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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간신열전

최용범 , 함규진 지음| 페이퍼로드 |2007년 08월 23일 (종이책 2007년 0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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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07년 08월 23일 (종이책 2007년 01월 29일 출간)
    포맷용량 ePUB(0.54MB)  |  PDF(2.94MB)
    쪽수 314쪽(PDF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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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다시 보는 역사 속 간신들

한국사의 간신을 새롭게 살펴보는 <다시 쓰는 간신열전>. 백제의 도림에서 구한말의 이완용까지 22명의 유명한 간신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책이다. 간신을 기존의 시각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현대의 시각으로 재조명하여 인물들의 객관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역사의 패자이기에, 혹은 시대 상황 때문에 간신으로 몰린 인물들도 재조명하였다.

이 책에서는 간신들의 유형을 3가지로 나눠 그들의 행적을 살펴보고 있다. 왕의 신임을 믿고 권력을 농단했던 유형, 왕과의 관계를 뛰어넘어 아예 왕보다 더한 독재적 권력을 추구하는 유형, 격변의 상황에서 대의를 잊고 일신의 이익을 위해 이리 붙고 저리 붙는 유형이다. 이러한 다양한 간신의 존재 양상을 파악하여 우리 시대, 우리 조직의 간신적 존재를 감별하는 기준을 제공하고자 했다.

목차

책머리에 - 간신을 감별하지 못하면 기업도 나라도 망한다

‘왕의 남자’, 측근이 나라를 망친다
백제 멸망 불러온 간신 ‘공작원’ | 도림
서경 천도 ? 칭제건원의 주인공 | 묘청
무신의 난을 불러온 내시 | 김돈중
공민왕까지 중독시킨 희대의 간신 | 김용
지나친 충신은 간신이 된다 | 홍국영

실세 간신, 권세에 취해 왕권까지 넘본다
권력자의 부채의식이 낳은 간신 | 이자겸
개혁세력에서 돈벌레가 된 간신 | 염흥방
철혈鐵血의 승부사 | 한명회
이보다 더 썩을 수는 없다 | 윤원형
...

저자소개

저자 : 최용범

최용범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월간 사회평론 길』과 더난출판에서 취재기자와 기획팀장으로 일했다. 2000년 『월간중앙』에 <역사인물 가상인터뷰>를 연재하면서 우리 당대사와 호흡하는 역사관련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중앙M&B), 『하룻밤에 읽는 고려사』(랜덤하우스중앙), 『13인의 변명』(청년사) 등의 책을 썼다.

함규진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은 책에 『역사법정』, 『세상을 움직인 명문vs명문』이 있고, 논문으로 「예의 정치적 의미」, 「유교문화와 자본주의적 경제발전」등이 있다. 그 외 『마키아벨리』, 『록펠러 가의 사람들』, 『팔레스타인』등의 번역서도 다수 있다.

책속으로


한편 세상사라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역사란 것은 승리한 자가 쓰는 법이라 패자를 일방적으로 역적이나 간신으로 모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 책에서는 역사의 패자이기에, 혹은 시대 상황 때문에 간신으로 몰린 인물들을 재조명했다.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남들의 잘못까지 덤터기 쓰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존경할 만한 사람인데도 악인으로 낙인찍힌 경우도 있다. 이것은 오늘날에도 그런 경우가 없다고는 하기 힘든, 역사의 포악한 분칠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다시 쓰는’ 간신열전이다.
- 「책머리에」(6쪽)

실록을 기록하는 사관들조차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던지, 이전의 간신들을 표현할 때는 “음흉하다”, “간사하다” 정도였던 것이 윤원형에 이르러서는 “개만도 못하다”, “벌레나 다름없다”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요즘 뭐든지 다 “~때문이다”라고 하는 말이 농담으로 유행한다지만, 당시의 사관은 진지하게 그렇게 썼다. 우박만 와도, “이게 다 윤원형 때문이다”, 흉년이 들어도, “이게 다 윤원형 때문이다”, 대도 임꺽정이 나타나 황해도를 휘젓자, “조정에 더 큰 도둑이 버티고 있는데 뭐 대수인가.” 이 믿을 수 없는 시대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이러고도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게 이상하다.”
- 「이보다 더 썩을 수는 없다 - 윤원형」 (124쪽)

