잖은가? 집사람이 그저 밥이나 축내고 신경 쓸 일이 없는 나를 못마땅하게 여겨, 그 형제의 집에서 자리 짜는 재료를 얻어다가 억지로 내게 자리라도 짜라고 했다. 그러고는 이웃 사는 노인을 불러서 자리 짜는 방법을 가르치게 했다. 나는 속을 죽이고 그 일을 하는 수밖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김낙행)

<b>구경하려는 욕망</b>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즐기려는 욕망이란 것은 다른 온갖 욕망의 우두머리이다. 구경거리라 함은 좋은 물건, 좋은 풍경 등으로, 무릇 모든 일상적인 것과 다르기에 구경할 만하고 즐길 만한 모든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듯 많은 볼거리에 대한 욕망 중에서도 가장 심한 것은 임금님이 거둥할 때이다. 이때는 서울이며 지방의 양반과 서민들이 남에게 뒤질세라 다투어 모여들어 산과 들판을 뒤덮는다. 길옆에 있는 집은 모두 사대부 집안 부녀자들이 차지한다. 염치와 위신은 모두 내팽개친다. 심지어는 길에서 해산하는 사람도 생기고, 다락에서 헛디뎌 떨어지는 사람까지 생기는 등 부끄럽고 우스꽝스러운 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고도 구경하는 것이라곤 펄럭이는 깃발과 무리 지어 달리는 군사와 말을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윤기)

<b>아버지와 아들</b>
집요한 성격은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 비슷하여 그들 사이에도 서로 양보하지 않을 때가 있다. 어쩌면 그리 심할까?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과 그 아들 정재(定齋) 박태보(朴泰輔)는 사사건건 의견이 갈려서 서로가 제 의견을 내세우느라 서로 져본 적이 없다. 이웃 사람이 죽어 상제(祥祭)날이 가까워오자 제수로 쓸 초를 주기로 약속했다. 그때 서계는 아무 날이라고 주장하고 정재는 다른 날이라고 주장하여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다. 망자의 아들을 불러 물었더니 대답이 정재의 주장과 맞아떨어졌다. 그러자 서계가 “무릇 사람이 불초한 자식을 두면 죽은 날 제삿밥 얻어먹기도 힘들다!”라고 말했다.(심노숭)

<b>동해의 풍파 속에서</b>
“아아! 풍파가 거세게 몰아쳤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사물이 이처럼 잃은 것이 없다니 세상 풍파와는 정말 다르구나! 세상 풍파는 환해(宦海, 벼슬의 바다)에서 일어난다. 저 환해는 실제 바다는 아니므로 풍파도 진짜가 아니다. 풍파가 일지 않기 망정이지 일어난다면 곳곳의 벼슬자리는 난리 나고 요동친다. 그럴 때 부서지고 꺾이고 거꾸러지고 휩쓸리고 물에서 벗어나 육지로 떨어지는 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너무도 심하지 않은가? 이런 일은 실제 풍파는 일으키지 못하는 반면, 가짜 풍파는 잘 일으킨다. 대체 어떻게 가짜가 진짜보다 더하단 말인가?”(임숙영)

<b>이제 일기를 그만 쓴다 </b>
“아들이 죽었으니 책을 전해줄 대상이 사라졌다. 책을 읽고 평하며, 덜고 보태서 정리해줄 사람이 없어졌다. 책은 이제 그만두어야겠다. 그만두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어질지 못하다. 나는 참으로 지혜롭지 못하다.” 여름철이 시작된 지 마흔두 번째 날이 아들이 죽은 날이다. 일기의 정미(丁未) 부가 끝을 맺었다. 이윽고 또 장사를 치르고 애도하는 과정에서 쓴 기록들을 모으되 내가 상복을 벗는 초하루 아침까지 쓴 기록을 싣고서 이름을 정미지부(丁未支部)라고 붙였다. 여기서 지부(支部)라고 한 것은 나머지라는 뜻이다. 차마 잊지 못하는 뜻을 담았다. 후세 사람들이 내 정미년 지부(支部)의 일기를 보게 된다면 일기를 통해서 확인하고 찾아보려 한 나의 생각이 이해에 중단되었음을 알아차리리라. 오호라! 슬프구나! (유만주)

<b>자고 깨는 것에도 도가 있다</b>
나는 잠자는 사람이다. 왜 잠을 자는가? 잠자지 않으면 깨지 않기 때문이다. 잠에서 깨는 사람 역시 나다. 깼다가 잠이 들고 잠이 들었다가 깨어 밤낮이 서로 시작하고 끝이 되며 순환한다. 아! 깨어 있는 시간은 살아 있는 것이요, 잠자는 시간은 죽은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을 좋아하고 죽어 있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렇건만 나는 탐욕스럽게 오로지 잠을 즐길 뿐 싫증을 내지 않는다. 대체 무슨 이유일까?

