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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견문. 1

이병한 지음| 서해문집 |2016년 10월 13일 (종이책 2016년 09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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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6년 10월 13일 (종이책 2016년 09월 12일 출간)
    포맷용량 ePUB(36.35MB, ISBN 978897483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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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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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이병한의 ‘유라시아 재통합’ 현장 견문 3부작!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3년 여정의 ‘유라시아 견문’을 시작한 이래 유라시아 곳곳을 누비며 이제 막 견문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 기나긴 여정에서 저자가 목도한 것은 패궈적 세계체제 자체가 끝났다는, 그리고 근대 이전까지 존속해왔던 거대한 유라시아망이 다시 연결·복원되는 지각변동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세계는 지금 ‘유라시아 재통합’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유라시아 견문』 제1권은 이병한의 ‘유라시아 재통합’ 현장 견문 3부작 중 첫 번째 책으로, 그러한 반전시대를 증명하는 거대한 주석이자 생생한 사례이다. 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전체의 과거-현재-미래를 함께 조망하며 역사사회학적인 시선으로 포스트-근대를 그려본다. 아울러 자본주의 이후, 민주주의 이후를 고민하며 좌/우, 동/서, 고/금의 합작을 통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다른 백 년’의 길을 모색한다.

목차

01_프롤로그
: 유라시아의 길
동아시아 / 대아시아 / 유라시아

02_연행록과 견문록
: 개화기의 사대부 유길준, 우리는 그를 몰랐다
《서유견문》 다시 읽기 / 儒學과 留學 / 개화와 중도 / 진(眞)개화

03_21세기 중화망
: 태국 치앙라이, 고산 마을 가는 길
마에살롱과 단 장군 / 냉전의 마을 / 네트워크 중화제국

04_방콕의 춘절
: 중국 ‘춘절’이 글로벌 축제가 될 수 있을까?
하늘길 / 글로벌 춘절 / ‘일대일로’와 대중화공영권? / 세대교체

05_신(新)동방무역 시대
: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탄생
영국의 작심 / 독일의 회심 / 신동방무역 시대의 도래

06_우크라이나, 신냉전과 탈냉전
: 나치의 후예가 어떻게 민주투사가 되었나?
신냉전: 역사의 반복 / 탈냉전: 역사의 반전 / 신세계, 새 물결

07_인도양에 부는 바람
: 재균형의 축, 인도
비단길과 면화길 / 신드바드와 장보고 / 백 년의 역풍, 천 년의 순풍

08_반둥, 위대한 유산
: ‘아시아-아프리카 회의’ 60년, 그날의 환희를 기억하라
인도네시아 반둥 가는 길 / 왜 반둥이었나 / 위대한 유산

09_적도의 대국, 인도네시아
: “미래는 적도에 있다”
상상의 공동체 / ‘인도태평양’의 역동적 균형자 / 이슬람 르네상스

10_반동의 축, 미일동맹
: 전후 70년, 평화국가는 죽었다
일본, 속국의 비애 / 미국, 기생적 패권 / 블록과 네트워크

11_파키스탄, 일대와 일로 사이
: 미국은 총을 주고 중국은 돈을 준다
철의 형제 / 남아시아의 허브, 과다르 항 / 유라시아몽

12_붉은 광장, 기억의 전쟁
: 전쟁 끝낸 진짜 영웅은 맥아더 아닌 주코프였다
역사동맹 / 1939 할힌골, 세계사의 분수령이 되다 / 유라시아 전쟁

13_유라시아의 축도, 몽골
: 칭기즈칸의 귀환
신정(新政), 백 년의 급진 / 민주화: 몽골화와 세계화 / 유라시아형 세계체제의 가교국가

14_두 개의 몽골, 제국의 유산
: 몽골 분단의 비밀을 풀다
사막 위 국경 도시의 풍경 / 제국의 유산 / 제국에서 제국‘들’로 / 제국의 근대화

15_‘붉은 라오스’의 탄생, 그 후
: 메콩 강에서 동아시아 대분단체제의 끝을 보다
1975, 도미노 / 인도차이나, 국제주의와 제국주의 / 아세안, 우정의 다리 / 제국과 속국

16_북경, 제국의 터전
: 중국의 길, 중화제국의 근대화를 묻다
북경과 대도 / 제국의 탄생 / 화/이의 변증법 / 중국몽과 제국몽

17_몽골의 후신
: 대청제국과 오스만제국
포스트-몽골 시대 / 서유라시아와 동유라시아 / 오스만제국과 대청제국 / 서구의 충격, 일본의 충격 / 서역과 서부

18_‘인의예지’의 공화국
: ‘사람’이야말로 동방형 민주국가의 출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 가지 못한 길 / 나의 소원

