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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서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배수아 옮김| 봄날의책 |2016년 07월 19일 (종이책 2014년 05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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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6년 07월 19일 (종이책 2014년 05월 15일 출간)
    포맷용량 ePUB(7.45MB, ISBN 9791185221700)
    • 교보문고 매일경제 선정도서 > 2015년을 여는 책 50 > 2015년을 여는 책 50
    • 이달의 읽을 만한 책 > 2014년 도서 > 2014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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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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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가장 슬픈 책, 페소아가 전하는 슬픈 상상력

『불안의 서』는 소설가 배수아가 완역한 책으로, 포르투갈의 국민작가로 추앙받는 페르난두 페소아가 쓴 지상에서 가장 슬픈 책으로, 에세이 48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흔히 명예, 성공, 편리함, 소음과 번잡함 등이 인정받는 현시대에, 페소아는 그와 정반대되는 어둠, 모호함, 실패, 곤경, 침묵 등을 노래한다. 포르투갈의 도시 리스본, 특히 도라도레스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그곳 사람들, 그곳 풍경, 그곳에서 촉발된 상상력을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맘껏 펼쳐 보인다.

480여 편에 이르는 각각의 글들은 원칙적으로 독립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인간, 삶과 죽음, 내면의 심리와 외부세계와 같은 근원적이고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면서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자아의 비밀에 대한 질문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된 테마이다. 차분하고 섬세하고 치밀하면서도 치열하게까지 느껴지는 페소아의 글들을 통해 고뇌하는 한 작가가 추구하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엿볼 수 있다.

목차

발문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능력 김소연(시인) 5

서문 17

텍스트
1~481

주석 789

옮긴이의 글
이름은 하나의 징후다 배수아 793

저자소개

저자 : 페르난두 페소아

저자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 1888~1935)는 1888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어나, 양아버지가 영사로 근무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일곱 살 때 리스본으로 돌아와, 1935년 그곳에서 일생을 마칠 때까지 무역통신문 번역가로 일하며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생전에 그는 몇 편의 시를 발표했을 뿐, 작가로서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사후 발견된 유고는 시와 드라마 초고, 정치적 에세이 등을 포함하여 모두 27,543매나 되었다. 그중 1982년 출간된 유작산문집은 문학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오늘날 그는 포르투갈 현대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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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배수아

역자 배수아는 소설가이자 번역가. 지은 책으로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바람 인형》(소설집), 《철수》(중편소설),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에세이스트의 책상》《올빼미의 없음》《독학자》《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장편소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불안의 꽃》《나 여기 있으리 햇빛 속에 그리고 그늘 속에》《인간과 말》《눈먼 부엉이》《제국》《꿈》 등이 있다.

책속으로

혼자만의 대화에 빠져 있던 도중에 순간적으로 타인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느끼면, 바로 지금처럼, 나는 지붕들 위에 폭포처럼 쏟아지는 빛을 향해 말을 건다. 소리 없는 산사태로 무너질 듯하여 더욱 가까이 보이는 도시의 비탈 위, 부드럽게 휘어진 모양으로 서 있는 높다란 나무들에게 말을 건다. 급격하게 경사를 이루며, 플래카드처럼 겹겹이 서 있는 집들에게 말을 건다. 하나하나의 창문은 플래카드의 철자와 같다. ―「텍스트 152」에서

나는 달아나고 싶다. 내가 아는 것으로부터, 내 것으로부터, 내가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달아나고 싶다. 나는 홀연히 떠나고 싶다. 불가능한 인도나 모든 것이 기다리는 남쪽의 섬나라가 아니라, 어딘가 알려지지 않은 곳, 작은 마을이나 외딴 장소, 지금 여기와는 아주 다른 곳으로. 나는 이곳의 얼굴들을, 이곳의 일상과 나날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나는 낯선 이방인이 되어 내 피와 살 속에 뒤섞인 위선에서 벗어나 쉬고 싶다. 휴식이 아니라 생명으로서 잠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싶다. 바닷가의 작은 오두막, 아니 험난한 산비탈 벼랑의 동굴이라 할지라도 내 이런 소망을 채우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내 의지는 그렇지 못하다. ―「텍스트 167」에서

