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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MIT 경제학자들이 밝혀낸 빈곤의 비밀

아비지트 배너지 , 에스테르 뒤플로 지음| 이순희 옮김| 생각연구소 |2013년 01월 14일 (종이책 2012년 05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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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3년 01월 14일 (종이책 2012년 05월 15일 출간)
    포맷용량 ePUB(13.40MB, ISBN 9788962607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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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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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노벨경제학상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비지트 배너지, 에스테르 뒤플로의 대표작!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 생각,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빈곤 해결도 없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는 세계적 개발경제학자인 아비지트 배너지와 미국의 ‘예비 노벨상’인 존 클라크 메달을 수상한 경제학자 에스테르 뒤플로가 인간 본연의 ‘경제적 합리성’에 초점을 맞춰 가난을 뿌리 뽑을 방법을 다룬 책이다. 빈곤층이 구매하는 상품, 자녀 교육 방식, 자녀수 등을 알아내 그들이 사는 법을 탐구하고 시장과 제도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즉 그들이 돈을 빌릴 수 있는지, 저축할 수 있는지, 정부의 빈곤 대응책은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지원이 실패하는지를 살펴보면서 가난이 개인의 무지와 게으름의 문제가 아님을 실증적으로 제시한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저자들의 오랜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이 책은 가난한 사람들의 소비 태도, 건강 관리 방식을 비롯한 실제 생활모습과 그들의 자립을 가로막고 있는 사회정책적 환경의 특징 및 정책 대안을 담고 있다. 인센티브 제공, 영양제와 교복을 비롯한 각종 현물 지급, 예금과 보험 제도 정비 같이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원조만이 빈곤을 해결할 최선책이라고 이야기한다.

목차

서문_가난하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선택하는 사람들

1장 가난을 해결할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서
말라리아 발생률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 | 빈곤의 덫은 존재하는가?

1부_ 가난의 덫에 갇힌 사람들
2장 그들은 정말 배고픈 것일까?
소득이 늘어도 배불리 먹지 않는 사람들 | 영양 불균형의 악순환 | 내일보다 오늘이 중요한 사람들 | 값싼 곡물 대신 영양제 한 알을
3장 무료 예방접종도 받지 않는 이유
질병이 만들어낸 빈곤의 덫 | 쉬운 길도 마다하는 이유 | 잘못된 정보에 휩쓸리는 사람들 | 넛지를 이용한 예방 의...

저자소개

저자 : 아비지트 배너지

저자 아비지트 배너지는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개발경제학 분야 전문가. 25년간 개발경제학 및 거시경제학 분야에서 공공정책의 역할과 빈곤의 실상에 대해 연구해왔다. 인도 콜카타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하버드대학교와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했다. 현재 MIT에서 개발경제학 관련 연구와 강의를 병행하고 있으며 세계은행, 인도 정부를 비롯한 유관 기관에 경제정책을 조언하고 있다. 2009년에는 원조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개척해 개발경제학 이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인포시스 과학 재단이 수여하는 인포시스상을 수상했다. 2003년 에스테르 뒤플로, 센드힐 물라이나탄과 함께 MIT 빈곤퇴치연구소를 설립해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저자 : 에스테르 뒤플로

저자 에스테르 뒤플로는 세계가 주목하는 MIT 경제학 교수. 29세에 MIT 종신 교수로 임명되었고 맥아더재단의 천재 회원 자격을 비롯해 미국의 ‘예비 노벨상’으로 불리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했다. 또한 <이코노미스트> 선정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경제학자 8인’, <포춘> 선정 ‘주목해야할 40세 이하 경제경영 리더 40인’, <포린폴리시> 선정 ‘세계의 지성 100인’,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연구와 신념이 일치하는 학자로 손꼽히고 있다. 프랑스 고등사범학교에서 역사와 경제학을 공부한 후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녀는 개발도상국의 교육, 주거, 건강 문제 같은 미시경제 이슈의 해법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03년에 MIT 빈곤퇴치연구소를 공동 설립해 연구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50년간 서구사회에서 지속되어 온 소모적인 원조 논쟁에서 벗어나 가난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현장에서 분석하고, 과학적 실험을 통해 어떤 접근이 가난한 사람들을 빈곤의 악순환에서 구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역자 : 이순희

역자 이순희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제국의 미래》,《행복의 정복》,《나쁜 사마리아인》,《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빌 클린턴의 마이 라이프》,《알파독》,《러셀, 북경에 가다》,《기후 커넥션》 등이 있다.

