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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악마

표도르 솔로구프 지음| 이영의 옮김| 새움 |2019년 03월 29일 (종이책 2019년 02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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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9년 03월 29일 (종이책 2019년 02월 27일 출간)
    포맷용량 ePUB(7.50MB, ISBN 979118927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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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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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러시아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래 가장 완벽한 러시아 소설!

세상 모든 악덕의 세례를 한 몸에 받은 인간

어느 한 사람에게 인간의 온갖 악덕을 한 스푼씩 집어넣는다면, 그는 어떤 인물이 될까?

저열함, 야비함, 천박함, 좀스러움, 옹졸함, 유치함, 졸렬함, 철없음, 이기적임, 어리석음, 시기심 많음, 게으름, 탐욕스러움, 비겁함, 미신적임, 소심함, 비관적임, 변명과 거짓말을 잘함, 허세가 심함, 차별적임, 오만함, 위선적임, 뻔뻔함, 음란함, 잔인함, 냉정함, 권위적임, 약자에게 강함, 불결함, 줏대 없음, 참을성 없음, 신경질적임…….

러시아 작가 표도르 솔로구프(1863~1927)의 소설 『찌질한 악마』(1907)에 등장하는 ‘페레도노프’는 놀랍게도 이 모든 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미덕이라고는 한 점 찾을 수가 없는 아주 불쾌한 인물이다.
그는 자기애(愛)에 흠뻑 빠져 있으면서 타인에게는 무관심하며, 그들을 자신의 성공과 쾌락을 위한 도구로 취급한다. 교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의 거짓 잘못을 일러바치고는 아이들이 회초리로 맞는 모습을 즐기는 가학적인 취미를 가지고도 있다. 그는 거짓말과 발뺌을 밥 먹듯이 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의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소동은 자신의 탓이 아니라 세상이 그를 이해해주지 않고 적대시하기 때문인 것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극적인 출세에 모든 희망을 걸지만 스스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동료와 이웃에게 호인인 척하면서 속으로는 그들의 행운과 성공을 시기하여 함정을 판다. 다른 사람의 충고와 조언은 모두 자신과 자신의 권위에 대한 공격이라 여겨 증오하고, 약자를 괴롭히는 것을 즐기면서도 복수를 당할까 두려워한다. 그는 누구 하나 믿는 법 없이 주변인 모두를 의심하다 마침내 환각과 망상에 시달린다.

페레도노프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래 러시아 소설에 나오는 가장 유명하고 잊지 못할 등장인물이다. ― 드미트리 페트로비치 미르스키(문학비평가)

목차

찌질한 악마

작품 해설 ― 작가와의 대화
표도르 솔로구프 연보

저자소개

저자 : 표도르 솔로구프

본명 표도르 쿠지미치 테테르니코프(Фёдор Кузьми?ч Тете?рников). 1863년 2월 17일 페테르부르크에서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네 살 때 아버지가 죽은 뒤 가정부가 된 어머니를 따라 귀족 집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주인집의 배려로 김나지야에서 교육을 받았다. 1882년 페테르부르크의 사범학교를 마친 후 노브고로드 근처의 한 지방 도시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전근과 발령으로 10여 년간 여러 지역을 옮겨 다녔고 이때 경험한 러시아 지방 도시의 생활과 환경들이 그의 문학 작품에 생생히 묘사되고 있다. 대표작 『찌질한 악마』는 도스토옙스키 이래 가장 완벽한 러시아 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이 작품으로 솔로구프는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작가가 되었다.
열두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1884년, 잡지 《봄》에 시 「여우와 고슴도치」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많은 시와 소설을 꾸준히 잡지에 발표하고 단행본으로 펴냈다. 「니토츠킨의 실수」(1894)와 「무덤에서 나온 주교」(1927)를 비롯해 백여 편의 단편소설을 썼고, 시선집 『시, 제1권』(1896), 『뱀』(1907) 등을 펴냈으며 장편으로 『악몽』(1895), 『창조되는 전설』(1912) 등을 출간했다.

역자 : 이영의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대학원에서 20세기 러시아 시인 마리나 츠베타예바의 시 세계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고리키 세계문학연구소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모스크바 교육대학교에서 「마리나 츠베타예바 민담 장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단국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을 강의했고, 번역서로는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암 병동』, 『대위의 딸』 등이 있다.

