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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귤

김혜나 소설

김혜나 지음| 은행나무 |2018년 11월 06일 (종이책 2018년 10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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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11월 06일 (종이책 2018년 10월 10일 출간)
    포맷용량 ePUB(14.28MB, ISBN 9791188810680)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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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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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현대소설

고통과 절망을 딛고 피투성이가 된 발을 힘겹게 떼며 한 걸음씩 걸어 나아가는 사람들!


외롭고 지친 청춘들의 시린 삶을 솔직한 시선과 곡진한 문체로 그려온 김혜나의 소설집 『청귤』. 2011년부터 2018년 동안 집필한 여섯 편의 작품을 묶어냈다. 저자가 지금껏 소설가로서 구축해온, 상처를 드러내고 치유하는 방식이 가장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다섯 편의 단편소설과 한 편의 중편소설로 이루어진 이번 소설집에는 상처로 얼룩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인물들을 통해 고통이 곧 삶의 증명임을 보여준다. 상처를 들여다보고, 이야기하고, 끝내는 스스로 상처를 끌어안거나 고통에 잠식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기 안의 상처를 마주할 용기를 갖게 해준다.

목차

- 로레나
- 이야기의 이야기
- 청귤
- 오샤와
- 차문디 언덕을 오르며
- 그랑 주떼
- 해설
- 작가의 말

저자소개

김혜나

저자 : 김혜나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청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국내에서 요가 지도자 과정을 이수한 뒤 인도 마이소르 아쉬탕가 요가 연구소(KPJAYI)에서 요가 아사나, 요가 철학, 산스크리트어 등을 공부했다. 2010년 제34회 오늘의 작가상, 2016년 제4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제리》 《정크》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산문집 《나를 숨 쉬게 하는 것들》이 있다.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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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 당신
오늘의 작가상 · 수림문학상 수상 작가 김혜나 첫 소설집

장편소설 《제리》로 2010년 ‘오늘의 작가상’을,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로 제4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하며 동시대 한국문학의 낯선 무늬를 그려줄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알렸던 김혜나의 첫 소설집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첫 장편 《제리》로 “‘루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청춘들에 대한 킨제이 보고서”라는 평을 받았던 소설가 김혜나는 이후 꾸준히 외롭고 지친 청춘들의 시린 삶을 솔직한 시선과 곡진한 문체로 그려왔다. 이번에 출간된 《청귤》은 김혜나가 2011년부터 2018년 동안 집필한 여섯 편의 작품을 묶어낸 소설집으로 그녀가 지금껏 소설가로서 구축해온, ‘상처를 드러내고 치유하는 방식’이 가장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작품들이다. 문학평론가 강유정은 “존재를 개념이나 추상으로 나타내려는 작가들이 있다면 김혜나는 철저히 육체로 뽑아낸다”고 말하며 이토록 강렬한 선예도를 지닌 육체는 그려진 바 없다는 점, 고통이나 쾌락이 이처럼 명징한 감각의 언어로 전경화된 적도 없다는 점을 들어 김혜나의 소설이 그런 의미에서 한국 소설사 안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묘사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아주 조금이라도,
그의 삶에,
그의 심장에,
그의 기억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

다섯 편의 단편소설과 한 편의 중편소설로 이루어진 소설집 《청귤》엔 상처로 얼룩진 사람들이 있다. 차문디 언덕으로 향하는 계단을 맨발로 미친 듯이 올라 절벽으로 향하는 ‘나’, 남들은 그녀를 감귤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자신은 청귤 같다고 생각하는 ‘나’, 동생이 자살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고통을 호소하는 앤드류와 그런 남편을 지켜보는 ‘나’, 아이들에게 발레를 가르치던 중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나’가 있다. 김혜나의 소설 속 인물들은 그럴싸한 포장으로 그들의 상처를 감추거나 회피하지 않는다. 자신이 떠안고 있는 상처로 인해 누구보다도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그 고통과 절망을 딛고 피투성이가 된 발을 힘겹게 떼며 한 걸음씩 걸어 나아간다.

“영, 나는 네가 나에게 같이 가자고 하는 곳, 다 갈 수 있어.
네가 나에게 같이 만나자고 하는 사람들, 나는 다 만날 수 있어.”

