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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에이지

김희선 소설

김희선 지음| 문학동네 |2019년 03월 29일 (종이책 2019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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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9년 03월 29일 (종이책 2019년 03월 20일 출간)
    포맷용량 ePUB(10.09MB, ISBN 978895465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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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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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한국현대소설

한층 더 넓어진 김희선 소설세계를 확인하다!

첫 소설집 《라면의 황제》와 첫 장편소설 《무한의 책》을 거치며 사회문제의 본질과 이면을 꿰뚫는 저자의 시선은 더욱 첨예해졌고, 작품에서 전해지는 감정의 깊이와 농도도 보다 깊고 진해졌다. 『골든 에이지』는 비루하고 연약해서 곧잘 망각되어온 존재들의 삶을 포착해낸다. 그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았지만 그들 자신에게는 가장 중요했을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이 책 속에서 잠깐이나마 빛을 발한다. 아마도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을 우리의 역사 또한 우리 스스로가 기억하는 한 오래도록 보존되고 재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행복하고 비참했던 그 기억들을 잊지 않음으로써 열리는 새로운 역사의 가능성을 김희선은 믿는다. 그런 믿음으로 쓰인 이 놀라운 이야기들을 힘껏 따라 믿어보고 싶어진다.

목차

공의 기원 _007
스테판, 진실 혹은 거짓 _041
18인의 노인들 _071
그리고 계속되는 밤 _107
지상에서 영원으로 _139
조각공원 _173
해변의 묘지 _189
골든 에이지 _219

해설 | 김녕(문학평론가)
가라앉은, 작은 것들의 기원사 _259

작가의 말 _281

저자소개

저자 : 김희선

1972년 춘천에서 태어났다. 강원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국문과를 수료했다. 2011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소설 「교육의 탄생」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단편소설 「공의 기원」으로 2019년 제10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라면의 황제』, 장편소설 『무한의 책』이 있다.

책속으로

외인 거주지에 있는 숙소로 돌아온 앤더슨은 트렁크 가장 안쪽에 소중하게 넣어뒀던 ‘토마스 굿맨’ 축구공을 꺼내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가 쓰고자 하는 것,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그러면서 동시에 진짜를 가짜처럼 보이게도 하는?스토리를 만들려면 사진이 필요했으니까. 만약 사진만 있다면 아무리 기이한 이야기일지라도 진실이 된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_「공의 기원」

이 세번째 버전엔 또다른 뒷이야기도 존재한다. 그건 바로, 힙합 스타 스테판 켄달 고디가 LMFAO를 해체하지도 않았고 당연히 사라지지도 않았으며 그저 평생 신나게 춤추며 파티를 벌이는 어떤 우주에 관한 것이다. 거기에선 그의 아버지인 베리 고디 주니어도 한국과 별다른 관련이 없으며 〈월드 피스〉라는 기이한 명상음악이 아이튠즈 차트 정상을 휩쓸지도 않는다. 물론 왕년의 힙합 스타가 극동아시아의 어느 나라에서 영어 강사 생활을 한 적도 없고, 모든 것은 완벽하게, 정상적으로?그러니까 세상에 널리 알려진 그대로?돌아간다. _「스테판, 진실 혹은 거짓」

시인은 소파에 앉은 채로 생각에 잠겼다. 분명 이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누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바꿔치기할 생각을 하겠는가. 그런데도 이상하게 시인은 그 편지에 마음이 끌렸다. ‘독자들의 비밀결사’라는 매혹적인 이름이 그의 영혼을 뒤흔들어놓은 탓이었다. 그는 독자를 사랑했다. 아니, 그 자신부터가 원래 독자였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할 것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도무지 알 수 없는 일들이 서서히 진행되더니, 너도 나도 독자는 죽었다고 선언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생하게, 마치 갓 잡아올린 물고기들처럼 펄떡펄떡 뛰며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그 누가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비행기 표를 다시 한번 바라본 시인은 벌떡 일어서서 간단한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_「18인의 노인들」

밤의 사막을 천천히 이동하는 거대한 사구를 보고 있던 노인이 갑자기 소총을 움켜쥔 건 그로부터 꽤 긴 시간이 흐른 뒤였다. 달빛에 하얗게 빛나는 지평선 너머에서 뭔가가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두런두런 바람 같은 소리를 내는 것들이 이쪽으로 떼 지어 다가오는 걸 보며 그는 정확히 그쪽으로 총구를 겨눴다. 아주 잠깐 어떤 여름을 떠올렸지만, 그게 무엇에 관한 기억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기엔 모든 것이 너무나 섬광 같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어떻게 두 세기나 되는 기나긴 시간이 한순간의 번쩍임?스스로는 그 의미를 결코 파악할 수 없는?으로 압축될 수 있는 건지 궁금해했을 뿐이다. _「그리고 계속되는 밤」

“만약 가능하다면, 자넨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가? 자네의 골든 에이지, 그게 언제냔 말일세.” 내가 머뭇대자, 그가 쓸쓸하게 웃으며 두 손을 내저었다. “아니, 굳이 말해주진 않아도 돼. 하지만 상상해보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되돌아가 거기서 영원히 그 시절을 반복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인간은 어떻게 할까? 그런데 거기에 한술 더 떠 현재의 삶이 거의 지옥에 가깝다면? 그때 자네라면 어떤 선택을 할 거냔 말일세. _「골든 에이지」

출판사서평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공의 기원」 수록!

