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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배신

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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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최희봉 옮김| 부키 |2013년 09월 30일 (종이책 2012년 06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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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3년 09월 30일 (종이책 2012년 06월 08일 출간)
    포맷용량 ePUB(8.79MB, ISBN 978896051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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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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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노동문제 # 사회비평

신자유주의시대의 빈곤 문제를 조명하다!

《긍정의 배신》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노동의 배신』. 이 책은 저자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에 걸쳐 식당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가정집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월마트 매장 직원 등으로 일하며 최저임금수준의 급여로 정말 살 수 있는지 체험한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저자가 고군분투하며 살아간 이야기를 통해 살아 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는 워킹 푸어의 총체적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구직과정에서부터 감정과 존엄성을 말살하는 노동 환경, 영양은커녕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열량조차 섭취하지 못하는 식생활, 가난하기에 돈이 더 많이 들고 그래서 더 일해야 하고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쳇바퀴까지, 저임금 노동자들을 옥죄는 생활의 굴레를 저자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분석으로 낱낱이 파헤쳤다.

일을 해도, 아니 일을 할수록 가난해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평범한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 극심한 불평등이 단지 1퍼센트의 탐욕 때문일까? 저자는 우리의 안락함이 바로 이들의 희생 위에 지어진 것이라고 단언한다. 에런라이크는 우리의 특권과 그들의 고통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끄집어내고 ‘이 사태에 당신은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독자에게 인식의 확장은 물론 행동의 변화를 요구한다.

또한 우리 모두가 그들에게 수치심을 느껴야 마땅하다고 절절히 호소한다. 수백만 워킹 푸어가 겪는 빈곤을 ‘응급 상황’으로 받아들여 이를 개선하자고 외친다. 임금을 올리고, 그들을 범죄자 취급하지 말고, 그들이 조직을 결성해 더 나은 임금과 노동환경을 얻어내도록 하자고 말한다. 무엇보다 넘어져 있는 그들을 발로 차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원칙이라도 필요하다는 호소에는 평소 누구보다 앞장서 사회 운동을 활발히 펼쳐 온 에런라이크의 현실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목차

추천사 - 무섭도록 예리하고 매혹적인 선동이다! (김선우)ㅤ
서문 - 나는 왜 저임금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나ㅤ

1장 가난하기에 돈이 더 든다ㅤ
서비스 업계에 넘쳐 나는 인류애 / 프롤레타리아의 평온을 해치는 관리자들 / 가난한 자들만의 절약법 따윈 없다 / 쉬지 말고 리듬을 타라 / 내 옥시토신의 수혜자 접시닦이 '조지' / 호텔 청소부로 투잡을 뛰다 / 명백한 실패

2장 모두가 우리를 무시한다ㅤ
모텔을 '집'으로 / 구직 활동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 천국은 요양원과 닮았다 / 인간 진공청소기 / 번식녀 계급...

저자소개

바버라 에런라이크

저자 : 바버라 에런라이크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1941년 미국 몬태나 주에서 태어났다. 록펠러 대학에서 세포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도시 빈민의 건강권을 옹호하는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다가 전업 작가로 나섰다. 2001년, 저임 노동자의 생활을 잠입 취재해 『노동의 배신(Nickel and Dimed)』을 썼고 이 책이 미국 내에서 150만 부 이상 팔리면서 생활 임금 논쟁에 불을 붙였다. 2011년에는 자기계발서와 동기 유발 산업, 초대형 교회, 긍정심리학 등 사회 곳곳에 만연한 긍정주의의 폐해를 낱낱이 파헤친 『긍정의 배신』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여 권의 책을 썼으며 현재 『뉴욕 타임스』 『타임』 『하퍼스』 『네이션』 등 미국 주요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현장에 밀착한 글쓰기와 노동자, 여성, 소수자 등을 위한 사회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역자 : 최희봉

역자 최희봉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대학교 대학원 및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정치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케임브리지에 거주하면서 동시통역사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책속으로

허스사이드에서 며칠 일하면서 나는 수유 호르몬인 옥시토신 주사를 한 방 맞은 것처럼 온몸이 서비스 정신으로 가득 찼다. 대부분의 고객은 힘든 노동을 하는 지역 주민들이었다. 트럭 운전사, 건설 현장 노동자, 심지어는 식당이 속해 있는 호텔에서 일하는 청소부들도 왔다. 지저분한 환경이 허락하는 한, 나는 그들에게 ‘고급스런’ 식사에 가장 근접한 식사를 경험하게 해 주고 싶었다. 손님에게는 ‘당신’이라고 하지 않고 12세 이상이면 누구나 ‘선생님’과 ‘사모님’이라고 불렀다. 아이스티와 커피를 계속 채워 주는 한편 손님들이 식사하는 도중에 다가가서 음식이 괜찮은지 물어보았다. 그리고 샐러드를 시키면 잘게 썬 생버섯이나 여름 호박 조각, 또는 냉장창고 안에서 곰팡이가 피지 않은 야채를 뭐든 찾아 예쁘게 썰어 위에 얹어 내갔다. -36쪽 1장 가난하기에 돈이 더 든다

