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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저녁이 저물 때

예니 에르펜베크 장편소설

예니 에르펜베크 지음| 배수아 옮김| 한길사 |2019년 01월 21일 (종이책 2018년 0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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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정보
    출간일 2019년 01월 21일 (종이책 2018년 07월 20일 출간)
    포맷용량 ePUB(11.08MB, ISBN 9788935672738)  |  PDF(12.48MB, ISBN : 9788935672721)
    쪽수 322쪽(PDF기준)|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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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이 책의 주제어

# 독일소설 # 독일서사 # 고독 # 죽음

만약이라는 숙명적 우연이 빚은 죽음에 대한 강렬한 서사

예니 에르펜베크(Jenny Erpenbeck)는 독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상’(2001)을 수상한 21세기 독일어권의 대표적인 서사적 소설가다. 그녀는 자신만의 확고한 역사의식과 특유의 여성적 목소리로 자신만의 언어 세계를 구축하며 “거장급의 맹렬한 서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녀의 작품은 완벽한 구성미를 보여주며 주술적일 정도로 언어의 음악성이 강하다. 에르펜베크는 『모든 저녁이 저물 때』에서 사회와 국가가 개인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어놓을 수 있는지 깊이 파고들며 독창적인 독일 서사의 힘을 보여준다. 그녀는 한 가족의 일대기를 통해 기이한 고독과 죽음을 그려냈다.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짧은 소설. 예르펜베크의 소설을 읽는 것은 마치 최면에 빠지는 것과 같다.
-『가디언』

에르펜베크의 문체는 감각적이고 감성적이지만 절제되어 있다. 그녀의 문장에는 특유의 숙연한 분위기가 묻어 있는데, 우리는 이 묵직한 울림과 죽음이 맞물릴 때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녀는 특정 인물의 진술이나 다른 형식의 글을 자주 인용해 우리를 더 몰입하게 한다.
『성경』『탈무드』『슈타이어마르크 지진 기록지』등 전혀 관련이 없을 법한 글들을 적절한 곳에 절제된 호흡으로 끼워넣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함은 물론 소설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에르펜베크는 문체뿐만 아니라 구조를 통해서도 소설을 견고하게 다진다. 그녀는 이야기를 다섯 권으로 나누어 서술한다. 각 권 사이에는 막간극이 있어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착각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뮤지컬에서 다음 장면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막간극이 이 책에서는 ‘만약’이라는 전제 역할을 한다.
우리는 그녀의 소설을 읽으며 각 권을 넘길 때마다 죽음의 문턱을 넘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마치 한 편의 강렬한 서사시를 읽는 듯하다.

신이 주셨고, 신이 거두어갔다.
할머니는 구덩이 옆에서 그녀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은 틀렸다. 신은 주신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가져가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아이뿐 아니라 아이가 자라서 될 미래의 모습까지도 전부 저 아래에, 땅속에 묻혀 있다.
흙 세 줌 그리고 등에 책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어린 여자아이가 땅속에 묻혀 있다. 아이가 점점 멀어지는 동안, 책가방은 계속 아래위로 춤을 추며 흔들린다.

목차

제1권
막간극
제2권
막간극
제3권
막간극
제4권
막간극
제5권

저자소개

저자 : 예니 에르펜베크

저자 : 예니 에르펜베크
21세기 독일어권의 대표적인 서사적 소설가 예니 에르펜베크는 독일 동베를린에서 태어났다. 훔볼트 대학교에서 연극학을 공부하고 한스 아이슬러 음악학교에서 오페라 연출을 공부했다.
하이너 뮐러, 루트 베르크하우스의 가르침을 받은 그는 베를린과 오스트리아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수많은 오페라 작품을 연출했다.
1999년 『늙은 아이 이야기』를 발표하고 독일 문단의 호평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했다. 2001년 단편집 『탄트』, 2004년 장편소설 『사전』을 발표했으며 여러 작품이 14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잉게보르크 바하만 심사위원상, 예술가협회 문학상, 졸로투른 문학상, 하이미토 폰 도더러 문학상, 헤르타 쾨니히 문학상, 리테라투르 노르트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베를린에 살면서 전업 작가와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 : 배수아
소설가이자 번역가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소설과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3년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으로 한국일보문학상, 2004년 『독학자』로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뱀과 물』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등과 산문집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페르난도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예니 에르펜베크의 『그곳에 집이 있었을까』등이 있다.

