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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원의 붉은 열매

권여선 지음| 문학동네 |2011년 07월 05일 (종이책 2010년 09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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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1년 07월 05일 (종이책 2010년 09월 01일 출간)
    포맷용량 ePUB(0.27MB, ISBN 9788954627689)  |  PDF(1.74MB)
    쪽수 276쪽(PDF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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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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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지나간 시절이 남긴 자리를 들여다보다!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권여선의 소설집『내 정원의 붉은 열매』. 이번 세 번째 소설집에는 2008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사랑을 믿다>를 포함하여 모두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사랑을 믿다>는 자신이 알지 못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뒤늦은 실연을 앓게 되는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표제작인 <내 정원의 붉은 열매>에 등장하는 '나'는 대학 시절 공부모임을 이끌었던 P형이 자신에게 어떤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 궁금해한다. 작가는 이렇게 큰 사건 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지나간 자리와 상처를 조용한 격정으로 서늘하게 들여다본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날카로운 시선과 감각적인 수사학을 바탕으로 한 거침없는 자기해부가 돋보인다. 인물의 날카로운 성찰을 통해 선명하고 감각적인 인상을 제시하며, 자칫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진술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보여준다. 또한 인물들의 내면의 디테일을 그들이 먹는 음식을 통해서 그려내기도 한다. 작가의 빛나는 통찰이 살아 있는 문장들이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목차

빈 찻잔 놓기
사랑을 믿다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당신은 손에 잡힐 듯
K가의 사람들
웬 아이가 보았네
그대 안의 불우

저자소개

권여선

저자 : 권여선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처녀치마』 『분홍 리본의 시절』이 있으며, 2007년 오영수문학상, 2008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책속으로

무엇인가가 완성되는 순간은 그것을 완전히 잃고,
잃었다는 것마저 완전히 잊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우연히 그 언저리를 헛짚는 순간이다.
_「내 정원의 붉은 열매」 중에서

야심이나 권력욕이 그다지 추하지 않게, 오히려 고급스런 액세서리처럼 은은하게 반짝이는 사람이 있다. 연선배는 사람을 긴장감 있게 끌어당기지만 아무리 가까워져도 끝내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그녀는 그런 종류의 사람을, 끝이 보이지 않는 서늘한 동굴 안을 들여다보듯 좋아했다. 세상에는 손바닥만한 웅덩이처럼 뻔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_「빈 찻잔 놓기」 중에서

그녀는 오지 않고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엄청난 위로가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 사랑이 보잘것없다면 위로도 보잘것없어야 마땅하다. 그 보잘것없음이 우리를 바꾼다. 그 시린 진리를 찬물처럼 받아들이면 됐다. _「사랑을 믿다」 중에서

출판사서평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권여선 신작 소설집!

2008년 단편소설 「사랑을 믿다」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권여선이 삼 년 만에 세번째 소설집을 선보인다. 수상작을 비롯하여 모두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 소설집은, 날카로운 시선과 감각적인 수사학으로 가하는 거침없는 자기해부가 묘한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킨다. 지나간 자리와 상처를 냉연하게 들여다보는 그 조용한 격정이 서늘할 정도로 아름답다.

언어로 호출되는 내면의 파노라마, 그 예리한 시선!

문자만으로 내면의 서사, 내면의 디테일을 보여주는 권여선 소설의 화자는 이렇다 할 커다란 사건이 없이도 독자를 휘몰아간다. 인물의 날카로운 성찰이 두드러지는 대목에서 독자는 선명하고 감각적인 인상을 얻게 되는데, 이러한 대목을 읽다보면 어떤 쾌감마저 느껴진다. 그 쾌감은 뿌옇기만 했던 그림을 낱낱이 언어로 잡아챘을 때 느낄 수 있는 통쾌함과도 닿아 있다.

