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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여관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23

임철우 지음| 문학동네 |2018년 01월 08일 (종이책 2017년 1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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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01월 08일 (종이책 2017년 12월 20일 출간)
    포맷용량 ePUB(23.30MB, ISBN 9788954649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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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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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한국현대소설 # 한국현대사

이미 잊은 자에게는 뼈아프고, 아직도 잊지 못한 자에게는 구원과도 같은 당부를 전한다!


지난 20년간 문학동네를 통해 독자와 만나온 빛나는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이는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23권 『백년여관』.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을 완성하고자 구성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스물세 번째 작품은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들을 기록하고 그 후 남겨진 이들의 죄의식을 끊임없이 소설화해온 임철우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로, 사람들이 기억에서 지워버린, 혹은 빨리 지우고 싶어 하는 아픈 과거에 얽매여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가슴속 응어리를 묵묵히 풀어낸다.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존하는 환상적인 공간 ‘백년여관’. 그곳으로 모여드는 인물들의 생애에는 한국전쟁부터 제주4·3사건, 베트남 참전과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무력진압 등 국가폭력의 잔혹한 그늘들이 드리워져 있다. 저자는 그들의 애통하고 비참한 사연들을 특유의 정감 어린 시선과 서정적인 문체로 그려나가며, 간단한 줄거리로 요약되어버리곤 하는 현대사의 이면에 가려진 개인의 상흔들을 어루만진다.

목차

프롤로그 _009

제1부 그림자 섬 _013

제2부 손님들 _087

제3부 그해 겨울 _165

제4부 해후_261

에필로그_375

해설| 서영채(문학평론가)
두 죽음 사이의 윤리
ㅡ임철우의 『백년여관』과 1980년대 정신의 문제성 _379

저자소개

임철우

저자 : 임철우

저자 임철우는
1954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전남대 영문과에서 수학했다. 군 제대 후 복학한 그는 1980년 5월 광주항쟁의 한복판에서 국가폭력의 참상을 목격하고, 이를 계기로 시대의 증언이자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개물로서 소설을 쓰게 된다. 198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개도둑」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1985년 단편소설 「아버지의 땅」으로 한국일보 창작문학상을, 1988년 중편소설 「붉은 방」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고, 1998년 광주항쟁의 역사적 순간을 정면으로 다루고자 십 년 동안 집필에 몰두한 대하소설 『봄날』로 단재상을 수상하며 오월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장편소설 『백년여관』으로 요산문학상을, 2011년 장편소설 『이별하는 골짜기』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아버지의 땅』 『그리운 남쪽』 『달빛 밟기』 『황천기담』 『연대기, 괴물』, 장편소설 『붉은 산, 흰 새』 『그 섬에 가고 싶다』 『등대』 『봄날』 『백년여관』 『이별하는 골짜기』 등이 있다.

책속으로

시효? 유통기한이라고? 그따위 폐품들을 이제 와서 어디에 쓰겠느냐고? 이봐, 함부로 지껄이지들 마. 세상엔 그것이 자신의 온 생애이거나 평생의 족쇄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어. 아무리 발버둥쳐도 끝내 벗겨낼 수 없는 굴레가 되어버린 사람들, 그래서 그 저주받은 시간에 사로잡혀 평생 유령처럼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 말이다……(22쪽)

극심한 통증 때문에 투여한 다량의 진통제 탓이었을까. 막바지 순간까지 케이가 그토록 고통스러워했노라고 그의 아내는 말했다. 그러다가 임종이 닥쳐왔을 때 그는 거짓말처럼 고요해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여보, 나 이제는 갈게. 나를 좀 바닥으로 내려줘.”
그녀가 몸을 부둥켜안아 간이침대에 내려주자 그는 다시 뇌까렸다.
“아래로, 조금 더 아래로……”
그것이 케이가 지상에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302쪽)
“억울한 죽음은 억울한 원혼을 만들지만, 또한 살아남은 자에겐 원통한 기억을 만드는 법이야. 원통한 기억은 산 자의 가슴속에 핏덩이 같은 한을 만들고, 그래서 평생을 고통과 슬픔에 짓눌려 살아가도록 만들지. 죽은 자나 산 자나 똑같이 어둠 속에 갇혀버리고 마는 것이야. 죽은 넋들은 바다 밑 캄캄한 심연에 갇혀 있고, 산 자들 역시 끔찍한 분노와 상실의 기억 속에 붙잡혀 헤어나질 못하는 것이야…… 그런 까닭에 혼령들은 차마 이승을 떠나지 못한 채 이리저리 헤매어다니는 것이야. 아직도 어둠의 기억에 갇혀 피 흘리고 있는 혈육과 사랑하는 이들을 남겨두고서는 차마 떠날 수 없기 때문이지. 산 자의 슬픔과 고통이 혼령들의 발목을 붙잡고 놓아주지를 않아. 그리하여 천지에 가득한 고통의 윤회, 슬픔의 쳇바퀴는 영원히 멈추지를 않아.”(331쪽)

