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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푸슈킨에서 솔제니친까지

석영중 지음| 예담출판사 |2013년 07월 24일 (종이책 2013년 03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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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3년 07월 24일 (종이책 2013년 03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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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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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위대한 문학 거장들과 함께하는 음식의 향연!

푸슈킨에서 솔제니친까지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러시아 고전을 대중화하는 데 힘써온 석영중 교수는 이번 책에서 문학작품 속에서 다루어지는 음식에 주목한다. 음식은 언제나 생명과 삶의 건강한 토대가 되어주는 첫 번째 조건으로, 문학 작품에는 ‘음식’에 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이 책은 푸슈킨부터 솔제니친까지 러시아 문학의 거장들이 음식을 어떤 코드와 상징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문학 세계를 풍성하게 일궈냈는지, 그를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는지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푸슈킨은 포트르 대제의 서구화 정책 이후 ‘남의 것’으로 들어온 프랑스 요리를 포용하여 유럽의 문학을 넘어서고 가장 러시아적인 문학을 창조했다. 또한 톨스토이는 프랑스 요리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고 가장 러시아 상류층의 도덕적인 타락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음식으로 연결되는 문학작품, 작가의 삶, 작가가 살았던 시대를 다각도로 조명해내며, 음식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역사와 문화를 형성하고 문학 속에 상징적으로 형상화되었는지 함께 살펴본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이 책은 역사의 흐름에 따라 ‘남의 음식 vs 나의 음식, 육체적 양식 vs 영혼의 양식, 옛 음식 vs 새 음식’ 등으로 변화한 식문화와 음식을 살펴본다. 그리고 러시아 대문호들에게 음식이란 과연 무엇이었는지, ‘미식’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목차

저자의 말_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프롤로그_ 음식의 코드

I ‘남의 음식’과 ‘나의 음식’
표트르 대제의 서구화
과식에서 미식으로
푸슈킨의 부엌
‘남의 문학’과 ‘나의 문학’
탈롱의 레스토랑
로스트비프, 트뤼플, 러시아 파이
패러디와 남의 음식
지루한 음식과 지루한 삶
소박한 음식, 소박한 문학
로알드 달의 ‘맛’
러시아 국수와 마카로니
검은 빵과 흰 빵
먹다가 죽은 남자
‘정결한 여신’ vs. 고기 파이
잃어버린 맛을 찾아서
에픽(epic), 혹은 에피큐리언(epicurean)
죽음에 이르는...

저자소개

저자 : 석영중

저자 석영중은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뇌를 훔친 소설가』 『러시아 시의 리듬』 『러시아 현대 시학』 『러시아 정교』 『석 교수의 청소년을 위한 번역 교실』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뿌쉬낀 문학작품집』 『분신』 『가난한 사람들』 『우리들』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 『마야꼬프스끼 선집』 『친구와의 서신 교환선』 『마호가니』 『벌거벗은 해』 『광기의 에메랄드』 등 여러 권이 있다. 2000년에 러시아 정부로부터 푸슈킨 메달을 받았으며 제40회 백상출판번역상을 수상했다. 또한 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슬라브학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책속으로

러시아에서 빵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보다도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춥고 겨울이 긴 러시아는 먹을거리가 풍족한 나라가 아니다. 거기에 툭하면 가뭄과 기근, 침략과 내전이 일어났다. 백성들은 때로 빵과 물만으로 수없이 많은 날들을 연명해야 했다. 빵은 그들에게 생명 그 자체였다. 빵은 거의 마술적인 힘을 가졌으며 찬미와 찬양의 대상이었다. (…) 러시아 음식 중에서 빵은 가장 풍요로운 함의를 갖는다. ‘남의 것’과 ‘나의 것’의 대립에서 빵이 러시아적인 것을 함축한다면 ‘영혼의 양식’과 ‘육체의 양식’의 대립에서는 양자를 이어주는 고리의 역할을 한다. 더 나아가 빵은 20세기 러시아 역사와 문학을 관통하면서 모든 항구한 것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I ‘남의 음식’과 ‘나의 음식’/검은 빵과 흰 빵_ 85~87pp

