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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

우리 시대 지성 11인의 삶과 시공간 이야기

황인숙 지음| 개마고원 |2013년 09월 30일 (종이책 2006년 11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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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3년 09월 30일 (종이책 2006년 11월 01일 출간)
    포맷용량 ePUB(1.67MB, ISBN 978895769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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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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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자 상상으로서의 시공간!

우리 시대 지성 11인의 시공간의 이야기를 담은 『나만의 공간』. 우리는 누구나 '나만의 공간'을 갖고 있다. 그 공간은 사적인 공간으로서의 방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오롯이 간직된 추억의 장소가 될 수도 있고, 혹은 누구에게도 드러나지 않는 마음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공간 안에서 추억하고 상상하고 성장한다. 이 책은 바로 그 '공간'이 지니고 있는 내밀한 풍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특유의 영역을 개척해온 시인 황인숙, 언론인 홍세화, 만화가 이우일, 시인 나희덕, 변호사 강금실 등 11인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공간이 지니고 있는 내밀한 풍경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특유의 이질적 기질과 취향, 그리고 세계관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공간은 시간을 관통하므로 11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관통한 기억이자, 일그러진 기억의 상상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펼쳐지는 공간의 이야기는 어김없이 시간의 추억을 머금고 있다. 아울러 이 책의 매력은 저마다 특유의 개성을 품고 있는 11인의 지극히 사적인 내면의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그들의 공간에서 나만의 공간에 대한 기억과 상상을 풍요롭게 공감하며 경험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목차

편집의 말 / 고종석
자유고양이의 공간을 찾아서 / 황인숙
이름 없는 망제들 / 홍세화
어린이 정경 / 진중권
경포바다 / 조선화
내 방 여행 / 이우일
六角의 房 / 나희덕
이야기의 미분과 적분, 그후 / 김정환
역, 휴게소, 공항 / 김연수
익숙하며 낯선 공간 / 김명근
공간과 시간의 그물짜기 / 공선옥
나만의 공간 두 마당 / 강금실

저자소개

황인숙

저자 : 황인숙

황인숙 시인. 1958년 서울 생. 시집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자명한 산책』, 산문집 『인숙만필』 『목소리의 무늬』 등.
홍세화 언론인. 1947년 서울 생.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빨간 신호등』 등. 현재 한겨레신문사 시민편집인.
진중권 미학자, 시사평론가. 1963년 서울 생. 『미학 오디세이』 『앙겔루스 노부스』 『춤추는 죽음』 『진중권의 현대 미학 강의』 『레퀴엠』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폭력과 상스러움』 『시칠리아의 암소』 등.
조선희 소설가. 1960년 강원도 강릉 생. 장편 『열정과 불안』, 소설집 『햇빛 찬란한 나날』, 산문집 『그녀에 관한 7가지 거짓말』 등. 현재 한국영상자료원장.
이우일 만화가, 삽화가. 1969년 서울 생. 『우일우화』 『도날드 닭』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 『울퉁불퉁 공룡탐험』 등.
나희덕 시인. 1966년 충남 논산 생. 시집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 곳이 멀지 않다』 『사라진 손바닥』, 산문집 『반통의 물』 등. 현재 조선대학교 교수.
김정환 시인. 1954년 서울 생. 시집 『지울 수 없는 노래』 『하나의 이인무와 세 개의 일인무』 『기차에 대하여』 『텅 빈 극장』 『회복기』 『순금의 기억』 『해가 뜨다』 『레닌의 노래』, 소설 『파경과 광경』, 산문집 『발언집』, 문학평론집 『삶의 시, 해방의 문학』 등. 현재 한국문학학교 교장.
김연수 소설가. 1970년 경북 김천 생. 장편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7번 국도』 『?빠이, 이상』, 소설집 『스무 살』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등.
김명근 한의사. 1959년 서울 생. 『애노희락의 심리학』 『우리 아이 공부 비결, 체질에 숨어 있다』. 현재 함소아한의원 중랑분원 원장.
공선옥 소설가. 1963년 전남 곡성 생. 장편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 살』 『수수밭으로 오세요』 『붉은 포대기』, 소설집 『피어라 수선화』 『내 생의 알리바이』 『멋진 한 세상』, 산문집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마흔에 길을 나서다』 등.
강금실 변호사. 1957년 경북 경주 생. 서울 고등법원 판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법무부 장관 등 역임. 현재 여성인권 대사.

엮은이
고종석 한국일보 객원논설위원 겸 도서출판 개마고원의 객원기획위원. 코리아타임스, 한겨레신문, 시사저널, 한국일보 등지에서 20여 년간 기자로 일했다. 개마고원에서 펴낸 책으로 『신성동맹과 함께 살기』 『감염된 언어』 『자유의 무늬』 『서얼단상』이 있고, 이 밖에 소설 『기자들』 『제망매』 『엘리아의 제야』, 서평 『책 읽기, 책 일기』 『국어의 풍경들』, 문명비평 에세이 『코드 훔치기』, 시 평론 『모국어의 속살』 등이 있다.

