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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의 딸

알렉산드르 뿌시낀 지음| 김성일 옮김| 창비 |2015년 10월 23일 (종이책 2015년 07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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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5년 10월 23일 (종이책 2015년 07월 24일 출간)
    포맷용량 ePUB(9.03MB, ISBN 978893640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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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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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으로서 경지에 오른 뿌시낀의 걸작!


알렉산드르 뿌시낀의 마지막 소설 『대위의 딸』. 참신하고 폭넓으면서도 엄정한 기획, 원작의 의도와 문체를 살려내는 적확하고 충실한 번역으로 세계문학 독서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자 하는 「창비세계문학」의 마흔세 번째 작품이다. 생의 마지막 시기인 1930년대에 러시아 역사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뿌시낀이 역사와 운명, 개인에 대한 사유로 완성시킨 작품이다.

18세기 중반 황제 참칭자 뿌가초프가 일으킨 농민 봉기를 배경으로 귀족 출신 장교 그리뇨프와 대위의 딸 마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뿌가초프를 통해 뿌시낀은 역사와 운명, 인간의 개인적 삶과 역사적 삶 사이의 관계를 사색한다. 역사소설의 경계를 넘어 광범위하고 다층적인 문제들을 담은 걸작으로서, 러시아 근대소설의 원형으로 오늘날까지 거듭 되읽히고 있다.

귀족 자제 뾰뜨르 그리뇨프는 외진 곳에 있는 벨로고르스끄 요새로 발령받아 가던 중 밤길에 눈보라를 만나 위험에 처하고, 우연히 정체불명의 사내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무사히 농가를 찾는다. 그 보답으로 그리뇨프는 자신의 토끼털 외투를 건네는데 이 사소한 우연이 후일 벌어지는 대대적인 봉기와 그 속에서 기이하게 얽히는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짓는데…….

목차

1장 근위대 중사
2장 길 안내자
3장 요새
4장 결투
5장 사랑
6장 뿌가초프의 난
7장 공격
8장 초대받지 않은 손님
9장 이별
10장 포위당한 도시
11장 폭도들의 마을
12장 고아
13장 체포
14장 재판

부록 / 『대위의 딸』의 ‘빼버린 장’
작품해설 / 역사의 우연성과 사랑의 필연성
작가연보

발간사

저자소개

알렉산드르 뿌시낀

저자 : 알렉산드르 뿌시낀

저자 알렉산드르 뿌시낀은 러시아 근대문학을 정초한 거장, 가장 위대한 러시아 시인이자 대중으로부터 늘 사랑받은 국민 시인. 시, 산문, 소설 등 거의 모든 장르에서 러시아 문학의 전기를 이루었으며 이후의 찬란한 성과들을 예고했다고 평가받는다. 1799년 모스끄바의 유서 깊은 귀족 가문에서 출생했다. 상류층 기숙학교인 리쩨이 재학 중에 잡지에 시를 게재하여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1820년 서사시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첫 출간하며 러시아 전역에 이름을 알린다. 같은 해 자유주의사상을 담은 시들이 문제되어 남부로 유형 보내지는데, 그곳에서 『깝까스의 포로』 등의 서사시들과 『예브게니 오네긴』을 집필한다. 1824년 알렉산드르 1세는 뿌시낀을 그의 부모의 영지인 미하일롭스꼬예로 옮기게 하는데 이듬해 그는 그곳에서 황제의 사망, 제까브리스뜨 봉기 및 진압 소식을 듣는다. 1826년 유형에서 벗어나 모스끄바로 돌아온 뿌시낀은 1830년에 자신의 영지인 볼지노를 방문, 『예브게니 오네긴』을 완성하고 희곡집 『작은 비극들』, 산문집 『벨낀 이야기』 등을 쓰며 풍성한 창작의 시기를 보낸다. 1830년대에 걸쳐 운문과 산문에서 두루 원숙한 창작활동을 이어간 뿌 시낀은 러시아 역사에도 관심을 쏟아 뿌가초프의 난을 연구하는데 그 같은 탐구는 마지막 작품 『대위의 딸』로 결실을 맺는다. 1837년 1월, 뿌시낀은 자신의 아내와의 염문이 돌던 조르주 당떼스와의 결투에서 치명상을 입고 이틀 뒤에 사망하여 미하일롭스꼬예에 안치되었다.

역자 : 김성일

역자 김성일은 한국외국어대 노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쌍뜨뻬쩨르부르그 대학에서 20세기 초 유토피아 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청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러시아 문화와 예술의 이해』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라』 『톨스토이 중단편선 1』 『러시아 문화에 관한 담론』(전3권, 공역) 등이 있다.