“당신의 대리석 벽이 피를 흘리는 게 아닙니다. 저것은 전 세계의 노동자 계급, 즉 대리석을 캐 나른 노동자들, 당신이 아끼는 페르시아산 카페트를 눈이 멀 때까지 짠 사람들, 당신이 가을을 주제로 아름답게 꾸며 놓은 식탁 위의 사과를 수확한 사람들, 쇠못을 만들기 위해 강철을 제련한 사람들, 트럭을 운전한 사람들, 이 건물을 지은 사람들, 그리고 지금 이 집을 청소하려고 허리를 굽히고 쪼그리고 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흘리는 피입니다.” -129쪽 2장 모두가 우리를 무시한다

예를 들어 똥에 대해 얘기해 보자. 청소부에게 똥은 피할 수 없는 일의 한 부분이다. 청소부가 되어 처음으로 똥 묻은 변기와 대면했을 때 나는 누군가와 원치 않는 친밀한 관계가 되었다는 사실에 심한 충격을 받았다. 바로 몇 시간 전에 어떤 통통한 엉덩이가 이 변기에 앉아 힘을 주었고 나는 여기서 그걸 치우고 있구나. -130~131쪽 2장 모두가 우리를 무시한다

6시가 지나 멜리사와 엘리가 퇴근하고 나면, 그리고 9시에 이사벨까지 퇴근하고 나면 그때부터 매장은 ‘내 것’이 되었다. 저리 비켜요, 샘. 여기는 이제 바브-마트(Barb-Mart)라고요. 카트를 끌고 매장 둘레를 시찰하다 제자리에 있지 않거나 떨어져 있는 상품을 보면 얼른 뛰어가서 줍고 모든 것을 보기 좋게 정리했다. 탁 치면서 제자리에 놓았다. 똑바로 걸려 있어, 차려 자세로. 아니면 선반에 정연하게 엎드려 있어. 이런 마음 상태가 되면 고객이 상품을 들추고 다니며 매장을 건드리는 게 보기 싫어졌다. 사실은 상품이 팔린다는 개념 자체가 싫었다. 원래의 집에서 뿌리가 뽑혀 상태가 어떤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옷장 안으로 내 옷이 빨려 들어간다는 게 정말 싫었다. 여성복 매장을 거대한 플라스틱 거품 안에 넣어 소매상점들에 관한 역사박물관 같은 어디 안전한 곳에 잘 보관했으면. -226쪽 3장 ‘동료’라는 이름의 노예

바로 그 순간에 나와 함께 휴게실에 있던 여성이 벌떡 일어나더니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텔레비전을 향해 주먹 쥔 팔을 흔들었다. 나는 그녀에게 빠르게 두 검지를 아래로 향하는 손짓을 해 보였다. “여기! 우리들!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어요!”라는 뜻이었다. 그녀는 내가 앉아 있는 곳으로 달려와 얼굴을 가까이 하더니 “당연하죠, 젠장!”이라고 말했다. 발이 너무 아파서 그랬는지 그녀가 ‘젠장’이라고 욕을 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내 휴식 시간을 훌쩍 넘기고 아마도 그녀의 휴식 시간도 지날 때까지 우리는 함께 얘기를 나누었다. 그녀의 딸 얘기, 계속 장시간 근무를 하느라 딸과 함께하는 시간을 한 번도 제대로 가져 본 적이 없다는 얘기, 그리고 아무리 일하고 벌어도 저축할 엄두도 못 내는데 이렇게 일만 하면 뭐 하느냐는 얘기…. 나는 지금도, 만약 월마트에서 조금만 더 일했더라면 그녀와 둘이서 뭔가를 해냈을 거라고 생각한다. -257쪽 3장 ‘동료’라는 이름의 노예

출판사서평

『긍정의 배신』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에 걸쳐 식당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가정집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월마트 매장 직원 등으로 일하며 최저 임금 수준의 급여로 정말 살 수 있는지를 체험했다.
구직 과정에서부터 감정과 존엄성을 말살하는 노동 환경, 영양은커녕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열량조차 섭취하지 못하는 식생활, 부자들이 집값을 올려놓은 탓에 싸구려 모텔과 트레일러 주택을 전전하며 점점 더 외곽으로 쫓겨나는 주거 실태, 가난하기에 돈이 더 많이 들고 그래서 더 일해야 하고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쳇바퀴까지, 저임금 노동자들을 옥죄는 생활의 굴레를 저자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분석으로 파헤친다.
15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예일대 등 미국 600여 개 대학의 필독서로 지정된, 온몸을 던져 신자유주의 시대의 빈곤 문제를 다룬 ‘현대의 고전’이다.