톨스토이의 경우는 음식의 이념이 훨씬 노골적이다. 19세기 작가 중에서, 아니 러시아 문학을 통틀어서 톨스토이만큼 음식에 이념적 색깔을 부여한 작가는 없을 것이다. 그에게 음식은 음식이 아니다. 음식은 이념의 물적 증거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톨스토이는 프랑스적인 모든 것을 싫어하다 못해 증오했다. 그의 소설에서 모든 나쁜 인간들은 프랑스어를 지껄이고 프랑스식의 옷을 입고 프랑스 음식을 먹는다. (…) 톨스토이가 프랑스어 및 프랑스적인 모든 것을 증오한다는 것은 곧 러시아 상류층의 도덕적인 타락을 증오한다는 뜻이다. 이전 시대 러시아 문화에 각인되었던 ‘남의 것’과 ‘나의 것’의 대립이 톨스토이에게서는 ‘부도덕한 것’과 ‘도덕적인 것’의 대립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 톨스토이의 소설 중에서 프랑스 요리와 프랑스어, 그리고 프랑스 여자, 이 모든 요소가 골고루 등장하여 집중적으로 상류층의 부도덕을 암시하는 대목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안나 카레니나』의 레스토랑 장면이 될 것이다.
―I ‘남의 음식’과 ‘나의 음식’/프랑스어, 프랑스 음식, 프랑스 여자_ 132~134p

일 년 중 반이 넘는 기간을 금식의 날로 지켜야 했던 러시아인들은 나머지 기간에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위장을 혹사했고, 또 위장의 혹사가 끝나면 다시 주린 배를 움켜쥐고 살아야 했다. 금식과 폭식이 번갈아가며 그들의 식생활을 지배했다. 이렇게 찢겨진 식생활은 러시아가 낳은 최대의 희극 작가이자 소설가인 고골에게서 무서울 정도로 리얼하게 재현된다. 고골은 문자 그대로 금식과 폭식 사이에서 찢겨 죽었다. (…) 고골은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식욕을 “악마”라고 불렀다. “내 뱃속에는 모종의 악마가 살고 있습니다. 그놈이 모든 걸 망쳐놓습니다.” 진짜 그랬다. 그의 뱃속에 든 악마가 그의 삶도 망치고 그의 작품도 망쳤다. 그리고 그의 목숨도 앗아갔다. (…) 요컨대 러시아가 낳은 최대의
대식가이자 미식가이자 식도락가였던 작가는 문자 그대로 굶어 죽었다. 영혼의 양식을 위해 육체의 양식을 완전히 버린 결과였다.
―Ⅱ 영혼의 양식과 육체의 양식/“내 뱃속의 악마”_ 147~153p

아무리 두 사람의 관계가 관례에 따른 통속적인 불륜이기로서니 하필이면 수박이란 말인가. 하고많은 과일 중에 왜 하필이면 수박인가. 두 남녀가 호텔에 들어 정사를 벌이려는 마당에 남자가 수박을 먹는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발상이다. 남녀의 사랑을 위한 과일, 로맨스를 위한 소도구로서의 과일, 그러니까 일종의 ‘에로틱한’ 과일은 얼마든지 있다. (…) 그 지방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싼 과일이 수박이다. 중년의 중산층 남자가 평균적인 휴양지의 평균적인 호텔 방에서 흔하디흔한 과일을 잘라 먹는 상황에서 무슨 그렇게 대단한 사랑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 안나의 넋두리와 구로
프의 수박은 정말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의 기호들이다. 진부하게 순진한 여자와 진부하게 통속적인 남자는 그 뒤로도 계속해서 진부한 연애를 한다. 드라마틱한 열정도 없고, 감정의 승화도 없고, 속 깊은 대화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육체적인 무슨 쾌락도 없는, 그야말로 지리멸렬하기 짝이 없는 그런 관계가 지속된다.
―Ⅱ 영혼의 양식과 육체의 양식/체호프의 수박_ 199~201p

