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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학 수업

조향미 지음| 양철북 |2019년 02월 20일 (종이책 2019년 02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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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정보
    출간일 2019년 02월 20일 (종이책 2019년 02월 12일 출간)
    포맷용량 ePUB(17.09MB, ISBN 9788963722900)
    • 세종도서 교양도서 > 2019년 > 2019년
    •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도서 > 2019년 상반기 > 2019년 상반기
    •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도서 > 2019년 상반기 > 2019년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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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이 책의 주제어

# 문학교육 # 소설쓰기 # 독서 # 쓰기교육


읽기와 쓰기가 하나 되는 진짜 문학 공부!
평범한 고딩들의 오싹하고도(?) 즐거운
일 년간의 문학 수업을 그대로 담아냈다!

조향미 선생이 아이들과 시도해 본 일 년간의 문학 수업을 담았다. ‘문학을 즐기는 문학 교육’을 목표로 문학 수업 주당 세 시간 중 한 시간을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으로 운영하며, 고2 학생들과 문학의 구경꾼에서 주체가 되는 진짜 공부를 했던 배움의 기록이다. 생각만 할 때는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을 놀랍게 해내며 아이들은 스스로를, 선생은 아이들을 새롭게 발견한다. 그 시간이 단단하게 뭉쳐 고3 자기소개서 쓰기와 진로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아이들의 활동과 배움을 중심으로 풀어놓았다. 장편소설 읽고 8천 자 서평 쓰기, 시 에세이와 시집 비평문 쓰기(모방시 쓰기와 시 창작), 단편소설 쓰기, 산문집 읽고 영상으로 표현하기까지…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수업하고 있는 교실을 그대로 담아내서 교사들에게는 일 년 수업 모델이 될 것이다.
국어 교사 34년째, 조향미 선생도 모르는 길을 걸어왔다. 수업의 목표와 큰 틀을 잡고 첫발을 떼자 나머지는 아이들이 넘치도록 채워 주었다. 한발 내딛으면 성큼성큼 걸어가는 것이 아이들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_ 문학을 즐기는 문학 교육

(봄) … 소설을 읽고 길고 길고 긴 서평을 써 보자
책 바구니를 들고 교실로 들어가다
서점에서 책을 사라
너도 혹시 난독증일까?
진짜 8천 자를 쓰라고요?
일대일 피드백
저는 그냥 버려 주세요
내가 여기까지 왔어!
그 후, 우리의 발견

(봄에서 여름) … 시에 마음을 얹다
시에 기대어 와르르
대신 울어 주는 사람, 시인
시집을 처음 읽다
여우가 없는 〈여우난곬족〉 모방시
시 창작 시간

(가을) … 우리도 소...

저자소개

저자 : 조향미

참된 공부는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이라 여겨 독서와 글쓰기 교육을 30여 년 해 왔다. 고달픈 날도 있었지만 성장하는 아이들 속에서 소중한 것을 발견하고 공감하는 기쁨이 컸다. 학생과 교사와 부모가 함께 배움을 나누는 꿈을 부산의 혁신학교인 만덕고에서 조금씩 실현하고 있다.
시를 마음의 등불로 삼아 《그 나무가 나에게 팔을 벌렸다》《봄꿈》 등 네 권의 시집을 냈으며, 문학 수업과 책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 《시인의 교실》을 썼다.

책속으로

이 활동을 하면서 꽤 많은 아이들이 소설책 한 권 제대로 읽어 보지 않고 고2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학년 때도 청소년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했지만, 제대로 읽지 않고 대충 글만 써냈던 모양이다. 논술과 창체, 주당 두 시간을 할애해서 읽게 했으나 성적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니 꼭 해야 한다는 동기가 약했던 모양이다. 서점에서 자기 책을 사게 하고 수업 시간에 다 같이 읽게 하니, 아이들은 이제야 제대로 책을 읽어야겠다고 받아들였나 보다.
_36쪽 ‘너도 혹시 난독증일까?’