역자 : 배수아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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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배수아의 손길로 탄생한 또 하나의 예술 작품
배수아는 작가이자 독일어 번역가로 활동하며 이전부터 많은 작품을 한국에 소개해왔다. 배수아와 에르펜베크의 만남은 2010년에 출간된 에르펜베크의 작품 『그 속에 집이 있었을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배수아는 에르펜베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저녁이 저물 때』를 번역했다.
그녀가 번역한 문장은 어느 것 하나 인위적이지 않다. 소설을 꼼꼼하게 살피다보면 그녀가 독일어와 한국어의 차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난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날카롭고 선명한 이야기
『모든 저녁이 저물 때』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나치 정권, 소비에트 시대, 독일 통일 이후를 아우르는 격동의 시대에서 살아가는 한 여인이 선택할 수 있었던 다섯 가지의 삶과 다섯 번의 죽음을 추적한다.
예니 에르펜베크는 여자가 갓난아기로 죽었을 경우, 성인이 되어 낯선 남자에게 살해당하는 경우, 히틀러 시대에 억울하게 스파이로 지목되어 처형당하는 경우, 중년에 발을 헛디뎌 난간에 떨어져 죽는 경우, 노년에 치매를 앓다가 요양원에서 죽는 경우를 통해 죽음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준다.
인물들은 각 권에서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막간극에서는 숙명적 우연을 거듭하며 생명을 이어나간다. 작가는 막간극에서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만약 그때 그랬다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묻는다.
소설 속에 녹아 있는 20세기 유럽의 현대사는 여자의 선택과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여자는 우연의 우연을 거듭하며 새로운 삶을 얻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녀의 운명은 역사, 사회, 정치, 문화와 맞물려 교묘하고 모호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민족주의에서 기인한 반유대주의, 히틀러와 나치즘, 제2차 세계대전, 사회주의 혁명 등은 유럽의 역사를 뒤흔든 거대한 흐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모두 인간에 의해 발생했고 인간이 만들어냈다. 인간이 주도한 흐름이 세계를 형성하고 이러한 세계는 또 다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에르펜베크는 끝을 알 수 없는 연쇄작용으로 사회와 개인, 삶과 죽음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녀는 인물과 세계의 상호작용을 포착하고 둘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며 묵직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우리는 그녀를 통해 살아 숨 쉬는 인물과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런 지점에서 독자들은 작가가 얇은 실을 겹겹이 엮어 촘촘하고 짜임새 있는 작품을 완성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 사람의 인생이 저문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저녁이 저무는 것은 아니다

죽음은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큰 주제이면서 작품에 가장 많이 개입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죽음의 시점으로 묘사된 세계와 감각은 사건에 앞서 죽음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한다. 에르펜베크는 우리가 끝내 알 수 없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가 운명이라 믿는 일들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주목한다.
인간의 마지막 날을 결정하는 것은 계단을 향해 내딛는 발, 얼어붙은 길거리를 피하기로 한 결정, 날씨나 옷차림 같은 미세한 요소다. 우리는 이야기 속에서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죽음의 원인은 불분명하고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음은 먼 곳에 있다가도 어느 날 눈을 뜨면 바로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그러한 죽음을 목격하며 매 순간 마주하는 인물들은 그들이 사는 세계와 대결하듯 팽팽하게 맞선다.
소설 속에서 여자는 늘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며 자신 이외에 가족의 죽음까지도 마주하게 된다. 가족의 죽음은 개인의 운명을 또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는데, 가족의 죽음을 대면하는 인물들의 감정은 침착하고 절제되어 있다. 에르펜베크는 아름다운 시적 문장으로 슬픔을 표현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묵직한 서사 속에 담긴 짓눌린 슬픔은 겉으로 표출하는 슬픔보다 더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다. 그 모습은 히틀러 시대에 남편의 실종 소식을 들은 여자에게서 잘 드러난다. 여자는 큰 소리로 울거나 술에 취하지 않는다. 그저 평생 동안 남편을 그리워하며 그를 찾을 뿐이다.

나는 지금 남편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호프만 부인이 말한다.
나는 항상 길모퉁이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일생 동안 나는 길모퉁이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여자는 60세에 난간에 발을 헛디뎌 죽게되는데, 우리는 그녀의 허무한 죽음을 목격하고 공포를 느낀다. 우리는 누군가가 나의 삶을 알아주길 원하며 죽는 그 순간조차 빛나길 소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은 때때로 너무나 허무하게 저물기도 한다. 주위 사람과 가족의 죽음을 통해 죽음의 파편들을 만나는 여자는 그들의 죽음에 자신의 죽음을 대입해보며 자신을 빗겨나간 운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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