출판사서평

백성들은 행동하고, 선비들은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생활이 살아 숨쉬고, 시기와 질투, 욕망이 꿈틀대는 진짜 세상을 만난다!

우리가 몰랐던 천태만상 진짜 세상 이야기!
날카로운 풍자, 빛나는 사유, 다채로운 언어로 만나는 고전산문의 세계!


나는 늘 고전에서 느끼는 감동이란 그 가치와 교훈보다는 동질감과 공감에 있다고 생각해왔다. 모범이 되는 인생과 배워야 할 행적도 중요하지만, 선인들이 인생을 살면서 겪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고전을 접하며 얻는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의 주제를 보통 사람들이 동질감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선인들의 인생 이야기로 잡았다. 그래서 양반 기득권층이나 권력자들을 다룬 글보다는 일반 백성들이나 여항문인, 소외되고 주류에서 밀려난 삶을 살다간 사람들을 다룬 글, 잘 알려진 분의 이름난 글보다는 덜 알려진 분의 궁벽한 글까지 찾아서 읽었다. 기쁨과 슬픔, 분노와 즐거움을 기탄없이 표출하기 시작한 일반 백성들, 과거공부를 접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선비, 아버지와 다투는 아들의 모습은 모두 인간사회에 있을 법한 일이지만 우리가 정작 주목하지 않았던 모습이다.

그런가하면, 파도치는 진짜 바다와 세상의 가짜 바다〔宦海, 벼슬의 바다〕에 대한 비유, 건망증으로 고민하는 조카를 깨우쳐주는 일화, 스승이 써준 글을 손에서 놓지 않고 평생 간직하며 실천한 제자의 우직함, 자신을 타이르는 상대에게 당신이나 잘 하라고 되받아치는 독선, 병이나 나야 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자조 섞인 독백의 글은 깊은 감동과 울림으로 우리네 인생에 말을 걸어온다.

또한, 아들을 잃고 낙담해서 일기 쓰기를 그만두는 아버지, 고달픈 서울 생활을 접고 낙향하려는 친구를 위로하는 선비, 객지에서 다른 여자와 자지 않았다고 생색내는 남편에게 그게 자랑할 일이냐고 쏘아붙이는 아내의 모습은 지금 우리 사는 모습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 사는 근본은 바뀌지 않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글을 고르고 우리말로 옮기고 평을 달면서, 천년의 사람과 만나고, 천년의 지혜를 읽었다. 세상에 굴하지 않고 질곡의 삶을 헤쳐온 선인들의 모습은 한 편 한 편이 소중한 인생의 경험이자, 깨우침이다. 더욱이 번화한 도시의 풍정, 시끌벅적한 저잣거리의 일상이 살아 숨쉬고, 시기와 다툼, 욕망이 꿈틀대는 현실 세계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우리가 옛글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내용이다. (저자 머리말 중에서)

고전산문으로 만나는 천년의 지혜

고전산문에 대한 평설을 통해 개성 있는 문체로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펼쳐왔던 성균관대 한문학과 안대회 교수는, 이 책에서 인생을 주제로 50편의 글을 소개한다. 사람 사는 세상, 선인들의 인생 이야기를 수록한 책의 내용들은 한 편 한 편이 우리 사는 모습과 판박이다. 아버지와 아들, 부부 등 가족의 이야기에서부터, 저잣거리, 도회의 모습, 유락과 교제에 얽힌 사건과 생각들, 뇌물이 횡횡하고, 높은 사람에게 아부하며, 벼슬을 얻기 위해 다투는 세상의 모습, 그리고 인간 세계에 있기 마련인 기쁨과 슬픔, 시기와 질투 등 다양한 욕망에 이르기까지 한 권의 책 속에 우리 사는 세상의 인정물태와 천태만상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을 담담하게 풀어놓는 아버지의 모습은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여운을 남기며, 자신과 경쟁하는 아들을 두고 “이런 자식을 둔 사람은 죽은 다음에 제삿밥도 얻어 먹기 힘들거야”라고 혀를 차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웃음을 참기 힘들다. 임금이 궁밖을 나서면, 염치고 체면이고 접어두고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한바탕 난리가 나고, 신임 도지사가 부임하자 새 도지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염탐하려는 이웃 고을 아전들이 벌이는 해프닝은 새삼스럽지 않다. 건망증으로 고민하는 젊은 선비와 머리를 제발 빗고 단정하게 다니라고 탁박을 듣는 더벅머리 총각이 사는 세상, 이게 진짜 세상이 아닐까?
옛글을 읽으며, 천년의 사람을 생각하고, 천년의 지혜를 벗하여 우리 삶을 성찰한다. 인생과 세상에 대한 성찰에 담긴 비판적 사유는 그 시대만의 것이 아니요,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깊은 감동과 울림이 있다.
자신의 삶과 마주한 진정성과 인생의 풀기 어려운 고민 앞에 이 책이 던지는 문제의식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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