상처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 모두 저마다의 상처를 품고 있고 서로 다른 이유와 각자의 사정으로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이다. 표제작인 〈청귤〉 속 미영과 지영의 모습이 특히 그렇다. 대학교 친구인 미영과 지영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을 넘어 자신과 전혀 다른 모습,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친구를 동경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지영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미영과 함께 다니면서 “덩달아 그 미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고, “그럴 때마다 알 수 없는 쾌감과 승리감 같은 것이 따라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영은 지영 앞에서 불쑥 청귤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사람들은 청귤을 보며 “여름에도 귤이 난다며 신기해”하지만 막상 가까이서 보면 “예쁘지도 않고 맛있지도 않은, 쓰고, 시고, 딱딱한” 귤일 뿐이라고. 그러면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지영이 “진짜 귤” 같다고 말한다. 달콤하고 부드럽고 맛있는 진짜 감귤. 감정을 참지 않고 곧바로 표현하는 미영이지만 지영이 데리고 간 전시회 뒤풀이 자리에서는 이를 악물고 불쾌한 상황을 견딘다. 그곳은 지영과 함께 간, 지영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영과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 말한다. “네가 나한테 오늘 미술 전시회에 가자고 해서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그게 나한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었는지 알아? 영, 나는 네가 나에게 같이 가자고 하는 곳, 다 갈 수 있어. 네가 나에게 같이 만나자고 하는 사람들, 나는 다 만날 수 있어.” 그래서 미영은 지영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맞닥뜨리면 불같이 화를 내며 달려들고야 만다. 지하철에서 지영과 세게 부딪쳤지만 사과도 없이 휙 나가버린 남자에게, 여행지에서 살갑게 말을 건넨 지영에게 비꼬는 듯한 태도로 대꾸한 여자에게, 미영은 사람들이 뜯어말릴 틈도 없이 무자비하게 달려들어 욕을 하고 주먹을 휘두른다. 하지만 미영이 그렇게 동경하고 사랑하는 지영에게도 아픔은 있다. ‘작가님’이나 ‘선생님’이라고 불리지만 늘 “책상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들기며 화면 속 가짜 종이들을 채워나가”야만 하는 것, 진짜 작가가 된 이후에도 경제적인 문제로 부업을 멈출 수가 없다는 것, 그렇게 그녀 자신을 “피로와 환멸의 늪으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써내는 글들이 원고료로 환산되어 통장에 입금되는 일은 너무도 드물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영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솔직해질 수가 없다.

“너희는
다 예수의 제자들이잖아,
나 같은 신들의 아이가 아닌, 진짜 신의 아이들이잖아…….”

다양한 상처를 지닌 인물 군상은 다른 단편들을 통해서도 적확하게 드러난다. 가족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떠난 이후 십 년 동안 소식을 끊고 살았지만 일 년 전 부인도 없이 두 아이와 로레나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용희 삼촌,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에 정착해 외롭고 고단한 마음을 홀로 견디며 눈물짓는 로레나(〈로레나〉), 불우하고 고독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이 통과했던 지옥 같은 시간들을 회상하는 ‘나’(〈이야기의 이야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아’와 그의 죽음으로 인해 죄책감과 그리움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가족과 친구들(〈오샤와〉), 끊임없이 입 속으로 음식을 밀어넣고 게워내기를 반복하며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메이(〈차문디 언덕을 오르며〉), 친구의 괴롭힘을 피해 학교를 벗어나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던 중 성폭행을 당했지만 가족들의 외면과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때문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품고 살아온 예정(〈그랑 주떼〉)까지……. 김혜나의 과감한 문장들은 화자의 고통과 불우를 가감 없이 해체하여 드러냄과 동시에 그들 스스로가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풀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를 회상하며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침대 위에서 미영과 지영이 나누는 농밀하고 부드러운 애무를 통해. 〈그랑 주떼〉에서 예정이 그동안 감춰두었던 과거를 마주하고 리나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끝내 그랑 주떼를 뛰는 모습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문학평론가 강유정의 해설처럼, 김혜나는 그녀의 첫 소설집 《청귤》 속 인물들을 통해 “고통이 곧 삶의 증명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상처를 들여다보고, 이야기하고, 끝내는 스스로 상처를 끌어안거나 고통에 잠식된다. 김혜나가 들려주는 상처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기 안의 상처를 마주할 용기를 갖게 할 것이다.

자기학대와 모멸을 통해서라도, 고통을 통해서라도 살아 있음을 간절히 확인하고 싶은, 부서지기 쉽고 연약한 존재들. 불확실한 기억과 싸워낸 상처와 흉터들로 삶의 의미와 그 알리바이를 찾아가는 인물들. 그 인물들을 통해 김혜나는 고통이 곧 삶의 증명임을 보여준다. 만약, 김혜나의 소설이 이 공허하고 궁핍한 일상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위안이 된다면,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 _강유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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