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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르와 이폴리트

장 라신 지음| 신정아 옮김| 열린책들 |2013년 04월 26일 (종이책 2013년 02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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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3년 04월 26일 (종이책 2013년 02월 15일 출간)
    포맷용량 ePUB(6.93MB, ISBN 978893296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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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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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에르, 코르네유와 더불어 프랑스 고전극을 이끈 라신의 대표작이자 정념을 다룬 비극의 정수 『페드르와 이폴리트』. 소박하면서도 정제된 시어를 알렉상드랭이라는 12음절 시 형식에 담아내어 프랑스어의 아름다움을 순수성의 경지에 이르게 했다는 평가를 받은바 있다. 에우리피데스의 《히폴리토스》에서 주제를 빌려온 이 작품에는 금지된 대상에게 정념을 품은 이들이 등장한다.

목차

서문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역자 해설: 루이 대왕의 세기, 고전주의, 라신 그리고 「페드르와 이폴리트」
장 라신 연보

저자소개

저자 : 장 라신

저자 장 라신(Jean Racine(1639~1699))은 프랑스 고전주의 비극을 정점에 올려놓은 작가 장 라신은 1639년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소읍 라 페르테 밀롱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조부모의 손에 자라난 그는 열 살에 포르루아얄 데 샹 수도원에 들어가 뛰어난 장세니스트 학자들에게 무상으로 문법과 문학을 배웠다. 1658년 철학 공부를 위해 파리로 갔지만, 철학보다는 극작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연극을 비판하는 스승들의 가르침을 보란 듯이 배신하며 연극계에 발을 들인다. 1664년 몰리에르의 도움으로 비극 「라 테바이드」를 무대에 올렸지만 별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듬해에 쓴 「알렉상드르 르 그랑」이 큰 성공을 거두자 동일 작품을 경쟁 극단에 넘김으로써 몰리에르와 완전히 등을 돌린다. 1667년 상연한 「앙드로마크」 역시 대성황을 이루었고, 1670년에는 코르네유의 작품과 같은 소재를 다룬 「베레니스」를 상연해 성공함으로써 경쟁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이후 「바자제」, 「미트리다트」, 「이피제니」를 잇달아 발표해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당대 최고의 비극 작가로 우뚝 섰다. 1675년 첫 ≪전집≫이 발간되었는데, 살아 있는 작가의 전집이 발간되었다는 사실은 당시 그의 위상을 방증한다. ≪정념의 비극≫으로 대표되는 라신 비극 고유의 특징이 잘 나타난 「페드르와 이폴리트」는 1677년 발표한 라신의 대표작이다. 출구 없는 상황에서 드러나는 정념의 파괴적 성격, 통제할 수 없는 정념에 빠진 한 인간이 보여 주는 감정의 깊이를 파고든 이 작품은 당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라신은 두 번째 ≪전집≫에서 이 작품의 제목을 「페드르」로 고쳤다. 이후 왕실 사료 편찬관으로 임명되면서 극작가로 활동을 그만둔 그는 1699년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으며, 포르루아얄에 안치되었다.

역자 : 신정아

역자 신정아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동 대학원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파리 통번역학교(ESIT) 번역부를 졸업했다.파리 3대학에서 「17~18세기 라신과 그 작품 수용에 관한 사회 시학적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2년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언어번역학과 초청 교수로 연구 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바로크』(2004), 『노랑 신호등』(2012, 공저)이 있으며, 『에로티즘』(2006), 『프랑스 연극 미학』(2007, 공역), 『번역가의 초상-남성 번역가 편』(2009) 등을 번역했다.

책속으로

페드르
나는 죄 많은 목숨을 너무 오래 연장해 왔어.

외논
예? 대체 어떤 회한으로 그리 괴로워하십니까?
무슨 죄를 지어 그토록 절박한 불안을 느끼시나요?
마마의 손에 무고한 피를 묻힌 적도 없으시잖아요?

페드르
하늘이 도와서, 내 손은 죄를 짓지 않았어.
내 마음이 내 손처럼 결백하다면 좋으련만!

외논
한데 무슨 끔찍한 계획을 품으셨기에,
마마의 마음이 아직까지 그렇게 겁에 질려 있나요?

페드르
나는 네게 충분히 얘기했다. 나머지는 면하게 해다오.
나는 죽는다, 너무도 처참한 고백을 하지 않으려고.

