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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존 버거 지음| 열화당 |2018년 01월 10일 (종이책 2005년 03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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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01월 10일 (종이책 2005년 03월 01일 출간)
    포맷용량 ePUB(14.07MB, ISBN 9788930106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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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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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산문집

사진을 찍듯 생생하게 그려낸 시각적 산문!

저명한 작가이자 사회비평가, 미술평론가인 존 버거는 이 책에서 자신이 직간접으로 만났던 사람들의 모습을 치밀한 시각적 산문을 통해 마치 사진을 찍듯이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 스스로 ‘포토카피(사진복사)’라고 이름 붙인 이 글들은, 세기말 인간사의 단편을 구성하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상황과 내면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포착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명성에는 무관심한 채 오로지 그리기에만 몰두하는 무명 화가, 런던의 어느 광장에서 병든 비둘기를 돌보는 노숙자 여인, 아일랜드의 시골 버스에서 만난 수다스런 소녀, 라이플총을 빗겨 맨 열세 살의 인도 소년, 소련의 강제수용소를 백스물네 번이나 옮겨 다닌 남자와 함께, 사바티스타의 마르코스 부사령관,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철학자 시몬 베유 등 저명한 인물들의 모습도 읽을 수 있다.

존 버거는 성실한 관찰자로서 일차적인 묘사와 설명만을 통해서 이야기 속 장면이 손에 잡힐 듯 보여주는데, 바로 그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그가 만난 인물들에게 애정과 존경을 느끼고, 나아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에 존경과 감사를 표하게 된다. 시공간을 초월하고, 시각과 청각, 후각을 모두 동원한 이 신비롭고도 소박한 스물아홉 편의 포토카피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기록자가 만들어낸 걸작이다.

목차

1 자두나무 곁의 두 사람
2 무릎에 개를 올려 놓고 있는 여인
3 오마 가는 길
4 라코스테 스웨터를 입은 남자
5 유모차의 여인
6 턱을 괴고 있는 젊은 여자
7 가죽옷에 경주용 헬멧을 쓴 채
미동도 없이 서 있는 남자
8 바위 아래 개 두 마리
9 르 코르뷔지에가 지은 집
10 자전거를 탄 여인
11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남자
12 풀밭 위의 그림
13 시편 139: “당신은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니…”
14 거리의 배우
15 잔에 담긴 꽃 한 묶...