이러한 대목은 자칫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을 진술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보여준다. 그 이미지는 때때로 문자로 화한 아름다움을 불러들인다.
권여선 소설이 보여주는 내면의 디테일은 인물이 먹는 음식에도 살아 있다. 후미진 술집에서 옛 애인을 만난 ‘그녀’는 ‘나’에게 묻지도 않고 제육볶음과 해물볶음을 반반씩 섞은 안주를 주문한다.(「사랑을 믿다」) 각각 이만원짜리 안주 두 가지를 반반씩, 오천원만 추가하는 선에서 주문하는 것을 본 ‘나’는 ‘그녀’의 지나온 시간을, 그 시간 속에서 변화한 내면을 짐작하고 자평한다. 또한, 퇴직한 뒤 매일 똑같은 일과를 반복하는 ‘그’가 아침마다 주문해 먹는 음식은 “맛에 가장 변화가 적은 죽”이다.(「당신은 손에 잡힐 듯」) “불규칙한 증감곡선을 싫어”하는 ‘그’는 내용 없이 오직 형식만이 기계적으로 유지되는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작가의 빛나는 통찰이 살아 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갈피를 접고 숨을 고르게 만든다.

자신의 아픈 자리를 담담하게 바라보며 지나간 이야기를 한데 그러모으는 이 “시린 진리”는 작가가 우리 앞에 내려놓은 ‘빈 찻잔’과도 다름없다. 그 안에 누군가를, 어떤 시간을 채워넣을지는 이 책을 들고 있는 우리에게 남겨진 일일 것이다.

지금 읽고 있는 소설이 어쩐지 바로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 그것은 모든 소설의 본성이 아니라 좋은 소설에만 가능한 자질이다.
머리맡에 아껴두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어 읽고 싶은 문장들로 가득한 책을 읽었다. 그것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이런 말이 허락된다면, 인생의 진실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진실들은 경향에 무관하고 흐름에 구속받지 않는다. 소설이 한 철 지나고 새로 사는 옷과 같이 여겨지는 시절에, 천천히 젖어들게 하는 이야기들을 읽었다. 돌아보면, 사리를 분별할 줄 알게 된 이가 쓸 수 있는 소설에 늘 탄복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삶의 어두움에 가까이 다가간 이가, 자신의 아픈 자리들을 담담하게 돌아보는 소설들 앞에선 늘 할 말을 잃었었다. 그 여운이 무엇으로부터 오는지 이제는 알 것만 같다.
_차미령(문학평론가)

「빈 찻잔 놓기」 ‘그녀’는 연선배의 집에서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하다 연출부의 ‘블랙 조’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술자리 모임을 주도하는 데 능란한 연출력을 가진 연선배의 즉흥적인 암시에 맞춰 그와 그녀는 서로에게 끌리는 역할을 맡게 되는데, 그녀는 실제로도 그에게 반하고 만다. 그도 마찬가지였는지 그녀에게 종종 전화를 걸어와 만날 약속을 잡곤 하던 어느 날, 단 둘이 만나는 줄 알고 나갔던 자리에 그의 연출부 여자 후배가 합류하자 그녀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그녀는 그날 이후 그와의 연락을 끊고 감정의 소모 속에서 흔들리지만 연선배의 위로와 자신에게 주어진 일로 간신히 마음을 추스른다. 그런데 반년 뒤 그녀는 블랙 조가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으며 자신을 인간적으로 좋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연선배는 그의 성적취향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녀에게 그 사실을 숨겼던 것이다.

「사랑을 믿다」 단골술집에 혼자 앉아 술을 마시던 나는, 오래전 떠나보냈던 그녀를 이곳에서 삼 년 만에 다시 만났던 날을 떠올린다. 그녀는 실연당한 친구를 위로하느라 이 년 전 이 집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자신 또한 그보다 일 년 전 비슷한 일을 당했노라고 털어놓는다. 그 시기가 얼추 나와 가끔씩 만나던 때와 일치해 나는 의아해하며 그녀가 그 시기를 어떻게 지나왔는지에 대해 듣는다. 그렇게 나는 그때 내가 알지 못했던 그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난 뒤 그녀로 인해 뒤늦은 실연을 앓게 된다. 2008년 제3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내 정원의 붉은 열매」 오랜만에 대학 친구 현수를 만난 나는 자연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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