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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곽의 역사

홍성철 지음| 페이퍼로드 |2007년 11월 02일 (종이책 2007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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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07년 11월 02일 (종이책 2007년 08월 30일 출간)
    포맷용량 ePUB(8.22MB)  |  PDF(8.98MB)
    쪽수 359쪽(PDF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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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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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집창촌, 파주 용주골, 미아리 텍사스, 청량리 588… 한국 집창촌, 지워진 100년의 역사

<유곽의 역사>는 한국 집창촌 100년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대부분의 도시에 집창 골목이 있을 만큼 집창촌은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집창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처럼 여겨지는 게 현실이다. 기자 출신의 저자는 그동안 철저하게 무시된 집창촌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전국의 집창촌을 탐방하며 그 역사의 원류를 찾았다. 우리 삶의 한 터전이자 문화의 소비 공간이었던 집창촌의 모습을 전해준다.

이 책은 성매매 현장인 집창촌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변화의 과정을 겪었는지를 되짚어보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집창촌의 역사가 일본이 조선을 점거하면서 자국민을 위해 들여 온 유곽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일본인만을 위해 운영되던 유곽은 철도의 발달과 함께 점차 조선 전국에 뿌리를 내리며 식민지 착취로 인한 빈곤에 시달리던 여성들과 성매매에 눈뜬 남성들을 끌어들였다.

저자는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공창제가 폐지된 이후를 '사창전국시대'라 명명하며, 조국근대화라는 명목으로 경제성장의 음지이자 파생상품으로 성장하다가 결국 2004년 '성매매특별법'의 강력한 시행에 힘입어 논란만 남긴 채 해체된 집창촌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또한 성매매나 집창촌 문제는 늘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성매매 선악 논란에 앞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목차

프롤로그

Ⅰ. 개항지유곽시대 1876~1905
개항지에 등장한 유곽과 윤락업소
기생들의 성거래
윤락업소의 서울 진출
집창촌의 탄생
19세기 유럽과 일본의 집창촌
집창촌 깊이 읽기 - 부산 완월동, 옐로우하우스, 대구 자갈마당

Ⅱ. 철도유곽시대 1906~1930
거점도시와 유곽
역전의 잡창촌
본격적인 공창제 도입
전국으로 확산된 집창촌
전국유곽안내에 나타난 조선의 유곽
유곽을 통해 본 사회
집창촌 깊이 읽기 - 목포 사쿠라마치, 대전 중동, 군산 신흥동유곽, 전주 선미촌 선...

저자소개

저자 : 홍성철

홍성철
지은이 홍성철은 1970년 경기도 평택에서 출생, 스무살이 되던 해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저널리즘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Journalism is the best job in the world)”이라는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말에 따라 스물일곱이 되던 해 대학졸업과 동시에 문화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10년동안 사회부와 산업부, 국제부, 경제부 등을 거치면서 ‘2005년 씨티그룹 대한민국 언론인상’과 ‘2006년 삼성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자는 기자초년병시절 경찰서출입기자로 서울 신길동텍사스와 청량리 588, 성남 중동 등의 사창가 르포를 하면서 “왜 사창가가 이곳에 생겼을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주변 상인들은 물론 경찰서, 구청 등에도 물어봤으나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던 그는 지난 2003년 경찰청에 출입하여 성매매 관련 자료를 모으게 되며 이러한 궁금증을 차츰 풀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던 중 2004년 9월 난산 끝에 발효된 ‘성매매 특별법’과 그에 대한 성매매 종사자들의 거센 저항 등을 지켜보면서 그동안의 고민을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저자는 기존 자료의 단순 정리 차원을 뛰어넘어 집창촌이라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2006년 여름 3개월 동안 전국의 집창촌을 탐방,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서울(미아리 텍사스, 용산역전, 청량리 588, 영등포역전)과 경기(평택 쌈리, 동두천 칠리, 파주 용주골), 인천(옐로우하우스와 학익동), 강원(춘천 난초촌과 장미촌, 원주 희매촌, 태백 대밭촌, 동해 발한가, 속초 중앙시장), 대전(중동, 정동, 유천동 텍사스), 전북(군산 개복동과 대명동, 전주 선미촌과 선화촌), 광주(대인동), 전남(목포 사쿠라마치와 히빠리시장), 부산(완월동, 범전동 300번지, 해운대 609), 경남(마산 신포동), 대구(자갈마당), 경북(포항 중앙대학) 등 30여 곳의 집창촌에서 만난 지역주민들과 포주, 성판매 여성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적으려 노력했다.
2006년 여름, 10년간의 일간지 기자생활을 접고 현재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있는 저자는 이를 저널리즘의 중단이 아니라, 새로운 저널리즘의 모색과정으로 여기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새 저널리즘 모색의 연장선에서 집필되었다. 저자는 앞으로도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온 우리사회의 현상들에 대한 단면을 기록할 생각이라고 한다.

