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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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 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9시 반의 당구』는 저자 하인리히 뵐의 대표작으로 50년대 독일 사회의 “공허하고 차가운 망각”에 대해 경악하며 정치적·사회적 현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를 망각하고 슬퍼할 줄 모르는 독일 사회와 단절한 채 각자의 세계에 침잠하여 살아가던 이들 페멜 가족이 하인리히 페멜의 여든 살 생일날에 모여 화해와 단합을 시도하게 되는 내용의 이야기는 부조리에 저항하면서 서로 화합해 가는 가족의 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소개
1917년 쾰른에서 태어났다. 카이저 빌헬름 김나지움을 졸업하고 1939년 쾰른대학교의 독문학과에 입학하나 곧 제2차 세계대전에 징집되었다. 전후, 귀향하여 ‘전쟁에서 본 것’과 전후의 ‘폐허’에 대해서 쓰기 시작했다. 1949년 미델하우베 출판사와 전속 계약을 하고 첫 소설 ≪열차는 정확했다≫를 출판했다. 1953년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1959년에 발표한 ≪9시 반의 당구≫는 청산되지 않은 과거를 망각하고 재무장을 논하며 오로지 이윤 추구와 소비 조장만으로 치닫는 독일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1970년대에는 뵐의 사회참여가 더욱 적극적이 되었고 이에 따라 독일 사회와의 갈등도 심화되었다. 특히 1969년과 1972년 뵐은 귄터 그라스(1999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와 함께 사회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를 위해 선거 유세에 직접 참여하며 빌리 브란트를 적극 지지했다. 또한 1971년 독일인으로서는 최초로 국제펜클럽 회장으로 선출되어 세계 곳곳에서 탄압받고 있는 작가와 지식인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 1971년에는 성취 지향 사회에 대한 저항을 담은 ≪여인과 군상≫을 발표하고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1974년에는 한 무고한 여성이 언론의 횡포에 의해 사회로부터 매장되어 가는 과정을 담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발표했다. 뵐은 1970년대 말부터는 대안 사회를 위한 평화 운동과 환경 운동을 펼쳤다. 또한 197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독일 시민들의 반핵 운동과 환경 운동의 선두에 섰으며 녹색당의 창당에도 적극 참여했다. 환경 문제를 다룬 소설이 1979년에 발표한 ≪신변 보호≫다.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활동을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실천했던 뵐은 1985년 동맥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사지원(사순옥)은 독일 정부(하인리히 뵐 장학재단) 장학생으로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교에서 독문학을 공부하고 하인리히 뵐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EU문화정보학과에서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생태와 여성 및 문화이며 이 세 분야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주요 저서로는 ≪소외?하인리히 뵐의 초기작품 연구≫(독문), ≪하인리히 뵐?삶과 문학≫, ≪하인리히 뵐의 저항과 희망의 미학≫, ≪독일문학과 독일문화 읽기≫, ≪유로·게르만·독일문화 나들이≫(공저), ≪독일을 움직인 48인≫(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쇼펜하우어 인생론≫, ≪정의로운 세 명의 빗 제조공≫, ≪열차는 정확했다≫(편역),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공역) 등이 있다.
책속으로
Der Tag ist groß, er hat mir meine Frau wiedergegeben und einen Sohn geschenkt - Darf ich Sie so nennen, Schrella? Ediths Bruder - sogar einen Enkel hab’ ich bekommen, wie? Hugo?
위대한 날이다. 내 아내를 다시 찾게 된 날이며 아들을 선물 받은 날이다. 슈렐라, 내가 아들이라고 불러도 괜찮을까? 에디트의 오빠잖아. 게다가 손자까지 생겼구나. 이름이 뭐라고? 후고?
출판사서평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대표작이다. 전후 독일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복구되어 갔지만, 부조리한 과거는 극복되지 않은 채 여전히 사회 곳곳에 침투해 있었다. 이 소설은 바로 이러한 현실에 대한 반성과 고찰을 담고 있다. 서로 단절된 채 살아가던 페멜 가족이 화해와 단합을 통해 연대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가족 공동체를 이루어 왜곡된 현실에 저항하며 버티어나가는 힘을 얻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후 독일 사회의 “공허하고 차가운 망각”에 대한 반성과 고찰을 담은 소설
전후 독일 사회 사회는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어내고 빠른 속도로 복구되어 갔으며 곧 경제 재건을 이룩했다. 하지만 오로지 이윤을 추구하고 소비를 조장하는 풍조가 만연했고, ‘경제 기적 정서’에 사로잡혀 극복되지 않은 과거를 쉽게 잊어버렸다. 이러한 50년대 독일 사회의 “공허하고 차가운 망각”에 대해 경악하며 정치적·사회적 현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소설이 바로 ≪9시 반의 당구≫다. 이 소설은 하인리히 페멜의 여든 살 생일날, 단 하루를 담고 있다. 하지만 사건은 회상의 형식을 통하여 지난 50년에 걸쳐 있다. 건축의 대가이자, 부조리한 사회에 대해 냉소로 일관하며 방관해 온 하인리히 페멜, 강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저항하는 그의 아내 요하나, 그녀를 닮아 형재애와 이웃 사랑의 정신을 지닌 정역학자인 아들 로베르트. 청산되지 않은 과거를 망각하고 슬퍼할 줄 모르는 독일 사회와 단절한 채 각자의 세계에 침잠하여 살아가던 이들 페멜 가족은 하인리히 페멜의 여든 살 생일날에 모여 화해와 단합을 시도하게 된다.
정신적인 친족 관계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가족 공동체를 제시
페멜 가족은 변화가 없는 세계에서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의식의 변화를 겪음으로써, 가족 구성원 간에 연대감을 갖게 되고 다른 세계를 꿈꾸게 된다. 하인리히 뵐은 사회가 이윤을 추구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으며 오로지 성취만을 목표로 하는 한, 인간적인 이해는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정이라는 공동체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왜곡된 현실에 동조하지 않고 버티어나갈 수 있는 힘을 등장인물들에게 이러한 방식으로 마련해 준다. 이것은 그의 문학 강령, 즉 “인간적인 것의 미학”에 근거한 것이다. 뵐에게 “인간적인 것의 미학”이란 물질 만능주의와 이윤 추구에 사로잡힌 광기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진실된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자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이 소설은 ‘정신적인 친족 관계’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가족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부조리에 저항하면서 서로 화합해 가는 가족의 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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