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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일기(리커버 에디션)

롤랑 바르트 지음| 김진영 옮김| 걷는나무 |2018년 11월 30일 (종이책 2018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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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11월 30일 (종이책 2018년 11월 20일 출간)
    포맷용량 ePUB(20.98MB, ISBN 9788901228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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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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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어버린 슬픔을 기록한 롤랑 바르트의 에세이 『애도 일기』가 새로운 디자인을 입은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되었다. 텍스트를 재해석한 판형과 아름답고 처절한 슬픔의 감성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표지로 명저의 소장 가치를 높여 선보인다.

이 책은 20세기 후반 가장 탁월한 프랑스의 지성 롤랑 바르트가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며 쓴 일기이다. 인문학과 문학 독자들이 꾸준히 읽고 해석하는 롤랑 바르트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로, 진입장벽이 높은 바르트의 저작들과 다르게 가장 폭넓은 층의 독자를 아우르는 명저로 알려져 있다.

상세이미지

애도 일기(리커버 에디션) 도서 상세이미지

목차

서문 / 나탈리 레제
애도 일기: 1977년 10월 26일~1978년 6월 21일
후속 일기: 1978년 6월 24일~1978년 10월 25일
이후에 쓴 일기: 1978년 11월 4일~1979년 9월 15일
날짜 없이 남아 있는 단장들
마망에 대한 몇 개의 메모
해설 / 김진영

저자소개

저자 : 롤랑 바르트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1915~1980)

프랑스의 기호학자이자 사상가이며 비평가. 20세기 후반 가장 탁월한 프랑스의 지성으로 꼽힌다. 1915년 프랑스 북부 셰르부르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전쟁으로 해군장교인 아버지를 잃으면서 평생을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소르본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고 1960년대 초까지 루마니아와 이집트를 떠돌며 교사와 연구원 등으로 일했다. 1953년에 『글쓰기의 영도』, 1957년에 『신화론』을 발표하면서 프랑스 지성계에서 이름을 알렸고, 『텍스트의 즐거움』으로 반향을 일으키며 구조주의자로서 이름을 확고히 다졌다. 기호학, 신화학, 문학, 분류학, 패션, 글쓰기, 사진, 독서론 등 전방위적 글쓰기를 했고, 1977년 출간한 『사랑의 단상』으로 대중적 인기도 함께 얻었다. 1980년 2월, 길을 건너다 세탁소 트럭에 치인 뒤 4주 후에 사망했다.

역자 : 김진영

김진영 (1952~2018)
미학자이자 철학자.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과 그중에서도 아도르노와 베냐민의 철학과 미학을 전공으로 공부했으며 그 교양의 바탕 위에서 롤랑 바르트를 비롯한 프랑스 후기 구조주의를 함께 공부했다. 〈한겨레〉, 〈현대시학〉 등의 신문·잡지에 칼럼을 기고했고,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공저)을 ?다. (사)철학아카데미 대표를 지냈고, 여러 대학과 인문학 기관에서 예술과 철학, 미학을 주제로 강의했다. 2018년 8월, 향년 6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첫 산문집이자 유고집인 『아침의 피아노』를 남겼다.

책속으로

1977년 10월 27일
내 주변의 사람들은 아마도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다(어쩐지 그런 것 같다), 나의 슬픔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하지만 한 사람이 직접 당한 슬픔의 타격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측정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이 우습고도 말도 안 되는 시도)

1977년 11월 6일
솜처럼 안개가 짙은 일요일 아침. 혼자다. 한 주 한 주가 이런 식으로 돌아가게 되리라는 걸 느낀다. 그러니까 이제 나는 그녀 없이 흘러가게 될 긴 날들의 행렬 앞에 서 있는 것이다.

1977년 11월 9일
이 순수한 슬픔, 외롭다거나 삶을 새로 꾸미겠다거나 하는 따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슬픔. 사랑의 관계가 끊어져 벌어지고 파인 고랑.

1977년 11월 28일
그 누구에게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까(그것도 대답을 얻으리라는 희망을 품으면서)?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그 사람 없이도 잘 살아간다면, 그건 우리가 그 사람을, 자기가 믿었던 것과는 달리,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까……?

1977년 11월 28일
춥다. 밤이다. 겨울이다. 나는 집 안에서 따뜻하지만, 그러나 혼자다. 그리고 이런 밤에 나는 다시 깨닫는다: 이제 나는 이런 외로운 밤을 아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져야만 한다는 걸, 이런 고독 속에서 행동하고 일하기, 그러니까 저 ‘부재의 현전’과 달라붙어서 늘 함께 살아가는 일에 익숙해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1977년 11월 30일
애도에 대해서 말하지 말자. 그건 너무 정신분석학적이다. 나는 슬픔 속에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슬퍼하는 것이다.

1978년 7월 18일
누구나 자기만이 알고 있는 아픔의 리듬이 있다.

1978년 8월 21일
내가 너무도 사랑했었고 너무 사랑하고 있는 이들이, 내가 죽고 또 그들보다 오래 살았던 이들마저 죽고 난 뒤에는, 이 세상에서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말 거라면,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나는 죽어서도 계속 기억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내가 살았던 흔적을 세상에 남겨둘 필요가 있을까? 마망에 대한 기억이 나와 그녀를 알았던 이들이 죽은 뒤에도 세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내가 죽은 뒤에도 기억되어 차갑고도 위선적인 역사의 어딘가에서 계속 살아남게 된다는 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나는 나 혼자서만 ‘기념비’가 되고 싶지는 않다.

