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김남천의 소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저자소개
소설가. 1911년 평안남도 성천(成川)에서 태어났다.
1926년 잡지 「월역(月域)」의 발간에 참여하였다 . 1931년 「공우신문」 을 발표하였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대해 고민하였다.
그의 작품으로는 「대하(大河)」, 「맥(麥)」, 「경영」 등이 있다.
책속으로
보통학교 들어간 이듬해 여름 방학이니까, 태권이가 열 살 났을 때의 일이다. 오래간만에 장마가 개어서 태권이는 아침부터 강가에 나가 장정들이 거칠은 붉은 물결 속에서 반두로 고기를 잡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한 반두 훑어내는데 날비녀, 어해, 메기, 모래무지, 쏘가리 같은 것이 두세 사발씩 들어오므로 한나절을 부지런히 쫓아다닌 아이들에겐 개평으로 한 뀀챙이는 실히 될 고기를 나누어주었다. 태권이는 그것을 버들 꼬챙이에 정성들여 꿰어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점심때가 기울어서 적지 않게 속이 쓰렸다. 그래도 물고기를 끓여서 점심을 먹으리라, 그때까지 어떻게 배 고푼 것을 잊을 수 있을 건가, 반찬이 되는 동안 한길로 나와서 동무들과 함께 매미를 잡으러 갈까. 집 안대문을 들어서니까 어머니는 방안에서 장롱문을 열고 옷을 꺼내어놓고 있었다.
"엄마 이거 어서 끓여줘."
바른손으로 번쩍 쳐들어 보이며 댓돌에 올라서서,
"뭐 해? 옷가지는 왜 다 꺼내놓는 거야?"
그때서야 어머니는 옷을 채국채국 덤여놓던 손을 놓고 태권이 쪽을 건너다보면서,
"너 고기 많이 얻어왔구나. 이 더운데."
그러나 벌떡 일어서서 그의 고기를 받아주지도, 이마에 매달린 땀을 씻어주지도 않고, 다시 고개를 수그린 채 이번은 의복이 아니고 길쯤길쯤한 네모진 자줏빛으로 된 함을 모아놓고 있었다.
--- “어머니 삼제(三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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