그렇게 아이들도 설마, 설마하던 글쓰기를 진짜 8천 자로 진행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전혀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아이들이 8천 자 넘는 분량의 글을 써서 리로스쿨에 올렸다. 나는 첨삭 과정에 시간을 많이 끌어서 내가 맡은 학급은 안 한 아이들이 많은데, 이 선생이 맡은 반은 벌써 끝내고 손을 턴 아이들이 많았다. 은근히 비교도 되면서 마음이 초조했다. 학년 전체 반장들 단톡방도 만들고 아이들에게 독촉 메시지를 보냈다. 격려가 될 만한 아이의 글을 복사해서 붙이기도 하고, 내용을 확장하는 팁도 알리느라 단톡방이 바빴다. 지필고사 기간이 다 되어 미안했지만 이 과제의 성적 비율도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책을 읽을 때 좀 더 독촉을 해서 4월 안으로 끝을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잘못이었다. 아이들도 나도 힘들었다. 그래도 막바지 힘을 내어 앞 반 아이들도 차츰차츰 마무리를 했다.
정말 안 하려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던 아이들 가운데 몇이 막판에 주말 이틀 동안 몰입을 하더니 8천 자를 거뜬히, 내용도 썩 좋은 글을 완성해 올렸다.
_54쪽 ‘저는 그냥 버려 주세요’

글쓰기의 내공을 심어 줄 생각으로 시작한 과제였는데, 아이들은 삶의 큰 산 하나를 넘은 것처럼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 가졌던 두려움, 그러나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한 줄 한 줄 쓰다 보니 어느새 목표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사람들은 해 보지 않은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삶의 경험이 빈약한 아이들은 더욱 그렇다. 무얼 그렇게 힘들게 해 본 적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책 한 권을 놓고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해 본 것도 처음이다. 많은 아이들이 말했다. 성적이 어떻게 나오는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만큼 해낸 나 자신에게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다고.
이런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에너지를 한껏 끌어내어 쓰는 것, 나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일. 공부에서 지식을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마음과 태도다.
_64쪽 ‘내가 여기까지 왔어!’

어느 도서관이든 시집이 없는 곳은 없다. 학교 도서관에도 꽤 많은 시집이 있다. 그러나 늘 꽂혀만 있다. 시집을 빌려 가는 독자는 별로 없다. 학생들은 더욱 그렇다. 시집 한 권을 읽지 않은 아이들은 소설책 한 권 읽지 않은 아이들보다 훨씬 많다. 아니 거의 다라고 해도 될 것이다. 낱편의 시는 인터넷이든 교과서든 흔하게 읽을 수 있지만, 한 시인의 시집을 읽어 본 학생은 아주 드물다.
2학기 개학한 다음 주에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불렀다. 그 전에 사서 선생님께 이번 주는 아이들이 시집을 읽으러 도서관에 올 거라고, 모두 한 권씩 대출을 할 거라고 얘기해 두었다. 도서관에 가니 탁자에 가득 시집들이 깔려 있다.
“자, 여기에 있는 시집을 펼쳐 보고 마음에 드는 한 권을 골라서 읽고 대출을 하세요. 저쪽 서가에도 더 많이 있으니까 거기 가서 골라도 돼요. 오늘 빌려서 이번 주에 읽고 다음 주에 시집에 대해 글을 쓸 거예요. 시집 비평하기야.”
_97쪽, ‘시집을 처음 읽다’

학생들에게 소설가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시를 몇 편 써 볼 수 있듯이 살면서 소설 한 번 써 보는 것도 좋은 일 아닌가. ‘문학’ 교과서에 학습활동으로 짧은 글 창작하기가 나오지만 이전까지는 안 해도 되는 활동으로 넘겼다. 소설까지 어떻게 쓴담. 불가능한 얘기지. 학생들을 데리고 소설을 써 볼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 용기와 의욕이 어디서 생긴 것일까. 지필고사를 한 번만 치고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읽고 쓰는 시간을 마련하니 가능했다. 시험에 얽매이면 교과서 진도에 급급하고, 조각 글만 분석하다가 제대로 된 문학 활동은 해 보지 못하고 끝내기 일쑤였다. 올해 시간을 만들고 나도 아이들도 새로운 도전을 해 보니, 생각만 할 때는 불가능해 보이던 것이 가능했다. 인간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능력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단지 발굴하여 쓰지 않았을 뿐이다. 장편소설 읽고 8천 자 글을 거뜬히 써내고 시집 비평도 멋지게 써내는 아이들이 내게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용기를 주었다. 소설 쓰기도 아이들은 놀랍게 해낼지 모른다. 나는 더욱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설득했다.
“이제까지 썼던 어떤 글보다 재미있을 거야. 너희 자신의 이야기잖아.

출판사서평

문학을 즐기는 문학 교육
읽기와 쓰기가 하나 되는 진짜 문학 공부
“쌤, 농담이지요? 2천 자도 못 쓰는 우리한테 8천 자?!” 아이들의 비명과 탄식으로 시작된 문학 수업 첫 시간, 선생도 내심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결국 줄여 줄 수밖에 없겠지. 그런데 아이들은 놀랍게도 장편소설을 읽고 장장 8천 자 서평을 써냈고, 자기 생각과 감상을 담아 시 에세이와 시집 비평문을 멋지게 썼으며, 자기 이야기로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첫 소설까지 썼다. 더구나 소설 쓰기는 이제껏 엄두도 내 보지 못했는데, 이 용기와 의욕이 어디서 생긴 것일까.