책속으로

페레도노프는 무심하게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페레도노프는 타인의 일에는 어떤 경우에도 관심을 갖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남을 사랑해 본 적도 없고, 자기 이익에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외에는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는 사람이었다.
_21쪽

페레도노프는 언젠가 자신이 ‘자유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그런 책들을 갖고 있었지만, 사실 그는 사상은커녕 생각 자체를 아예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그 책들을 소장하고 있었지만, 읽은 적은 없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손에 책이란 것을 잡아 본 지도 아주 오래되었으며, 신문조차 읽지 않아, 모든 소식은 주변에서 주워들은 것이었다. 그는 알고 싶은 것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외부세계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신문 구독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비웃을 정도였다. 그는 자신을 위한 시간만이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_95~96쪽

“모두 죄를 짓고, 모두 사랑하고 싶어 하지요.”
“그 젊은이는 자신의 잘못을 결혼으로 속죄할 생각인 게야!”
“결혼해서 죄를 용서받고, 싸우고 울부짖네!”
_153쪽

“하느님께서 당신을 축복하시기를 빌겠습니다. 결국 저의 운명은 이런 슬픈 운명이군요! 아아, 한 젊은이가 아가씨를 사랑했는데, 아가씨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오, 신이여 보고 계시나요! 뭐, 좀 울고 나면 다 괜찮아지겠죠.”
_267쪽

“남자에게 가장 좋은 나이는 열네 살이나 열다섯 살쯤이야!” 류드밀라가 말했다. “정말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야. 그러나 뭔가 예감하기 시작할 나이지! 이것이 바로 소년들의 가장 아름다운 점이야! 게다가 혐오스러운 수염도 없잖아! …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야! 수염 달린 사기꾼을 사랑하느니, 그 애를 사랑하는 것이 훨씬 아름다워. 나는 그를 아주 순수하게 사랑한단 말이야! 그에게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_304쪽

그는 모든 자연이 저급한 인간의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인식했다. 개개인과 개별적 존재들의 유혹에 눈이 먼 그는, 자연이 들려주는 디오니소스적이고 원초적인 기쁨을 알지 못했다. 그는 우리들 대부분이 그렇듯 눈멀고 가련한 인간이었다.
387쪽

페레도노프가 우울하게 중얼거렸다. “도무지 세상에 진짜가 존재하기나 할까!”
페레도노프는 모든 의식적인 삶의 보편적 법칙에 따른 진실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그런 갈망이 그를 괴롭혔다. 그는 모든 사람이 대부분 그렇듯이 스스로는 사물을 인식할 수 없었고, 그래서 그의 불안은 혼란스러웠다. 그는 자신을 위한 진실을 찾을 수 없어, 영원히 혼란 속에서 살다가 죽어가는 존재였던 것이다.
_435쪽

그는 그녀에게 다정하면서도 고통스러운, 부드러우면서도 쑥스러운 어떤 행동을 하고 싶었다. 어떻게? 그녀의 발에 입 맞출까? 길고 휘어진 나뭇가지로 그녀를 오랫동안 세게 때려 줄까? 기쁨에 못 이겨 미소를 짓거나, 아픔 때문에 울도록 말이야. 어쩌면 이것이든 저것이든 모두 원할지도 모르지만 뭔가 부족하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반쯤 벗은 상태의 두 사람이 여기 있다. 욕망과 부끄러움은 그들의 해방된 육체와 관련되어 있다. 그런데 이 육체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어떻게 자신의 피와 육체를 그녀의 욕망과 자신의 수치심에 달콤한 제물로 바칠 것인가?
그러나 불가능한 욕망에 창백해진 류드밀라는 어느 땐 활활 타올랐다가, 어느 땐 차가워졌다 하면서, 질식할 것 같은 상태로, 그의 발 옆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457~458쪽

옷을 잘 입고 청결하게 하고 씻는 것은 모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는 노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자, 갑자기 공포와 고통에 휩싸였다. 먹고 마시고 잠자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것만 하는 것!
_461쪽

사실보다 더 그럴듯한 거짓이 자주 있는 법이니까. 언제나 그렇다. 사실은 물론 그럴듯해 보이지 않는 법이다!
_519쪽

출판사서평

누구나 마음속에 악마가 있다

악의적인, 그러나 어리석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 『찌질한 악마』는 러시아 제1세대 상징주의자 가운데 가장 위대한 시인이자 작가로 꼽히는 표도르 솔로구프의 대표작이다. 문학비평가 드미트리 미르스키(1890~1937)는 이 작품을 두고 “도스토옙스키가 사망한 이래 가장 완벽한 러시아 소설”이라고 평했다. 『찌질한 악마』는 출간되자마자 러시아 전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솔로구프가 러시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는 지금은 비교적 익숙한 개념인 ‘소시오패스(Sociopathy: 반사회적 성격장애)’라 정의내릴 수 있는 인물을 이 작품에서 보게 된다. 섬뜩한 것은 페레도노프의 심리가 ‘그다지 낯설지 않다’는 점이다. 많든 적든 누구나 페레도노프의 내밀한 충동과 두려움, 나르시시즘과 콤플렉스를 자기 마음속에서 발견한다. 혐오스러운 페레도노프에게 불쾌한 감정을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그가 불쌍하게 생각되는 것은, 아마도 그에게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동질감을 느끼게 된 탓일 터다.