책속으로

고독과 무위가 빚어내는 음울한 상념들 속으로 나는 빠져들어갔다. 나의 사랑은 외로움 속에서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고 시간이 갈수록 더욱 고통스러운 것이 되었다. 독서와 문학에 대한 흥미도 잃어버렸다. 나의 영혼은 추락해버렸다. 나는 이러다가 미쳐버리거나 방탕한 생활에 빠지게 되지는 않을까 두려웠다. 그런데 내 인생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뜻밖의 사건이 일어나 나의 영혼에 돌연 강력하고도 유익한 충격을 안겨주었다.(75면)

나는 나도 모르게 칼자루를 꽉 움켜쥐었다. 전날밤 그녀로부터 이 칼을 건네받은 것이 떠올랐고 그것이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라는 의미인 것만 같았다. 나의 심장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그녀의 기사가 된 나를 상상했다.(96면)

나는 이 기이하게 얽힌 인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랑자에게 선물한 작은 털외투가 올가미에서 나를 구하다니. 더구나 여인숙을 빈들거리며 돌아다니던 술주정뱅이가 요새를 포위하고 나라를 뒤흔들다니!(108면)

뿌가초프가 쓰디쓰게 미소 지었다. “아니야,” 그가 대꾸했다. “뉘우치기에는 이미 늦었어. 나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은 없어. 시작한 대로 계속할 뿐이지. 어떻게 알아? 승리할지! 그리시까 오뜨레삐예프도 모스끄바를 다스리지 않았느냐 말이야.”(153면)

나 한사람을 제외한 모든 이에게 살인귀이자 불한당인 이 무시무시한 사람과 헤어지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설명할 도리가 없다. 진실을 말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그 순간 그에게 강렬한 동정심을 느꼈다. 나는 그가 우두머리 노릇을 하고 있는 그 악당들의 무리 가운데서 그를 끌어낼 수 있기를 열렬히 소망했다. 아직 시간이 있을 때 그의 머리를 구해주고 싶었다.(163~64면)

출판사서평

러시아 문학의 봄, 모든 시작들의 시작
뿌시낀의 마지막 작품이자 최고의 산문

러시아의 봄, 러시아 시의 태양, 가장 위대하고 사랑받는 러시아 작가로 꼽히는 알렉산드르 뿌시낀의 마지막 작품이자 최고의 소설인 『대위의 딸』(창비세계문학 43)이 발간되었다. 뿌시낀은 시, 산문, 소설 등 거의 모든 장르에서 전기를 이루었으며 이후의 러시아 문학의 찬란한 성과들을 예고하며 근대문학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생의 마지막 시기인 1830년대에 뿌시낀은 운문과 산문에서 두루 원숙한 창작활동을 보여주며 러시아 역사에도 관심을 쏟기 시작했는데, 그같은 탐구가 역사와 운명, 개인에 대한 사유로 결실을 맺은 작품이 『대위의 딸』이다.
18세기 중반 황제 참칭자 뿌가초프가 일으킨 농민 봉기를 배경으로 귀족 출신 장교 그리뇨프와 대위의 딸 마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역사소설에서 빼어난 전범을 보였음은 물론이고 역사소설의 경계를 넘어 광범위하고 다층적인 문제들을 담은 걸작으로서, 러시아 근대소설의 원형으로 오늘날까지 거듭 되읽히고 있다.


역사는 우연을 배제하지 않고
삶은 필연을 포함한다

귀족 자제 뾰뜨르 그리뇨프는 외진 곳에 있는 벨로고르스끄 요새로 발령받아 가던 중 밤길에 눈보라를 만나 위험에 처한다. 이때 우연히 정체불명의 사내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무사히 농가를 찾고 그 보답으로 그리뇨프는 자신의 토끼털 외투를 건넨다. 이 사소한 우연은 후일 벌어지는 대대적인 봉기와 그 속에서 기이하게 얽히는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나는 이 기이하게 얽힌 인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랑자에게 선물한 작은 털외투가 올가미에서 나를 구하다니. 더구나 여인숙을 빈들거리며 돌아다니던 술주정뱅이가 요새를 포위하고 나라를 뒤흔들다니!”(108면)