문학을 즐기는 문학 교육, 읽기와 쓰기가 하나 되는 진짜 문학 공부를 해 보자는 생각으로, 문학 수업 주당 세 시간 중 두 시간은 교과서 중심 수업, 나머지 한 시간은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으로 운영했다. 지필시험을 한 번만 치는 것은 수업에 큰 자유를 준다. 국어 교과에서 지필시험은 독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문학이란 읽는 것과 함께 써 보면서 더 재미와 깊이를 느끼게 된다. 지필시험은 한 학기에 한 번 정도로 충분하다. 그 정도의 지식과 독해 능력을 측정하고, 나머지는 실제로 말을 하고 글을 쓰고 작품을 창작해 보면서 학생들은 문학의 구경꾼에서 주체로 성장할 수 있다. 12년 동안 국어와 문학을 배우고도 소설책 한 권 읽는 독자로 키우지 못한다면, 우리의 문학 교육은 무엇이겠는가.

태어나서 몇 번 가지도 않은 서점에 갔다. 문제집 사러나 몇 번 가 보았지 나만의 책을 사러 간 적은 초등학생 이후 처음이었다. 색달랐다. 나는 단지 《슬럼독 밀리어네어》란 책을 사러 온 거였지만 나를 제외한 서점의 모든 손님들이 자신만의 세계에 심취해 책을 고르고 읽고 있었다. 그때 마침 나도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찾아서 줄거리를 대충 훑어보았다. 읽는 도중 나는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생각했다. 평소라면 피시방에 가서 게임이나 하고 있었을 내가, 아니면 집에서 잠이나 자고 있었을 내가 내 발로 서점에 와서 책을 고르다니……. 글을 쓰기 전서부터 나는 내가 조금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정상봉) _《우리의 문학 수업》 25쪽, ‘서점에서 책을 사라’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을 마련하고 시작해 보니
생각만 할 때는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이 가능했다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을 만들고 선생도 아이들도 새로운 도전을 해 보니, 생각만 할 때는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이 가능했다. 서점에서 자기 책을 사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동안 대충 책을 읽고 인터넷에서 독후감을 베끼거나 분량을 채우는 게 목적이었던 책 읽기의 습관이 조금씩 바뀌었으며, 싫어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했던 글쓰기도 자연스럽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은 되었다. 무엇보다 자기 안의 에너지를 한껏 끌어내 자기를 넘어서는 경험을 한 아이들은 스스로를 새롭게 발견했다.

끔찍하게 느껴졌던 8천 자 글쓰기를 내가 해내었다. 무려 8천 자를 넘어 만 자를 써냈다. 소설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혼자 질의응답도 해 보고 조사도 해 보니 어느새 이렇게 긴 글을 쓰고 있었다. 많이 써 봤자 3천 자도 못 넘길 줄 알았던 나였던지라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긴 글 쓰기를 통해 ‘나도 어느 정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를 느꼈고 무엇보다 이 활동으로 인해 ‘못 할 것은 없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과장을 해서 말하자면 앞으로 내 앞길에 어려운 일 힘든 일이 나에게 불어닥쳤을 때, 피하지 않고 부딪쳐 볼 수 있을 것 같다.(임다은) _《우리의 문학 수업》 62쪽 ‘내가 여기까지 왔어!’

물론 불성실한 아이들이 어찌 없겠는가. 8천 자 서평 쓰기에서 2천 자를 겨우 써낸 학생도 있고, 자신은 ‘정시’로 대학에 갈 거라며 소설 쓰기를 포기한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던 아이들도 대부분 글을 써냈다. 아침마다 모든 아이들을 불러서 일대일 면담을 하며 지도를 했고, 그래도 진척이 없는 아이들은 방과 후까지 따로 불러서 문장과 띄어쓰기, 맞춤법 같은 기본적인 읽고 쓰기 공부를 하면서 자기가 쓴 글을 첨삭하는 작업을 했다. 이런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내하는 데는 아이들의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똑같은 수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늘 과제를 내지 않는 습관에서 벗어나 보라는 것, 자기 안의 에너지를 한껏 끌어내는 경험을 해라는 것. 교사가 정성을 다하는 일에 아이들은 응답하기 마련이다.

