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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살고 죽고

20년차 번역가의 솔직발랄한 이야기

권남희 지음| 마음산책 |2013년 09월 30일 (종이책 2011년 04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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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3년 09월 30일 (종이책 2011년 04월 15일 출간)
    포맷용량 ePUB(1.05MB, ISBN 9788960904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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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20년차 번역쟁이의 행복한 글쓰기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권남희의 에세이 『번역에 살고 죽고』. 이 책은 20년 동안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유미리, 온다 리쿠, 텐도 아라타 등 많은 작가들의 책을 번역하며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침 먹고 책, 점심 먹고 책, 저녁 먹고 책. 종일 책만 읽으며 잉여인간으로 살던 20대 중반, 번역가로 처음 발돋움 하던 때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은 첫 번역서가 나오기까지의 이야기와 일본에서 결혼생활을 하던 저자와 딸 정하의 이야기, 이혼 후 서울로 돌아와 번역가로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더불어 번역 노하우 등의 번역의 실제에 대해 다루고 있어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들과 번역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가 되어준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무학자無學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쓰기’를 추구하는 저자의 모토에 맞게 이번 에세이는 쉽고 재미있게 저자의 삶, 번역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번역가 지망생들을 위해 전공, 유학, 자격증, 수입 등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며 번역 공부에 대한 방법을 소개한다. 또 매절과 인세, 번역료 올리기 등 번역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저자가 번역한 작품 <러브레터>, <와인 한 잔의 진실>, <밤의 피크닉>, <애도하는 사람> 등의 번역 후기와 에피소드 등이 담겨 있어 재미를 더한다.

목차

책을 내면서

번역의 바다에 발을 담그다

꿩 대신 봉황!
잉여인간의 나날
백수 날다
대리번역의 비애
잊을 수 없는 첫 번역서
기획거리 찾으러 일본으로
차라리 내가 쓰자
첫 베스트셀러 탄생
번역가가 되고 싶다고요?

*번역가 지망생들을 위한 FAQ

올빼미 번역가의 고군분투

꼬꼬마 매니저
역자 후기를 위한 변명
싱글맘 되던 날
안정 궤도에 오르다
딸의 장래희망
번역가의 하루
번역死 할 뻔!
명함 만들기
편집자와의 관계
후배들과의 대화
: 검토자로 신임을 ...

저자소개

권남희

저자 : 권남희

저자 권남희는 1966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딸을 줄줄이 셋이나 낳은 엄마가 또 딸이면 낳지 않으려고 점쟁이에게 갔더니, 한 ‘인물’ 할 아들이 나올 거라고 해서 나를 낳았다고 한다. 돌팔이 점쟁이 때문에 이 풍진 세상 빛을 보게 되었지만, 넷째 딸은 천덕꾸러기였다. 놀아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책을 많이 읽게 되었고, 책을 많이 읽다 보니 글을 많이 쓰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저절로 글 쓰는 직업을 꿈꾸게 되었다. 순전히 문학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일본어를 선택했다가, ‘번역’이란 천직을 만났다. 1991년 첫 번역서가 세상에 나온 지 20년째. 그동안 유미리,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아사다 지로, 이시다 이라, 기리노 나쓰오, 오가와 요코, 이토야마 아키코, 온다 리쿠, 미우라 시온, 텐도 아라타 등 많은 작가들의 책을 번역해왔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하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늘 똑같은 대답을 한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작가.” 번역가는 바람둥이다. 아무리 작품에 반해서 꺅꺅거려도 마감만 하면 끝. 금세 새 작품과 사랑에 빠진다. 지금까지 번역한 세월만큼이 또 한 번 흐르면 경로우대증 발급받을 나이가 된다. 그때까지 번역을 계속하는 게 희망사항이다. 옮긴 책으로 『오디션』『러브레터』 『부드러운 볼』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 『무라카미 라디오』 『빵가게 재습격』 『멋진 하루』 『퍼레이드』『밤의 피크닉』 『미나의 행진』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성형미인』 『다카페 일기』 『채굴장으로』 『어제의 세계』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공부의 신』 『달팽이 식당』 『애도하는 사람』 『기치조지의 아사히나 군』 『마루 밑 남자』 『카모메 식당』 등 120여 권이 있다. 저서로는 『왜 나보다 못난 여자가 잘난 남자와 결혼할까』 『동경신혼일기』 『번역은 내 운명』(공저)이 있다.

