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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

정민 , 박동욱 지음| 김영사 |2015년 10월 15일 (종이책 2008년 10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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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5년 10월 15일 (종이책 2008년 10월 28일 출간)
    포맷용량 ePUB(1.45MB, ISBN 9788934953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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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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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font color=A46029>자식을 향한 끝없는 염려와 걱정</font>
편지를 쓰는 조선의 아버지들!


『아버지의 편지』. 옛 아버지들의 편지를 모은 글이다. 퇴계 이황에서부터 백광훈, 유성룡, 이식, 박세당, 안정복, 강세황, 박지원, 박제가, 김정희까지 조선 선비들이 자식들에게 쓴 편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자식을 향한 염려와 걱정을 보여준다. 학자, 관료, 문인이기 이전에 ‘아버지’였던 조선 선비들이 ‘아들’에게 쓴 편지 90여 통이 실려 있다.

아버지들의 편지는 저마다 개성이 무척 다르다. 성격도 다르거니와 관심사도 달라 보는 이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킨다. 강세황이나 김정희는 예술가답게 편지에서도 글씨 쓰고 그림 그리는 방법, 자시가 직접 만든 화로 등을 이야기한다. 천생 학자인 안정복의 편지에서는 공부 방법에 대해 엿볼 수 있다.

또한 편지는 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박지원의 초상을 보면 장대한 기골에 범상을 한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는데, 편지에서는 땀을 뻘뻘 흘리며 고추장을 담그고 소고기 볶음을 만들어 서울 집에 보내는 사연을 접할 수 있다. 만년에 귀향살이를 했던 박제가가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는 당시 그의 내면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상세이미지

아버지의 편지 도서 상세이미지

목차

이황의 편지
1) 네 처가 만들어 보낸 단령을 받았다
2) 나는 몹시 실망했다
3) 빈궁은 선비의 상사(常事)다
4) 나아가지 않으면 물러나는 법
5) 학업을 향한 뜻을 폐해서는 안 된다
6) 무리에 휩쓸려 한 통속이 되면 안 된다
7) 너무 경솔한 것이 아니냐
8) 어찌 무녀가 드나드느냐
9) 깊이 경계해야 할 것이다
10) 공연히 하는 말로 생각하는 게냐?

백광훈의 편지
1) 한 겨울 공부는 평생 쓰기에 족하다
2) 장막을 내리고 반딧불이를 모아서
3) 놀라고 비통하여 죽고만 싶구나
4) 논어를 읽...

저자소개

정민

저자 : 정민

정민
충북 영동 출생. 한양대 국문과 졸업, 한양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한시미학산책』『정민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로 한시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널리 알렸다. 도교적 상상력의 문제를 다룬 『초월의 상상』, 새의 기호학적 의미를 문학과 회화작품을 통해 읽어본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등 다양한 지적 편력을 보여주었고, 잠언풍의 청언소품을 엮어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내가 사랑하는 삶』『죽비소리』『돌 위에 새긴 생각』을 펴냈다.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사유와 지식경영을 탐색한 『비슷한 것은 가짜다』『미쳐야 미친다』『18세기 조선지식인의 발견』『다산선생 지식경영법』『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등 일련의 저작을 통해 문학을 넘어 사회문화사 전반으로 글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다산의 지식경영법 중 집체적 지식경영에 관심을 가져, 이 책도 제자와 공동작업으로 진행했다.

박동욱
서울 출생으로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서대 부설 동양고전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있으며, 현재 한양대 국문과 강의전담교수이다. 일평(一平) 조남권(趙南權) 선생님께 삶과 한문을 배우고 있다. 2001년 『라쁠륨』 가을호에 현대시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혜환 이용휴 시전집』(공역)『혜환 이용휴 산문전집』(공역)『표암 강세황 산문전집』(공역)『살아있는 한자교과서』(공저) 등이 있다.

