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김동인의 소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저자소개
소설가. 1900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태어났다.
1919년 문학동인지인 「창조」를 발간하였다. 창간호에 「약한 자의 슬픔」을 발표하였다.
1025년 「감자」, 「명문」, 「시골 황서방」를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작품으로는 「감자」, 「광화사」, 「배따라기」, 「반역자」 등이 있다.
책속으로
"나는 사법관이지 입법관이 아니었으니깐 거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법률이 어떤 범죄에 대하여 형을 과하는 것은 현명한 여러 입법관의 머리에서 얼마 동안 연구되고 닦달된 뒤에야 처음으로 명문으로 될 것이 아닙니까? 그리고 우리 사법관은 법률의 명문의 모호한 점을 해석하며, 법률의 명문에 의지해서 범죄를 다스리는 것이 직책이지, 그 법률의 근본을 캐어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권리에 지나치는 일이겠지요. 그러니깐, 나는 형의 비판이라든가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다만 내가 재직 때에 당한 한 가지의 예를 들어서, 내가 판사라는 지위를 사직한 이유를 간단히 말해보겠습니다.
내가 복심법원 판사 때의 일이외다. 어떤 날 어떤 사형수의 공소재판이 있어서 그것을 내가 맡게 되었는데, 예비지식으로 피고의 공소 이유와 제1심의 기록 등을 대강 눈에 걸쳐보니깐, 사람 셋을 죽인 살인강도범이었습니다. 더구나 피살자 세 사람 가운데 하나는 아직 철모르는 어린애로서, 그런 철모르는 어린애까지 죽인 살인강도는 성질로 보아 흉포무쌍한 자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저 그만치 알아두었습니다. 대체 사형수라 하는 것은, 하여간 공소는 해보는 것이니깐.
별로 신기하게 여길 사건도 아니므로, 그저 그만치 해가지고 공소 재판을 열었지요. 그리고 순서대로 주소, 성명, 연령, 직업, 전과의 유무 등을 물었는데, 스물세 살 났다는 젊은 사람이 전과 6범이었습니다.
열두 살 때에 소매치기를 비롯하여, 절도, 공갈, 강도, 등등 온갖 죄악을 다 범한 사람이었습니다. 많은 경험이 아닐지라도 이만하면 벌써 피고의 성질이 짐작될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마음으로는 벌써 공소해야 역시 사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만 규칙에 의지해서, 공소한 이유를 물었지요. 그러면서도 피고가 무슨 핑계를 대거나 범행을 부인하는 말을 하려니 하고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피고는 뜻밖의 대답을 하지 않겠습니까?
--- “죄와 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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