책속으로

기회는 왔다. 드디어 일본 소설을 번역하게 된 것이다. 이츠키 히로유키라는 유명한 작가의 소설이었다. 이제야 내 이름으로 번역서가 나온다고 생각하니 어찌나 좋은지 더 신나게 더 꼼꼼하게 작업을 했다. 책이 출간되었다. 그러나 내 이름은 없었다.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 “남희 씨는 경력이 없어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냈어요.”
물론 섭섭했지만, 그 말씀도 지당했다. 하지만 작업할 때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낸다면 내 경력은 어떻게 만든단 말인가. 경력이 없는 나는 계속 대리번역만 해야 하는 건가?
-27~28쪽, 「대리번역의 비애」에서

“이름이 바나나야? 토마토 아니고? 에쿠니 가오리? 앗싸 가오리? 뭐 이래. 이런 걸 누가 읽어요.” 검증되지 않은 일본 작가들의 책을 선뜻 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때 검토서를 돌렸던 책이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NㆍP』 『슬픈 예감』이다. (중략) 2002년도에 먹혔던 책을 1993년에 기획했으니, 너무 앞서갔던 나는 번역계의 이상李箱이었던가.
-37쪽, 「기획거리 찾으러 일본으로」에서

어느 토요일에는 번역을 보내놓고 도저히 못 살겠다 싶어서, 오늘은 좀 일찍 자자, 하고 밤 12시에 쓰러지듯이 누웠는데 편집자에게서 문자가 왔다. “선생님, 지금도 열심히 달리고 계시겠지요?” 순간 벌떡 일어나서 다시 일했다. 주말 밤 12시에 퇴근도 못하고 일하는 아기 엄마 편집자를 생각하니 차마 아프다고 일찍 잘 수가 없었다. 원치 않는 번역死 해도 어쩔 수 없지, 하면서 또 밤을 새웠다.
-102쪽, 「번역死 할 뻔!」에서

몇 번 성의 없이 교정보고 넘겼더니 일 끊어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그동안 쌓아온 인지도고 경력이고 다 소용없었다. 번역의 세계는 이렇게 ‘실력과 이름과 학벌 중에 그중에 제일은 실력’인 곳이다.
-136쪽, 「후배들과의 대화」 중 ‘일이 끊어졌을 때’에서

“とか(라든가)” 같은 병렬조사가 한 문장에서 여러 번 나올 때는 해석하지 않는 게 좋다. 앞에서 보듯 “라든가”를 빼니 훨씬 깔끔해졌다. 역자는 원문의 분위기를 알고 있기 때문에 단어 하나, 조사 하나가 모두 필요한 부품처럼 느껴져서 선뜻 버리질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부품이 알고 보면 부품이 담긴 비닐봉지일 때가 있다. (중략) 되도록 깔끔한 번역을 위해서 군더더기가 될 것 같은 단어나 조사는 미련 없이 버리자.
-164쪽, 「부품이야 비닐봉지냐」에서

작업을 하면 할수록 『밤의 피크닉』의 매력에 푹푹 빠져들었다. 일본 사이트에 들어가서 그녀의 소설에 대한 서평을 읽어보면 다들 나처럼 ‘푹푹 빠져드는 매력’에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머잖아 이렇게 되리란 걸 확신했다. 아니나 다를까, 드디어 『밤의 피크닉』이 출간되었고, 온다 리쿠 언니는 애드벌룬을 타고 날았다.
-238쪽, 「좋은 작품은 나의 힘」에서

출판사서평

번역가가 사는 법
─ 환상과 오해를 벗겨낸 리얼한 ‘만담’