책속으로

공항은 마치 생을 바꾸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며칠, 혹은 몇 달이 지난 뒤에 우연히 여권을 보게 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여권에 기재된 바로 그 사람이었을 때는 언제였을까. 물론 타지를 떠돌 때였다. 그럼 집에 있는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그는 영원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만간 그는 다시 공항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공항에서 우화는 반복된다. 결국 우리는 무례한 타지 사람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덧없이 반복되는 존재일 뿐이다.
- 김연수, 「역, 휴게소, 공항」 중에서

방 속에 있다는 것은 바닥과 천장을 포함한 여섯 개의 벽에 갇혀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방은 고립과 유폐의 공간처럼 여겨지지만, 바로 그 점으로 인해 우리가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해준다. 이처럼 자신의 한계뿐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한계에 대해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그 벽을 넘어 외부와 소통하는 계기를 허락해준다. 이 방의 벽은 옆방의 벽과 등을 마주대고 있으며, 창문이나 문은 그 관계의 열고 닫음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창문이 없는 방은 눈을 잃어버린 사람과도 같다. 군집과 고립이 동시에 가능할 수 있는 지혜는 이미 말벌에게서 배운 바가 있다. 말벌집의 내부가 육각의 방들로 이루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 나희덕, 「六角의 房」 중에서

강릉은 한국사회에서 가장자리였다. 한쪽 귀퉁이였다. 버스를 타면 반드시 한번쯤 멀미를 하게 만드는 대관령은 언제든 우리가 변방에 갇혀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하지만 대관령의 반대편엔 경포바다가 있었다. 경포바다는 이 변방의 폐색전선에 시원한 바닷바람을 불어넣어주었다. 나무 결에 스며 있는 햇볕의 무늬처럼 내 뼈 속엔 경포의 바닷바람이 배어 있다.
- 조선희, 「경포바다」 중에서

다락방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어 상상을 하기에는 딱 좋다. 천장은 신문지로 도배가 되어 있다. 일종의 ‘파피에 콜레’인 셈이다. 그곳에는 평소에는 같이 있지 않을 물건들이 어지럽게 엉켜 있다. 물건은 보통 그것이 사용되는 맥락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이 연상은 거의 강제적이다. 하지만 용도를 잃어버린 물건들은 다르다. 그것들은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물건들과 자유롭게 교제를 할 수 있다. 여기엔 모종의 초현실주의가 있다.
- 진중권, 「어린이 정경」 중에서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네”라는 시조 구절은 맞지 않다. 인걸이 간 데 없는 그 산천은 이미 의구하지 않다. 그건 이미 다른 산천이다. 한 공간을 살아가던 존재들이 사라지면 그 공간은 사라진다. 끝없이 생멸하는 공간들. 하나뿐인 지구라지만 이 지구를 채우고 비우는 존재들의 켜만큼 지구는 무수하다. 영혼이라는 게 있다면, 이 세상에 태어났던 모든 생명에 저마다의 영혼이 있다면 그 영혼들은 다 어디에 있는 걸까? 그 켜켜의 공간에 있는 것이다.
- 황인숙, 「자유고양이의 공간을 찾아서」 중에서

출판사서평

다락방에서 심연의 바다까지, 이질적인 그러나 공감의 공간들
공간은 시간을 관통한다. 말 그대로 저자 개인들이 말하는 공간 이야기는 머나먼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시간을 관통한 기억이자 (일그러진 기억의) 상상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펼쳐지는 “공간의 이야기는 어김없이 시간의 추억이다.”(편집의 말) 그 시간 속에서 어떤 이(진중권)는 흙먼지 뽀얗게 쌓인 다락방에 오르고, 다른 이(김연수)는 붙박이와 떠돌이가 조우하는 정거장으로 가고, 또 다른 이(강금실)는 마음이라는 무형의 공간으로 빠져든다.
이렇듯 다양한 공간은 시간과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삶의 직물을 만들고 우리를 성장시킨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간을 관통하며 현재 진행 중인 그 형형색색의 직물은 단지 하나의 단선적 시공간으로 만들어진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저자 개인들의 내밀한 기억으로 각인된 각 공간들은 단지 이질적이고 단절적인 공간들인 것이 아니라 서로 엮이고 소통하는 모두의 공간이기도 하다. ‘방’ ‘바다’ ‘집’ ‘마음’ ‘마당’ ‘정거장’ 이 모든 곳들은 우리 모두의 공감의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이 보여주는 가장 큰 매력은, 개성 있는 저자들의 지극히 사적인 내면의 풍경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시공간 속에서 나만의 시공간에 대한 기억과 상상을 풍요롭게 공감하며 경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우리가 나만의 공간을 이야기하고 원하는 것은 한 저자(조선희)가 언급했듯 “추억의 힘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 기억 속에, 상상 속에 지금의 나를 존재케 하고 풍요롭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나만의 공간이란 다른 저자(공선옥)가 말했듯이 “언제나 내 마음속에만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사람이 나만의 공간을 꿈꾸는 한 그는 여전히 아름다운 시간들을 살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 앞에 열한 개의 ‘나만의 시공간’이, ‘나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들은 추억된 이야기들을 잘게 썰고 다시 그러모으며 자신들만의 시공간의 문을, 그러므로 우리들의 시공간의 문을 열어제친다. 그 문 속으로 살며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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