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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기억하는

어른이 추억 명작선

한지은 지음| 보통의나날 |2019년 08월 12일 (종이책 2019년 0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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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9년 08월 12일 (종이책 2019년 0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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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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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추억 # 그시절

별걸 다 기억하는 옛날 사람이 되어가지만, 행복했던 그 시절의 우리를 잊지 않기로 해요!

잊고 지냈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별걸 다 기억하는 작가 한지은의 시간 여행 『별걸 다 기억하는』. 197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를 지나 1990년대에 어른이 된 그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철 지난 유행가를 자연스레 따라 부르고, 누군가가 슬쩍 던진 옛날이야기에 할 말이 많아진, 옛날 사람이 되었다고 고백하는 저자가 풀어놓는 그 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소독차를 따라갔다가 길을 잃어버리고, 화장실 귀신에게 빨간 휴지를 달라고 해야 하나 파란 휴지를 달라고 해야 하나 고민하고, 봉선화 꽃잎과 분꽃 씨를 빻아 소꿉놀이를 하던 저자를 따라 시간여행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각자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그 안에서 어린 날의 나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번지는 그리운 얼굴들을 만나고, 잊고 살았던 소중한 기억을 찾게 된다.

목차

프롤로그
그때 그 시간, 우리가 있던 시간 속으로

라일락 나무 집

우리들만의 널따란 골목 놀이터
친엄마
솜사탕 나무
비 오는 날
말 아저씨
못 찾겠다, 꾀꼬리
박카스
그림 떡볶이
개미집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뽑기
달고나
손톱
50원짜리 세계 여행

소꿉놀이 할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왕딱지
공기놀이
종이인형
소꿉놀이
소독차
깍두기
고무줄놀이
스카이콩콩
약수터
썰매 타기
논두렁 썰매장
기찻길
이사 가는 날

학교 ...

저자소개

저자 : 한지은

어릴 적부터 비상한 기억력으로 주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TV가이드로 한글을, 고스톱으로 산수를 깨우치며 일찌감치 어른들에게 ‘텄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취학 전 도화동 로터리 골목대장을 역임했고, 학창 시절엔 학교 안팎 구별 없이 노느라 공사가 다망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불쑥 ‘놀고 싶다’고 사표를 던지고 배낭여행을 떠난 후 큰 깨달음을 얻어(더 본격적으로 놀기 위해) 아지트 겸 여행카페 ‘레인트리’를 차리고 10년 넘게 여행을 다니며 놀았다.
사는 것과 노는 것이 다르지 않은 삶을 실천하기 위해 3년 전 제주로 이주, 가끔 지나간 ‘별것’들을 기억하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어떤 것’들을 상상하며 행복했던 ‘어린이’로, 여전히 행복한 ‘어른이’로 놀듯이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딴지, 여행에 똥침을 쏘다》(공저), 《보라카이 Boracay》 가이드북, 《다르게 시작하고픈 욕망, 서른 여행》 등이 있다.

책속으로

P.16-18

우리 가족은 넷째 삼촌을 ‘짱구’ 또는 ‘짱구박사’라고 불렀다.
삼촌은 늘 진지하고 모르는 것이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삼촌이 말하면 왠지 그럴싸하게 들렸다.
웃음기 싹 뺀 어투로 가르치듯 대화를 이끄는 삼촌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그 진위를 파악할 수 있었는데, 늘 그 마무리는 시시하고 어처구니없는 미신이나 농담 따위가 대부분이라 삼촌의 이야기 끝에 남아 있는 사람은 나와 동생, 가끔 막냇삼촌 정도였다. 그래도 나는 삼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다. 비록 엉터리일지라도 내가 묻는 말에 한 번 도 “모른다”라고 이야기를 끝내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삼촌이 나만 보면 늘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너, 친엄마 안 찾아? 네 진짜 엄마 시장에서 새우젓 장사해. 나중에 꼭 찾아가. 가만있어보자. 다리 밑에서 울고 있는 널 데려온 지가 어언…….”
짓궂은 짱구박사의 농담에 한두 번은 눈을 흘기며 반항하기도 했는데 너무 장기간, 그것도 한 번도 웃지 않고 진지하게,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통에 가끔씩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삼촌, 그만해요. 왜 자꾸 그래? 애 울겠어.” 엄마는 내 속상한 마음을 알고 종종 거들어주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삼촌은 예의 그 진지한 모습으로 네모난 안경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형수님, 언제까지 숨기실 거예요. 지은이도 이제 알 나이가 됐어요.”
가끔 짱구박사는 사기꾼 막냇삼촌과 내가 듣는 곳에서 보란 듯이 나의 친엄마 이야기를 하곤 했다. 쟤는 아직도 모르냐, 네가 한번 데리고 가서 보여줘라, 형이 가라, 네가 가라, 불쌍하다 등등. 그리고 엄마에게 혼이나 울고 있는 내게 다가와 지금이 기회라고, 친엄마를 찾아가라고, 저 엄마는 네 친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널 혼내는 거라고 위로가 되지 않는 말로 날 달래주곤 했다.
엄마를 따라 시장에 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새우젓을 팔고 있는 아줌마를 유심히 살펴봤다. 나와 닮은 구석이 있는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좀 다른지. 그렇게 몇 번 시장에 따라가 아줌마를 관찰하던 어느 날, 엄마 손을 놓고 새우젓 장사 아주머니 앞에 서서 펑펑 울며 물었다. “아줌마가 진짜 우리 친엄마예요? 나 진짜 아줌마 딸이에요?”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새우젓 아줌마와 우는 나를 달래는 엄마 사이에서 나는 혼란스러웠다. 어느 쪽이 내 친엄마인 것인가. 당황한 사람과 황당한 사람 중에서 내 진짜 엄마를 찾아내야 했다.
내 주위로 몰려든 사람들에게 엄마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새우젓 장사 아줌마가 내 친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받고 돌아온 날, 나는 당당하게 짱구박사에게 이야기했다.
“삼촌, 새우젓 장사 아줌마 우리 엄마 아니래. 오늘 내가 물어보고 왔어!”
삼촌은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받아쳤다.
“아, 내가 얘기 안 했나? 너희 친엄마 공덕 시장으로 이사 갔대.”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 #진실을 알기까지 #참으로 오래 걸린 시간