토끼털 외투를 받은 부랑자, 뿌가초프는 얼마 뒤 죽은 황제를 참칭하며 봉기를 일으키고, 그리뇨프와 그가 사랑하는 여인 마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삶을 손에 쥐고 흔드는 자로 다시 나타난다. 가상의 수기 형식인 이 작품에서 화자인 그리뇨프는 역사적 사건의 목격자이자 참가자로서 시대와 봉기, 역사의 주역 뿌가초프를 목격한다. 귀족 청년 그리뇨프는 뿌가초프 무리를 ‘폭도’ ‘악당’으로 지칭하고 봉기를 민족의 비극으로 증언하지만 이러한 시각이 단순히 계급에 따른 편견에서 비롯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대립하는 것은 귀족과 농민이 아니라 민중과 권력이고, 반란자 뿌가초프든 황제 예까쩨리나 2세든 ‘권력’을 향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로 인물들은 엇갈리고 대립한다. 작품 속에서 뿌가초프와 예까쩨리나 2세는 권력의 상징으로서 나란히 놓이며, 둘 중 누구의 편에 속하건 민중은 제 나름으로 공정하고 자비로운 권력을 찾아 좇고 있을 따름이다.
이렇듯 그리뇨프는 계급이 아닌 인류 보편의 관점으로 유혈과 죽음의 현실, 광란과 폭력의 혼란, 민족의 재앙을 목격하고 일련의 사건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유연하게 재건하여 기록한다. 이 ‘천재적인 관객’은 간결하고 정확하게, 그러나 세부까지 날카롭게 포착하는데 이는 이야기꾼으로서 경지에 오른 뿌시낀의 수완을 잘 보여준다.
그리뇨프의 눈을 통해 가장 생생하게 포착되는 인물이 바로 작품의 중심을 이루는 뿌가초프다. 그의 등장으로 작품은 위험한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를 띤다. 뿌가초프는 부랑자에서 위대한 군주로, 교활한 반란자에서 지혜로운 지도자로, 귀족 나리와 가엾은 여인을 구해주는 너그러운 구원자에서 적의 목을 단칼에 베는 냉혈한으로 끊임없이 변신하며 복잡하고 모순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작품 속에서 가장 역사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신화적인 인물인 뿌가초프는 평범한 주인공 그리뇨프를 불가해한 세계와 연결하고, 운명과 역사를 이어주는 고리 역할을 한다.
뿌가초프를 통해 뿌시낀은 역사와 운명, 인간의 개인적 삶과 역사적 삶 사이의 관계를 사색한다. 역사는 인간을 파멸시킬 수도 긍정적으로 고양시킬 수도 있다. 마샤처럼 여리고 순진한 인물을 가련한 처지로 몰아넣다가도 잠재된 의지를 발휘해 행동에 나서게끔 만들고, 정직하고 선량한 그리뇨프 같은 인물을 몇번이고 생사의 기로에 세우다가도 스스로의 힘으로 모면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역사는 가혹하고 변덕스럽지만 우연을 배제하지 않으며, 가차 없는 형벌을 가하기도 하지만 선선히 너그러워지기도 한다. 개인의 삶은 우연의 나열처럼 보이고 역사의 흐름은 필연의 연쇄인 듯싶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본 역사적 삶의 현실은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파악할 수 없는 복잡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다.

진실보다 더 진실하게,
러시아의 역사적 삶을 다루다

“불길이 흉포하게 휩쓸고 간 광대한 지역 전체의 상황이 끔찍했다…… 신이여, 이 무의미하고 무자비한 러시아의 폭동
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174면)

1830년대에 들어 뿌시낀은 18세기 러시아 역사, 그중에서도 1773년에 발발한 대규모 농민 봉기인 뿌가초프의 난에 대해 각종 사료를 탐구하고 넉달간 현지답사를 하는 등 진지한 관심을 쏟는다. 그 직접적 산물이 1834년 발간된 역사서 『뿌가초프 반란사』로, 이를 집필하던 시기에 변덕스러운 역사적 현실에 휩쓸린 여러 인물들을 소설로 그려내겠다는 구상 속에서 『대위의 딸』이 탄생한다. 뿌가초프를 비롯하여 사료 속에 등장하는 여러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귀족 장교 그리뇨프와 요새 사령관 대위의 딸 마샤 등의 인물과 그 관계들의 윤곽이 잡히고 한 가정의 회고록이라는 서술 형식도 결정된다. 이렇듯 뿌시낀은 충실한 역사적 배경, 등장인물의 선택, 확고한 플롯, 정교한 구성을 통해 당대에 모범이 될 만한 역사소설을 선보임과 동시에 자신의 역사서를 뛰어넘는 위대한 산문예술을 완성한다.
러시아의 저명한 역사가 바실리 끌류쳅스끼는 『대위의 딸』이 『뿌가초프 반란사』보다 더 큰 역사를 담고 있으며 『뿌가초프 반란사』는 『대위의 딸』을 위한 긴 주석이라고 평했다. 뿌시낀이 연구한 사료들은 소설의 출발점이 되어 사실적 근거와 보편적인 개념 들을 부여해주었지만 작품은 보다 광범위한 문제를 제기하며 역사서나 역사소설 같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다. 고골은 『대위의 딸』을 “역사보다 더 역사적이고 진실보다 더 진실하다”라고 말했다. 뿌시낀은 자신의 마지막 작품에서 러시아의 역사적 삶을 다층적인 모습 그대로 간결하고 정밀하게 그려냈고, 자신의 창작활동의 대미를 장식하고 근대소설의 장을 열어젖힌 이 장편소설로 러시아 문학사에 의미심장한 전기를 마련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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