망상과 ‘아무 말’의 힘을 믿는다면, 이들의 결합 끝에 쿨럭쿨럭 쏟아져나오는 이야기가 우리를 갑갑한 현실에서 해방해 어디로건 데려갈 수 있다고 믿는다면, 지저공동설이건 홀로그램 우주이건 인간으로 위장한 외계인이건 다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김희선의 『골든 에이지』는 당신들을 위한 책이다. _듀나(소설가, 영화평론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믿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로,
나아가 ‘믿어야 하는’ 이야기로 변모시키는 거침없는 상상!

첫 소설집 『라면의 황제』(자음과모음, 2014)와 첫 장편소설 『무한의 책』(현대문학, 2017)을 거치며 김희선 소설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다른 무엇과도 구분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9년 봄, 김희선이 두번째 소설집 『골든 에이지』로 돌아온다. 작가의 경이로운 상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 거침없이 뻗어나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한층 더 넓어진 김희선 소설세계의 지평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문제의 본질과 이면을 꿰뚫는 시선은 더욱 첨예해졌고, 작품에서 전해지는 감정의 깊이와 농도도 보다 깊고 진해졌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과거와 현재의 사건, 이곳과 저곳의 기구한 사연을 하나의 서사로 거뜬히 꿰어내는 김희선의 입담은 『골든 에이지』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현대식 축구공을 개발한 사람이 사실 개항기 인천의 한 조선인이었다거나(「공의 기원」),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일렉트로닉 힙합 듀오 LMFAO의 멤버 스테판 켄달 고디가 어쩌면 한국의 지방 소도시에서 원어민 강사 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거나(「스테판, 진실 혹은 거짓」), 언제부턴가 자꾸만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내놓는 노벨문학상이 알고 보니 외계인들의 제비뽑기로 결정되고 있었다거나(「18인의 노인들」), 도심 곳곳에서 발생한 싱크홀이 지구의 곳곳을 잇는 통로의 입구로서 지구공동설地球空洞說을 입증하는 근거가 된다거나(「지상에서 영원으로」) 하는 허황한 상상이 김희선의 능청스럽고도 세밀한 서술과 강인한 사유에 의해 설득력을 얻는다. 그렇게 김희선은 실제와 백 퍼센트 일치하는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역사의 맹점을 파고들어 진실이라고 공인된 이야기 속에 숨어 있을 법한 비밀과 뒷이야기를 무한히 생성해낸다.

김희선이 들춰 보이는 세계의 생경한 이면
이내 다시 감춰질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다는 낯선 기쁨

김희선이 새로 써나가는 흥미진진한 야사野史를 따라 읽는 일도 즐겁지만, 『골든 에이지』의 독특한 매력은 기껏 밝혀진 비밀과 뒷이야기가 도로 묻혀버리는 대목에서 가장 강렬하게 발산된다. 어느 조선인이 꿈에 부풀어 완성한 축구공 설계도는 바람에 날려 웬 외국인의 손에 들어가고(「공의 기원」), 불행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땅속에 있다는 이상세계를 믿게 된 한 취업준비생이 알아낸 진실은 결국 그의 판단에 의해 삭제되며(「지상에서 영원으로」), 미래에 실현될 불멸의 삶을 향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냉동인간 보관소는 오랜 시간이 흘러 설립 목적이 잊히는 바람에 시체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공원으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다(「조각공원」). 당연히 축구공의 기원이 새로 쓰이거나 노벨문학상이 존폐 위기를 맞거나 지구공동설이 학계의 정설로 인정받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현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화롭고 안락한 상태로 되돌아간다.
김희선은 각각의 소설에 현실과는 조금 다른 평행세계를 창조해놓고, 작품을 완결함과 동시에 그 세계의 출입구를 봉인한다. 따라서 김희선의 평행세계는 현실은 물론 소설 속 세상과도 단절된 채 독자적으로 유지되는 하나의 우주가 된다. 지금까지 밝혀낸 온갖 비밀이 수많은 우주 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건만, 그 우주는 어느 누구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잊혀가고, 결국은 없었던 세계가 된다. 새로운 진실에 가닿기 위해 내달려온 방대한 서술이 무無로 돌아가고 마는 데서 오는 공허한 여운, 그럼에도 감춰져 있던 진실이 힘을 되찾은 어떤 우주의 존재를 우리도 공유하게 되었다는 낯선 기쁨은 『골든 에이지』를 읽으며 느끼게 되는 오묘한 즐거움이다.