저자소개

저자 : 존 버거

미술비평가, 사진이론가, 소설가, 다큐멘터리 작가, 사회비평가로서 널리 알려져 있는 존 버거(John Berger, 1926- )는 현존하는 영국 출신 작가 중 가장 깊고 넓은 자기 세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또 가장 광범한 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으로 꼽힌다. 처음 미술평론으로 글쓰기를 시작해 점차 관심과 활동 영역을 확장하여 예술과 인문, 사회 전반에 걸쳐 깊고 명쾌한 관점을 제시해 온 그는, 중년 시절 영국을 떠나 프랑스 동부의 알프스 산록에 위치한 시골 농촌 마을로 들어가 근 삼십 년을 살고 있다. 노동과 글쓰기, 농부와 작가, 은둔과 참여를 아우르는 그의 삶은 어떤 대안적 푯대로 드러나기도 하는 것이어서, 그보다 앞서 살다간 미국의 스콧 니어링을 떠올리게도 한다. 영국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한 소설 『G』를 비롯해서 스무권이 넘는 저작을 발표했고, 국내에도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 『어떻게 볼 것인가』 『본다는 것의 의미』 『말하기의 다른 방법』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결혼을 향하여』, 삼부작 『그들의 노동과 함께하였느니라』등이 번역 소개되었다. 역자 김우룡(金佑龍)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 국제사진센터(ICP)를 수료했다. 현재 사진가, 가정의학과 전문의,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사진 에세이집 『꿈꾸는 낙타』가 있고, 역서로 『의미의 경쟁』 『사진의 문법』 『낸 골딘』 『유진 스미스』 『메리 엘렌 마크』 『사진』 『건축』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등이 있다.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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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기억 저편에 묻어 두었던 감동적 순간의 섬세한 재현 추억이 깃든 사진 앨범을 넘기다 보면, 기억조차 희미한 오래 전의 일인데도 금세 예전으로 돌아간 듯 당시를 회상하면서 미소짓거나 슬픔에 빠지게 되는 경험을 흔히 겪어 보았을 것이다. 나를 거쳐간 사람들과 사건, 장소들이 떠오르면서 그 순간들이 영원히 존재할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는 기억을 환기시켜 추억을 되살려 주는 사진의 특성 때문이다. 여기, 마치 사진을 찍듯이 삶의 한 순간을 정지시켜 섬세하게 글로 ‘되살려’ 놓은 책이 있다.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은 생의 한 지점, 누군가를 처음 만난 순간, 함께 식사하던 친구의 움직임 하나하나와 목소리, 그때 그곳 풍경의 색감과 향기까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면서 사진보다 더 세밀하게 묘사한, ‘글로 쓴 사진(포토카피)’이라 이름 붙여진 아름다운 산문집이다. 우리 시대의 지성 존 버거는 ‘포토카피(사진복사)’라는 이름을 붙이고, 살면서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 수없는 만남 속에서 쉽게 놓치게 되는 감흥과 기억들을 조심스러운 손길로 잡아내어 때로는 시적으로, 때로는 그림을 그리듯이 절묘하게 펼쳐 놓는다. 이 책은 또한 존 버거가 우리를 위해 마련한 경험의 세트장이기도 하다. 여행을 가서 단 몇 분간 머문 장소를 그리워하고, 혹은 한번도 가 본 적 없는 곳을 그리워하고, 한번도 만나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애정과 존경을 갖는 것은 결국 휴머니즘의 다른 모습이다. 이 깨달음은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가능한데, 존 버거는 경험의 세트장을 만들어 독자 각자에게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의 순도를 높이기 위해 묘사와 설명만을 통해서 이야기 속 장면이 손에 잡힐 듯 보여준다. 그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사진을 볼 때처럼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글 속의 인물들에게 애정을 느끼고, 나아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를 느끼게 된다. 우리 시대 대표적 지성 존 버거가 포착한 세기말 인간사의 편린들 미술평론으로 활동을 시작해 사유의 영역을 확대해 온 영국의 대표적 지성 존 버거는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이자 사회비평가, 문명비평가이다. 그는 중년 시절 프랑스 동부 알프스 산록의 시골 농촌 마을로 들어가 근 삼십 년을 노동과 글쓰기, 농부와 작가, 은둔과 참여를 아우르며 살아가고 있다. 다행히도 존 버거는 긴장과 불안, 각종 공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같은 문명사회의 사람들에게도 꾸준히 자신의 깨달음과 여유를 전파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다양한 영역에 통달한 작가답게 날카로운 ‘시각적 통찰력’을 선보인다. 특히 그는 도저히 같은 층위에서 다룰 수 없을 것 같은 이야기들 예술, 인생, 정치, 사랑, 우정, 자연, 죽음 을 공통점이 없는 인물들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하고 사실과 허구를 섞어 이야기하는 탁월한 내공과 통찰력을 발휘한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상황과 내면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포착하면서, 세기말 인간사의 단편을 구성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지극히 소박한 표현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다시금 이 작가의 대가적 면모에 감탄하게 된다. 