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따뜻한 감성으로 보행 약자의 시선에서 지하철역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듯 여행한 서울 지하철 여행 에세이다. 시청역에서 내려 정동길을 걷다 서울시립미술관 앞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일, 잠실역에서 나와 멀리 놀이동산에서 들리는 귀여운 비명소리를 들으며 좋은 사람과 석촌호수 주변을 산책하는 일과 같이 누구나 편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20개 역 주변을 소개하며, 경사가 낮고, 문턱이 없어 다니기 편한 공간들을 안내한다. 보행 약자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친절한 지도도 수록돼 있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정지영은 서울 출생. 남편이자 두 아들의 아빠. 주로 어린이책을 쓰는 작가. 그 외에도 작가라는 이름을 지키면서 먹고살기 위해 여러 일들을 해 왔다. '램프'라는 작은 모임을 통해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 책의 글과 사진 작업으로 이어졌다. jiyeong.com
책속으로
눈에 띄는 에세이 한 권을 사들고 나와 근처 카페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문득 창밖을 보니 사람들의 치열한 삶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지금 내가 즐기는 소소한 여유가 저기 있을 때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당장 내 앞에 위로가 되는 이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이 더욱 감사해진다. - p.59
맑았던 하늘이 그새 흐려져서는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하다. 바람이 세진다. 비를 맞지 않기 위해 서둘러 담벼락 아래 난 작은 문으로 달렸다. 세상은 사실 그다지 평화롭지만은 않다. 오늘처럼 우연히 비를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태풍을 만나기도 하니까. 그럼에도 아물지 않은 상처는 없기에 우리는 오늘도 살아간다. - p.94
봄이 되면 이 체육관들을 지나 나오는 넓은 잔디 광장에 백일장이나 사생대회를 나온 아이들이 가득 차겠지. 이곳에 왔던, 또는 앞으로 올 그 많은 아이들이 같은 풍경 속에서 저마다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낼 거라고 생각하니 어른이 된 나는 여기에서 어떤 글, 어떤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 p.185
옛 정수장의 모습들이 상당 부분 그대로 남아 있지만 그 위로 푸르른 이파리며 덩굴이 휘감고 있어 보일 듯 말 듯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기왕 공원을 조성하려면 기존에 있던 삭막한 것들을 모두 걷어내고 해도 되었을 텐데 어째서 적당히 남기고 그 위에 자연을 포개고자 한 걸까? 자연이 인공의 그 단단하고 차가운 것들을 감싸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놀랍다. - p.244
문득, 성수동 골목에서 다시 용기를 얻는 일들이 일어나기를 소망해본다. 낡고 볼품없는 것들이 새롭고 멋진 것으로 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아주 어려운 일들처럼 여겨졌지만 결국에 작은 변화로 이어지고 마는 성수동이니 말이다. 그리고 작은 것들로 동네를 바꾸는 사람들처럼 다시 작은 것부터 멋지게 변화될 용기를 발견한다. - p.259
출판사서평
조금 느려도 천천히 함께 가는 행복한 지하철 여행
* 인세 전액은 밀알복지재단의 장애인식개선 사업에 사용됩니다.
햇살 좋은 이 길이 작은 계단 하나 때문에 누군가에겐 흐린 길일지도 모른다
오늘,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기분 좋은 길을 안내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이들,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 임신부, 유모차 운전자 등 걷는 데 불편한 이들을 우리는 ‘보행 약자’라고 한다. 이들을 위해 버스와 지하철에 노약자석, 임신부 배려석이 있고, 지하철역에는 엘리베이터나 리프트가 설치되지만 바쁜 생활 속에서 ‘보행 약자’를 배려하기란 쉽지 않다.
밀알복지재단에서는 보행 약자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해 지하철역 몇 번 출구로 나가야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장애인 화장실을 갖춘 건물은 어디에 있는지 등을 정리한 ‘아주 특별한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동화작가 정지영이 서울 지하철역 주변 볼거리, 먹을거리를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소개하는 감성 여행 에세이를 썼다.
서울의 20개 지하철역 주변 느리게 산책하기
보행 약자들이 편하게 갈 수 있는 장소만을 담은 주변 정보와 지도
선행을 몸소 실천하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
현대인이 가장 애용하는 대중교통인 지하철. 저자는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보행 약자들이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한다. 서울에 있는 20개 지하철 역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며 느낀 일상의 감상, 옛 추억, 오늘의 고민 또는 미래에 대한 다짐을 담담하게 풀어나가면서 걷기 조금 불편한 이들이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또한 휠체어로 갈 수 있는 장소들을 정리했다. 경사도가 비교적 낮고, 바닥이 고른 길에 문턱이 없거나 경사로가 설치된 가게들, 엘리베이터와 장애인화장실이 있어 추천할 만한 곳들을 모았다. 추천 공간들 외에도 갈 수 있는 장소들이 궁금하다면 주변 지도를 참고하자. 지도에는 지하철역 몇 번 출구에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장애인화장실이 있는지는 물론이고, 주변 편의시설, 문화시설, 주차장 위치까지 자세히 표시돼 있다. 지도만 담은 포켓북이 부록으로 들어 있어 가지고 다니며 편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아주 가까이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짤막하게 소개된다.
늘 지나치던 길, 올라가던 계단, 내딛던 발자국이지만 ‘누군가는 이 길이 불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 단순한 생각이 큰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이 책이 그런 씨앗이 되어 약자를 배려하고, 서로 돕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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