죽어가는 보랏빛 속에서 하루가 흐르며 저물어간다. 그 누구도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지 않으리라. 내가 누구였는지 아는 사람도 없으리라. 나는 알려지지 않은 어느 미지의 산에서 미지의 계곡으로 내려왔다. 내 발자국은 저녁이 느리게 도래할 무렵 숲 속 개활지로 나 있었다. 내가 사랑한 모든 이가 그늘 속에 남겨진 나를 잊었다. 마지막 배에 관해서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누구도 쓰지 않았을 편지에 대해서, 우체국의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텍스트 205」에서

호감이란 나에게 항상 피상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솔직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언제나 배우였다. 그것도 아주 뛰어난 배우였다. 사랑을 할 때마다, 나는 마치 사랑을 하듯이 사랑했다. 나 자신이 그 대상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텍스트 261」에서

오늘 사무실의 배달원이던 그가 영영 고향으로 떠났다. 이곳 인간 집단의 한 부분으로 여겨왔고, 따라서 나 자신의 일부, 내 세계의 일부이기도 했던 그가 오늘 우리를 떠났다. 나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작별 인사를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와 복도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나는 그를 껴안았다. 그러자 그는 수줍게 마주 안았다. 내 마음의 뜨거운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솟구칠 것 같았으나, 나는 억지로 꾹 참았다. 한번이라도 우리에게 속했던 것들은, 비록 그것이 순전한 우연에 의해 우리의 일상이나 우리의 시선에 들어왔던 것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우리의 것이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우리의 일부로 남는다. 오늘 내가 알지 못하는 갈리시아의 고향 마을로 떠나버린 것은, 나에게는 단순한 사무실의 배달원만은 아니었다. 내 삶의 실체를 이루는 일부, 눈에 보이는 내 존재의 한 부분이었다. 오늘 나는 줄어들었다. 나는 더 이상 옛날의 내가 아니다. 사무실의 배달원이 떠났다. … 그렇다. 내일이나 아니면 그 어느 미래의 날, 죽음과 떠남의 종소리가 소리 없이 울려 퍼질 때, 나 또한 더 이상 이곳에, 이 자리에 없는 누군가가 될 것이다.
―「텍스트 279」에서

출판사서평

“페르난두 페소아,
한번이라도 그의 글을 읽었던 사람은 그 이름을 잊지 못한다.”

리스본은 대양에 접한, 꿈과 그리움이 조우하는 흰빛의 도시다. 페르난두 페소아보다 더욱 뛰어나게 리스본의 멜랑콜리와 고독을 감지한 작가는 없었다. 그는 항상 새로운 가면을 쓰고 리스본의 좁은 골목길을 배회한다. 세계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벌어지는 연극을 매 순간 시선으로 포착하기 위해서. 《불안의 서》는 요약되거나 분류되기를 거부하는, 지상에서 가장 슬픈 책이다. 소설가 배수아의 완역본.

‘불안’에 관한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책

“나는 내 안에서 여러 개성을 창조해냈다. 나는 계속해서 다양한 개성들을 창조하고 있다. 내가 꿈을 꿀 때마다 모든 꿈이 하나하나 육신을 입고 서로 다른 사람으로 태어난다. 그렇게 태어난 꿈들은 나를 대신하여 계속해서 꿈을 꾼다.”

포르투갈의 국민작가로 추앙받는 페르난두 페소아가 쓴 《불안의 서》에는 짧으면 원고지 2~3매, 길면 20매 분량인 에세이 480여 편이 실려 있다. 흔히 명예, 성공, 편리함, 소음과 번잡함 등이 인정받는 현시대에, 페소아는 그와 정반대되는 어둠, 모호함, 실패, 곤경, 침묵 등을 자신의 헤테로님(Heteronym, 異名) 베르나르두 소아레스를 통해 노래하고 있다. 소아레스는 포르투갈의 도시 리스본, 특히 도라도레스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그곳 사람들, 그곳 풍경, 그곳에서 촉발된 상상력을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맘껏 펼쳐 보인다.

