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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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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조 지음| 42미디어콘텐츠 |2019년 10월 24일 (종이책 2019년 10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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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9년 10월 24일 (종이책 2019년 10월 18일 출간)
    포맷용량 ePUB(15.15MB, ISBN 9791189620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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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세상에는 남들 모르게 죽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죽음마저 잊혀 버린 ‘미처리 시신’. 익주는 이들의 영혼을 인도하는 ‘치다꺼리’다. 치다꺼리는 미처리 시신의 주인들을 열여덟 시간 동안 그들이 살던 세상으로 데리고 나간다. 미처리 시신의 주인들이 자신의 마지막 흔적을 알리기 위해, 이승에 남겨 둔 인연 때문에 떠도는 동안 익주 역시 의식 속에 가라앉아 있던 죽음의 순간을 다시 기억해 낸다. 그 역시 발견되지 않은 미처리 시신의 주인이었다. 그리고 익주가 떠올린 마지막 기억 속에는 그가 사랑했던 여자 ‘시요’와 자주 가던 헌책방 주인 ‘김 사장’이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새로운 출발을 꿈꾸던 그는 왜, 삶의 마침표를 빼앗긴 ‘미처리 시신’의 주인이 되었을까?

목차

1장. 옥탑방의 시신
길 위에서
치다꺼리 지침서
탐색
길잡이를 찾다
엇갈린 바람
당신의 부를 결정하는 시스템?
빌어먹을 새끼는 아니지만

2장. 폐허에서 찾은 지하실 냉장고
기억의 변형
시요
두 번째 미처리 시신의 주인
노 17의 사정
포장마차에서 만난 장
그들의 집
훔쳐본 기억 속에서
하얀 여왕의 냉장고

3장. 도깨비, 끝나지 않은 이야기
치다꺼리 지침서 제2권
새 편집자, 알
푸 13, 도깨비를 만나다
도깨비방망이를 찾으러 가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족속
푸 13의 기대
끝나지 않은...

저자소개

저자 : 김미조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여러 출판사에서 인문학 책을 기획, 집필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피노키오가 묻는 말》, 《10대와 통하는 자본주의 이야기》, 《천국의 우편 배달부》, 《엄마의 비밀 정원》 등이 있다.

책속으로

두 번째 계획도 세워두어야 했다. 그는 약을 먹기 전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당일 배송, 당일 수령’이라고 고지된 상품을 찾았다. 가장 저렴하면서도 빠르게 배송될 것 같은 물건에는 휴대용 메모리가 있었다. 그는 그것을 주문하며 ‘기필코 오늘 받아야 함’이라는 문구를 써두기까지 했다. 그의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사흘 전에 이미 택배 기사가 그의 시신을 발견했을 것이다.
- 28~29쪽

“당신이 뭘 알고 있든지 상관 안 해. 하지만 내 육신이 저렇게 썩도록 내버려두진 않을 거야. 결단코.”
단호한 어투와 달리 그의 눈빛은 여전히 희멀겋다. 말로는 의지를 보이지만 제 의지를 스스로 믿지 못한다. 살아 있을 때도 늘 그랬다. 입으로 조잘거리는 데는 일가견이 있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옮긴 적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죽었으니까, 게다가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어쩌면 조력자일 수도 있는 내가 옆에 있으니까 등의 이유를 들이대며 어떻게든 막연한 희망을 품으려 한다.
- 41쪽

노 17은 암 덩어리에 잠식된 몸이 시나브로 죽어가는 동안에도 자신의 삶이 또 다른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그에게도 희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이곳, ‘머무는 세상’으로 와버렸다.
- 105쪽

출판사서평

지금도 누군가는 알려지지 않은 죽음을 감당하고 있다

책 속에서 각각의 이유로 죽어 간 ‘미처리 시신’의 주인들은 최후의 시간을 허락받아 그들이 살아 있던 공간으로 돌아간다. 그들에게는 생의 끝에서 다하지 못한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시선을 끌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한낱 영혼인 그들의 절규는 허공으로 흩어지고 만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살아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산 사람으로서의 생도 순조롭게 흘러가지를 않았다.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은 없었고,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려던 그들의 몸짓은 결국 발견되지 못한 시신 아래 영원히 묻혀 버렸다. 그렇게 미처리 시신의 주인들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메아리 없는 외침만 되풀이하다가, 직접 삶의 마침표를 찍을 마지막 기회마저 잃어버리고 말았다.

누구나 자기 몫의 생을 가진 이라면, 그 생의 시간이 엄연한 과거의 일부가 되어 반추되고 회상되길 바랄 것이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그럴 기회마저 빼앗기는 삶이 빈번해졌다. 그리하여 누군가는 오늘도 알려지지 않은 죽음을 감당하고 있다. 평등하지 않은 세상이지만 ‘그러한 삶이 있었다는 것’이 기억될 권리, 그것만은 평등하게 주어져도 괜찮지 않을까.

라고, ‘미처리 시신의 주인’들은 지금도 외치고 있다. 가까운 어딘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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