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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사람들

잘 알려지지 않은 최인호의 소설

최인호 지음| 김무연 그림| 책읽는섬 |2018년 10월 16일 (종이책 2018년 01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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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10월 16일 (종이책 2018년 01월 02일 출간)
    포맷용량 ePUB(26.62MB, ISBN 9791188047451)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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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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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한국현대소설

불세출의 작가, 최인호가
신비의 못과 몽환의 망치로 그려낸 소설의 집

『이상한 사람들』은 최인호가 1981년 《문학사상》에 전재했던 연작소설로 마르케스의 환상성을 능가하는 시적詩的인 환상성으로 충만하다. 경전의 잠언과도 같은 언어들로 가득한 이 작품을 최인호는 서른여섯의 나이에 장엄미사를 올리듯 한없이 경건한 마음으로 써내려갔다고 고백한다. 이때는 그가 가톨릭에 귀의하기 7, 8년 전이었으나 작가 스스로 뒤늦게 돌아본바, 이미 충분한 종교적 사유가 작품 속에 녹아 있었다고 한다.

『이상한 사람들』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사람’들이다. 자신만의 집을 갖는 것이 평생 소원인 노인(「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 높이 더 높이 뛰어올라 허공으로 사라져버리려는 높이뛰기 선수(「포플러나무」), 어느 날 갑자기 입을 닫고 침묵해버린 촉망받는 기업체 부장(「침묵은 금이다」) 등. 사회로부터 소외되었으며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는 그들의 행동과 삶을 제가끔 그려내보이고 있다. 우리에게는 자폐적이며 얼핏 미련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들 각자가 가진 소망의 절실함과 그 기원을 최인호는 차근차근 풀어 보여준다.

우리의 일별하는 시선 속에서 그들은 얼핏 모래나 티끌처럼 작아 보인다. 하지만 그들 하나하나의 삶을 확대해 들여다보면 이 인물들은 우리가 영영 붙잡고 씨름해야 하는 인간 존재의 조건과 사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쉽게 읽히지만 그만큼 오래 곱씹어야 하는 최인호의 문장들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아름답다. 이 침묵 속에서 내뱉는 그들의 말은 경전 속 잠언처럼, 바위와도 같이 무디어진 우리의 영혼을 통과하며 담담한 여운을 남긴다.『이상한 사람들』의 삽화를 그린 김무연은 언어로만 존재하던 이상한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살려냈다. 김무연의 그림은 최인호의 글에 꼭 맞는 색채와 숨결을 불어넣으며 한 권의 아름다운 동화童畵 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목차

작가의 말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꿈 006

이상한 사람들1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 013

이상한 사람들2
포플러나무 051

이상한 사람들3
침묵은 금이다 073

저자소개

최인호

저자 : 최인호

저자 최인호는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1963년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하면서 문단에 데뷔했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문학으로서,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해왔다.
소설집으로 『타인의 밤』 『잠자는 신화』 『개미의 탑』 『위대한 유산』 등이 있으며, 『별들의 고향』 『도시의 사냥꾼』 『잃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상도』 『해신』 『유림』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불교문학상, 동리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책속으로

첫번째 이야기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의 주인공은 일평생에 걸쳐 자신의 몸을 누이고 쉴 수 있는 집을 얻으려 애썼던 노인 ‘작은 노마’다. 어려서 홍수로 어머니를 잃은 작은 노마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집을 갖는 것이 소원이다. 아버지와 동냥을 다니며 별이 무성하게 뜬 밤하늘을 이불삼아 생활하던 그에게 나무는 꿈꿔오던 이층집의 다락방이 되어준다. 그가 나무 위에 올라 잠이 드는 것은 하늘에 있는 어머니와 가까워지고픈 소망 때문이기도 했다.

“이곳은 이층이에요, 아버지.”
그는 나뭇잎들 속에서 소리를 지르곤 했었다.
“아버지는 일층에서 주무시구요.”
“잘 자거라.”
아버지는 나무 밑에 누워서 이층에 웅크리고 누운 아들을 보며 다정하게 말했었다. _18쪽

세상에 하나뿐인 자기만의 집, 홍수에 떠내려가지도 않고, 비와 바람을 가려주는 집을 갖는 것이 소망이었던 노마는 일평생 노력한 끝에 “누우면 발가락이 문지방 밖으로 나갈 만큼” 작은, 그보다 작은 집은 이 지상에서 찾아볼 수 없을 법한 집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 소박한 행복도 잠시,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그는 집에서 쫓겨나버린다. 일평생 쉴 곳을 간구하며 떠돌았던 작은 노마의 삶, 끝내는 그 초라한 집마저도 잃고 세상을 떠나야 했던 그의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되묻게 한다. 사람들의 눈에는 집이 아니라 누에고치나 새장 같았던 작은 노마의 집, 그가 일평생 꿈꾸고 지었으나 늘 부서지고 빼앗겨야 했던 ‘집’이 과연 무엇인지 말이다.

