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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왔구나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문학동네 |2018년 11월 30일 (종이책 2018년 1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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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11월 30일 (종이책 2018년 11월 29일 출간)
    포맷용량 ePUB(20.91MB, ISBN 978895465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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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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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다 키워서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더니, 앞으론 부모를 돌봐야 해.”
『카모메 식당』 무레 요코의 담백하고 재치 넘치는 시선으로 그려낸
‘함께 늙어가는 가족’의 여덟 가지 이야기!

“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다?!”
무레 요코 ‘대공감’ 단편집

제 앞가림하느라 하루 바삐 살아오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다?!
무레 요코 단편집 『결국 왔구나』라는 제목이 말하는 결국 오고 만 그것은, 어느새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해진 노약한 부모를 자식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중에서도 ‘치매’를 피하지 못한 노년의 부모들과 낯설고 버겁지만 그래도 웃음 지을 수 있는 자식들의 일상 이야기를 주제로 여덟 편의 단편을 엮었다.

“이 가벼움이 소중하다. 부모의 늙음과 간병이 주제인 작품이기에 더욱 이 사박사박함이 좋다. 분명 현실은 달콤하지 않지만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이따금 ‘후후’ 웃으면서 위안을 받았다.”

“부모의 늙음에 동반되는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 아마존재팬 독자평 중

목차

엄마, 돌아왔어? | 아버님, 뭐 찾으세요? | 엄마, 노래 불러요? | 형, 뭐가 잘났는데? | 엄마, 괜찮아요? | 이모들, 안 싸워요? | 엄마, 뭐가 보여요? | 아버지, 왜 왔다갔다해요? |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저자 : 무레 요코

1954년 도쿄 출생. 니혼대학교 예술학부 졸업 후 여러 번의 전직 끝에 ‘책의 잡지사(本の?誌社)’에 입사해 다니던 중 잡지에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1984년 에세이 『오전 0시의 현미빵』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평범한 여성들의 소소한 일상을 경쾌하고 유머 넘치게 그린 소설과 에세이로 주목을 받았고, 『카모메 식당』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등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널리 이름을 알렸다. 지은 책으로 『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 『일하지 않습니다』 『구깃구깃 육체백과』 『그렇게 중년이 된다』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지갑의 속삭임』 등이 있다.

역자 : 김영주

상명대학교 일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 근현대문학으로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대학에 출강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 『일하지 않습니다』 『구깃구깃 육체백과』 『파이어플라이관 살인 사건』 『시간을 달리는 소녀』 『태양의 노래』 등이 있다

책속으로

“언니는 혼자 여유로운데 난 어린애 둘에 치매 걸린 엄마까지 보살펴야 한다는 말이야?” 사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루리는 하루라도 빨리 예전처럼 아이들을 중심으로 생활했던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듯했다. 사치는 나중에 방향이 잡히면 바로 엄마를 모시고 갈 테니 우선은 같이 지내달라고 루리에게 사정하다시피 했다. _27쪽

“아버님이 걱정되지 않아?” / “노인들에게 착각은 으레 있는 일이야.” / “그런 거라면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치매라면 확실히 대처를 해야지, 안 그럼 아버님이 안됐잖아.” / “단순한 노화 현상이야.” /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아프신 거면 어떻게 할 거야?” / “아프실 리 없어. 아버진 줄곧 교직에 계셨어. 다른 노인들보다 훨씬 머리를 많이 쓰셨다고.” 남편은 개호 인정을 받는 일에 결사반대하며 마리의 이야기를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_47쪽

“이거 봐, 본심이 나왔네. 시간이 있을 때라고 하는데, 간병을 하다보면 자기 시간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 걸 맞춰야만 하는 거라고!” _87쪽

“바로 그런 게 중요한 거야. 마도카 씨가 어머님 이야기를 잘 듣고 있었다는 증거잖아. 뭘 좋아했다든가 싫어했다든가. 본인이 원활하게 기억할 수 없게 됐을 때, 그걸 떠올리게 해줄 사람은 가족밖에 없을 거야. 왜, 그런 남편들도 종종 있잖아. 부인이 치매에 걸려서 케어매니저가 이것저것 묻는데도 부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는. 함께 살고 있으면 서로에게 계속 관심을 가져야 돼. _96쪽