턱을 부들부들 떨며 어리둥절 쳐다보는 소년의 눈망울이 유난히 검고 맑았다. 가라니까, 새꺄. 최병장이 엉덩이를 걷어차자 소년이 마을 쪽으로 허둥지둥 뛰기 시작했다.
쏴! 지금이야! 쏘라니까!
문태는 엉겁결에 방아쇠를 당겼다. 탕탕탕. 논둑 위로 소년의 몸뚱이가 푹 고꾸라졌다. 따라와. 아직 뒤처리가 남았어. 그래야 후환이 없거든. 잘 기억해둬. 배를 움켜쥔 채 도랑물에 모로 처박힌 소년은 아직 숨을 헐떡였다. 당겨, 임마. 문태는 눈을 질끈 감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탕. 뭔가 철버덕 얼굴로 튀어올랐다.(360쪽)

“그래. 결코 지난날들을 잊어서는 안 돼. 망각하는 자에게 미래는 존재하지 않아. 기억해. 기억해야만 해. ……하지만 친구야. 그 기억 때문에 부디 네 영혼을 피 흘리게 하지는 마.”(372쪽)

출판사서평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21~25

한국문학의 빛나는 성취!
21세기 한국문학의 집대성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

021 가객 · 황석영 대표중단편선
022 회색 눈사람 · 최윤 대표중단편선
023 백년여관 · 임철우 장편소설
024 검은 사슴 · 한강 장편소설
025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 배수아 대표중단편선

문학동네 창립 20주년을 맞아 첫 스무 권을 선보였던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이 2차분 다섯 권을 더하며 꾸준한 행보를 이어간다. 한국문학의 빛나는 성취를 재발견하여 지금-여기로 호출함으로써 우리 문학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꾸어온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문학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문학의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동시대 문학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발굴, 수용하여 한국문학전집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왔다. 이번 2차분은 이와 같은 한국문학전집 발간의 취지를 이으면서 황석영, 최윤, 임철우, 한강, 배수아 등 다양한 세대의 폭넓은 문학적 성과를 아우름으로써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에 다채로움을 더하고 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앞으로도 한국문학의 가치를 높이고 한국문학의 특수성을 세계문학의 보편성과 접목시키는 역할을 수행해나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나아갈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들을 기록하고, 그후 남겨진 이들의 죄의식을 끊임없이 소설화해온 작가 임철우의 다섯번째 장편소설 『백년여관』이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으로 재출간된다.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존하는 환상적인 공간 ‘백년여관’으로 모여드는 인물들의 생애에는 한국전쟁부터 제주4·3사건, 베트남 참전과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무력진압 등 국가폭력의 잔혹한 그늘들이 드리워져 있다. 소설은 사람들이 기억에서 지워버린, 혹은 빨리 지우고 싶어하는 아픈 과거에 얽매여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가슴속 응어리를 묵묵히 풀어낸다.
독재정권의 폭압에 항거하다 생을 마감한 친구 ‘케이’에 대한 부채의식과 죄책감에서 놓여날 수 없는 소설가 ‘이진우’는 삶과 죽음을 한몸으로 끌어안고 지상의 시간에 결박당해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자 한다. 그렇게 풀려나오기 시작하는 이야기에서 이진우는 케이가 죽기 전 방문했으리라 짐작되는 백년여관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역사적 사건에 휘말려 상처 입은 채 유영하던 영혼들이 운명처럼 흘러들어 있다. 임철우는 그들의 애통하고 비참한 사연들을 특유의 정감 어린 시선과 서정적인 문체로 그려나가며, 간단한 줄거리로 요약되어버리곤 하는 현대사의 이면에 가려진 개인의 상흔들을 어루만진다.
소설의 대단원에 이르러, 떠나보낸 이와 남겨진 이의 영혼은 월식 아래 해후하며 서로의 상처를 봉합한다. 한국문학에 다시없을 해원의식이 치러지는 이 광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장관을 이룬다. 애도하고 참회하되 부디 제 영혼까지 죄책감에 갉아먹히지는 말라는 임철우의 당부는 이미 잊은 자에게는 뼈아프고, 아직도 잊지 못한 자에게는 구원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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