책속으로

빈자가 부자보다 합리적이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가난한 사람은 가진 것이 적기 때문에 뭔가를 선택할 때 훨씬 더 신중하게 행동한다. 꼼꼼한 경제학자처럼 행동해야 생존이 가능한 까닭이다. 그럼에도 이 두 부류의 삶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난다. 이것은 우리가 당연시하는 탓에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의 여러 가지 측면과 깊은 관련이 있다.(9쪽)

이 책의 목적은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과 선택을 연구해 세계적인 빈곤에 맞서 싸우는 방법을 찾는 데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다음의 의문에 주목해보자. 흔히 기대하듯 기적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도 소액금융 지원이 유용한 까닭은 무엇인가? 가난한 사람들이 득보다 실이 큰 건강관리법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난한 집 아이들은 왜 몇 년씩 학교를 다녀도 제대로 배운 게 없는가? 가난한 사람들이 보험에 들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11쪽)

사람들은 흔히 아프리카 소녀의 인생은 안타깝지만 그것은 선진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과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만약 그 소녀가 에이즈 바이러스를 보유한 성매매 여성이 된다면,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외국인에게 병을 옮겨 그의 고국에까지 에이즈를 퍼트릴 수 있다. 그 소녀가 항생제 내성이 강한 결핵을 앓을 경우 그 결핵균은 유럽까지 퍼질 수 있다. 반대로 그 소녀가 계속 교육을 받는다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주역이 될 수도 있다. 은행 직원의 실수로 학교에 갈 수 있었던 중국의 10대 소녀, 다이 만주처럼 수천 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재계의 거물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까지 되진 않더라도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22쪽)

가난한 사람의 생활은 돈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 외에는 다른 사람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까? 가난한 사람의 생활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뭔가가 존재할까? 만약 특별한 요인이 있다면 그것 때문에 빈곤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27쪽)

빈곤의 덫 이론에 숨어 있는 전제는 ‘가난한 사람은 가능한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음식을 좀 더 먹고 제대로 일해 빈곤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가난한 사람은 음식을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은 가진 돈을 몽땅 털어 더 많은 음식을 살 것 같지만, 하루 99센트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대부분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우리가 수집한 18개국의 자료에 따르면 농촌의 극빈층은 총소비지출의 36~79퍼센트를 식비로 지출했고, 도시의 극빈층은 총소비지출의 53~74퍼센트를 식비로 지출했다.(45쪽)

식량이 부족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게 되자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흉작이 이어지고 어획량이 급감한 ‘소빙하기(17세기 중반부터 1800년까지)’에 유럽에서는 ‘마녀 사냥’이 횡행했다. 마녀로 지목된 사람은 대개 혼자 사는 여성, 특히 과부였다. 이를 S자형 이론에 비춰보면 자원이 부족할 때 일부 사람을 희생시켜 나머지 사람이 넉넉히 먹고 일함으로써 충분한 소득을 올려 생존을 유지하는 것은 ‘경제적 합리성’에 부합한다.(52쪽)

예방접종은 특정 질병만 예방하는 것이므로 교육받지 못한 부모는 자녀가 어떤 예방접종으로 어느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만약 아이가 예방접종을 받았는데도 어디가 아프기라도 하면 부모는 속았다고 생각하고 다시는 예방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마음먹기 십상이다. 또한 부모는 기본적인 예방접종에 포함되는 다양한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해 아이에게 예방접종을 한두 차례 해주고 나서 부모로서의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처럼 사람들은 건강 문제와 관련해 너무 쉽게 그릇된 확신을 받아들인다.(95쪽)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이 유복하게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이때 부모는 자식에게 돈 한 푼 받지 못해도 충분한 보답을 받는다고 여길 수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 교육은 일종의 투자이자 자녀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런데 부모의 교육 투자에는 씁쓸한 이면도 있다. 가정에서 전권을 휘두르는 부모는 누구를 학교에 보내고 누구를 집에
놔두며 누구를 일터로 보낼지 결정한다. 심지어 자녀가 벌어온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도 부모가 결정한다.(117쪽)

많은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경제적 미래로 여긴다. 이들에게 자녀는 보험증권, 저축상품, 복권이 하나로 통합된 소규모 패키지다. 인도네시아의 시카다스에서 넝마주이를 하는 파크 수다르노는 막내아들을 중등학교에 보내는 것이 승산 있는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는 자녀 아홉 명과 많은 손자가 있었다. 슬하에 자녀가 많은 것이 흡족하냐고 묻자 그는 “물론”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아홉 명의 자녀 중 한두 명은