책속으로

집창촌 100년의 시간여행
서울 용산 기차역에서 한강로를 따라 걷다보면 도로 옆 붉은 불빛이 야릇하게 쏟아지는 곳에서 누군가에게 손짓하는 여성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녀들은 마치 여름 해변에 놀러 온 여인처럼 1년 내내 몸의 일부분만 가린 채 지나는 이들에게 윙크를 하며 이렇게 말한다.
“오빠, 어디가? 잠깐 놀다가~.”
가슴을 살짝 가린 이들의 유혹은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밤이면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탤런트나 모델 못지않은 미모에 몸매도 늘씬한 소위 ‘쭉빵 아가씨’들의 유혹은 뇌쇄적이라고 할 만하다. 이는 비단 용산역만의 풍경이 아니다. 청량리 588과 파주 용주골, 평택 쌈리, 부산 완월동, 전주 선미촌, 원주 희매촌, 춘천 난초촌 등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 「프롤로그」 (4쪽)

집창촌은 일본에서 건너온 문화
오늘날 한국 집창촌의 원조는 일본식 유곽(遊廓)이다. 여러 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집단 거주하는 ‘노는 집’ 유곽이 한반도에 유입된 것은 1876년 조선이 일본과 강화도조약을 맺으면서부터이다. 일본식 유곽은 강화도조약으로 개항한 부산항과 원산항, 인천항의 일본인 집단 거류지에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홑몸으로 일본 땅을 떠나 조선에 정착하는 일본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상대로 성을 파는 여성들도 일본에서 건너오기 시작했다.
- 「개항지에 등장한 유곽과 윤락업소」 (18~19쪽)

등굣길까지 침범한 일제 유곽
유곽이 점차 사회문제화 되자 1920년대 말부터 전국에서 유곽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이전요구가 거세게 일어났다. 특히, 학교 인근에 유곽이 있는 곳에서는 자녀교육의 문제를 들어 이전을 요구했다. (…) 유곽이전 요구가 이 시기에 거세게 제기된 이유는 도시가 성장하고 팽창하면서 초기 변두리에 위치했던 유곽지대가 상업 중심지가 되고, 또 그 주변에 학교 등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진주의 한 시민은 신문독자투고를 통해 ‘10여 년 전만 해도 수정정에 있던 유곽은 시가에서 떨어져 있었으나 시가지 팽창에 따라 시가의 내부로 자리하게 됐다’며 ‘이로 인해 거리가 번잡해지고 소년, 소녀들에게 이상한 느낌을 주는 등 각종 해독이 많다’고 지적하며 이전을 촉구했다.
- 「유곽이전 민원과 폐창운동」 (132쪽)

한국전쟁을 통해 전국으로 퍼진 집창촌
해방의 혼란이 수습도 되기 전에 겪은 3년간의 한국전쟁은 성매매와 성매매 여성들의 집결지를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대규모 피란인파가 몰린 부산과 대구, 마산, 포항 등 전쟁의 인파가 지나간 곳에는 어김없이 성매매 여성들이 집결지가 생겨났다. 시골에서 한평생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던 사람들이 전쟁의 격랑을 타고 타지로 흘러들었고, 그 낯선 공간 속에서 성을 사고파는 행위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렇다고 전혀 새로운 지역에 성매매 집결지가 생성된 것은 아니었다. 과거 유곽이 있던 곳이나 그 인근에 형성됐다. 이는 일제가 설계해놓은 근대도시의 발판 위에서 한국의 현대사가 전개됐기 때문이다.
- 「사창전국시대」 (163~164쪽)

한국의 텍사스, 미아리와 천호동
즉, 미아리의 성매매업은 구청에 일반음식점, 유흥주점 등 술을 팔 수 있는 업소로 등록한 뒤 성매매를 했기 때문에 무허가건물에서 불법영업을 하는 역 인근 사창가와 다른 변태영업이었다. 업주들은 전업형 성매매로 전환한 뒤에도 손님들에게 형식상 맥주 한잔 마시게 한 뒤 성을 판매하는 ‘텍사스’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단속을 나온 경찰이 윤락행위를 했다고 추궁하더라도 ‘단지 술을 팔았을 뿐’이라는 충분한 변명거리가 됐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천호동 텍사스도 마찬가지였다. (…) 18세기 미국 서부개척시대 영화를 보면 1층에서 술을 마시다가 성매매 여성과 함께 2층으로 올라가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런 술집들을 텍사스로 불렀는데, 미아리나 천호동 업주들은 스스로를 텍사스라고 부르면서 기존 사창가와 구별을 지었다.
- 「텍사스촌의 전성기」 (240~241쪽)