그는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잠재해 있는 어두운 측면, 악마적인 부분을 드러내 보여주는 존재입니다. 저는 이러한 인간의 측면을 좋아하거나 부추기려는 게 아니라, 그 부분을 솔직하게 꺼내 놓고 인정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부인하고 외면하고 싶어 하는 그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야만 밝은 빛을 쬘 수가 있는 법입니다. ― <작품해설 ? 작가와의 대화> 중에서

악의로 가득한 세계의 벌거벗은 임금님

페레도노프의 주변 사람들은 페레도노프의 기이한 악행에 분노하고 욕하지만 그의 면전에 대고 진심을 이야기하거나 교화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그러한 행동은 자신의 체면을 상하게 할뿐더러, 무엇보다도 정작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그를 뒤에서 곯려주는 것이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한 아름답고 목가적인 마을에서 지저분한 자들이 모여들어 우스꽝스러운 악의 축제를 벌인다. 말미에 펼쳐지는 가장무도회는 블랙코미디의 절정이라 할 만하다. 시기하고 헐뜯고 의심하고 속이고. 남 잘되는 꼴은 볼 수 없어도 곯려주는 데는 두 팔 걷고 달려드는 사람들. 이처럼 악의가 가득한 존재들이 모여 사는 곳을 ‘지옥’이라 부른다면, 거기에 살고 있는 자들을 ‘악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지독한 사람들인지 아신다면 놀라실 거예요.”

“러시아의 보들레르” 솔로구프는 자신의 전작과 이후의 작품들에서도 나타나는 퇴폐적이고 염세주의적인 세계관을 여기서도 일관되게 펼쳐 놓는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우스꽝스러운 악의 세계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탈출할 방법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하여 작가가 작품의 끝에서 내놓은 대답은 충격을 안겨준다.

인간에게 과연 빛은 존재하는가

『찌질한 악마』에서 페레도노프의 이야기와 함께 또 하나의 축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류드밀라라는 여인과 사샤라는 소년의 사랑 이야기다.
루틸로프가의 밝고 쾌활한 셋째딸 류드밀라는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확고한 자신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인 사샤가 어린 남학생이라는 사실에 도덕과 욕망 사이의 무시무시한 충돌을 경험한다. 그러나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처럼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품은 사샤에게 류드밀라는 벌이 꽃을 향하듯 자연스럽게 이끌린다. 그리고 사샤 역시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류드밀라에게 선망과도 같은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

류드밀라는 서둘러 그의 어깨에서 손가락 끝까지 사샤의 팔에 열정적으로 입을 맞추었다. 사샤는 류드밀라의 손에 자신을 그대로 맡긴 채 열정적이고 견딜 수 없는 어떤 기대감에 전율했다. … 그녀의 뜨거운 입술이 이제 막 피어나는 육체의 비밀스럽고 두근거리는 의식을 치르듯 소년―신에게 입 맞추고 있는 것 같았다.

태초의 모습이 남아 있는 아름다운 러시아의 풍광 속에서 본능적인 애욕에 몸을 내맡기는 그들의 모습은 어둡고 질척한 이 작품의 분위기 중 유일하게 싱그럽고 산뜻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감각적으로 서술되는 두 사람 사이의 장면과 대사는 이 작품의 또 다른 백미로 손꼽을 만하다. 이들 두 사람처럼 자연의 축복을 받은 인간 존재가 모든 허식을 벗어나 디오니소스적인 해방을 만끽하는 그 순간을, 어쩌면 솔로구프는 탈출구로서 제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작은 악마’와 ‘찌질한 악마’

러시아 상징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표도르 솔로구프는 국내에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1907년 그는 이 작품 『찌질한 악마』를 출간하여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러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작가가 되었다.
이 작품의 원제는 ‘Мел
кий бес’다. 국내에서는 영역판의 제목 ‘The Little Demon’을 번역한 ‘작은 악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문학비평가 드미트리 페트로비치 미르스키(1890~1939)는 그의 책 『러시아 문학사』에서 영역판의 제목보다는 불역판 제목 ‘Le D?mon mesquin’이 더 정확하다고 평했다. 프랑스어에서 ‘mesquin’은 ‘도량이 넓지 못한, 쩨쩨한, 인색한, 천한, 더러운’의 의미를 가진다. ‘Мелкий’의 의미가 ‘작다’는 뜻을 넘어 ‘변변치 않은, 보잘것없는, 저급한, 하찮은, 저속한’의 의미를 가짐을 고려하면 미르스키의 지적은 타당하게 보인다. 이번 번역에서는 이러한 점을 수용하여 ‘작은 악마’ 대신, ‘찌질한 악마’를 제목으로 정하여 출간하기로 하였다.
이번 번역은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고리키 세계문학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모스크바 교육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대위의 딸』, 『암 병동』 등을 옮긴 역자 이영의가 맡아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가독성이 높은 문장을 선보인다. 작품 속에 언급되는 러시아 문화, 문학, 문인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상세한 설명을 붙였으며, 작가 솔로구프를 더욱 깊숙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해설을 <작가와의 대화> 형식으로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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