19_아시아의 하늘을 잇다
: 하늘길의 민주화 선언
하늘 버스, 도시와 도시의 네트워킹 미디어 / 천상의 실크로드

20_다시 쓰는 ‘천하’의 지정학
: 상하이협력기구, 범유라시아의 ‘대동세계’를 꿈꾸다
이란의 동방 정책, “Look East” / 진화하는 상하이협력기구 / ‘천하’의 지정학

21_캄보디아, 속국의 민주화
: 킬링필드의 진실, 그때 미군 폭격이 있었다
킬링필드 산업 / 독재자, 훈센 / ‘속국의 민주화’에서 ‘독립국의 민주화’로

22_실학자들의 나라, 싱가포르
: 키쇼어 마부바니와의 대화
싱가포르는 독재국가가 아니다 / 실학자들의 나라 / 열린 사고와 그 적들 / 건국과 수성 / 자동차 없는 ‘미래 도시’를 꿈꾼다 / 미래 국가

23_지구적 근대, 지속 가능한 미래
: 프라센지트 두아라와의 대화
서구적 근대와 지구적 근대 / 자아와 자연, 천인합일 / 뉴에이지, 요가와 쿵푸가 만나면 세상이 바뀐다

24_이슬람 경제의 메카, 말레이시아
: 진화하는 ‘아시아적 가치’의 현재와 미래
1997, IMF에 맞선 비서구적 세계화 / 제3의 길, 이슬람 경제

25_말레이시아의 할랄 스트리트를 가다
: “은행 이자는 간통보다 36배 나쁘다”
이슬람 금융 / 월 스트리트 말고, 할랄 스트리트! / 새 경제, 이슬람의 근대화

26_할랄 산업
: 글로벌 이슬람, 생활세계를 파고들다
할랄의 근대화 / 소비의 할랄화, 할랄의 세계화 / 할랄의 미래

27_필리핀의 슬픈 민주주의
: “미국은 또 다른 고향입니다”
피플 파워 vs 가문정치 / 갈색 형제들의, 자애로운 동화(同化) / 식민지 근대화에서 속국 민주화로

28_혁명과 중흥
: 지리와 천시 또한 역사의 주체다
견문과 독서 / 갈색의 세계사, 혁명을 추억하다 / 제국의 폐허에서, 중흥을 복원하다

29_대동(大同), 그 거룩한 계보
: 1902년 《대동서》에서 1980년대 대동제까지
캉유웨이와 대동서 / 박은식과 대동교 / 대동단, 대동회, 그리고 1980년대 대학 축제 / 대동세기와 대동세계

30_시안의 미래는 장안이다
: 미래 세계

저자소개

저자 : 이병한

저자 이병한은 연세대학교 학부에서 사회학을,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중화세계의 재편과 동아시아 냉전: 1945~1991》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상하이 자오퉁(交通)대학교 국제학대학원, UCLA 한국학연구소, 베트남 하노이 사회과학원, 인도 네루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등에서 공부하고 연구했다. 월간 《말》 편집위원, 창비 인문사회 기획위원, 세교연구소 상근연구원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 《프레시안》 기획위원으로 3년 여정의 ‘유라시아 견문’을 진행 중이며, ‘한반도의 통일’과 ‘동방 문명의 중흥’을 견인하는 ‘Digital-東學’ 운동을 궁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반전의 시대》(2016, 서해문집)가 있다.

1978년 11월에 태어났다. 중국의 베이징에서 개혁개방 정책이 공식화되던 무렵이다. 얼추 2050년까지, 인생 전체가 그 자장 속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난 곳은 경남 거제도이다. 저자의 고향이자 아버지의 고향이다. 1·4 후퇴 때 흥남에서 만삭의 몸을 이끌고 미군 배에 오른 이가 할머니였다. 미군이 내려다준 곳이 바로 거제도다. 일제가 개발해둔 항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여생을 나신 집도 다다미방이 시원한 2층 목조 가옥이었다. 할머니는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남쪽 섬에 묻히셨다. 아버지도 흥남 땅을 밟아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세월이다. 삼 대째 되는 자신만이라도 꼭 흥남으로 돌아가 살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아버지와 결혼한 어머니는 윤씨 사람이다. 충남의 사대부 집안 출신이다. 그러나 ‘문명 개화’의 물결과 더불어 가세는 차차 기울었다. 식민지가 되고 분단국이 되고 전쟁을 겪으면서 가파르게 몰락해갔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소용없는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떳떳하고 꼿꼿하셨다. 무력과 금력이 횡행하는 시대에도 자존심과 자부심까지 잃지는 않았다. 동방 문명의 기저에 깔려 있는 그 단단한 자긍심을 이어가고 키워가고 싶다.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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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걸어라 서쪽으로.
문명의 달빛을 따라

“새 길을 내고 싶었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공간적 장벽을 허물고,
전통과 근대 사이의 시간적 단층을 돌파해내고 싶었다. 유라시아의 길을 걷고 싶었다.”