저자 : 박동욱

책속으로

백광훈이 아들 진남에게 부친 편지

먼 길에 비바람이 여러날 치니, 네가 어찌 내려갔는지 몰라, 음식도 입에 달지가 않다. 너희를 생각하면 일가가 함께 모여 상하가 서로 기쁠 텐데, 이몸은 객창에서 적막하기만 하니 마음 둘 곳이 없구나. 혼사는 이제 벌써 납채(納采)했더냐? 지난번 참봉 김계의(金季義)를 만났더니, 유씨(柳氏)가 비록 정식(程式)에 꼭 맞지는 않아도, 사람됨이 온순하고 덕스런 사람이라 하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너희는 아침저녁으로 어머님 살펴드리는 외에는 모름지기 짧은 시간도 아껴서 책 읽기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 너를 보낸 다음날 승정원에 들어갔더니 승지와 주서, 한림이 모두 네 글씨와 시문이 아름답다고 칭찬하더구나. 비록 뛸 듯이 기뻤다만 도리어 실지도 없이 칭찬만 받았나 싶어 걱정이 되었다. 율곡을 만났더니 또한 네가 아낄만하다고 칭찬하더구나. 너는 모름지기 선생과 장자가 이처럼 허락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잠깐 사이도 쉬지말고 이같이 무거운 이름에 부합하도록 기약해야 한다. 세월은 물같이 흘러가고, 젊은 시절은 머물게 할 수가 없다. 너희들은 나이가 모두 스물이니 두려워 송구하여 빨리 떨쳐 이루기를 생각지 않겠느냐? 아비는 삼월 그믐 께에 내려 갈 작정이다. 다만 돌아갈 말을 얻지 못하면 먼 길에 어려움이 있을 터이니 이것이 걱정이다. 흥남이도 또한 모름지기 공부하기를 권유하되 마구 힐책하지는 말아라. 그리하여 향학의 마음이 절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할말은 많지만 이만 줄인다.

출판사서평

자식을 향한 염려와 걱정으로 조바심을 내며 편지를 쓰는 조선의 아버지들!
학자, 관료, 문인이기 이전에 ‘아버지’였던 조선 선비들이 ‘아들’에게 쓴 편지!