세 달이나 시간이 있었지만 난 책의 반도 읽지 못했고 당연히 서평을 쓸 생각도 없었다. 나를 제외한 우리 반 아이들은 거의 다 검사를 맡았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찾아오셨다. 평소에 찾아오셨으면 반갑게 선생님- 하고 달려 나갔을 테지만 서평 때문에 찾아오신 거라 솔직히 반갑지는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이
런저런 말들을 내놓으시며 한 마리의 양도 놓칠 수 없다 하셨다. 나는 선생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고 있었다. 물론 수행평가도 수행평가지만 이러한 활동이 우리의 점수를 위해서가 아니라는걸. (홍도검) _《우리의 문학 수업》 56쪽, ‘저는 버려 주세요’

아이들이 자기를 드러내며 소설까지 쓰게 한 힘!
소설 쓰기가 아이들에게 가져온 놀라운 변화
그 힘으로 선생도, 아이들도 이제껏 시도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소설을 썼다. 열여덟, 소설을 읽는 것도 힘들어하던 아이들이 소설을 쓰다니! “자기 이야기? 그게 무슨 소설이에요!” 따지던 아이들은 막상 소설을 쓰기 시작하자 생각보다 진지하게 자기 삶을 돌아보고 열심히 썼다. 글쓰기를 싫어하던 아이들도 소설을 쓸 때만은 멋진 소설을 써 보겠다는 의욕에 차 있었다. 자신의 경험에다 상상을 더하여 이야기를 만드는 즐거움은 아이들 대부분의 마음을 고양시켰다. 글쓰기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교육 활동이 있겠는가.

이전 글쓰기에 비해 흥미가 생기고 내 마음속에서 작은 의욕이 올라왔다. 나는 어릴 때 추리소설이나 일반 소설을 꽤나 읽었는지라 ‘소설’이라는 단어를 듣자 두 눈에 불이 번쩍 켜졌다. 주제도 내 경험을 가지고 쓰라고 하셨는데 이때다 싶어 내 인생의 가장 스펙타클한 경험을 쓰기로 했다. 꽤나 진도가 빨리 나갔고 마침내 소설의 마지막 줄 마침표를 ‘딱’ 하고 찍었을 때의 쾌감. 이런 게 글쓰기의 묘미구나, 글쓰기가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을 계기로 글쓰기의 참된 맛을 알았고 모든 글쓰기 과제가 나한테 오면 즐거운 마음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글쓰기가 좋아졌다. _《작전명 ‘진돗개’》 43쪽, 김률, 〈작전명 ‘진돗개’〉 후기에서

청소년기의 막바지, 자기 삶의 소중한 이야기를 짚어 보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을 둘러싼 관계들의 의미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나를 기쁘게 한 존재, 괴롭고 슬프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글 한 편 쓴다고 달라질 건 없지만, 잠시 멈추어 내 이야기를 써 보는 시간은 자신을 치열하게 응시하게 만든다. 자기 안에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는지 막막해하던 아이들은 막상 소설을 쓰기 시작하자 마음속 이야기를 한가득 풀어놓았다. 문학에 뜻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닌 아이들이 뜻밖에 유쾌 상쾌 발랄한 소설을 써냈다. 이 아이에게 이런 면이 있었던가. 벽처럼 느껴지던 한 사람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새 학기에 갖는 불안과 두려움부터 따돌림과 친구 관계에서 오는 갈등, 풋풋한 풀 향기가 날 것 같은 연애 이야기, 시험에 대처하는 자세, 부모님과 부딪치는 갈등, 우울함, 진로 고민까지……. 아이들이 쓴 소설에는 어떤 글에서보다 그들의 삶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무엇보다 요즘 고등학생들의 생활과 고민이 날것 그대로 담겨 있어 아이들을 이해하고 싶은 어른들이나,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또래 고등학생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고3 자기소개서 쓰기와 진로를 결정하기까지
스스로의 삶을 설계하는 데 바탕이 되어 준 진짜 공부!
많은 아이들이 고3이 되어 자기소개서에 글쓰기 활동에 대해 썼다. 8천 자 서평 쓰기의 경험을 다른 교과(과학)의 소논문 작성에도 적용하며 공부를 했다는 학생, 소설 쓰기에서 긴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뿐만 아니라 흥미를 갖는 일은 열정을 갖고 몰두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오래전에 접었던 파일럿이란 꿈에 도전해 볼 용기를 갖게 되었다는 학생, 시 에세이 쓰기와 시집 비평문을 쓰면서 문학이란 ‘나’와 연관 지을 때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과 마음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부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학생. 그리하여 공부란 책 속의 지식이 아니라 삶을 배우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은 일 년의 문학 수업을 담고 있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아이들의 성장보고서이기도 하다.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아이들과 수업하고 있는 교실을 그대로 담아내서 문학 교육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교사들에게는 일 년의 수업 모델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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