또한 원균이 이순신에게 강한 적개심을 품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때문에 여러 사람들에게 이순신을 폄하하고 다녔다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실록은 물론 여러 기록을 종합해 볼 때 의심의 여지가 없다. (…)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지만, 이순신이 마냥 순교자처럼 원균의 비방을 견디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 확실한 것은 이순신이 전쟁 수행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문제를 놓고 원균을 비판하는 보고를 올렸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결국 “근거 없는 모함”으로 해석되어, 이순신이 통제사에서 해임되는 한 가지 이유가 되었음도 사실이다.
- 「시대가 만든 ‘간신’ - 원균」 (192~193쪽)

나라가 망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변절을 하고, 대세에 순응했다. 그러나 막상 총대를 메게 될 때는 머뭇거렸다. 언제나 냉정함을 잃지 않고, 대대로 악명을 떨치게 되리라는 예측 속에서도 앞장서서 악역을 떠맡은 장본인은 이완용이었다. 을사조약, 고종 퇴위, 한일병합, 그리고 어쩌면 고종 암살까지…. 그는 천인공노할 일을 주저 없이 척척 해치웠다. 그것은 그에게 영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최후의 인간 - 이완용」 (290쪽)

‘간사모략.’ 간첩을 파견해 최고권력자에게 한껏 아첨을 떨어 판단을 흐리게 하는 계책에 개로왕은 당했던 것이다. 일생의 취미인 바둑 친구가 되어 달콤하기 그지없는 ‘충언’을 읊조리니, 성질 급하고 과시하기 좋아하는 개로왕으로서는 안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것도 진심으로 백제와 개로왕을 위하는 듯한 모양새를 띠고 있으니 그 속마음을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스파이로서 간신의 전형적 행태를 훌륭하게 연기한 도림은 백제의 국력이 피폐해진 것을 확인하고 고구려로 탈출했다. 장수왕은 도림의 보고를 받고 크게 기뻐하면서 곧 출정을 준비했다.
- 「백제 멸망 불러온 간신 ‘공작원’ - 도림」(16~17쪽)

이때 모략의 대가였던 김용은 자신이 반군의 배후에 있으면서도 반군 진압에 앞장섰다. 그는 재상들에게는 행궁으로 가라고 하면서도 자신은 흩어진 병력을 수습해 곧 가겠다며 공민왕에게 가는 것을 미루었다. 그러고는 잡혀오는 반란군을 그의 문객인 화지원과 눈짓을 맞춰가며 즉석에서 죽여서 입을 막아버렸다. 사건의 추이를 재빨리 읽어 생존을 도모하는 무서운 음모가였던 것이다.
- 「공민왕까지 중독시킨 희대의 간신 - 김용」(49쪽)

여러 가지 정황을 보나, 그가 남긴 말에 구구절절 맺혀 있는 마음을 보나, 홍국영이 정조에 대해 ‘역모’를 꾸몄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는 ‘지나치게’ 충성스러웠다. 그는 자기 자신을 지키듯 정조를 지켰고, 그러다 보니 자신과 정조를 구분하지 못했다.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것이 정조에게는 불리할 수도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 하지만 결국 홍국영이 정조보다 오래 남았다. 정조의 탕평정치는 정조 자신만큼 비범한 군주가 없는 한 유지되기 어려웠고, 홍국영이 제시했던 세도정치의 모델이 발전되고 정착되었다. 끝내 힘을 합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비극, 그것은 곧 한국사의 비극이 아니었을까?
- 「지나친 충신은 간신이 된다 - 홍국영」(68~70쪽)

