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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하트 하헤렙

오늘의 작가 총서29

조성기 지음| 민음사 |2013년 09월 09일 (종이책 2013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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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정보
    출간일 2013년 09월 09일 (종이책 2013년 08월 30일 출간)
    포맷용량 ePUB(4.84MB, ISBN 9788937457937)
    • 국내문학상 > 오늘의작가상 > 오늘의작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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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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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기 장편소설『라하트 하헤렙』. 이 책은 아버지의 강압에 못 이겨 문학의 꿈을 접고 법대에 입학한 ‘나’가 군대에서의 종교적, 성적 방황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수상내역
- 1985년 제9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

목차

라하트 하헤렙
작품 해설
불의 신학, 칼의 미학/ 정영훈
작가의 말
작가 연보

저자소개

  • 출생 : 1951년 03월 30일
  • 데뷔년도 : 1971년
  • 데뷔내용 : 단편 '만화경'

저자 :
저자 조성기는 1951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1985년 『라하트 하헤렙』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1991년 「우리 시대의 소설가」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야훼의 밤』, 『슬픈 듯이 조금 빠르게』, 『바바의 나라』, 『우리 시대의 사랑』, 『욕망의 오감도』, 『너에게 닿고 싶다』, 『굴원의 노래』, 소설집 『왕과 개』, 『우리는 완전히 만나지 않았다』, 『종희의 아름다운 시절』,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등이 있다.

책속으로

“여기에 담배가 존재하는가 연기가 존재하는가?” 막상 질문을 받게 되니 갓 삭발식을 올린 사문처럼 말문이 막혔다. “담배가 연기로 변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그렇지. 담배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연기로 변해 버려. 연기는 공기 중에 흩어져 곧 사라지므로 원래 존재라고 볼 수 없으니까 담배도 연기도 존재하지 않는 셈이지. 다만 담배가 연기로 바뀌는 과정에서 불꽃만이 생생하게 실재하는 거지. 난 우리 인생도 이 불꽃과 같다고 생각해. 죽음의 연기를 피워 올리며 소멸되어 가는 과정에서 타고 있는 불꽃 말이야. 불꽃이 강렬하면 강렬할수록 담배가 빨리 타 들어가듯이, 활활 타는 불꽃같은 인생은 빨리 소멸되는 법이지. 랭보, 니체, 이상, 전혜린…….” -80쪽

“난 말이지. 담배를 피울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지. 누가 내 인생을 담배처럼 말아서 피우고 있다고 말이야. 그것은 신이라고도 할 수 있고 거대한 운명이라고도 할 수 있고 직속상관이라고도 할 수 있지. 화랑 담배? 그렇지. 삼국통일이라는 거대한 역사가 말아서 피워 버린 인생들이 화랑이 아닌가 말이야. 난 담배를 빨아들이면서 이렇게 속으로 소리치지. 누군진 모르겠지만 힘껏 나를 빨아들이시오, 내 인생이 찬연한 불꽃이 되도록…….” -80쪽

“다른 사병이라면 몰라도 군종 사병이 이러니 이상하군. 신을 믿는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대담하고 평안해야 하지 않나?” 제기랄 군종 사병이 아니라 군목입니다,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졌다. “내가 너무 아픈 데를 찔렀나? 허긴 아직 이등병이니까 불안하기도 하겠지. 이 약 먹고 기도도 열심히 하라고. 흐흐흐…….” 군의관의 웃음에는 유신론자에 대한 무신론자의 우월감 같은 것이 깃들어 있었다. -101쪽

나는 광대무변한 우주를 향하여 머리를 들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정말 당신은 계십니까?” 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라도 한 듯 유성 하나가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사이를 비스듬히 가로지르며 밤하늘에서 가장 밟은 빛을 내다가 순식간에 가장 어두운 곳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것은 가장 큰 긍정인 동시에 가장 큰 부정이었다. -137쪽

출판사서평

1985년 제9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문학과 종교의 접점을 탐색하며
한국문학의 독특한 지평을 열어 온 작가 조성기

군대에서의 종교적, 성적 방황을 통해
인간 실존에 다다른 한 젊은 영혼의 성장 체험

문학과 종교의 접점을 탐색하며 한국문학의 독특한 지평을 열어 온 작가 조성기의 장편소설 『라하트 하헤렙』 개정판이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로 출간되었다. 사회소설 일색이었던 1980년대 한국문학에 종교를 테마로 한 교양소설이라는 신선한 충격을 가하며 등장,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라하트 하헤렙』은 ‘오늘의 작가상’ 수상 해인 1985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래 한국 종교소설의 대표작으로 평가받아 왔다.