대졸 취업난과 ‘88만원 세대’가 사회적 이슈가 된 지도 벌써 5년이 넘었다. 나날이 오르는 등록금으로 대학을 제때 졸업하기도 쉽지 않은 요즘, 20대 청춘들의 고민은 ‘돈’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더욱이 ‘평생 직장’이란 개념도 이젠 희박해져 ‘창업’이나 ‘프리랜서’ 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외국어 능력이 졸업ㆍ취업의 필수 항목이 되다 보니, 대학생들 중에는 ‘번역가’를 진로로 삼는 경우도 많아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iN’에 검색어로 ‘진로 번역가’를 입력하면 1,000건에 가까운 글이 뜬다. 그 질문의 대다수가 ‘번역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것. 구체적인 접근법을 묻는 이들이 넘쳐나고, 중고등학생에서부터 30, 40대 직장인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번역에 살고 죽고』의 저자 권남희는 올해로 번역 경력 20년차에 접어든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다. 그간 유미리,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아사다 지로, 온다 리쿠 등등 유명한 작가의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 역시 번역가 지망생들로부터 진로 상담 메일을 수없이 받아왔다. 그가 번역을 시작한 1990년대 초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일본문학은 극소수 작가들의 작품 외엔 일반 독자에게 큰 주목을 받기 전이었다. 그러다 1998년 일본 대중문화가 본격 개방되면서 일본 소설들도 널리 사랑받게 되었다. 지금은 ‘일본문학 번역가’ 하면 ‘권남희’란 이름을 바로 떠올리는 독자들이 많고, 그가 번역한 작품은 반드시 찾아 읽는 팬 층도 형성돼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번역 입문 시절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겪어온 ‘번역 인생’을 솔직하게 풀어낸 책이다. 그동안 번역가의 세계와 번역 노하우를 다룬 책들은 적지 않게 출간되었다. 그러나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의 책, 더욱이 번역가의 생생한 삶을 다룬 책은 드물다. 『번역에 살고 죽고』는 ‘나도 번역이나 해볼까’ 싶은 사람들, 프리랜서를 꿈꾸는 사람들, 그리고 일본문학 독자들에게 지극히 현실적인 지침서가 되어준다.
거기다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이미 오래전 PC통신 유머작가와 인기 블로거로 입담을 자랑해온 저자의 글 솜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 ‘무학자無學者도 읽을 수 있는 글쓰기’가 모토인 그답게, 이 책은 누구나 펼쳐 들어도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따뜻한 에세이다.

‘운’이라 쓰고 ‘노력’이라 읽는다
─ 석ㆍ박사 학위도, 유학 경력도 없이 자리 잡기까지

어릴 때부터 책읽기와 글쓰기를 즐겼던 저자는 청소년 시절, 소설가가 꿈이었다. 그러다 대입 준비를 하면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일본어를 전공으로 택한다. 외국어 하나쯤 배워두면 밥벌이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서였으나, 번역 일을 하리란 생각은 없었다. 졸업 후 취직이 안 돼 백수로 지내며 취미 삼아 일본 책 번역을 해보았는데,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한 출판사의 번역 일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평생 직업의 출발점이 될 줄은 자신도 알지 못했다.
처음 맡은 일은 미국 소설의 일어판을 번역하는 것으로, 당시까지만 해도 중역은 흔한 일이었다. 일본어 전공자라 다른 번역가의 이름으로 책이 나왔고, 그 뒤 일본 소설을 번역하게 됐지만 경력이 없는 초보라는 이유로 또다시 대리번역의 비애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번역료는 원고지 장당 600원. 잡지 번역 아르바이트도 장당 800원 하던 시절이었으니, 그야말로 짜디짠 대우였다. 이후 자신의 이름이 실린 번역서가 나오긴 했으나, 일거리가 보장된 것도 아니고 집안 형편은 어려운 현실. 생각 끝에 일본에 가서 기획거리를 찾기로 하고, 도쿄의 대형 서점과 헌책방을 다니며 책들을 잔뜩 사온다. 당시 사온 책들 중에는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히가시노 게이고, 시마다 마사이코 등 지금은 국내에서도 베스트로 꼽히는 유명 작가의 소설들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출판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저자는 말한다. “너무 앞서갔던 나는 번역계의 이상李箱이었던가.”
이후 일본 에세이집에서 글을 골라 짜깁기 책을 내기도 하고, 일부 글은 직접 쓴 번역서를 내기도, 나아가 『동경신혼일기』란 책을 직접 써 내기도 하면서 초보 번역가의 고군분투는 이어진다. 그러다 유미리의 책을 소개해 번역,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점차 본격적인 번역의 길을 걷게 된다.
취업을 앞둔 이들에게서 “번역가가 되고 싶은데요”라며 조언을 구하는 메일을 받을 때,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다른 일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번역가’란 이름에 환상을 품은 대졸 청년들이 연수입 1000만 원으로 만족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매력적이지 않은 직업이란 것. 또 외국어 책만 번역할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며 일거리가 줄을 서 있는 것도, 부업으로 일해 생활비를 벌 수 있는 것도 아닌 게 현실임을 일깨운다. 그 밖에 전공과 준비법 등, 번역가 지망생들을 위한 FAQ를 1부 뒤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었다.