출판사서평

파주 용주골, 미아리 텍사스, 청량리 588… 한국 집창촌, 지워진 100년의 역사
“오빠, 어디가? 잠깐 놀다가~.”
야릇한 불빛 속에서 윙크와 함께 달콤한 말을 꺼내며 남자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그녀들이 있는 거리. 우리는 그곳을 ‘집창촌’이라고 불렀다. 지역마다 집창골목으로 유명한 거리가 하나씩 있을 만큼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집창촌이지만 도대체 그곳이 언제부터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아니 아무도 알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 옳은 말일 것이다. 기자 출신인 저자는, 이렇게 철저하게 무시된 집창촌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전국의 집창촌을 탐방하며 그 역사의 원류를 찾는다.
저자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이전의 조선에도 성을 판매하는 여성들이 있기는 했지만 요새와 같이 ‘전업형’ 성매매를 하지는 않았으며 그들이 모여 영업을 하는 공간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일본이 조선을 점거하면서 자국민을 위해 자국의 독특한 문화인 유곽을 들여다 앉혔다는 것이다. 그렇게 일본의 도입으로부터 시작된 우리의 집창촌 문화는 굴곡진 한국사의 흐름과 함께 시기마다 변모해가며 그 역사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사회는 집창촌을 이용하는 동시에 부정하고, 비난함과 동시에 요구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며 타자화된 ‘그들의’ 역사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모른 척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100년간의 끊임없는 변태(變態)기간 동안,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스스로의 역사를 써온 집창촌의 숨겨진 이야기는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라는 폭탄을 견뎌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제가 들여오고 우리가 번성시킨 환락의 거리
우리나라 집창촌의 역사는 한때 아시아 최대의 매춘거리로 유명세를 탔던 부산 완월동 집창촌의 전신인 아미산하 유곽부터 시작된다. 개항지를 중심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긴 성매매 업소들이 성병 예방과 풍기문란 예방이라는 명목 하에 실시된 일본의 정책을 빌미로 점차 한 장소에 집중되어 발전하게 되었는데 그 첫 타자가 바로 아미산하 유곽이었다는 것이다. 한때 일본인만을 위해 운영되었던 이들 유곽은 철도의 발달과 함께 점차 조선 전국에 뿌리를 내리며 식민지 착취로 인한 빈곤에 시달리던 여성들과 자본주의적 성매매에 눈뜬 남성들을 빨아들였다. 저자는 성매매의 번성이 유교적 전통을 갖고 있는 조선 사회에 커다란 문화적 충격을 주며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다고 말한다. 애인의 돈 때문에 팔려간 여자들의 사연과 포주에게 학대당하는 성매매 여성들, 등굣길에 있는 집창촌으로 인한 아동 교육 문제, 곤궁한 사회에서 비정상적인 호황을 누리는 유곽에 대한 개탄 등이 게재되어 있는 당시의 신문은 그 주장의 근거가 된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인정한 공창과 불법업체인 사창은 성구매 남성과 성판매 여성 수 증가와 함께 날로 번성해가며 사회문화의 하나로 정착하기에 이른다. 일본에서 유입된 집창촌 문화가 한국인들에 의해 환락의 날개를 펼친 것이다.