내가 찾아갔을 때 할아버지는 나를 알아보았다.
“어서 와라.”
그는 말했다. 그는 슬퍼 보였다.
“집이 너무 작아서 너를 문밖에 세워두는 것을 용서해주겠니?”
“괜찮아요, 할아버지. 여기가 할아버지의 새집인가요.”
“암, 그렇지. 여기가 내 집이야.”
“할아버지네 집에 편지를 보내려면 어떻게 하지요.”
“전번 주소로 편지를 보내면 돼. 헌데 아가야, 이 집엔 못질을 할 벽이 없구나. 난 그것이 제일 슬퍼.”
_40~42쪽

출판사서평

“우리들의 인생이란 한갓 풀 같은 것.
들에 핀 들꽃처럼 한번 피었다가도 스치는 바람결에
이미 사라져 그 서 있던 자리조차 찾을 수 없는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꿈에 불과한 것일 뿐이다.”
_최인호, 작가의 말 중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보석 같은 이야기
최인호가 들려주는 환상과 잠언의 세계

작가 최인호가 지상에 남기고 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이야기

독자들은 최인호의 소설 『이상한 사람들』이 발표된 지 사십여 년 가까이 된 작품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지 모른다. 이들의 이야기를 2017년에 읽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것은 시대를 관통하는 따뜻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이상하게도 위안을 받는다. 사회가 부적응자라고 낙인찍어버린 그들의 소망이 실은 우리 내면에도 잠들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최인호의 눈으로 볼 때 행복의 시선은 세상의 밑바닥엔 닿지 않는다. 우리가 행복이라 부르는 것은 누군가를 외면한 대가로 얻은 기만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그가 던지는 화두와 질문의 깊이는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전한다. 이것이 시들지 않는 문학의 힘이기도 할 것이다.
『이상한 사람들』은 최인호 작가가 그동안 써온 여러 갈래의 소설들 중 그 어떤 유형과도 다른 독특함을 가졌다. 밀리언셀러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장편소설들을 비롯해 산업화를 거치며 급변하는 세상의 틈에 끼인 인간의 비애와 자의식을 예리하게 그려온 최인호의 단편들. 그의 작품 속 도시인은 셀로판지를 한 장쯤 끼고 있는 듯한 시선으로 삶의 열기와 환희에서 ‘행복한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거리감을 포착하는 데 탁월했다.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하던 세상이 갑자기 침묵에 잠기는 듯한 이 낯설음은 현대인의 고립감, 그 도시인의 감수성을 탁월하게 대변하며 한국문학사에 그 위치를 굳건히 했다.
『이상한 사람들』은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울 법한 이 동화 같기도, 환상 같기도 한 이야기들에는 인간에 대한 작가 특유의 연민과 따뜻함이 배어 있다. 최인호는 ‘작가의 말’에서 이와 같은 유형의 이야기들로 10편 이상의 연작을 구성하고 있었다며 구상대로 간직하고 있던 소재들을 모두 써두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내비친다. 하지만 오히려 그랬기에 이 『이상한 사람들』은 최인호의 작품세계에서 더 특별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을지 모른다.
이렇듯 독자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의 문학성이 가장 탁월하고 독특하게 발휘된 『이상한 사람들』을 작가 선종 4주기, 출간 11주년(기존 책은 2006년 11월에 출간)을 맞아 리커버 에디션으로 선보인다. 새로운 옷을 입혀 책의 꼴을 다듬고 완성도를 높였다.

말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지
말은 마음으로 하는 거란다

이 책에 실린 세번째 이야기 「침묵은 금이다」 속 소년은 신기료장수에게 말한다.