우아한 프리랜서란 없다
─ 웃기고 울리는 싱글맘의 고군분투

이 책의 재미는 번역가로서의 이력과 정보에만 있지 않다. 딸과 알콩달콩하게 사는 생활상이 잔잔한 웃음과 찡한 감동을 안겨준다. 태어나기 전부터 번역하는 엄마를 둔 덕분에 말하기와 책읽기를 일찍 깨친 딸, 정하. 거래하는 출판사의 전화를 도맡아 받고 번역료까지 체크하는 ‘매니저’ 역할을 톡톡히 했던 어린 시절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난다. 커서는 번역 책 문장까지 품평하고 밤새워 일하는 엄마를 배려해 혼자 알아서 등교하는 대견한 아이. 엄마 아빠가 이혼하던 날, 맛있는 것을 사주었더니 “오늘 무슨 날이야?”라며 즐거워했다는 대목에서는 콧날이 시큰해진다.
프리랜서의 삶은 생각보다 자유롭지 않으며, 여유롭고 우아하지도 않다. 늘 마감에 쫓기는 번역가로서, 더욱이 아이를 키우며 집안일까지 병행해야 하는 아줌마 프리랜서로선 이중삼중으로 고된 일상이다. 그래도 ‘일’과 ‘취미생활’의 경계가 모호한 그에겐 번역 일이 즐거움이자 행복이다. 몇 해 전 원고지 2200매가 넘는 양, 그러니까 평소 석 달치 작업량을 출간 일정상 한 달에 번역해야 했을 때 몸까지 아파 하마터면 ‘번역死’ 할 뻔한 일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 일을 계기로 아무리 재미있는 작업이라도, 돈을 많이 벌어도 건강이 우선임을 절감했다고 한다.
출판 번역 일은 출판사, 편집자와의 호흡이 중요한 만큼 그 관계에서 겪는 좋고 나쁜 사례도 가감 없이 들려준다. 공포물을 엮어볼 생각으로 일본에 간다고 하자 적극 환영했던 한 출판사는, 정작 다녀와서 원고를 줬는데 몇 달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결국 출간은 성사되지 않았고, 그는 이 경험담을 통해 계약서의 중요성을 후배들에게 넌지시 일깨운다. 그 밖에도 후배 번역가들을 위해 검토서 작성법, 번역료 정하기와 올리기, 결제가 안 될 때, 어려운 책과 하기 싫은 책, 일이 끊어졌을 때 등등의 대처법에 대해 친절히 안내해준다.

번역가도 작가다
─ 번역의 노하우, 좋은 작품과 글쓰기의 행복

3부 「번역의 실제」 편에서는 일본 책을 번역하려는 사람과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번역 노하우를 짚어준다. 독해(해석)와 번역이 어떻게 다른지, 일본어를 잘해도 번역문으로는 낙제점이 되는 이유가 실제 문장의 예를 통해 눈에 쏙쏙 들어오게 정리돼 있다. 일본어 특유의 표현이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닌 군더더기가 되는 경우라든가,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읽히게끔 옮기는 요령이 쉽고도 흥미롭다. 나아가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가족관계, 배경을 파악하는 것, 사투리는 어떻게 옮길 것인가 등의 디테일까지 조목조목 일러준다.
‘역자 후기’에 얽힌 뒷이야기도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저자가 번역한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번역하던 당시의 느낌 등이, 몇 편의 후기 인용에 더해져 살갑게 다가온다. 번역가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언론사에서 칼럼도 청탁받게 되었는데, 워낙에 달필인 데다 쉽게 쓰는지라 그의 연재 칼럼을 챙겨 읽는 독자들도 생겼다. 번역 일로 바빠져 원고 청탁을 거절하는 ‘즐거운 비명’을 지를 때도 있지만, 저자는 고백한다. “글 쓸 때도 번역할 때만큼이나 행복하다”고. 그리고 “멋진 성장소설 한 편 쓰는 게 꿈”이라고.
감동적인 작품을 번역할 때 희열을 느끼고, 궁합 맞는 작가의 글을 옮기며 “마치 내가 쓴 글을 옮기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번역가 권남희. 좋은 작품을 원동력으로 오늘도 밤새울 힘을 얻는 그의 말에서, 어느 작가 부럽지 않은 감성과 열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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