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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감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2016년 12월 02일 (종이책 2014년 03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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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6년 12월 02일 (종이책 2014년 03월 01일 출간)
    포맷용량 ePUB(12.28MB, ISBN 9788932029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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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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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사회학

사회학자 김찬호, 모멸 권하는 한국 사회를 해부하다!

『모멸감: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은 ‘모멸감’을 키워드 삼아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조명하면서 한국인의 삶과 마음의 문법을 추적한 책이다. 모멸감은 ‘모멸스러운 느낌’을 의미하는데, 이때 ‘모멸’은 ‘업신여기고 얕잡아봄’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모멸감은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으로, 이 단어는 비단 뉴스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자주 쓰이고 있다.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일상의 문법을 연구해온 사회학자 김찬호는 이 책에서 한국 사회에 만연한 모멸감의 본질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 때문에 모욕을 주고받는지, 크고 작은 모욕이 이어지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는지, 또 모멸감을 극복하는 힘은 어디에 있으며 인간을 존엄하게 하는 삶은 어떻게 가능한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를 ‘감정’의 차원에서 조망하고 성찰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보탬이 되어준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이 책은 인문사회과학 저술에는 다소 낯선 ‘음악’과의 색다른 만남을 꾀하였다. 작곡가 유주환이 텍스트를 읽고 자의로 키워드나 문장을 선택한 뒤, 이들로부터 받은 느낌을 열 개의 소리로 표현한 것이다. 모멸감이라는 우리의 마음과 삶의 정황을 기발하게 표현한 열 개의 곡을 통해, 독자들은 새로운 시도라는 참신한 즐거움과 함께 책을 읽고 즐기는 또 다른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 : 감정의 사회적 문법
1. 나도 모르는 나
2. 감정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
3. 한국인의 마음 풍경

1장 모멸감,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
1. 수치심의 두 얼굴
2. 모멸, 수치심을 일으키는 최악의 방아쇠
3. 치욕과 폭력의 악순환
4. 부끄러움과 부러움의 자본주의
5. 미소 뒤의 분노, 감정노동

2장 한국 사회와 모멸의 구조
1. 언어에 반영된 한국인의 정서 지형
2. 귀천에 대한 강박
3. 신분제의 붕괴, 신분의식의 지속
4. 위계 서...

저자소개

김찬호

저자 : 김찬호

저자 김찬호는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 사회학을 전공했고 일본의 마을 만들기를 현장 연구하여 박사논문을 썼다. 대학에서 문화인류학과 교육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시대안교육센터 부센터장을 지낸 바 있고, 현재 교육센터 마음의 씨앗 부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사회를 보는 논리』 『도시는 미디어다』 『문화의 발견』 『휴대폰이 말하다』 『교육의 상상력』 『생애의 발견』 『돈의 인문학』 『인류학자가 자동차를 만든다고?』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작은 인간』 『경계에서 말한다』 『학교와 계급재생산』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등이 있다.

책속으로

감정을 사회적인 지평에서 분석하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마음의 습관들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덩어리들을 폭넓은 시선으로 조망하면서 상대화하기 위해서다. 그것은 여러 사회의 습속이나 관행을 입체적으로 대조하는 문화인류학적인 렌즈와도 일맥상통한다. 당연시되는 감정이 일정한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마음의 습관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정서의 얼개를 비판적인 눈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작업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행복을 도모하는 문화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감정의 차원에서 새롭게 구상할 수 있다. (35~36쪽)

모멸을 주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여러 가지 기준으로 열등한 집단을 범주화하고 멸시하는 통념이나 문화의 위력도 만만치 않다. 일부 소수의 ‘잘난’ 사람들만을 환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박대 또는 천대를 받는 듯 느낀다. 은희경의 소설 제목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응용하자면, 부유함이 똑똑함이 젊음이…… 나를 멸시한다. 아무도 대놓고 비웃지 않지만 열패감에 젖어든다. 누가 자기에게 손가락질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위축되는 것이다. 은근히 깔보는 마음이 느껴진다. 자신도 그러한 시선에 자연스럽게 동의하면서 자격지심에 빠져든다. (41쪽)