야요이는 혼자 사는 쾌적함을 알아버렸기에 좋은 추억이라고는 없는 본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다만 엄마의 나이를 생각하면 딸 입장에서 언제까지 동거를 거부할 수만은 없겠다고, 아빠가 돌아가신 후로 줄곧 고민하긴 했다. _160쪽

“이 주변에 공공요양원이 열세 군데라는데, 어디든 대기자가 삼사백 명이래. 그걸 기다리는 동안 언니들은커녕 나도 이 세상과 작별하고 없겠어.” 엄마는 또 한숨을 쉬었다. _191쪽

나쓰키와 비교하면 자신은 부모에게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구나, 반성했던 것도 사실이다. 어느 날 아키가 그런 마음을 표현했더니 아버지는 웃으며 말했다. “마흔 넘어서까지 자식이 안 생겨 포기하고 있던 우리한테 태어나준 것만으로 넌 이미 큰 효도를 했어.” _230쪽

출판사서평

어미야, 우리 아침 먹었니?
결국 찾아오고 만 치매, 그 일상의 시작과 변곡점들

『결국 왔구나』에 담긴 여덟 가지 이야기는 치매에 걸린 노년 부모들의 다양한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매 끼니 식사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집안일 하는 며느리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계속 밥을 달라고 조르는 시아버지, 자신을 돌봐주는 딸과 사위를 매번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엄마, 기억력 감퇴보다 환각과 환청이 나타나는 치매에 걸린 엄마, 치매에 걸렸지만 남편도 자식도 없어 조카의 보살핌을 받는 이모들, 매일같이 똑같은 조림반찬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아버지……

“있잖아, 숙제하는 걸 깜빡하고 잊어버렸어. 어떡하지?” / “숙제?” / “응, 또 야단맞을 거야. 싫은데.” (…) 마도카는 엄마가 학창시절에 수학을 너무 못해 선생님에게 자주 야단을 맞았다고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괜찮아, 오늘은 선생님 쉬시는 날이니까.” 마도카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말해버렸다. (…) 엄마는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분명 학창시절에도 그런 얼굴로 친구들과 웃었으리라. (…) “다행이네.” 남편도 곧바로 같은 반 친구가 되어주었다. “아, 엔도, 고마워.” 오늘은, 아니 이 순간 남편은 엔도다. 한 시간 후에도 그가 엔도일지는 친정엄마밖에 모른다. _본문 94쪽

케어매니저에게 센터에서 시아버지가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더니, 아무래도 특별대우를 받지 못하는 게 불만인 듯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나 산책을 하면 불만스러운 얼굴을 한다고 말이다. (…) 마리가 한숨을 쉬자 케어매니저가 말하길, 노인들 중에 ‘선생님’이라고 불렸던 이들은 자부심이 강해 상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 싫다는 걸 억지로 보낼 순 없는 노릇이라 마리는 케어매니저에게 시아버지가 다른 시설에 다닐 수 있을지 알아봐달라고 했다. 아이도 유치원을 즐겁게 잘 다녔는데 설마 시아버지 때문에 이런 일을 겪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_본문 75쪽

어느 날 이러한 광경을 접한 자식들은 당혹감에 우왕좌왕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부모가 살아온 과거를 되짚고 현재 처한 상황을 헤아리며 앞일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제는 노쇠해 남의 손을 빌려 생활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지만 그들에게도 치열하고 왕성하게 분투하던 시절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삶의 흔적과 감정이 노년의 시기에 저마다 다양하게 표출되는 모습들이 무레 요코 특유의 섬세하고도 담백한 시선에 포착되어 희로애락이 충만한 일상으로 그려진다. 그러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부모의 삶과 나의 삶, 그리고 가족이 함께 늙어가는 일에 대해 그 미래를 그려보게 한다.