옛 아버지의 편지를 한 자리에 모았다. 이황, 백광훈, 유성룡, 이식, 박세당, 안정복, 강세황, 박지원, 박제가, 김정희 등 열 사람이다. 모두 한 시대에 빛났던 쟁쟁한 학자요 문인이며 예술가들이다. 아버지의 편지를 한 통 한 통 읽다 보면 그 시절 삶의 풍경이 아련하다. 자식을 다잡아 향상시키려는 아버지의 쉴새 없는 다그침에서 우리는 근엄한 선비 아닌 맨 얼굴의 아버지와 만난다. 여기에 복잡한 삶에 치여 왜소해진 현대의 아버지 상을 포개 놓으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부모만큼 제 자식에 대해 잘 아는 이가 있을까? 아버지는 자식의 성품과 단점을 살펴, 자식에게 맞는 방법으로 가르침을 내린다. 백광훈이 맏아들에게 “늘 잘 보살피고 북돋워 일깨워서 저절로 배움을 좋아하는 마음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절대로 나무라거나 책망해서 분발함이 없게 해서는 안된다.”고 막내를 당부하는 대목은 깊은 울림이 있다. 성정이 대쪽 같았던 아들에게 반복해서 보내는 박세당의 안타까운 당부나, 노경에 이르러서도 근심을 놓지 않는 이황의 노파심에서, 부모 자식간의 가르침은 나이와 관계 없음도 문득 깨닫는다.
오늘날 부모들이 자식의 대학 입시에 목을 매듯, 과거 시험 준비는 이들 편지에 단골로 등장한다. 그때는 그때 방식대로 자식에 대한 노심초사가 그치지 않았던 셈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아비의 심사도 안타깝지만,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는 아들을 두고 다시는 얼굴을 보지도 않겠다느니, 죽고만 싶다느니 하는 엄살과 마주하면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된다.
어떤 책을 읽어라, 이런 방법으로 해야 한다, 그저 읽기만 해서는 안된다. 주문과 요구가 끝이 없다. 공부의 방법을 찬찬히 일러주는가 하면, 약간의 나태도 용납함 없이 준절히 나무라는 훈계가 매섭다. 또 다 장성해서 벼슬길에 나간 자식에게 보낸 늙은 아비의 당부도 보인다. 그 와중에 틈틈이 숙제를 내 주고, 아들의 단정치 못한 글씨 체까지 탓했다. 곁에 있어 말로 했으면 듣기 싫은 잔소리일 뿐이었을 텐데, 떨어져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적은 편지이다 보니 부자간에 오가는 애틋한 정이 함께 전해진다.
편지 속의 아버지들은 우리가 평소 알던 모습과 퍽 다르다. 박지원의 초상화를 보면 장대한 기골에 범상을 한 무서운 표정이다. 그런 그가 땀을 뻘뻘 흘리며 멀리 경상도 안의에서 고추장을 직접 담그고, 소고기 볶음을 만들어 서울 집에 보내는 사연을 접하게 되면, 다소 어리둥절해진다. 맛이 어떤지 왜 답장하지 않느냐고 다그치기도 하고, 손자 얼굴 생김새를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다고 투정도 부린다. 연암의 문집에서는 결코 만나볼 수 없는 표정들이다. 손자 생각, 병든 아내와 허약한 며느리 걱정도 자주 등장한다. 벼슬길에 나서면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일상이던 당시 상황이 빚은 사연들이다.
가난은 그들의 일상이었다. 백광훈은 서울에서 미관말직을 전전했다. 시골의 자식들에게 먹고 살 방도도 마련해주지 못하면서, 고작 한다는 말이 섬에 들어가 도토리 몇 가마를 주어 와 가루를 내어 밥에 섞어 먹으라고 한다. 먹거리의 해결을 위해 풋앵두를 따서 시장에 내놓는 박세당의 사연을 비롯해서 그밖의 다른 편지에서도 끼니를 잇기 힘든 가난에 대한 근심은 늘 아버지의 마음에 그늘을 지우던 어려운 문제였다. 그러나 삶은 이렇듯 빈한했으되 정신은 밝게 빛났다.
귀양지에 있던 만년의 박제가는 귀양지의 일상을 하나하나 편지로 적어 아들에게 보냈는데, 이 편지들은 당시 그의 내면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유배객의 심사나, 그 남아도는 시간 앞에 무릎을 꿇지 않으려고 학문으로 마음을 다잡는 광경들도 새삼스럽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갇혀 있던 이식이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개인사와 역사는 한자리에 포개진다.
편지마다 아버지들의 개성이 저마다 달라서 무척 재미있다. 성격도 다르고 관심사도 같지 않다. 강세황이나 김정희는 예술가답게 편지에서도 글씨 쓰고 그림 그리는 방법이나 자기가 직접 만든 화로 등 사물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 공부의 방법에 대해 꼼꼼히 적고 있는 안정복의 편지를 보면 그가 천상 학자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편지에서 만나는 박지원은 뜻밖에 세심함으로 독자를 놀라게 한다. 편지글 또한 대문호답게 문예취가 넘쳐흐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버지의 편지에서 귀 기울일 점은 역시 공부 방법에 관한 것이다. 책 읽기 방법, 글쓰기 요령, 수험 준비 자세, 집안에서의 범절 등 하나하나 제시된 내용들을 계통 있게 정리해 보면 과거 자녀교육 방식의 전체상이 그려
좋愎 원리면에서 보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고 힘있는 가르침이다.
단순히 읽기의 재미만 가지고 본다면 따분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큰 가르침은 언제나 밋밋한 법. 끝도 없이 이어지는 아버지의 사연에서 그 시절 아버지의 뒷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기 바란다. 사실 그때 아버지들의 야단이나 지금 내가 자식에게 날마다 해대는 잔소리나 다를 것이 하나 없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보면, 도대체 세상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것이다.
젊은 날은 쉬 흘러가버려 머무는 법이 없다. 옛 선인의 거울에 비추어 오늘을 돌아보는 일, 이것이 우리가 고전을 읽는 진정한 보람이다. 이 책이 앞서 출간한 선인들의 유언과 가훈을 모은『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와 함께 읽혔으면 한다. 하나는 삶의 끝자리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내리는 당부이고, 다른 하나는 그때그때 놓인 상황에 따라 꾸밈없이 던진 육성인 까닭이다. 해당 원문은 뒤에 따로 실었다.(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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