출판사서평

한국사의 간신을 다시 본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
숙명적인 만남은 그 당사자들의 인생을 바꾼다. 그리고 때로는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바꾼다. 옛 선비들의 말로는 어진 임금과 훌륭한 신하가 만날 때 태평성대가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의 만남, 용렬한 임금과 간사한 신하의 만남은 크나큰 불행을 가져온다.
따라서 충신을 세우고 간신을 내치는 일이 정치요, 요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간신은 겉보기로는 온화하고 청렴하며, 누구보다도 충성스러워 보이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일단 임금의 총애를 얻은 그들은 차차 사악한 본성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임금과 충신들을 해치고, 끝내는 국가와 민족마저 위험에 빠트린다.
이는 오늘날에도 명심해야 할 교훈을 준다. 지금은 임금도 신하도 없지만, 여전히 사람이 중요하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정치사를 돌이켜보자. 아니 자신이 속한 조직을 생각해 보자. 무능하고 비열한 사람이 윗사람에게 아부하여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경우, 양가죽을 쓴 늑대가 진짜 인재를 모함하여 내쫓는 경우, 개혁을 빙자하여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다가 정치도 경제도 망쳐버린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볼 수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오늘날에도 과연 누가 간신인지, 그런 간신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를 숙지할 필요가 절실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의 불공평함도 알고 있다. 때로는 충신이 간신의 오명을 쓰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잘못하지 않은 사람이 오해와 음해로 말미암아 남들의 잘못까지 뒤집어쓰며 손가락질을 받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억울함 또한 찾아서 밝혀낸다. “요승 신돈”, “모사꾼 남곤”, “겁쟁이 원균” 등의 이름이 과연 객관적으로 타당한 것이었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당연하게 여겨져 온 역사 상식 중에 잘못된 것들이 많음을 지적한다. 가령 한명회는 생살부를 작성하지 않았다! 유자광은 남이의 시를 날조하여 모함한 일이 없다! 남곤은 주초위왕이라는 글자와 무관하다!
역사와 개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장점과 단점, 공과 과를 치우침없이 판단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사회는 밝아지리라. 우리의 미래는 희망에 차게 되리라. 그런 뜻에서 저자들은 백제의 도림에서 구한말의 이완용까지 22명의 유명한 간신들 이야기를 ‘다시 썼다.’ 그것은 우리에게 간신 ‘다시 보기’를 권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의 의미와 “처음부터 다시 보자”의 의미, 두 가지 모두에서다.

이 책은 한국사 속에 간신이라 칭해진 인물들을 다음 네 가지로 분류해 정리했다.

좁은 의미에서의 간신, ‘왕의 남자’가 된 간신들

임금에게 아첨하여 총애를 얻은 후 권력을 휘두른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당대 최고 권력자인 임금에게 이러한 신하는 어쩌면 당연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사람 중에도 유독 간신이라고 낙인찍힌 이들이 있다. 그들은 총애를 받고 권력을 휘두른 것에 그치지 않고 나라의 안위까지 불안하게 만들어버렸기에 간신이라 칭해진다. 이런 부류의 간신으로 저자는 도림, 묘청, 김돈중, 김용, 홍국영 등을 꼽았다.
이 중 고구려 승려인 도림은 ‘간신술책’으로 백제의 개로왕에게 신임을 얻은 뒤 무리한 토목공사를 남발하게 해 백제의 쇠락을 가져왔다. 고구려 입장에서는 충신이지만, 그의 수법은 간신의 해악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자주당의 대표적 인물로 부각시킨 묘청이 간신으로 꼽힌 것에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묘청은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무리한 서경천도와 금국 정벌을 주장해 고려의 체제 정비를 지체시킨 인물이었다. 묘청은 왕의 총애를 얻은 뒤 서경천도를 강행하다 실패에 직면했다. 무리한 공사로 백성들의 원성이 커진데다 화재로 신축한 서경의 대화궁이 불타기까지 했던 것.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묘청은 기름이 들어간 떡을 대동강에 던져 수면에 기름이 흘러 오색으로 빛나게 했다. 그리고는 왕에게 강물이 오색으로 빛나는 것은 용이 침을 토했기 때문이며 이는 상서로운 징조이므로 금나라를 정벌하자는 허황된 주장을 폈다. 그러나 이런 꼼수는 금방 들통났다. 궁지에 몰린 끝에 일으킨 것이 ‘칭제건원’과 ‘금국정벌’을 내세운 묘청의 난. 준비되지 않은 반란은 일시에 실패로 돌아갔다. 역사의 해프닝이었던 것.
왕의 총애를 얻기 위해 모든 수를 쓴 묘청은 ‘왕의 남자’형 간신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 무신의 난을 가져온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 공민왕을 끝까지 현혹한 김용, 정조의 즉위를 위해 목숨을 다해 충성했지만, 비대해진 권력 탓에 정조의 측근에서 축출된 홍국영 등은 권력에 지나치게 밀착된 측근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왕의 남자’만
맛막灌만족할 수 없다 - 왕권까지 넘본 세력가