<책 표지 글>

죽어라 일하고 무시당하고 어리둥절해하다 마침내 분노하다!

앉지도 떠들지도 먹지도 말라고? 쉴 새 없이 음식을 날라도 손에 쥐는 건 고작 최저 임금 몇 푼. 그러니 싸구려 모텔을 전전할 수밖에.
똥 묻는 변기를 닦아 줘도 집주인들은 고마워하지 않아. 오히려 우리가 뭘 훔쳐 가지 않을까 감시하지. 그 사람들 눈엔 우리가 보이지 않아.
인성 검사에 약물 검사에 대단한 오리엔테이션까지 거쳤는데 하는 일이라곤 옷 개는 단순노동. 말로는 ‘동료’라는데 사실은 노예야.

<출판사 리뷰>

취재기를 넘어선 생존기 “워킹 푸어로 일하고, 느끼고, 살아 보다”
긍정주의의 맨 얼굴을 속 시원히 파헤친 『긍정의 배신』의 작가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워킹 푸어(working poor, 근로 빈곤층)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최저 임금을 받아서 과연 먹고살 수 있을까? 그들이 가난한 게 정말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일까?
『노동의 배신』은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저자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식당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가정집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월마트 매장 직원 등으로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 나간 경험을 담았다.
저자의 목표는 단순했다. 일을 구하고 그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음식을 사고 잠자리를 구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것. 그러나 그 단순한 목표를 이루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노동의 배신』에는 그 같은 고군분투를 통해, 살아 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는 워킹 푸어의 총체적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구직 과정에서부터 감정과 존엄성을 말살하는 노동 환경, 영양은커녕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열량조차 섭취하지 못하는 식생활, 부자들이 집값을 올려놓은 탓에 싸구려 모텔과 트레일러 주택을 전전하며 점점 더 외곽으로 쫓겨나는 주거 실태, 가난하기에 돈이 더 많이 들고 그래서 더 일해야 하고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쳇바퀴까지, 저임금 노동자들을 옥죄는 생활의 굴레를 저자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분석으로 파헤친다.
‘노동의 배신’이라는 한국어판 제목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점점 더 가난해지는, 노동에 ‘배신’당하는 워킹 푸어의 역설적인 현실을 의미한다. 원제인 ‘Nickel and Dimed’ 역시 ‘야금야금 빼앗기다’, ‘매우 적은 돈을 쓰다’라는 두 가지 뜻으로, 푼돈조차 아껴 쓸 수밖에 없으며 가난하기에 오히려 돈이 더 드는 워킹 푸어의 생활을 보여 주는 말이다.

“때로는 한 권의 책이 세상을 움직인다” 생활 임금 운동에 불을 붙인 ‘현대의 고전’
저자가 저임금 체험을 할 당시, 미국은 성장은 지속되면서 물가는 안정된 이른바 ‘골디락스 경제’에 한껏 취해 있었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한 대다수 임금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하락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집값과 주가 상승 등 자산 거품이 빚어내는 ‘부의 효과’에 흥청거렸다. 사실 전례 없는 호황이라던 그때, 노동 인구의 30퍼센트가 생활이 가능한 수입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당 8달러 이하의 임금을 받았고(1998년), 최저 임금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시간당 5.15달러에 멈춰 있었다. 다만 거품에 취해 있던 대다수의 미국인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깊어지는 풍요의 그늘’을 외면했을 뿐이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에런라이크는 빈곤층의 열악한 현실을 생생하게 드러내며 그들이 결코 게으르거나 일을 하지 않아서 가난한 게 아님을, 그들의 빈곤이 중산층의 안락함의 토대임을 섬뜩할 만큼 몸으로 보여 주었기에 미국 사회가 받은 충격은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
2001년 5월 초판이 나오자마자 책은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11년 8월 ‘10주년 기념판’이 나올 때까지 10년 동안 미국에서만 150만 부 이상 팔렸다. 또 전 세계 1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현대의 고전’ 반열에 올랐다. 권위 있는
도서 상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북 프라이즈’(2002년), 천주교 단체가 ‘인간의 정신에 내재한 가장 고귀한 가치를 재확인시키는’ 책을 선정해서 수여하는 ‘크리스토퍼 어워드’(2002년), 루즈벨트 재단의 ‘자유 메달’(2007년)도 받았다.
그러나 수많은 찬사와 수상 경력보다 의미 있는 것은 이 책이 현실을 바꾸는 기폭제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예일대를 비롯한 600여 개 대학의 필독서로 선정됐고, 수많은 지역 모임에서는 책을 대량 구매해 시 의회 및 주 의회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책 내용을 토대로 다큐멘터리와 연극도 만들어졌다. 이 책은 생활 임금 운동의 큰 동력이 되었다. 그 결과 29개 주가 최저 임금을 인상했고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생활 임금을 지급하라는 법령이 통과됐다. 마침내 2007년 7월에는 연방 정부가 최저 임금을 인상하기에 이른다. 현재 미국 연방 정부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이다.