아버지의 강압에 못 이겨 문학의 꿈을 접고 법대에 입학한 ‘나’가 군대에서의 종교적, 성적 방황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이 작품은 휴학, 가출, 신앙의 변화, 개척 교회 활동 등 혹독한 신앙 편력을 경험한 작가가 등단 후 15년 만에 발표한 작품으로, 다시 작품을 쓰게 된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나이 30이 되던 1981년에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죽을 때 죽더라도 자서전은 남기자는 생각이 들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완성한 젊은 날의 방황에 대한 기록이자 종교적 성찰의 결과라 할 수 있는 『라하트 하레렙』 이후 작가는 종교를 소재화한 문학 영역에서 독보적 위치를 선점하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그러나 기독교가 조성기 문학의 중심은 아니다. 『라하트 하헤렙』이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할 당시 문학평론가 곽광수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밑받침되어 있으나 중요한 것은 각성 그 자체”라며 “역설적이게도 내면적 생활이 있을 수 없는 군대에서 주인공들의 자아 성숙을 다룬 『라하트 하헤렙』은 실존주의 문학의 시조라 할 수 있는 교양소설의 면면을 잘 보여 준다.”라고 평가했다.

작품 해설은 문학평론가 정영훈이 맡았다. 정영훈은 “하나님은 있습니까?”라는 하나의 물음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의 대답으로 작품을 읽는다. “물음에 대답하는 것이 종교라면 물음에 형상을 부여하는 것은 예술일 것이다. ‘내’가 발견한 예수의 형상이야말로 이 물음에 대한 예술적 대답이 아닐까.” 인간 실종이 담고 있는 온갖 불가해한 것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형상화하는 등장인물들에 주목하는 정영훈의 해설은 『라하트 하헤렙』을 더욱 풍성하게 읽도록 자극한다. 개정 작업을 하며 서술어, 단어 등 현대적이지 않은 부분은 전면 수정했다. 과거 『라하트 하헤렙』을 읽은 독자라면 보다 동시대적인 느낌으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나’에게는 군대가 곧 에덴이다.
‘나’는 군대에서 신을 의심했고, 한 여자를 범했다.

고교 때 문학 병을 앓았던 ‘나’는 식칼을 들이대는 아버지의 강요로 법대에 진학한다. 캠퍼스를 뒤덮는 최루탄 연기 속에서 사회변혁을 외치는 갈등론자도, 공부에 전념하는 구조기능론자도 아닌, 신앙생활에 몰두하는 ‘내부 갈등론자’ 가 된 ‘나’는 대학생 선교 단체의 정미를 짝사랑한다. 하지만 정미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나’는 입대한다. 영외 군인 교회의 군종 사병으로 복무하게 된 ‘나’는 군목의 화재(火災) 콤플렉스가 그의 월남전과 전방에서의 실제 경험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달리를 좋아하는 조각실의 성 일병과 가까워지고 교회에 드나드는 무용학과 출신의 정신병자 동순과는 육체관계를 갖게 된다.
군 생활을 통해 신앙과 현실, 이상과 젊음의 고통 사이에서 방황하던 ‘나’는 휴가 때 정미가 미국 유학 중 정신이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귀대한다. 우연히 목격한 영내 화재현장, ‘나’는 불길을 잡지 않고 불이 군인 교회로까지 옮겨붙는 것을 바라본다. 화재로 동순은 얼굴에 화상을 입지만 대신 정신병이 낫는다. 비슷한 시기에 정미도 병이 나아 고시 합격생과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제대하는 날 ‘나’는 성 상병으로부터 ‘라하트 하헤렙' 이라는, 불의 이미지와 칼의 이미지를 결합한 조각을 선물받는다.

■ 작품 해설 중에서

믿음이 단순히 의식 안에서의 작용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믿음을 지키는 일은 좀 더 쉬울지 모른다. 그러나 믿음이 우리 삶을 통해 확인되고 표현됨으로써 비로소 의미 있어지는 것이라면 사정은 좀 복잡해질 것이다. 어느 날 선교 단체의 지도자로부터 편지가 온다. 편지에는 미국에 선교사로 나갔던 정미가 흑인에게 겁탈을 당할 뻔한 후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 끝에 강제 귀국을 당해 집에 돌아와 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남몰래 사랑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정미가 이렇게 된 것은 ‘나’에게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일이었다. 다른 일도 아니고 선교사로 나간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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