흔히 간신이라고 하면 손바닥 비비기에 능숙한 아첨꾼 2인자를 생각한다. 하지만 아첨꾼은 ‘간신’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부류 중 하나에 속할 뿐이다. 역사에 나타나는 간신들 중에는 아첨꾼의 수준을 넘어서 왕권까지 유명무실하게 만든 ‘대단한’ 간신들도 존재한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은 윤원형. 조선 전기의 정치가였던 윤원형은 왕실의 외척으로 처음 권력에 발을 들여놓는다. 누이인 문정왕후를 배후에 두고 반대파와 치열하게 권력다툼을 벌이던 윤원형은 언론3사를 포섭하고 궁녀를 매수하며 점차 세를 확장시켰다. 그러다 문정왕후 소생의 명종이 왕위를 잇자 최고의 권력을 거머쥐게 된다. 그는 권력의 자리에 오르자마자 피비린내 나는 숙청을 단행했다. 자신의 심복을 시켜 정적들을 살해한 후 자신의 심복과 형, 그리고 자신의 아들까지 제거한다. 결국 조정에는 ‘윤원형의 개들’만이 발을 붙일 수 있게 되었다. 외척이자 우의정으로 완벽한 권력을 손에 쥔 윤원형은 대놓고 뇌물을 받기 시작했다. 관리의 임용이 모두 윤원형에게 달려있으니 당연히 전국에서 뇌물이 쇄도하였다. 윤원형은 수군의 군선을 ‘뇌물배’로 만들고 이를 군졸이 호위하게 하는가하면 국가에 납품하는 물건도 멋대로 빼돌려 팔아먹었다. 10채가 넘는 저택에서 금은으로 만든 밥그릇으로 매끼 1만전씩 들어가는 식사를 했다는 사료를 보면 윤원형의 사치가 얼마나 극심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의 부패와 패륜이 얼마나 도를 지나쳤던지 실록을 기록하는 사관들조차 ‘개만도 못하다’, ‘벌레나 다름없다’고 막말을 할 정도였다. 그래도 임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못 본 체 해야 했다. 윤원형의 세가 왕권으로 누를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도 차면 기우는 법. 날고 긴다는 윤원형의 세력도 영원하지는 못했다. 문정왕후가 죽자 윤원형의 권력은 급격하게 무너졌고, 결국 그는 고향으로 떠나 비참한 생을 자살로 마무리하게 된다.
저자는 다른 간신들을 다시 뜯어보면 긍정적 일면이 보이지만 윤원형만은 현대적 관점으로 보아도, 또 인간적 관점으로 보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악행만 저지른 괴물같은 간신이라 말한다. 똑같이 왕권을 넘봤던 한명회는 그래도 실력이 출중했고 실질적 공로도 많았지만 윤원형은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것 빼고는 이렇다 할 업적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오로지 사익만을 생각한 윤원형. 그는 악랄한 간신의 전형적인 인물이었다.
이 밖에도 누대에 걸쳐 왕실과 외척관계를 맺은 뒤 왕의 후견인으로 기능하다 어느새 왕권을 능멸했던 인물들로 이자겸, 한명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진정한 간신인가, 역사의 희생자인가 - 간신의 누명을 쓴 사람들

『다시 쓰는 간신열전』의 성과 중 하나는 간신을 기존의 시각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현대의 시각으로 재조명해 인물들의 객관적인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져 온 역사 상식 중에 잘못된 점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저자에 따르면 남곤의 ‘주초위왕’사건은 날조된 것이고, 한명회는 살생부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유자광이 남이의 시를 고쳐 모함했다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다. 저자는 이렇게 구체적인 사건들의 진위를 파헤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 사건들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각 인물들의 실제 상황과 모습까지 판단한다. 그리고 역사에는 간신으로 남았지만, 간신으로만 불리기엔 아까운 사람들을 대변해 그들의 속사정을 공개한다.
임사홍은 연산군에게 어미의 피 묻은 금삼을 건네 조선에 피바람을 부추긴 악랄한 간신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것이 절대적인 진실일까? 저자는 그가 간신으로 남은 이유를 집권 초기부터 따지고 들어간다. 소신이 뚜렷하고 바른말 잘 한다는 평가를 받던 임사홍은 가볍게 던진 말 한마디로 귀양까지 가게 된다. 흙비가 내리니 금주를 하자는 요청이 있다고 왕이 말하자 “약간의 흙비가 곧 천변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다였다. 그러나 신료들은 하늘의 꾸지람을 모르고 임금에게 사치향락을 권하는 임사홍을 처벌하라고 난리였다. 그 과정에서 임금이 임사홍의 악행을 묻자 아무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고 한다. 악행의 근거가 될 만한 일을 벌이지도 않은 임사홍은, 그러나 조정 대신들의 강력한 성토로 인해 간신으로 몰려 귀양을 가게 된다. 그렇게 이유도 확실치 않은 억울한 귀양살이를 22년간이나 계속한 임사홍은 연산군 대에 이르러 연산군과 친한 아들의 힘을 빌어 복귀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피 묻은 금삼’ 사건, 즉 갑자사화가 벌어진다.
역사는 임사홍이 아무것도 모르던 연산군에게 비밀을 누설하며 선동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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