480여 편에 이르는 각각의 글들은 원칙적으로 독립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인간, 삶과 죽음, 내면의 심리와 외부세계와 같은 근원적이고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는 가운데,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차분하고 섬세하고 치밀하면서도 치열하게까지 느껴지는 페소아의 글들을 통해, 혼자만의 시간에 삶에서 부닥치는 전반적인 주제들을 중심으로 고뇌하는 한 작가가 추구하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소아레스를 둘러싸고는 있으나 그의 내면으로는 침투해 들어오지 못하는 세계, 그리고 보조회계원으로서의 피상적 일상을 상세하게 관찰하고 관조적으로 기술한 외면이자 내면의 일기다. 때로는 길고 때로는 극히 짧은 메모와 회고, 인상, 사색과 명상 그리고 환상을 기록한 언어는 시적인 은유로 가득하다. 일기는 삶의 의미와 인간의 운명, 그리고 영혼의 비밀을 묻는 비탄의 노래처럼 들린다. 리스본의 장소들, 리스본의 풍경들이 많은 경우 그의 관찰과 관조의 대상이 된다. 대표적으로 금 세공사들의 거리인 도라도레스는 소아레스가 사는 곳이면서 동시에 전세계이자 삶 전체를 상징한다.

우리는 이 책을 다양한 헤테르님 속에 있는 한 예술가를 드러내는 일생에 걸친 스케치북으로 삼을 수 있다. 아니면 우리는 리스본을 떠나본 적 없는 페소아의 문학적 방랑 전체를 충실하게 동행했던 무작위의 인상들이 담긴 책, 하나의 여행 기록으로 읽을 수도 있다. 아니면 우리는 이 책을 살지 않는 데 일생을 바쳤던 한 남자, 온실 속의 화초 같은 행위에 대한 혐오를 길러낸 한 남자의 사실 없는 자서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미리 설정된 질서가 없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무한한 조합으로 배열하고 또 재배열할 수 있는 가공된 보석과 원석이 뒤섞인 보물상자와 같다.

불안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존재적 문제보다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그리고 지금은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화자로 증류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지칭한다. 그러나 불안의 다른 형태들이 작품에 침범하기 시작하고 이내 예기치 않은 변화를 일으킨다.

수많은 파편적 텍스트, 스케치들과 아포리즘이 그 어떤 줄거리도 구성하지 않은 채, 오직 의식의 연상을 따라 진행되는 이 책은 열린 형식의 현대적 작품이다. 소아레스-페소아가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명상 그리고 성찰에는 인류의 보편성과 한 개인의 특성이 모두 반영되는데,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자아의 비밀에 대한 질문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된 테마를 이룬다.

이 글의 정서적 배경을 이루는 리스본은 꿈과 욕망이 교차하는 도시다. 카프카의 도시 프라하, 제임스 조이스의 도시 더블린, 로베르트 무질의 도시 빈처럼, 페소아는 리스본의 골목골목을 헤매며, 바닷가 하얀 도시의 멜랑콜리와 고독을 누구보다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추천의 글

“소아레스가 저물녘을 사랑하듯이, 저물녘에 창 바깥으로 바라보는 길거리 풍경을 사랑하듯이, 인간에 대한 회한밖에 남은 게 없는 듯한 그이지만, 익명의 사람들, 그 소소한 사람들을 사랑하듯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들을 사랑하듯이, 그 어떤 집요한 사색을 보탤 필요도 느끼지 않은 채로 그것들을 사랑하듯이,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페소아를 사랑했다. 위대할 것도 없고 거룩할 것
도 없고 카리스마도 없고 멋지지도 않았지만, 도리어 초라하고 궁색했고 연약했고 파리하기까지 했지만, 페소아의 페르소나 소아레스는 완전했다. 단지, 저물녘의 풍경처럼. 수만 수억 년을 우리 곁에 끊임없이 찾아와준 노을을 읽는 마음이 되어 페소아와 독대했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 무조건적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또 한 권의 책이 있다는 사실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 김소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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