경제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주도산업
저자는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공창제가 폐지된 이후를 ‘사창전국시대’라 명명했다. 일본 유곽이 있었던 자리들이 재빨리 사창가로 전환되면서 일제시대에 집창촌을 경험했던 많은 사람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집창촌을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950년에 발발한 6.25도 성매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오히려 전쟁 때문에 더더욱 곤궁에 빠진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성 판매를 했고, 현실을 잊고 싶은 남성들은 성 구매에 열을 올렸다.
집창촌의 토대가 마련된 마당에 경제발전에 나라의 미래를 건 제3공화국이 들어서자 상황은 더 우스꽝스럽게 변모해갔다. 겉으로는 ‘윤락행위 방지법’을 만들어 단속하는 척 하고 국민의 여론을 호도하면서 뒤로는 집창촌을 ‘특정지역’이라는 단어로 묶어 성매매를 묵인한 것이다. 정부가 이렇게 ‘공창 아닌 공창’을 운영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앞서 호황을 누렸던 일본인들이 성매매 관광을 와 뿌리고 가는 돈이 곧바로 국가의 외화획득 호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본 기생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며 흘러들어오는 외환으로 나라 살림을 챙겨나갔다. 일본뿐만이 아니다. 미군 기지촌의 활성화 또한 ‘최대의 우방’인 미국과의 동맹의 상징이었기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는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에게 성병예방과 반공사상, 영어 등을 교육하며 기지촌 거대화의 기초를 다지기도 했다. 저자는 이것이 사창이 만연한 시절 미군 기지촌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던 군사정권의 미봉책이었음을 드러낸다.
물론 이 시기의 경제성장이 기생관광 외화만으로 충당된 것은 아니다. 국가 주도 산업화와 함께 수출이 증대한 것이 ‘한강의 기적’ 의 절대적인 이유였다. 이 시기
모두가 꿈꾸는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전국민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하지만 끊임없는 생산성 증대 압력과 경제성장 압박은 나라의 미래와 함께 가정 생계를 책임지는 남성 가장들에게 커다란 스트레스가 될 뿐이었다. 별다른 놀이 문화가 없던 살벌한 나날들, 가장들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숨막히는 권력의 압제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성매매를 택했다. 사실 이것은 독재 정부가 ‘특정지역’을 만들면서 생겨난 암묵적 효과일 수 있다.
‘조국근대화’라는 명목으로 경제성장의 음지이자 파생상품으로 커간 집창촌은 80년 이후의 5공화국 시절을 맞아 쿠데타를 가리려는 군부정권의 정책 아래 국민의 3S 서커스(Screen, Sports, Sex) 중 하나로 변모한다. 특히 올림픽 개최와 더불어 규제가 완화되면서 산업형 성매매와 음성적 매매춘이 등장해 성매매는 그 등장 이래 최대의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비인간적인 포주의 학대와 잇단 집창촌 화재 등으로 점철된 윤락가의 역사는 결국 2004년 ‘성매매특별법’을 불러왔고, 법령의 강력한 시행에 힘입어 집창촌은 논란만 남긴 채 해체의 길로 들어섰다.

대한민국 성매매, 지지와 반대를 넘어서
성매매특별법 제정으로 집창촌의 역사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저자는 마지막 단락에서 ‘집창촌의 현재와 미래(2005~)’라는 제목으로 ‘오픈 엔디드(Open-ended)’방식을 취한다. 성매매나 집창촌 문제는 늘 현재진행형이며 끝나지 않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성매매특별법의 강력한 시행이 겉으로는 집창촌 해체라는 성과를 보이는 듯 했으나 실상 성매매가 음지로 숨어들어가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저자의 말은 안마시술소, 룸살롱 등, 편법형 성매매 집결지의 수적 증가가 증명해준다. 사실 성매매특별법에 의한 집창촌 해체 또한 공간 재배치를 위한 숨고르기에 지나지 않는다. 공간의 존폐여부를 떠나 성매매가 없어지지 않는 한 성매매 업소는 물론 집창촌 역시 존속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성매매 완전근절’이라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는 오히려 성매매를 어느 정도 묵인하겠다는 국가의 속내가 아니냐는 저자의 따끔한 한마디는 속 시원하기까지 하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성매매 선악 논란이라는 소모적 싸움에 앞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정으로 성매매 근절을 추구한다면 성매매 찬반 토론을 벌이기 전에 우선 여성들의 성매매 업소 유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터무니없이 낮은 여성 사무원 월급과 짧은 근속년수, 그나마도 없는 일자리 등, 갈수록 심각해지는 여성의 빈곤화는 성매매 유입 여성의 증가를 불러오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 고용에 대한 정부의 빈약한 지원은 결과적으로 성매매 촉발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향락문화의 번성과 성 판매, 성 구매자의 도덕성을 탓하기 전에 건전한 노동의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무게감을 갖는 이유다.
2007년 9월 23일은 성매매특별법 제정 3주년이 되는 날이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성업 중이던 집창촌은 이제 찬바람만 분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성매매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3주년, 이제 법 시행 효과 여부와 그 긍정, 부정적 영향들을 점검할 시기가 되었다. 그러나 성매매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와 함께 집창촌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비가시화된 집창촌을 가시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집창촌이 우리 삶의 한 터전이자 문화의 소비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역사를 알아나가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의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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