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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2020)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새움 |2020년 02월 03일 (종이책 2020년 01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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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20년 02월 03일 (종이책 2020년 01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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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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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세계고전문학 # 프랑스고전 # 프랑스소설 # 노벨문학상 # 실존주의문학 # 사회부조리 # 관습 # 욕망 # 죽음 # 살인

치밀한 스릴러처럼 단숨에 읽히는 완벽한 소설 〈이방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뫼르소의 이야기다. 뫼르소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소설 전반을 휘어잡는다. 어떤 거짓말도 거부하는, 사회와 법정이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그래서 결국 유죄 판결을 받고 마는 뫼르소의 캐릭터는 우리 독자들에게 제대로 이해가 된 걸까? 한국에서는 독자뿐만 아니라 번역자들조차 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오역투성이 〈이방인〉을 ‘창조’해 냈고, 그게 ‘정석’으로 굳어졌던 것이다. 카뮈의 사유와 문체를 정교하게 살린 〈이방인〉 번역이 다시 나와야 했던 이유다. 카뮈의 〈이방인〉은 지루하고 난해한 소설이 아니다. 다른 어떤 소설보다 재미있고 잘 읽히는 소설이다. 출간 직전, 프랑스 출판물을 담당했던 독일인 게르하르트 헬러의 말이다.

상세이미지

이방인(2020) 도서 상세이미지

목차

개정판을 내며

이방인

〈이방인〉 미국판 서문 비교를 통한 번역의 차이
알베르 카뮈 연보

저자소개

알베르 카뮈

저자 :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1913년 11월 7일, 알제리 몬도비 출생.
1930년, 십대 시절 장 그르니에를 만나 인생의 결정적 전환을 맞는다. 1931년, 결핵 발병으로 누구보다 좋아했던 축구를 포기한다.
1932년, 장 그르니에가 주도한 조그만 월간 문예지 《쉬드Sud》를 통해 처음으로 첫 에세이 「새로운 베를렌Un Nouveau Verlaine」 발표.
1942년, 갈리마르사에서 『이방인L’Etranger』 출판. 원래 부조리 3부작, 즉 『칼리굴라Caligula』와 『시시포스의 신화Le Mythe de Sisyphe』를 함께 출판하고자 했으나, 『이방인』이 가장 먼저 출간된 것. 1947년, 또 하나의 세계적인 소설 『페스트La Peste』 출간. 이후 『반항적 인간L’Homme』 『전락La Chute』 등 출간.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
1960년 1월 4일, 빌블르뱅에서 교통사고로 사망. 남프랑스 루르마랭 마을에 묻혔다.

역자 : 이정서

2014년 기존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오역을 지적하는 새로운 번역서를 내놓으며 학계에 충격을 가져왔다. 작가가 쓴 그대로, 서술 구조를 지키는 번역을 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의역에 익숙해 있는 기존 번역관에는 낯선 것이었다. 이후, 그는 여전히 직역을 주장하며 『어린 왕자』를 불어ㆍ영어ㆍ한국어로 비교하고 그간 통념에 사로잡혀 있던 여러 개념들, 즉 『어린 왕자』에서의 ‘시간 개념’, ‘존칭 개념’ 등을 바로잡아 제대로 된 ‘어린 왕자’를 새로 번역해 냈다. 연이어 『위대한 개츠비』 『노인과 바다』를 번역하며 기존 번역들의 오역과 표절을 지적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어린 왕자로부터 온 편지』 『카뮈로부터 온 편지』 『당신들의 감동은 위험하다』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소설 출판 24시』(공저)와 번역 비평서 『번역의 정석』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등이 있다. 현재 페이스북(이정서)에 조지 오웰의 『1984』를 원문과 함께 연재 중이다.

책속으로

그때 갑자기 가로등이 켜지며, 밤하늘에 가장 먼저 떠오른 별들이 흐릿해졌다. 그처럼 온갖 사람들과 빛이 가득한 거리를 바라보고 있자니 나는 눈이 피로해졌다. 젖은 보도블록은 가로등 불빛을 받아 빛났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전차들이 들어올 때 비치는 빛이 머리칼이나 웃음 띤 얼굴, 은팔찌 위에서 바스러졌다. 이윽고 전차들이 뜸해지고 깜깜한 어둠이 어느새 나무들과 가로등 위로 내려앉으면서 거리엔 차츰 인적이 끊기고 첫 번째 고양이가 천천히 다시 한적해진 길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_p.38

시뻘건 폭발은 그대로였다. 모래 위로, 바다는 아주 빠르게 부딪치며 헐떡였고 잔파도들이 숨 가쁘게 밀려왔다. 나는 천천히 바위를 향해 걸었는데 햇볕에 이마가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었다. 열기 전체가 나를 짓누르며 내 걸음을 막아서는 것 같았다. 얼굴을 때리는 뜨거운 숨결을 느낄 때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바지 주머니 속의 주먹을 움켜쥐며, 태양과 태양이 쏟아붓는 그 영문 모를 취기를 이겨 내느라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흰 조개껍데기나 깨진 유리 조각, 모래에서 발하는 모든 빛의 칼날로 내 뺨은 긴장했다. 나는 오랫동안 걸었다. _p.80