모멸은 ‘정서적인 원자폭탄’이라는 비유가 있다. 그것은 인간이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폭력이며, 평생을 두고 시달리는 응어리를 가슴에 남기기 일쑤다. 「올드 보이」나 「디스커넥트」 같은 영화에서 잘 묘사했듯이,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기억은 세상에 대한 증오 또는 자기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킨다. 억울하게 수모를 당했다는 피해의식은 다른 집단에 대한 맹렬한 공격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간 개인의 내면 그리고 사회에는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어두운 심연이 있다. 매일 접하는 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규모와 강도에서 차이가 있을 뿐 이유 없는 저주와 맹목적인 폭행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많은 경우 그 씨앗은 모멸감으로 밝혀진다. (81~82쪽)

노동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견뎌야 하는 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굴욕감은 어디에서 보상받을 수 있을까. 현대사회에서 가장 유력한 것은 바로 소비시장이다. 개처럼 벌었지만, 정승처럼 쓰고 싶다. 돈 벌면서 받은 ‘천대’를, 돈 쓰면서 받는 ‘환대’로 덮어씌우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또한 만만치 않다. 최소한의 신체적인 안락을 위한 소비라면 어느 정도에서 만족할 수 있지만, 끊임없이 비교가 이루어지는 소비사회에서는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자꾸만 늘어나기 때문이다. 경제의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 급수의 사다리가 점점 높아지고, 웬만큼 재산을 갖고 있거나 소비를 하지 않으면 위신을 인정받지 못한다. 최소한의 품위 유지비가 너무 높다. (88쪽)

‘귀’는 곧 ‘고귀하다’는 뜻이고, 영어로 풀이하면 ‘noble’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그것은 수壽, 부富, 다남자多男子와 달리 객관적으로 금방 드러나거나 비교되기 어려운 속성을 지니고 있다. 양의 구속을 받지 않고 질로 평가된다. 당사자를 직접 만나거나 함께 지내면서 그 고매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삶을 가꾸고 마음을 연마함으로써 고귀해질 수 있다. 비록 다른 복을 받지 못했다 해도, 귀만큼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 그 내용도 매우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닦음으로써,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종교를 통해, 어떤 사람은 타인에게 많은 것을 베풂으로써 삶을 고양시킬 수 있다. 그런데 조선 사회에서는 보편적으로 개방되어야 할 ‘귀’마저도 벼슬이라는 것으로 축소되고 획일화되었다는 것이 최 교수의 평가다. 〔……〕
지금은 조선 시대와 달리 ‘귀’가 관직에 의해서만 결정되지는 않는다. 관료기구 이외에도 수많은 조직이 생겨났고, 거기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귀’를 나타낸다. 그리고 시장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재력이 곧 ‘귀’와 동일시되는 경향도 있다. 노동시장에서 얼마나 높은 연봉을 받느냐, 소비시장에서 얼마만큼의 구매력을 갖느냐가 행복의 기준으로 절대화되어간다. 교육열이라는 것도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러한 일원적인 가치를 향한 경쟁에 다름 아니다. 아이에서 청년에 이르기까지, 장차 ‘천한’ 존재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사로잡힌다. (116~18쪽)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그럴듯해 보이는 직업으로 쏠리는 가운데 행복은 점점 껍데기로 형해화된다. 그렇게 남의 이목에 신경을 곤두세우도록 자라나면,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일에도 모멸감을 느끼게 된다. 한 가지 사회적인 징후로, 언제부터인가 ‘굴욕’이라는 표현을 남용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유명인이 어