출판사서평

★ <파이낸셜타임스>골드만삭스 공동 선정 2011년 올해의 책
★ 아마존 영국 ‘거시경제학’ 분야 1위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 생각,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빈곤 해결도 없다!
15년간 40여 개 나라의 빈곤 현장을 돌며 실시한 생활 밀착형 연구!
인간 본연의 ‘경제적 합리성’에 초점을 맞춰 가난을 뿌리 뽑을 방법을 실증적으로 찾아낸 경제학의 위대한 성과

가난한 사람은 가진 것이 적기 때문에 뭔가를 선택할 때 훨씬 더 신중하게 행동한다. 그런데 왜 그들은 가난한데도 아이를 많이 낳을까? 음식이 부족해 굶으면서도 TV를 사보는 까닭은? 집을 짓기 위해 돈을 저축하는 대신 왜 벽돌을 사모을까? 세계적 개발경제학자인 아비지트 배너지와 미국의 ‘예비 노벨상’인 존 클라크 메달을 수상한 경제학자 에스테르 뒤플로가 세계 최초로 자연과학의 무작위 대조실험을 경제학에 적용해 그 이유를 밝혀냈다. 그리고 효과적인 원조 방법을 과학적, 실증적으로 증명했다. 즉 인센티브 제공, 영양제와 교복을 비롯한 각종 현물 지급, 예금과 보험 제도 정비 같이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원조만이 빈곤을 해결할 최선책이라는 것!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기반으로 가난에 대한 혁신적 시각과 과학적 연구 결과를 담은 이 책은 경제학이 보다 풍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최초로 ‘경제적 인센티브’ 개념을 빈곤 문제에 도입한 혁신적 통찰
‘가진 것이 적을수록 선택은 더욱 신중해진다’는 삶의 원리를 기초로 가난을 뿌리 뽑을 방법을 과학적이고 실증적으로 찾아낸 경제학의 위대한 성과

지난 총선은 그야말로 ‘복지 전쟁’이었다. 무상의료, 무상급식, 무상보육뿐 아니라 5세 미만 양육수당 지급, 75세 이상 노인 틀니 급여 지원 같은 틈새 정책까지 등장했다. 이는 복지에 목말라 있던 국민의 열망과 이를 외면해온 정치권의 각성이 표출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치러질 대선에서도 ‘복지’는 대권의 향방을 좌우할 뜨거운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사회적 열기 속에서도 최빈곤층을 위한 복지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복지’는 진정한 복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걸인에게 동전 한 닢 던져주는 식의 선심성 이벤트, 가난한 사람들의 입에 밥 한 숟가락 넣어주는 1차원적 복지 정책은 빈곤의 고리를 끊기는커녕 가난의 악순환만 낳았다. 게다가 빈곤층은 게으르고 어리석기 때문에 세금으로 그들을 도와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 사회 인식, 예산부족을 이유로 소극적인 정책만 내놓는 정부의 무능이 빈곤을 더욱 부추겼다. 물론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방법이 양적인 측면에서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원 효과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정말 빈곤을 뿌리 뽑을 방법은 없는 것인가?
‘2차 복지 전쟁’을 준비하는 대선 주자들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책이 출간되었다. 세계적 개발경제학자 아비지트 배너지와 미국의 ‘예비 노벨상’인 존 클라크 메달을 수상한 경제학자 에스테르 뒤플로가 쓴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생각연구소 刊)》(원제 : Poor Economics)이다. 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 생각,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면 빈곤 해결도 없다”며 그들이 비합리적이고 게으르며 무능력하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빈곤층은 오히려 가진 것이 적기 때문에 뭔가를 선택할 때 훨씬 더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것. 인간의 경제적 합리성에 초점을 맞춰 빈곤 문제에 접근한 두 사람의 새로운 시각은 우리가 몰랐던 빈곤층의 현실을 직시하는 발판을 제공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판단한다. 단지 미래의 큰 이익을 위해 당장 감수해야 하는 작은 손해를 회피하는 허점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내릴 뿐이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는 모기장을 사용하면 아이의 미래 소득이 평균 15퍼센트 증가하는데도 부모들은 모기장을 구입하지 않는다. 배너지와 뒤플로는 ‘경제적 이득 추구’라는 인간의 본성을 이용해 ‘옆구리를 슬쩍 찌르는 방법(넛지)’을 활용하면 가난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넛지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경제학에서는 처음으로 자연과학에서 사용하는 ‘무작위 대조실험’을 연구에 도입했다.
두 사람이 15년간 40여 개 나라의 빈곤 현장을 누비며 실시한 연구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인도 라자스탄에서 실시한 ‘예방접종과 콩 실험’이다. 이 지역에서는 어린이 100명 중 단 2명만이 필수 예방접종을 받고 있었다. 정부와 원조기구가 예방접종의 효과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무료로 예방접종을 놔준다고 해도 접종률이 형편없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부모들이 아이를 보건소에 데려오지 않기 때
㏏?甄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지역 NGO 활동가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사실 이 지역에는 ‘아이가 한 살 전에 밖에 나가면 악마의 눈길을 받아 죽는다’는 뿌리 깊은 미신이 있었다. 많은 전문가가 이 미신에 대한 주민의 생각을 바꾸지 않고서는 어떤 방법도 소용이 없을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너지와 뒤플로는 편견을 버리고 왜 무료 예방접종을 받지 않는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보건소에 오게 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알아내기 위해 현장에 연구팀을 꾸렸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마을을 선정한 뒤 세 개 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고 두 번째 그룹에서는 간호사들이 예방접종을 독려했다. 그리고 세 번째 그룹에서는 아이들에게 예방접종을 시킬 경우 부모에게 콩 2파운드를 주고 필수 예방접종 다섯 가지를 모두 받으면 스테인리스 쟁반세트를 줬다. 6개월 뒤 접종률을 확인한 결과, 콩과 쟁반을 나눠준 그룹에서는 38퍼센트의 접종 완료율을 보였고, 간호사들이 접종을 유도한 그룹에서는 17퍼센트, 아무 변화도 주지 않은 그룹에서는 6퍼센트의 접종 완료율을 기록했다.
두 사람은 실험을 통해 작은 경제적 스위치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당장 행동해야 할 이유를 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접종을 받으러 오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 접종 후 아이의 상태를 살피는 정성 등 부모가 입을 당장의 손실을 콩 2파운드가 보상했던 것이다.