아주 오랜만에 다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그녀가 왜 삶의 끝에서 “약혼자”를 갖게 되었는지, 왜 그녀가 다시 시작하는 게임을 펼쳤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 그곳에서도, 삶이 꺼져 가는 그 양로원 주변에서도, 저녁은 우울한 중단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죽음에 인접해서야, 엄마는 자유를 느꼈을 테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준비를 했음이 틀림없었다. 누구도, 어느 누구도 그녀의 죽음에 울 권리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리고 나 역시,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준비가 되었음을 느꼈다. 마치 이 거대한 분노가 내게서 악을 씻어 낸 것처럼, 희망을 비워 내고, 이 밤이 기호와 별들로 채워지기 전에, 나는 처음으로 세상의 부드러운 무관심에 나를 열었다. 그가 나와 너무도 닮았다는 것을, 그리하여 마침내 형제처럼 느껴졌기에, 나는 행복했었고, 여전히 그렇다는 것을 느꼈다. _pp.158-159

출판사서평

‘우리가 읽은 〈이방인〉은 카뮈의
〈이방인〉이 아니다’ 2020년 개정판.
전세계 101개 국가에서 번역되어 수천만 부가 팔린 우리 시대 최고의 소설, 알베르 카뮈에게 노벨문학상(1957년)을 안긴 소설 〈이방인〉. 지극히 민감하고 간결한 문체에 담긴 카뮈의 의도는 우리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돼 왔던 것인가? 독자들은 과연 카뮈의 〈이방인〉을 제대로 읽은 것인가? 왜, 우리에겐 어려웠던 것일까? 그것은 번역 때문이었다!
6년 전 출간된 이정서의 〈이방인〉이 큰 관심과 주목을 끈 것은 “실제로” 직역을 통해 기존의 〈이방인〉과는 다른 〈이방인〉, 일반 독자들이 미처 이해할 수 없었던 〈이방인〉의 또 다른 면모들을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인공 뫼르소가 작열하는 햇살 때문에 다분히 충동적이고 우연하게 아랍인 사내를 권총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믿고 있던 기존의 독자들에게 이 부분의 기존 번역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이정서의 〈이방인〉은 꼼꼼하게 짚어주었던 것이다. 이로써 독자들은 주인공 뫼르소를 비롯해 〈이방인〉에 등장하는 다수의 인물이 사실은 카뮈가 창조한 인물이 아니라 번역자들에 의해 추가로 가공된 인물임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인물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소설 전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분위기와 주제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켰고, 결국 카뮈가 천착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부조리’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이정서의 〈이방인〉 새 번역은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었다.

번역은 자기와의 싸움임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증거
이정서는 소설의 첫 문장을 6년 전 기존의 번역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고 했다가 이번에 “오늘, 엄마가 돌아가셨다.”라고 수정했다. 번역자가 생각하는 이전 번역본의 대표적인 오류인 셈인데, 이때의 오류란 문장 자체의 의미상 오역이 아니라 한국어를 사용하는 우리의 일반적인 언어관습까지를 고려했을 때의 오류에 가깝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번역자의 지나치게 세심하고 깐깐한 기준에 맞춘 새 번역인 셈이다. “번역은 자기와의 끝없는 싸움”이라고 되풀이 강조하던 이정서의 기준과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이방인〉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탄생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 6년 동안 계속되고 되풀이된 논쟁과 이어지는 천착을 통해 이전 〈이방인〉보다 한층 명확해지고 부드러워진 새로운 〈이방인〉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독자들에게는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단어 하나, 구두점 하나를 놓고도 끝없이 고뇌를 되풀이했을 역자의 수고가 행간 곳곳에서 읽힌다.

진짜 카뮈의 〈이방인〉을 읽을 시간
무성의한 의역을 통해 낯선 시대, 낯선 배경, 낯선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을 읽게 될 경우 우리는 당연히 그 소설의 진면목을 파악하기는커녕 모순과 잘못된 견해를 갖게 될 위험에 놓이게 된다. 카뮈의 〈이방인〉은 전세계 지식인들이 인정한 명작이자 노벨상이라는 가시적이고 나름대로 객관적인 평가도 이미 오래전에 받은 작품이다. 그런데도 우리 독자들은 여전히 주인공 뫼르소가 사회 부적응자이자 자신의 사형선고에 대해 제대로 된 항변조차 하지 못하는 기묘한 심리의 인간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전적으로 우리의 기존 번역이 그런 뫼르소를 만들어냈기 때문이고, 이는 카뮈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세계의 지성들이 찬탄해 마지않는다는 〈이방인〉의 실체는 잃어버린 채, 카피로 포장되고 한두 줄로 요약된 〈이방인〉에 대한 가치 평가에만 주눅이 들었던 것이다. 작품을 읽은 뒤 전혀 이런 평가들에 동의를 할 수 없었음에도 말이다.
이정서의 〈이방인〉 번역은 그런 면에서 파천황의 의미를 띤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의 번역을 통해 비로소 뫼르소와 주변 인물들의 실체가 명백히 드러나고, 죄가 없음에도 단지 사회가 기대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그의 운명이야말로 ‘부조리’의 본질임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번역의 옳고 그름과 수준의 문제는 전문 번역가들의 영역으로 남겨두어도 좋을지 모르지만, 문화와 관습과 시대가 다르므로 외국의 명작들은 온전히 이해하고 즐기기 어렵다는 해묵은 편견만은 이번 기회에 사라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날 오후 『이방인』 원고를 받은 즉시 읽기 시작했는데, 새벽 4시까지 손에서 뗄 수 없었다. 문학에 일대 진보를 가져올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갈리마르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_게르하르트 헬러(독일군 점령 당시 프랑스 출판물 검열 수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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