출판사서평

『애도 일기』 2018년 리커버 에디션 출간
롤랑 바르트가 어머니를 잃은 이후 2년간 써내려간
지독하리만치 집요한 상실의 슬픔

『애도 일기』는 비평가 롤랑 바르트의 가장 훌륭한 업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바르트의 가장 뜨거운 감정이 녹아 있는 글이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다 ? 뉴욕타임스

현대 비평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비평가이자 사상가이면서 뛰어난 에세이스트인 롤랑 바르트. 『애도 일기』는 바르트의 책 가운데 그의 가장 뜨거운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에세이로 평가받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슬픔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롤랑 바르트의 처절하고 집요한 기록으로, 롤랑 바르트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꾸준히 회자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애도 일기』는 출간 이후 소설가와 평론가는 물론 수많은 독자들이 ‘애도’에 관해 말할 때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레퍼런스가 되었으며, ‘죽음’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는 문화에 ‘애도’라는 화두를 던지고 애도의 윤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텍스트가 되었다.

롤랑 바르트 후기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발견

1977년 10월 25일, 바르트의 어머니 앙리에트 벵제가 사망했다. 그 다음 날부터 바르트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노트를 사등분해서 만든 쪽지 위에 주로 잉크로, 때로는 연필로. 그는 이 쪽지들을 세상에 내놓지 않고 책상 위의 작은 상자에 모아두었다. 1980년 2월 25일, 바르트는 길을 건너다 세탁물 운반 트럭에 치는 사고를 당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거부했고, 한 달 뒤인 3월 26일에 사망했다. 그의 죽음은 공식적으로는 사고사였지만 어떤 이들은 자살이라 부른다. 쪽지가 세상에 나온 건 30년이 흐른 2009년이다. 현대저작물 기록 보존소(IMEC)에 보관되어 있던 원고는 책으로 만들어지면서 분리된 쪽지의 모습 그대로, 생략되는 내용 없이 편집되어 쇠유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어머니에 대한 바르트의 애착은 특별했다. 일찍이 아버지를 잃은 그는 평생을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어머니와의 특별한 결속은 바르트가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로 취임하면서 어머니를 불러와 맨 앞자리에 앉혀 놓고 취임 강연을 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바르트의 인생은 어머니의 죽음 전과 후로 나뉜다. 달라진 인생에 따라서 그의 지적 궤적도 전혀 다른 방향을 그린다. 생의 즐거움을 노래하던 그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에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애도 일기』는 어머니의 죽음을 하나의 중요한 기호로 받아들인 바르트의 후기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텍스트다.

격렬한 슬픔이 습격해올 때마다 써내려간 언어이자 비명
상실을 숙명으로 살아가는 인간을 위한 철학자의 에세이

롤랑 바르트는 『애도 일기』와 같은 해에 출간된 『밝은 방』을 통해 ‘나 자신만을 위해서 어머니에 대한 작은 단장집을 쓰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애도 일기』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롤랑 바르트도, 그의 엄마 앙리에트 벵제도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가 처한 ‘슬픔’ 그 자체이다.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고, 마지막까지 해소될 수 없는 순수한 슬픔의 감정이 모든 문장을 에워싸고 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소년은 세계적인 석학이 되었지만 어머니와의 이별이 주는 고통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울적한 오후. 잠깐 장을 보러 가다. 제과점에서 (별 생각도 없이) 피낭시에 하나를 산다. 작은 여 점원이 손님을 도와주다가 말한다: 부알라(Voila). 마망을 돌볼 때 그녀에게 필요한 걸 가져다줄 때면 내가 늘 말했던 단어. 여 점원이 무심코 흘린 이 단어가 결국 눈물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나는 오랫동안 혼자 운다(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집으로 돌아와서). -47p

거의 모든 페이지에서 ‘마망(엄마)’을 그리워하는 바르트의 문장들은 눈물로 얼룩져 있지만 그럼에도 통속적이거나 신파적이지 않다. 토해내듯 쏟아낸 날것의 문장을 읽다보면 오히려 슬픔을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애도를 멈추고 일상으로 빨리 돌아오라고 재촉하는 사람들, 슬픔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충분히 슬퍼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바르트는 ‘애도의 슬픔을 억지로 누르려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자기만의 고유한 슬픔을 지시할 수 있는 기호는 없다. 이 슬픔은 절대적 내면성이 완결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현명한 사회들은 슬픔이 어떻게 밖으로 드러나야 하는지를 미리 정해서 코드화했다. 우리의 사회가 안고 있는 패악은 그 사회가 슬픔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165p

우리는 늘 누군가를 떠나보내며 산다. 우리는 이미 누군가를 잃었거나, 잃는 중이거나, 잃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상실을 숙명으로 삼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들에게 ‘애도’는 끊임없이 이야기되어야 할
주제이다. 우리는 바르트의 슬픔으로 직조된 단문을 통해 타인의 지극한 슬픔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한다. 그리고 슬픔과 고통이 우리 안에서 ‘서서히 자리 잡아가는 것’을 지켜본다. 바르트는 자신의 쪽지가 결국 ‘문학이 되고 말까 봐’ 우려했지만, 『애도 일기』는 우리에게 와서 슬프고 아름다운 문학이 되었다.

나는 이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 결국 문학이 되고 말까 봐 두렵기 때문에. 혹은 내 말들이 문학이 되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데 다름 아닌 문학이야말로 이런 진실들에 뿌리를 내리고 태어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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