미래는 다시 ‘유라시아의 길’로 열린다!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의 ‘유라시아 재통합’ 현장 견문 3부작, 첫째 권 출간!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의 장대한 유라시아 견문록 제1권. 저자는 전작 ≪반전의 시대≫(2016)에서, 패권경쟁과 냉전질서로 유지되던 이제까지의 세계체제가 막을 내리고 좌/우, 동/서, 고/금의 반전(反轉)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반전의 시대’라 명명한 바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반전’의 시대적 징후를 유라시아 도처에서 목도하며 증언하는, 성실하고 통찰 가득한 견문록이다. 단순한 기행이나 여행이 아니라, 가깝게는 ≪서유견문≫을 잇고 멀리는 동방의 전통적인 연행록 혹은 견문록을 계승한다.
저자는 2015년 2월부터 3년 여정의 ‘유라시아 견문’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방콕, 하노이, 자카르타, 울란바토르, 프놈펜,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시안, 우루무치, 카슈가르, 쿤밍, 양곤, 델리, 뭄바이, 라호르, 카슈미르, 다카, 테헤란, 이스탄불 등 유라시아 곳곳을 누비며 이제 막 견문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 기나긴 여정에서 저자가 목도한 것은, 지금의 세계가 단지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이동한다거나 혹은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적 세계체제 자체가 끝났다는, 그리고 근대 이전까지 존속해왔던(즉, 단지 지난 1~2백 년간 망실해버린 것에 불과했던) 거대한 유라시아망이 다시 연결·복원되는 지각변동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세계는 지금, 서구 자본주의의 승리를 예견하는 ‘역사의 종언’(프랜시스 후쿠야마)이나, 이데올로기 대신 종교가 부흥하면서 종교/문명 간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문명의 충돌’(새뮤얼 헌팅턴)을 넘어, ‘유라시아 재통합’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다시 말해 석탄의 대량 이용이 시작된 19세기 ‘대분기’(데이비드 포머란츠)와, 자본주의 ‘악마의 맷돌’이 세계를 집어삼킨 20세기 ‘대전환’(칼 폴라니)의 시대를 지나, 이제 유라시아의 ‘대반전’으로 수렴되는 문명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라시아 견문≫이라는 이 3부작 전체가, 그러한 반전시대를 증명하는 거대한 주석이자 생생한 사례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전체의 과거-현재-미래를 함께 조망하며, 역사사회학적인 시선으로 포스트-근대를 그려본다. 나라별로 토막났던 국사(國史)들이 하나의 지구사(유라시아사)로 합류한다. 아울러 자본주의 이후, 민주주의 이후를 고민하며 좌/우, 동/서, 고/금의 합작을 통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다른 백 년’의 길을 모색해본다.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상호 진화,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3부작 가운에 이번에 출간된 제1권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는,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문명 간 교류와 재건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면서, 유라시아의 실크로드와 초원길과 바닷길이 다시 연결되고 부활하는 감동을 전해준다. 거기에다 새 천년에는 하늘길과 온라인이 더해져, 세계는 시시각각 가까워지고 있다.
가장 큰 축은 역시 중국이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일 것이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One Belt)와, 동남아시아와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One Road)의 옛 길을 다시 복원해낸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중국의 신장 우루무치에서 아라비아 해에 자리한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까지 도로, 철도, 송유관, 광섬유케이블 등이 연결되는 ‘경제회랑’이 건설되고 있다. 즉 파키스탄을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기점으로 삼으면서, 이제 과다르 항은 남아시아의 허브가 되고 있다. 또한 대당제국의 수도였던 장안이 과거 중원의 대운하와 서역의 비단길이 합류하던 곳이었듯, 현재의 시안도 내륙의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직결되면서 이국적이고 혼종적인 세계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그래서 “시안의 미래는 장안”이며, “미래 세계가 고대 중국으로” 향하는 것이다. 신세계는 기울고, 구세계는 다시 차오른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가 점차 유라시아 대륙 전역의 국가들을 수용해가는 양상도 흥미롭다.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이 정식 회원국이 되면서 그 영역은 더욱 넓어졌는데, 준회원(옵서버, 대화 파트너) 국가까지 포함하면 유라시아의 거의 대부분을 포괄한다. 