출판사서평

악플, 왕따, 감정노동, 갑을관계…… 모멸 권하는 한국 사회를 해부한다!
「짝」 카톡, “카메라가 따라다녀… 인격적 모멸감 느껴”
“주민 센터 갈 때마다 구걸하러 가는 느낌에 모멸감”
허지웅 악플 심경 고백, “멸치 이야기 자주 들어! 모멸감 느껴진다”
대구 여대생 아버지, “경찰 핀잔에 모멸감 느꼈다”
“모멸감 느껴”… 내년 향해 치닫는 민주 장외투쟁 시계바늘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한 기사 제목이다. 비단 뉴스뿐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를 비롯해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모멸감’이란 단어는 자주 쓰인다. 출퇴근길 도로 위에서 주고받는 거친 언사, 학교나 회사에서 겪는 크고 작은 모욕, 수화기 너머에서 혹은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로부터, 심지어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평범한 일상에서 ‘모멸감’은 빈번하게 경험된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모멸감―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은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모멸감’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최초의 국내서로, ‘모멸감’을 키워드 삼아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조명하면서 한국인의 삶과 마음의 문법을 추적한다. 한국에서 모멸감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경험되고 그 본질은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모욕을 주고받는가. 한국의 사회와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크고 작은 모욕이 이어지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는가. 모멸감을 딛고 일어서는 힘은 어디에 있는가. 못난 사람들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어떻게 열릴까.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인문학?심리학 문헌을 비롯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어가며 흥미진진한 논의를 전개해간다. 책의 저자인 사회학자 김찬호가 타진하고 있는 이 새로운 시도는 독자들에게 ‘감정’의 차원에서 우리 사회를 조망하고 성찰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일상의 문법을 추적해온 김찬호 교수, ‘감정’으로 삶과 사회를 읽다!
그동안 꾸준히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빚어내는 일상의 문법을 추적해온 사회학자 김찬호 교수가 이번에는 ‘감정’으로 삶과 사회를 읽어냈다. “감정은 이성보다 근본적이고 강력하다. 그것은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잉여가 아니라, 중대한 인간사를 좌우하는 핵심이”기 때문. 저자는 이 책 『모멸감』에서 ‘감정’을 사회적인 지평에서 분석하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야 함을 역설한다. 일부러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마음의 습관은 인간 사회를 순조롭게 작동하게 하지만, 그 질서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사회를 보는 논리』 『문화의 발견』 『돈의 인문학』 등의 저서를 출간하며 일상에 주목해온 그간의 작업과도 일맥상통한다. 생생한 현장 연구와 학자로서의 전문적인 식견, 친근하고도 유려한 글쓰기로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로 자리매김해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모멸감’을 키워드로 한국인의 마음 풍경과 한국 사회의 다양한 양상을 낱낱이 해부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가혹한 입시 경쟁, 인터넷에 범람하는 악플, 최근 새롭게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감정노동, 유행어처럼 쓰이는 갑을관계…… 저자는 이러한 정황 이면에 한국인의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되는 모멸감이 사회 곳곳에 만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모욕의 실체를 규명하고 모멸감을 성찰하는 언어가 빈곤하다. 이렇듯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정서적인 원자폭탄’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 그것은 ‘화’ ‘분노’ ‘우울’ 등의 감정과 달리 객관화하기 힘든 속성을 지닌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그 어둡고 복잡한 마음자리를 들여다볼 것을 권한다. 개인의 심리나 일상의 차원에서 벌어지는 경험을 성찰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시선을 사회적 지평으로까지 확대, 분석한다.