비둘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노숙자 여인 “여인은 새 한 마리를 손에 올려 놓더니, 머리를 흔들고 팔꿈치로 쳐내면서 다른 새들을 쫓았다. 여인이 가슴께로 올려 안은 그 새는, 털이 군데군데 빠지고 탁구공보다 좀더 작은 둥근 머리는 털이 반쯤 벗겨져 대머리가 되어 있었다. 빵 부스러기를 주었으나 받아 먹지 않았다. 여인이 다른 비닐 봉지에서 무언가를 뒤적이며 찾는다. 그것은 우유가 조금 담긴 아기 젖병이었다. 비둘기의 입을 벌리더니 부리 속으로 몇 방울 떨어뜨려 넣었다. 옥스퍼드가(街)에 쇼핑 나온 한 무리의 사람들이 멈추어 서서 샤프카를 쓴 이 여인을 바라보고 있다. 노숙자 여인이 그 대머리 새에게 말했다. 글쎄, 두터운 벽 너머에 숨겨져 있는 것을 저들이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이 풍요한 정원을 꼭 보고 싶어한다면 보도록 내버려 두지 뭐. 어머니의 목소리였다.”―「유모차의 여인」본문 35쪽 저자는 광장에서 비둘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노숙자 여인의 모습을 성실하게 관찰하여 글로 옮긴다. 여기에는 어떤 판단이나 의견도 들어 있지 않지만, 추운 겨울날 새들을 위해 먹이를 놓아 두던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는 모습에서, 길거리의 흔한 노숙자마저 그에게는 가까운 이웃이자 애정을 쏟는 대상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래서 마치 정지된 영화의 한 장면 혹은 흑백사진 같은 이 순간이 책을 읽는 이에게도 마치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인 듯 절실하게 다가온다.
13; 멕시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 그런가 하면 어느 평화로운 여름날 파리 교외의 수영장에서는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책을 펼쳐 들고 다소 강한 어조로 이렇게 말한다. “프랑스의 공공장소에서는 이제 유머가 사라지고 있다. 그럴 힘이 없기 때문이다. 지쳐 버린 대중들! 하지만 놀랍게도 그 산 속 부사령관은 여전히 그 힘을 지니고 있고, 내 무릎에 놓인 책에는 페이지마다 유머가 넘쳐난다. 그의 문체는 전설적인 것이 되어 있다. 하지만 문체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자. 진정한 문체는 글의 내용과 분리될 수 없다. 문체는 그렇게 쓰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작가인 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문체는 글을 쓰고자 할 때 귀 기울이게 되는 어떤 내면의 목소리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 부사령관의 문체에는 머뭇거림 없는 과감함과 소박함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정치적 과격주의를 말하는 과감함이 아니다. 사파티스타는 표방하는 정치적 프로그램이 없다. 그들의 본보기를 따라 전파될, 그들이 희망하는 정치적 양심이 있을 뿐이다.”「반군 부사령관」 본문 148-189쪽 연방정부에 맞서 인권을 요구하는 반군 지휘자를 지지하면서, 존 버거는 세계를 함락시키려는 자본주의의 논리에 반대하고,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에 희망을 느낀다. 그리고 세계적 지성이 실제로 검소하게 인류애를 실현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신의 정치적 소견을 굽히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더없는 위안을 준다. 그는 또한 알프스에서 사귄 이웃들, 마을의 농부 친구들에게 다정한 시선을 보낸다. 친구의 장례식에서 문득 외양간에서 함께 일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고, 새해 첫날 또 다른 친구의 목장에서 소가 새끼를 낳는 것을 돕던 순간도 기억해낸다. 이들뿐만 아니라 버스에서 처음 만난 소녀나 길거리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는 사람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소박하지만 소중한 삶과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철학자 시몬 베유처럼 저명한 인물들과의 해후까지 생동감 넘치게 담아낸다. 마치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이야기 속 장면이 손에 잡힐 듯, 따뜻한 음식과 계곡에 부는 바람의 냄새까지 느껴질 듯하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친구의 오두막에 올라간 저자는 한 묶음 손에 들고 간 꽃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는다. 슬픔을 겨우 억누르며 친구의 따뜻했던 손과, 마지막 만났던 때를 추억하며 그의 목소리가 정적 속에서 들려 올 때까지, 한참 동안 가만히 서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에 도달한다. “어떻게 저런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다음 순간, 깨달음이 밀려온다. “어떻게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이것이 바로 존 버거가 그토록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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