소비에트 사회에서 공동체적 삶의 이상은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혁명 이후 모스크바에서 ‘집’은 구체적인 거주지가 아닌 향수에 젖은 꿈이다. (…) 이것이 비단 혁명 후 모스크바만의 이야기일까. 현대인에게 집이란 이제는 사라진 것, 아름답고 아늑하고 자유로운 모든 것을 상징하는 것 아닐까. 공동 식당에서 먹는 밥의 반대편에 있는 것은 물론 집밥이다. (…) 집밥이란 그러니까 가족이 함께 먹는 밥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가장 근원을 지지해 주는 일종의 ‘생명의 양식’과도 같은 개념이다.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노작가가 쓴 『아주 오래된 농담』은 가족과 함께 먹는 소박한 한 끼 식사의 가치

출판사서평

푸슈킨에서 솔제니친까지
위대한 거장들이 초대하는 문학과 음식의 향연

석영중 교수는 대중적인 눈높이로 내용의 심도까지 담아낸 저서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와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를 통해 독자들이 러시아 고전과 더욱 친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하고, 문학과 신경과학을 접목한 저서 『뇌를 훔친 소설가』를 통해 문학 연구의 새로운 길을 제시해 왔다. 이번에는 문학작품 속에서 다루어지는 음식에 주목하여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를 집필했다.
먹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죽는 사람에게, 먹거리가 귀한 시대든 흔한 시대든 음식은 언제나 생명과 삶의 건강한 토대가 되어주는 제1조건이다. 다른 동물이 먹는 ‘먹이’가 아니라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은 생명을 유지시켜 생존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여 문화를 형성하고 삶을 누리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식은 역사 이래로 지금까지 사람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관심사로 미각은 물론 흥미를 끈질기게 자극해 왔다. 작가들도 그 같은 음식의 유혹 앞에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은 푸슈킨부터 솔제니친까지 러시아 문학의 거장들이 음식을 어떤 코드와 상징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문학 세계를 풍성하게 일궈냈는지, 그를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는지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음식으로 연결되는 문학작품, 작가의 삶, 작가가 살았던 시대를 다각도로 조명하여 음식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역사와 문화를 형성하고 문학 속에 상징적으로 형상화되어 불멸의 기호로 독자를 사로잡아왔는지도 함께 목격할 수 있다.

러시아 문학을 넘나들며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간의 혀와 위장
음식, 러시아 대문호들을 매혹한 또 다른 언어