되풀이되는 비극을 망각하지 말기를,
그리고 가장 소중한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기를

『골든 에이지』가 밝혀낸 비밀과 뒷이야기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 끝에 세월의 더께에 파묻힌다. 앞서 그 망각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으로 들끓었던 소설의 분위기가 다시금 평화롭고 안락하게 가라앉는다고 했던가. 망각은 일상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유지할 수 있게 해주지만, 동시에 우리를 오랜 시간에 걸쳐 되풀이돼온 비극에 무뎌지게 만들기도 한다. 인류가 지금 이 순간에도 겪고 있는 비극을 멈추기 위해, 김희선은 그 비극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공의 기원」이 축구공의 기원을 흥미롭게 탐사하는 동시에 강력하게 문제삼는 것은 거대자본에 의해 개인의 노동력이 착취되는 자본주의의 문제다. 「해변의 묘지」는 대서양을 표류하던 한국인 선원과 과테말라 청년이 버뮤다 삼각해역에 흘러들어 순식간에 동해 앞바다에 출몰하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과테말라 난민에게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은 타자를 향한 혐오와 배척의 유구한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표제작 「골든 에이지」에서 김희선은 그간 소설로 표현할 수 없었던 세월호 사고의 아픔에 대해 쓴다. 만약 실세계 안에 또하나의 작은 홀로그램 우주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실세계에서의 생을 마감하는 희생을 치름으로써 그 홀로그램 우주 안에서 가장 소중했던 순간만을 반복해서 살 수 있다면. 작가는 이러한 상상을 토대로 2014년 4월 16일에 하나뿐인 손주를 잃은 어느 노인의 마지막 선택을 그린다. 소설에서는 세월호의 비극 역시 어느새 잊혔지만, 노인은 이제 손주와 함께한 마지막 순간 속에서 영원히 행복할 것이다.
『골든 에이지』는 비루하고 연약해서 곧잘 망각되어온 존재들의 삶을 포착해낸다. 그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았지만 그들 자신에게는 가장 중요했을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이 책 속에서 잠깐이나마 빛을 발한다. 아마도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을 우리의 역사 또한 우리 스스로가 기억하는 한 오래도록 보존되고 재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행복하고 비참했던 그 기억들을 잊지 않음으로써 열리는 새로운 역사의 가능성을 김희선은 믿는다. 그런 믿음으로 쓰인 이 놀라운 이야기들을 힘껏 따라 믿어보고 싶어진다.



김희선의 「공의 기원」을 보고 있으면 공 하나로 이만큼 사실적인 뻥을 늘어놓는 솜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축구공이 작품 안에서 문자 그대로 굴러다니는데 장소만 해도 제물포?런던?펀자브를 넘나들고 그에 따라 제국주의, 아동 노동착취, 마르크시즘, ‘멋진 신세계’로 대표되는 미래 담론까지 건드린다. 문장으로 드리블을 한다고 할까. 제물포에서 헤딩으로 올린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런던의 축구공 공장장 토마스 굿맨의 발등에 사뿐히 안착되는 식으로 말이다. 축구공을 밀어올리는 동력은 작가의 상상력에 기인하지만 그것을 받쳐주는 사유가 끝까지 힘을 잃지 않은 공도 크다. _김성중(소설가), 젊은작가상 심사평에서

이 소설은 오히려 어떤 현상에 단일한 역사적 기원이 있다는 전제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실증적인 사실이나 개연성 있는 가설의 정교한 조각들을 끌어모으는 대신 진실과 거짓, 그리고 현실과 픽션 구성의 관계를 꼬아놓고 양립 가능한 소문들과 시나리오를 증식시키는 데 주력한다. _권희철(문학평론가), 젊은작가상 심사평에서

지난 몇 년 동안 김희선의 소설을 계속 따라 읽었다. 그러면서 나는 속으로 ‘이 친구, 제대로 약 빨았구나’ 짐짓 경계하기도 했다(참고로 김희선은 소설가이자 현직 약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그의 신작 『골든 에이지』를 읽으면서 나는 그 생각을 조금 교정하기에 이르렀다. 역시나 김희선은 ‘약을 먹는’ 사람이 아닌 ‘약을 만드는’ 사람이 맞았다. 말하자면 그는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어떤 성분으로 아스피린을 만들어내듯 이질적인 어떤 사람과 장소와 시간을 서로 이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통증의 본질과 이면을 들춰내는 작가이다. 나는 그것이 소설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위로와 치유의 한 방식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가급적 나와 같은 많은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김희선의 이상한 임상시험에 참여하길 바란다. 김희선이 만든 이 신약은 입에 쓰지만, 그래서 또 한편 ‘약발’이 오래간다. 단, 부작용은 한밤중 아무도 몰래 삽을 들고 공터 같은 곳을 배회할 수 있다는 것. 밑도 끝도 없이 계속 땅속 깊이 파고 내려갈지도 모른다는 것. 그것만 조심하면 된다. 또 약 먹을 시간이 왔다. _이기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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