우리는 왜 서로 모멸감을 주고받는가
모멸은 ‘업신여기고 얕잡아봄,’ 모멸감은 ‘모멸스러운 느낌’으로 풀이된다. 모멸감은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한다. 많은 경우 모멸은 다른 모멸로 이어지면서 자괴감과 수치심을 확대 재생산하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분노는 자기나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도 표출된다. 저자 김찬호는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로 ‘모멸감’을 지목하며, 한국 사회에 만연한 모멸의 흔적을 다양한 각도에서 추적, 조명한다.
「프롤로그」에서는 감정이 개인의 내밀한 영역이면서 사회적으로 작동함을 밝히고 감정의 차원에서
인간의 문화를 새롭게 구상할 것을 제안한다. 1장에서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모멸감이 지니는 기본적인 속성을 해명하며, 그것이 삶과 인간관계를 어떻게 왜곡하고 폭력화하는지를 여러 사례를 통해 살피고 있다. 특히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멸감이 경험되는 양상을 노동 세계에 맞춰 들여다본다.
2장에서는 한국 사회의 정서적 지형을 조감하면서 모멸감이 만연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분석한다. 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어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위신을 확인하려는 문화 역시 강한 관성으로 남아 있는 데 반해, 개인을 감싸주고 인정하는 공동체는 급격하게 붕괴되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크고 작은 모멸감이 가중되고,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난다.
3장에서는 인간세계에 나타나는 모멸의 존재 방식을 일곱 개의 범주로 나누어 살펴본다. 사람 사이에 격을 나누고 가치를 매기는 현실, 사람 자체를 본질적으로 위계화하며 거기에 사회적인 명예나 실존의 가치까지 결부시키는 일은 우리 사회에서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의미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모멸감이 얼마나 씁쓸하게 경험되는지를 여러 사례와 인용, 그리고 저자의 경험을 통해 짚어본다.

모멸감을 뛰어넘어 인간을 존엄하게 하는 삶에 관한 탐색!
저자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모멸감이 보다 날카롭게 경험되는 데는, 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이 자의적으로 청산되지 못한 상태에서 급격하게 추진된 산업화와 급변한 사회 환경이 역사적 배경에 있다고 분석한다. 그와 맞물려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 사회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바로 정치?사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부정합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한국 사회 곳곳에서 악플, 왕따, 감정노동, 갑을관계 등 모멸 권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돈 벌면서 받은 멸시를 돈 쓰면서 풀고, 누군가에게 당한 모욕을 다른 누군가에게 앙갚음하고, 아무도 대놓고 비웃지 않지만 스스로 열패감에 젖어든다. 은근히 깔보는 마음을 느끼고, 스스로에게도 그러한 시선에 동의하며 자격지심에 빠져든다.
그렇다면 모멸감을 뛰어넘어 인간을 존엄하게 하는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 못난 사람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어떻게 열릴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책의 4장과 5장을 통해 세 가지 측면에서 그 해결책을 모색한다. 첫째는 구조적인 차원의 접근으로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압축적으로 경험하며 ‘기적’이라 불릴 만한 놀라운 발전을 일궈냈지만, 여전히 우리 삶은 퍽퍽하기만 하다. 절대 빈곤, 실업 등을 비롯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은 엄청난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궁극적으로 정치의 몫으로 수렴되고, 그것을 추진하기 위한 사회운동의 과제가 제기된다. 둘째는 문화적인 차원의 접근이다.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를 절대화하면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넘어 느끼는 단계로까지 나아가는 ‘모욕 감수성’을 제안한다. 셋째는 개인적 차원이다. 아무리 사회와 제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또한 삶의 자리에 모멸이 차고 넘치는 까닭은 스스로의 품위를 잃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타인을 쉽게 모욕하는 풍토는 사회적으로 형성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모멸감에 취약한 심성에 대해 저마다 일정 부분씩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이 만드는 것이면서, 그 출발과 귀결의 지점은 결국 각자의 내면에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는 바로 ‘음악’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텍스트를 바탕으로 마음이 머물게 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모두 열 개의 곡을 썼다(QR코드로 연결, 유튜브로 감상 가능 https://youtu.be/doG76EJbDPU).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은 많지만, 수치심이나 모멸감을 다룬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인문사회과학 서적과 음악과의 이 만남은 새로운 시도라는 참신함과 더불어 독자들이 텍스트를 읽고 향유하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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