아무리 예상 못한 일은 아니라고 해도……
부모 부양이라는 낯설고 버거운 길을 받아들이는 자식들의 방식

한편, 치매에 걸린 부모를 마주한 자식들은 이제 막 부모의 이상행동을 감지하고 부양과 간병이라는 과제 앞에서 고민을 시작하게 된 이들이다. 물론 세월의 흐름과 함께 점점 노쇠해지는 부모를 바라보며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지만 막상 그 일에 직면하게 된 자식들은 각자 처한 상황에서 각양각색의 대처방식을 보여준다

다들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 큰형님이 고생하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어머니를 모셔줬기 때문에 나머지 형제 부부들은 변함없는 생활을 계속해올 수 있었다. 아내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저희는 좀……” 넷째 아주버니가 아기를 안고 있는 아내에게 눈길을 돌렸다. “하, 제멋대로 구니까 이렇게 된 거잖아. 노인 수발은 보통일이 아니라 힘 있는 젊은 사람들이 해주는 게 좋은데.” 그러자 올해 마흔 살인 둘째 형님이 당황하며 말했다. “저희는 애가 이제 막 중학교에 들어간데다 앞으로 고입도 준비해야 해서 힘들어요.” (…) 유키는 옆에 앉은 남편과 함께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어떡하지? 어떡해?” “우리도 안 돼, 맞벌이를 하니까. 당신도 회사 그만두고 싶지 않잖아?” _본문 111쪽

주간보호센터 통원 허가가 나서 사치가 소식을 알리러 갔더니 루리는 수면부족으로 몹시 초췌한 모습이었다. 오늘 엄마를 모시고 가겠다고 하자 한숨 돌렸다는 얼굴로 힘없이 웃는다. 아파트 관리인에게도 가서 인사하며 만일을 대비해 사진을 건넸다. (…) 사치는 엄마가 알아볼 수 있도록 도화지에 ‘화장실’ ‘부엌’ 등을 큼직하게 써서 벽에 붙였다. 그리고 반드시 욕조의 물은 다 빼둔다. 센터 차량이 오는 시간보다 사치의 출근이 이르기 때문에 엄마의 아침식사를 미리 준비해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저녁에는 마트에서 반찬을 사서 귀가한다. _본문 28쪽

부모를 집으로 모셔오거나 간병 계획을 마련해 세심하게 돌보려는 자식들도 있는 반면,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문제 앞에서 눈치만 보다 결국 싸움으로 번지고 만 오형제 집안, 명문 중학교 교사 출신인 아버
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윽박지르기만 하는 아들, 건장한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이상행동을 직시하지 못하고 병원 진단을 미루는 자매도 있다.
제각각이면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양상들 속에서 자식들은 복잡한 심경을 보이면서도 어쨌든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가능한 방법들을 찾고자 노력한다. 시행착오를 겪지만 결국 눈앞에 닥친 현실을 최대한 받아들여 나름대로 이끌어가려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들에게도 작은 용기를 주면서, ‘내가 이러한 상황에 처한다면?’이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

그래도 현실 직시는 필요하다
함께 늙어가는 가족의 모습 속에 남겨진 생각거리들

이렇듯 제각각으로 늙어가는 가족의 모습 속에도 공통된 몇 가지 문제들이 떠오른다. 부모의 치매 사실을 안 자식들이 가장 먼저 알아보는 건 공공요양원에 관한 정보다. 1970년에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일본의 경우 공공요양원 대기자가 수백 명에 이르는 수준으로, 작중 인물들은 ‘죽기 전에 들어갈 수나 있을지……’ 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이외에도 간병이 필요한 국민을 위한 ‘개호보험제도’의 도움을 받거나 직장생활과 간병을 병행해야 하는 자식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통해 치매와 노인 돌봄에 관한 개인적·제도적 뒷받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한편, 『결국 왔구나』에 실린 여덟 가지 이야기의 화자는 전부 여성이다. 보살핌이 필요한 이들은 친정엄마, 시아버지, 이모들처럼 제각각이지만 가장 밀접하게 수발을 책임지게 되는 건 결국 딸 혹은 며느리인 것이다. 전부 딸 혹은 며느리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여전히 돌봄 노동이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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