러시아 작가들이 음식을 또 다른 언어로 선택한 것은 음식과 그것을 먹는 행위의 놀랍고도 흥미로운 속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음식과 먹는 행위는 두 극단의 상징적인 의미를 동시에 끌어안으며 그 스펙트럼을 거의 무한대로 넓혀간다. 일단 음식은 물질인 동시에 물질을 초월하여 먹는 사람의 심리와 인격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하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교감을 가능케 하는 언어이기도 하며, 특정 공동체의 가치를 대변해 주기도 한다.
먹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가장 기본적인 의미의 먹기가 배설과 연결되면 누구도 예외 없이 인간 전체를 ‘먹고 싸는’ 순환의 생물학적인 고리로 족쇄처럼 옭아매지만, 살아 있다는 것이 위대한 일이듯이 먹는다는 것도 가장 위대한 행위로 거듭날 수 있다. 인간에게 부여된 오감으로 음식을 향유하는 것은 단순한 쾌락의 충족에 그치지 않고 신의 축복이자 살아 있는 동안에만 누릴 수 있는 생명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것이 궁극에 이르면 불교의 발우 공양, 이슬람의 할랄, 그리스도 최후의 만찬 등 종교 의식으로 연장되어 가장 낮은 지상의 행위가 가장 높은 천상의 행위로 이어진다.
이처럼 음식은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극적인 반전을 예비하면서 위대한 작가들에게 문학적인 영감을 제공했다. 가령 푸슈킨은 표트르 대제의 서구화 정책 이후 ‘남의 것’으로 들어온 프랑스 요리를 포용하여 유럽의 문학을 넘어서고 가장 러시아적인 문학을 창조했다(『예브게니 오네긴』). 이에 비해 톨스토이는 프랑스 요리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고 러시아 상류층의 도덕적인 타락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이용했다(『안나 카레니나』). 곤차로프는 러시아 음식 백과사전을 방불케 하는 『오블로모프』를 통해 죽음에 이르는 요리를 선보이며 모든 인간은 죽음 앞에 무력하다는 철학을 비관적으로 전달했으며, 고골은 ‘뱃속의 악마’를 어찌하지 못하는 자신을 『검찰관』의 식충이 흘레스타코프에게 투영하여 식욕과 죄의식 사이에서 스스로 죽어갔다.
체호프는 러시아 사람이라면 누구나 먹는 음식(사워크림 등)으로 끊임없이 범속한 일상을 가슴 시리게 환기한 반면(「국어 선생」,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도스토예프스키는 그 음식(빵)을 생명의 양식이자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초월시켰다(『카라마조프가의 형제』). 불가코프는 불타지 않는 원고와 불타는 레스토랑을 대비시켜 소비에트 시대를 살았던 문학의 순교자들을 기렸고(『거장과 마르가리타』), 파스테르나크는 혁명이나 조국이나 역사 같은 거창한 대의가 아니라 평범한 가정식 백반과 마가목 열매로 닥터 지바고의 시혼을 지폈다(『닥터 지바고』). 무엇보다 솔제니친은 어떤 것도 인간을 완전한 짐승으로 전락시킬 수 없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이 승리하여 신으로 승화할 수 있는 고결한 정신을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의 위대한 식사를 통해 증명했다(『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맛있게, 기쁘게, 감사하게 나누어 먹는다면
세상 모든 음식이 삶을 아름다운 잔치로 만들어주는 미식이다!

이 책은 유럽을 향한 창문을 활짝 열어젖힌 표트르 대제 이후부터 러시아 혁명과 내전을 거쳐 소비에트 국가가 자리 잡고 신경제정책이 일부 도입되기까지 역사의 흐름에 따라 ‘남의 음식’ vs. ‘나의 음식’, ‘육체의 양식’ vs. ‘영혼의 양식’, ‘옛 음식’ vs. ‘새 음식’ 등으로 변화한 식문화와 음식, 그리고 그 음식의 문화적인 기호를 상징적인 코드로 형상화한 작가와 작품에 대해 꼼꼼하게 짚어본다. 그리고 우리 일상의 식생활과 음식으로 되돌아온다. 러시아 대문호들에게 음식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자기 작품 속에서 그토록 음식과 그것을 먹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에게 무엇을 전하고자 했을까?
저자는 ‘미식’이라고 결론짓는다. 이때 미식은 꼭 맛있고 희귀하고 값비싼 음식을 탐닉하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맛있는 음식이든 맛없는 음식이든, 흔해빠진 음식이든 희귀한 음식이든, 건강식품이든 불량식품이든, 육식이든 채식이든 음식 자체와는 상관없이 그 음식을 먹는 태도가 ‘미식’을 결정한다. 미각을 충족하는 데 집착하거나 이념을 부여하지 않고 무엇이든 정성껏 요리하여 맛있게 먹고, 감사하게 먹고, 나누어 먹는다면 세상 모든 음식이 미식이다. 음식 본유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미식만이 삶을 아름다운 잔치로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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