P.83-87
소독차 따라 달리기의 묘미 중 하나는 연기에 가려 바로 옆에 누가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뛰다 보면 출발할 때 옆에 있었던 상우나 미영이가 아닐 수도 있었다. 가끔씩 손으로 연기를 저어가며 주위 친구들 얼굴을 확인하고 생각지도 못한 친구가 옆에 있으면 그게 또 그렇게 웃기고 재미있어 배가 아프게 웃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차 꽁무니에 매달린 친구들의 얼굴이 죄다 낯설었다.
차에서 뛰어내려 천천히 속도를 늦추며 뒤쪽으로 물러났지만 출발할 때 함께 뛰었던 미영이도, 상우도, 지은이, 민 우, 지훈이도 보이질 않았다.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춰 서서 연기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소독차 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뿌연 연기가 가라앉자 희미했던 사물들이 점차 또렷해지며 제 모습을 찾아갔다.
낯선 골목, 난생처음 보는 길이었다. 우리 동네 어디서 든 보이던 언덕길 끝 교회도, 삼거리 우물도 보이지 않고 조금만 킁킁거리면 느껴지던 라일락 꽃향기도 나질 않았다. 익숙한 사물들도 낯선 동네에서 마주하니 모두 커다랗게 보였다. 술래집이 되어주던 집 앞 전봇대, 돈까스를 할 때 유용했던 동그란 하수구 맨홀, 골목길 사이사이를 메꾼 듯 네모반듯하게 놓인 시멘트 쓰레기통들도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 집을 찾아 한참을 걷다가 내가 멈추어 선 곳은 땅콩을 파는 리어카 아저씨 곁이었다. 가끔씩 아빠가 퇴근길에 사 오시던 방금 볶아낸 따끈한 땅콩. 나는 그것을 자주 ‘콩땅’이 라 바꿔 불렀는데 연탄불에 땅콩을 볶는 고소한 냄새에 끌려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 멈추어 선 것이었다. 어쩌면 아빠 가 땅콩을 사오는 곳이 여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 다. 마침 버스 정류장도 앞에 있어 여기서 기다리면 퇴근하시는 아빠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

출판사서평

“기억은 내가 해볼게요.
당신은 그저 떠올리기만 해요.”

철 지난 유행가를 자연스레 따라 부르고, 뜬금없는 유행어에 혼자 배꼽을 잡고,
누군가가 슬쩍 던진 옛날이야기에 할 말이 많아지는
당신에게 필요한, 당신을 위한 책!

이 책은 순식간에 우리를 ‘그날’로 데려간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어린 날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한다. 화장실 귀신에게 빨간 휴지를 달라고 해야 하나 파란 휴지를 달라고 해야 하나 고민하고, 사랑방 캔디 속 사탕을 색깔별로 헤아려보기도 했던, 정말 ‘별걸 다 기억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의 유년 시절과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어린 날의 나를 만나거나 보고 싶은 소꿉친구들을 소환할 수도 있고, 그들과 함께 뛰어놀던 기찻길이나 술래잡기하던 골목길도 마음껏 여행할 수 있다. 그곳에서 생각만 해도 웃음이 번지는 그리운 얼굴들과 훌쩍 커버린 나를 맞아주는 작은 나와, 잊고 살았던 소중한 기억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모든 날’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쏟아지는 추억의 조각들을 맞춰 가다 보면 이것이 작가의 이야기인지 내 이야기인지 착각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X세대’는 부끄럽지만 ‘옛날 사람’은 낯선, 우리들만의 이야기

어릴 적 했던 놀이나 군것질, 그때 유행했던 노래와 TV 프로그램을 떠올리면 물밀 듯 쏟아져나오는 추억의 파편들. 유년 시절을 함께한 친구들과 “맞아, 그땐 그랬어!” 하며 서로 다른 기억을 짜 맞추고,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을 만나면 “기억나요?” 하며 자연스레 지난 추억을 소환해 한바탕 이야기꽃을 피우고……. 아폴로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달고나로, 고무줄에서 구슬치기로 번져가며 끝도 없이 이어지는 그 시절의 이야기 조각들, 이 책은 그 조각들을 맞추며 시작되었다.
197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를 지나고 1990년대에 어른이 된 나와 우리, 그날의 이야기들. 봄에는 기찻길에서 아지랑이 따라 춤을 추고, 여름에는 나무 그늘 아래 공기놀이를 하고, 가을에는 낙엽을 주워 모아 소꿉놀이를 하고, 겨울에는 연탄 굴려 눈사람을 만들던, 세상의 모든 곳이 우리의 놀이터였던 그 시절. 마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미친 듯이 놀았던 그때. 이 책을 따라 그 시절 추억의 퍼즐 조각을 맞추다 보면 어린 날의 나를 떠올리고 웃음 지으며 위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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