본문 36면

페드르
아! 잔인한 사람, 너는 너무 잘 알아들었다.
나는 네가 오해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말했다.
그래 좋다! 페드르가 누구인지 보아라, 그녀의 광증까지도.
나는 사랑한다. 하나 오해는 마라, 내가 너를 사랑할 때,
내 눈에 결백한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라고는,
나의 이성을 흐리게 하는 미친 사랑의 독을
나의 야비한 타협으로 키워 왔다고 생각지도 마라.
신들의 복수의 가엾은 대상이 되어 버린 나는,
네가 날 증오하는 것보다 더 내 자신을 혐오하니까.

본문 74면

이폴리트
날 공포로 얼어붙게 한 그 말은 대체 무얼 향한 것이었나?
페드르는 여전히 극도의 광증에 휩싸여서
자기 죄를 인정하고 스스로 파멸하려는 심산인가?
맙소사! 왕께서는 뭐라 하실까? 얼마나 치명적인 독을
사랑은 그분의 집안 전체에 퍼트려 놓았단 말인가!
나조차도 그분의 증오가 용인치 않는 불길에 사로잡혔으니,
예전에 그분이 봤던 나는 어떠했고, 지금은 또 어떠할까!
어쩐지 불길한 징조가 나를 짓눌러 온다.
하지만 어떻든 결백하니까 겁낼 것도 없겠지.
가자, 다른 곳에서 찾아보자, 어떤 다행스러운 묘수로
내가 아버지의 자애로움을 움직일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말씀드릴까, 그분이 방해하려 하시겠지만,
그분의 온갖 권력으로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이 사랑을.

본문 99면

페드르
뭐하는 거지? 내 이성은 어디서 길을 잃으려는 게야?
내가 질투를 해! 그것도 테제에게 애원을 한다고!
내 남편이 살아 있는데, 아직도 사랑으로 불타오르다니!
누구를 위해? 내 사랑의 맹세는 어디를 향하는 거지?
한 마디 한 마디에 이마 위의 머리칼이 곤두서는구나.
나의 죄는 이제 도를 넘었다.
나는 숨 쉴 때마다 근친상간을, 모함을 뿜어내는구나.
복수를 하기에 급급한 살인자의 손은
무고한 핏속에 잠기고자 안달을 하는구나.
불쌍한 것! 그런데도 살아 있어?
그러고도 살아서
나를 낳아 준 신성한 태양을 보고 있다고?

본문 122면

출판사서평

몰리에르, 코르네유와 더불어 프랑스 고전극을 이끈
라신의 대표작이자 정념을 다룬 비극의 정수!

■ 서울대학교 선정 ≪동서 고전 200선≫
■ 시카고 대학 그레이트 북스

인간은 진정 자신을 옥죄는 정념으로부터 스스로를 구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존재인가.
에우리피데스의 「히폴리토스」를 바탕으로 정념이 지닌 파괴적 본성,
통제할 수 없는 정념에 빠진 한 인간이 보여 주는 감정의 격정을 파고든 라신 비극의 정수.

몰리에르, 코르네유와 더불어 프랑스 희곡사를 이끈 장 라신은 17세기 후반 프랑스 고전주의 시대의 흐름을 그 누구보다 잘 수용하면서 고전 비극을 정점에 올려놓은 작가이다. 그는 소박하면서도 정제된 시어를 알렉상드랭이라는 12음절 시 형식에 담아내어 프랑스어의 아름다움을 순수성의 경지에 이르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페드르와 이폴리트』에 그 아름다움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나 있다. 에우리피데스의 「히폴리토스」에서 주제를 빌려온 이 작품에는 금지된 대상에게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는 정념을 품은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파이드라에서 그 성격을 따온 ≪페드르≫와 그녀의 의붓아들이자 그리스 로마 신화의 히폴리토스인 ≪이폴리트≫가 바로 그들이다. 극 행동을 이끌어 가는 것은 사건의 전개 자체가 아니라 출구 없는 상황에서 드러나는 정념의 파괴적 성격 그 자체이며, 통제할 수 없는 정념에 빠진 한 인간이 보여 주는 감정과 영혼의 깊이이다. 그들은 이성적 판단과 의지로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감정과 도덕적 명령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결국 파국을 맞는다. 인간은 정념의 노예이며, 그 정념에 사로잡힌 인간은 스스로를 구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그의 비극관이 잘 드러난 이 작품은 당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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