빈곤의 덫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50년간 지속된 인도주의적 원조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 혁신적 연구 성과

빈곤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무조건적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는 ‘공급론’이다. 대표적 공급론자인 콜롬비아대학교 제프리 삭스 교수는 “대대적인 초기 투자로 지역 특유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하나는 무조건적 원조가 오히려 시장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에 원조가 필요 없다는 ‘수요론’이다. 수요론의 대표주자인 뉴욕대학교 윌리엄 이스털리 교수는 “원조는 독자적인 해결책 마련을 막을 뿐 아니라 피원조국의 여러 기구를 부패로 내몰고 기반을 약화시킨다. 가난한 나라의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대안은 자유 시장 시스템을 도입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라며 원조를 불신한다.
배너지와 뒤플로는 원조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50년간 이어진 격렬한 논쟁이 매우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것은 ‘왜’ 그간의 노력들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빈곤 현장을 찾은 두 사람은 정부와 원조단체의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왜 영양결핍에 시달리는지, 왜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지, 왜 저축하지 않는지 밝혀냈다. 그리고 인센티브 제공, 회충약ㆍ영양제ㆍ교복을 비롯한 각종 현물 지급, 예금과 보험 제도 정비 같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이런 접근방식의 효과를 무작위 대조실험으로 입증한 두 사람의 연구에 대해 학계는 “원조의 효율성을 평가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발굴했다”고 극찬했다. 더 나아가 원조 정책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많은 개발도상국 정부와 국제기구, NGO가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의 실생활과 눈높이에 맞춘 원조’를 최우선 정책 목표로 채택해 현장에 활용하고 있다.
배너지와 뒤플로의 오랜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이 책은 가난한 사람들의 소비 태도, 건강 관리 방식을 비롯한 실제 생활모습과 그들의 자립을 가로막고 있는 사회정책적 환경의 특징 및 정책 대안을 담고 있다. 먼저 개인의 일상을 다룬 1부에서는 빈곤층이 구매하는 상품, 자녀 교육 방식, 자녀수 등을 알아내 그들이 사는 법을 탐구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결정적인 정보가 부족하거나 그릇된 정보를 진실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별 쓸모없다고 생각했다. 수확량을 늘리려면 비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알지만 적정 사용량은 알지 못했다. 또 공공 서비스가 부족해 사소한 것조차 혼자 해결해야 했다. 예를 들어 상수도 시설이 없기 때문에 깨끗한 물을 먹으려면 직접 소독해야만 했다. 연금이나 퇴직금 제도가 없어 노후대책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노후를 돌봐줄 자녀를 되도록 많이 낳았다. 이러한 탓에 가난한 사람들은 누구보다 신중하게 생각했지만 자신을 이롭게 하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다.
사회정책적 측면을 다룬 2부에서는 시장과 제도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즉 그들이 돈을 빌릴 수 있는지, 저축할 수 있는지, 정부의 빈곤 대응책은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지원이 실패하는지를 살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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