이렇게 악착같은 저널리스트가! 10년을 추적하는 치밀하고 치열한 현장 정신
사실 블루칼라 노동자 집안에서 자란 저자에게 빈곤은 언제든 가까이 할 수 있는, 그러나 다시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저임금 체험을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도 계속 망설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을 중시하는 저널리스트답게, 또 관찰과 실험에 근거하는 과학자답게 결국 직접 ‘손을 더럽히러’ 나선다.
저임금 체험은 3개 지역에서 각각 한 달 정도씩, 1998년 봄부터 2000년 초여름에 이르기까지 3년에 걸쳐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저자는 과학도로서 치밀하고 과학적인 사전 준비를 한다. 우선 기본적인 원칙을 정한다. 기존 직업에 의존해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다, 임금을 제일 많이 주는 일을 한다, 제일 임대료가 싼 방을 구한다, 가급적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비상시를 대비해 자동차를 사용하고 노숙이나 굶은 일은 하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을 덧붙인다.
실험 장소를 고를 때는 노동 시장 및 주택 시장을 고려했다. 첫 체험지로 고른 플로리다의 키웨스트는 익숙하고 자신이 사는 곳과 가까운 곳이라 골랐다. 두 번째 체험지 메인 주의 포틀랜드는 백인이 우세한 지역으로서 백인이라는 자신의 인종적인 장점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마지막 체험지인 미니애폴리스의 트윈시티는 사람들이 친절하고 복지 혜택이 관대한 편이며 노동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뉴욕,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는 집세가 너무 높아서, 아주 시골 지역은 일자리가 적을 것 같아 애초부터 제외했다.
저자의 기자 정신은 체험이 끝난 뒤에도 계속 이어진다. 10년이 지난 2011년에는 다시 동료들의 근황을 추적해 2008년 금융 위기가 빈곤층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들려준다.

워킹 푸어로 일하다 “생각하지 말고 계속 움직여라”
저자가 처음 맞닥뜨린 저임금 일은 식당 웨이트리스였다. 일을 더 잘하고 싶고 손님들을 잘 돌보고 싶다는 고차원적인 ‘아가페’, 혹은 서비스 윤리는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손님들에 지쳐 어느새 사라진다. 손님들이 적으로 보이는 웨이트리스 일에 필요한 것은 ‘생각하지 말고 계속 움직이는 것’이니까. 게다가 컴퓨터 터치스크린으로 하는 주문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고 끊임없이 쓸고, 닦고, 썰고, 붓고, 채우는 ‘잡일’도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체험한 청소 용역 회사의 파견 청소부는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반복되는 일이다. 집 안 곳곳의 먼지를 털고 거대한 진공청소기를 등에 진 채 청소하고 무릎을 꿇어 바닥을 닦고 똥 묻은 변기와 욕조의 체모까지 치워야 한다. 온몸은 땀투성이가 되고 곳곳이 아프기 마련. 부상을 당하는 일도 다반사지만 치료는커녕 마음 편히 쉬기도 어렵다. 가려움증 때문에 나병 환자 같은 몰골이 된 저자에게 사장은 ‘아무 문제없다’며 일하러 가라고 떠민다. 값싼 진통제나 담배, 술 한 잔에 의존하거나 대부분은 그냥 참는 것으로 버틴다.
마지막으로 체험한 월마트 매장 일은 ‘단순노동’. 저자는 숙녀복 매장에 배치돼 손님들이 어질러 놓고 간 옷을 정리하고 제자리에 갖다 놓는다. 귀가 안 들리고 말을 못한다고 해도 아무 문제없이 할 수 있고, 자폐증이 있으면 오히려 더 유리할 것 같은 그런 일이다. 그러나 해도 해도 끝이 없을 만큼 양이 많다. 게다가 3일마다 한 번씩 매장 배치가 바뀌는 탓에 그때마다 자리 배치를 다시 외워야 한다. 저자는 근무 시간 초반에 친절한 ‘지킬 박사’였다가도 끊임없이 옷가지를 헤쳐 놓는 손님들에 지쳐 이내 ‘하이드’로 폭발하고 만다.

워킹 푸어로 느끼다 “감정, 생각, 존엄성마저 빈곤해진다”
육체적 고통보다 더 힘든 것은 정신적인 고통이다. 특히 지배인, 매니저 등 관리자들의 비인간적인 관리 방식이 노동자들을 가장 괴롭힌다. 이를테면 웨이트리스들은 마치 중학생처럼 식당 한쪽에 서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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