이는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배타적·냉전적 동맹의 성격과 극명히 대비된다. 게다가 이란의 핵 협상 타결 후 ‘정상국가화’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이란의 ‘동방 정책’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곧 이란이 SCO의 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산업혁명의 원조이자 신자유주의의 고향인 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결단하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의 AIIB 가입이 봇물을 이루었다. 아편전쟁 이래 200년의 세계체제가 저물어가고, 이제 신동방무역 시대를 맞아 유러피언 드림과 중국몽이 합류하면서 유라시아 르네상스를 예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비단길 프로젝트가 있다면, 인도에는 면화길이 있다. 인도는 이미 러시아와 함께, 이란을 통해 양국을 잇는 남북 회랑을 구상 중이다. 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세안, 인도네시아 등 인도양 주변의 세계를 아우르며, 신드바드가 바그다드에서 인도양을 거쳐 중국 광저우를 향했던 것처럼 과거 인도양 세계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인도양을 둘러싼 이슬람 세계의 부흥도 활기를 띤다. 명실상부 아세안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대표적인 무슬림 국가다. 1955년 수카르노(인도네시아)와 네루(인도), 저우언라이(중국), 나세르(이집트) 등의 정상들이 모였던 반둥 회의(아시아-아프리카 회의)의 정신이 60년 뒤 다시 꽃을 피워 “자유”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인도태평양 시대’의 ‘역동적 균형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또 다른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닌 제3의 길로서 ‘이슬람 경제’를 일구어냈다(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에는 IMF에 맞서 비서구적 세계화를 추진했다). 즉 이슬람의 성경인 ‘코란’의 율법에 따라 도박성과 불확실성, 착취적 요소를 포함한 경제활동을 일절 금지하고, 원천적으로 불로소득인 이자를 인정하지 않고(은행 이자는 간통보다 36배 나쁘다고 한다) 투자 리스크를 공유하는 독창적인 ‘이슬람 금융’을 수립했다. 월 스트리트의 아성에 도전하는 할랄 스트리트의 구현이다. 그리고 이슬람 전통에 기반한 할랄 산업이 점차 확산되면서 이제는 소비 공간 자체가 이슬람화하고 있다. 특히 깨끗하고 윤리적인 할랄 식품은 시대적 트렌드에도 부합하여, 중국의 무슬림을 비롯해 유럽 각지의 무슬림들에게도 확산되면서 이미 세계인이 즐기는 식품이 되고 있다.
유라시아의 한복판인 신장 우루무치와 카슈가르는 그야말로 코즈모폴리턴의 세계다. 중국 최서북단에 위치한 우루무치는 사실 베이징과 상하이보다 테헤란(이란)과 뉴델리(인도)가 더 가깝다. 아랍어와 중국어와 러시아어에 능한 위구르인들의 유라시아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가 섞여든다. 인구 또한 급격히 증가하면서 한족들만이 아니라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터키, 러시아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유라시아의 한복판에 ‘범이슬람 1일 생활권’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중화세계의 서쪽 끝이자 파키스탄에 인접한 카슈가르 역시 인구의 9할이 위구르인들로서, 중화문명과 인도 문명, 이슬람 문명과 유럽 문명이 어우러진 다문명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유라시아의 남북을 잇는 초원길은 어떤가? 유라시아의 거시적 통합의 마지막 열쇠를 쥔 것은 바로 몽골이다. 몽골은 세계 두 번째, 아시아 첫 번째 공산국가를 거치는 동안 사실상 소련의 속국으로 살았으나, 1992년 ‘붉은 몽골’이 사라진 이후에는 다시 동방으로 귀환하고 있다. 2015년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중국의 일대일로를 통합하고자 하는 중-러 간 ‘동맹’의 구상에서 몽골의 역할은 실로 다대하다. 유라시아형 세계체제를 복구해가는 21세기에 몽골은 다시 동서남북을 잇는 ‘가교국가’로 비상하는 것이다.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왕년의 초원길을 대신한 하늘길이 분주하고, 유목민의 후예답게 울란바토르 시민의 절반이 외국 생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북방에서도 오래된 세계가 새롭게, 다시 펼쳐진다.

좌-우. 근대-전근대. 서구-비서구.
3중의 분단체제를 넘어서는 ‘유라시아/사’의 재구성

이 책의 미덕은 단지 유라시아의 현재를 보여주는 유라시아-사(事)에서 멈추지 않는다. 곳곳에서 지난 세기 동안 단절되고 일그러진 유라시아-사(史)를 온전히 복원해내고 있다. 근대의 유럽과 태평양에 편중된 영·미 중심의 역사 기억을 바로잡는, 이른바 ‘역사전쟁’, ‘기억전쟁’이다.
예컨대 2차 세계대전을 ‘태평양전쟁’으로 축소시키는 명명에서 벗어나, 소련과 중국이 유라시아의 동과 서에서 나치즘과 파시즘을 격퇴한 ‘유라시아 전쟁’으로 자리매김한다. 아울러 중국공산당의 ‘붉은’ 대장정 외에 또 하나의 대장정, 즉 장제스의 국민당이 충칭으로 대장정을 떠난 역사를 재조명한다. 상하이 전투와 난징 대학살을 거치면서 일본 제국주의를 버텨낸, 항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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