“나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겠어요, 아저씨.”
“그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 무엇보다 먼저 네 마음의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아무도 네가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한단다.” _96쪽

최인호는 이 글을 끝맺으며 덧붙인다. 말을 많이 하고, 더구나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작가로서의 고뇌가 엿보이기도 하는 이 문장은 소설 속 인물의 입을 빌린 그의 육성처럼 들린다. 필연적으로 누군가가 읽어줘야만 작가는 존재할 수 있다. 쓰기는 읽기를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니.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는지 모른다. 서로에게 더 많이 말하기 위해서가 아닌, 서로의 말을 더 잘 듣기 위해서.
최인호 작가는 어느 산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바 있다. “물은 우리의 혈관 속에서도 흘러내린다. 그것을 우리는 피라고 부른다. 그 붉은 피에 의해서 우리는 사랑하게 된다”고. “우리의 눈에서도 물이 흘러내린다. 그것을 우리는 눈물이라 부른다. 그 눈물에 의해서 영혼은 정화된다”고. 그리고 나아가 “내 눈에서 한 방울의 눈물이 흘러내리기를 소망한다”고(「물에 관한 명상」).
오늘날 다시 작은 노마와 높이뛰기 선수, 신기료장수가 건네는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눈에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이 되어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켜줄 수 있다면, 작가는 저 높이 뛰어 올라간 하늘에서도 참 행복할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미국에 번역되어 소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2년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낭독했을 만큼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두번째 이야기 「포플러나무」.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높이뛰기 선수가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시절을 뒤로하고 대장장이로 살고 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그가 위대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나’에게 그는 국기 게양대를 뛰어넘고 나아가 거대한 산을 뛰어넘으며, 하늘에 뜬 구름과 빛나는 별들에까지 손이 닿도록 뛰어오를 수 있는 사람
이다. 나아가 찬연히 빛나오는 무지개마저도……

“무지개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아저씨.”
내가 물었을 때 그는 대답했다.
“암, 뛰어넘을 수 있고말고.”
그는 자신 있게 대답했었다.
“다만 무지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먼 거리의 지평선이 내 앞에 환히 펼쳐져 보일 수만 있다면……”
_55쪽

하지만 그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그의 삶에 일어난 비극은 그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는 종일 대장간에서 풀무질을 했지만 아무것도 만들지 못했다. 쓸모를 잃은 그를 동네 사람들은 미친 사람이라고 비웃었지만 아이들에게 그는 여전히 위대하다. 아이들의 희망에 보답하려 철봉대를 뛰어넘으려다 남자는 그만 다리를 다친다. 사고 이후 남자는 마당의 빈터에 포플러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

“포플러나무엔 열매가 열리지 않아요. 아저씨는 사과나무나 복숭아나무 같은 것을 심는 게 좋아요.”
“아니다, 아가야.”
그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더이상 배고프지 않다. 토마토와 감자가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다.”
“그럼 뭣 때문에 포플러나무를 심나요.”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서지.” _59~60쪽

그날 이후 그는 포플러나무에 물을 주고 정성껏 키우기 시작한다.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들은 다리 다친 높이뛰기 선수 따윈 잊어버린다. 하지만 ‘나’만은 계속해서 그를 찾아간다. 그는 ‘나’ 하나만을 위해, 벽시계의 시침처럼 더디게 자라나는 포플러를 뛰어넘는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나에게, 아주 늙은 노인이 된 그가 묻는다.

“넌 어릴 때부터 내게 구름 위를 뛰어넘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지.”
“그래요, 할아버지. 기억하고말고요.”
“이제 내가 네게 보여주겠다. 내가 저 나무를 뛰어넘는 것을 보렴.” _69쪽

먼길을 달려 포플러나무를 뛰어넘어 높이높이 솟구친 그는 하늘로 사라진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해가 저물도록 그가 내려오길 기다린다. 아주 오랜 후에야 하늘에서 무언가 툭 하고 떨어진다. 낡은 신발 한 짝이었다.

세번째 이야기 「침묵은 금이다」의 주인공은 서른다섯살이 된 기업체의 부장이다. 좋은 남편이자 이웃, 승진이 예정된 유능한 동료로 평가받는 그는 어느 날 아내에게 중얼거린다.

“말이 싫어졌어.”
그는 아내에게 말했다.
“앞으로 나는 말을 하지 않을 거야. 나는 입을 다물 거야. 나는 입을 열지 않을 거야.” _75쪽

가족은 물론 회사에서도 그의 변화에 대해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특히 그의 상사는 그의 침묵을 용서하지 않았다.

“자네가 말을 하지 않는다더군.”
사장은 그에게 말했다.
“회사에 소문이 파다해. 자네가 말을 하지 않는다고. 어디 아픈가?” _84쪽

회사는 말을 하지 않는 그를 ‘쓸모없는 인간’이라 판단한다. 직장을 잃을 지경에 놓인 그는 그간의 침묵을 되돌아본다. 말을 않고 있는 동안 그는 행복했었다. 진실만을 얘기할 수 있을 때 입을 열리라 마음먹었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에게 말을 요구했다. 그는 말 없이도 사랑을 나누고 들리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에게 말은 다른 존재들과의 소통을 가로막는 ‘방언方言’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 입을 열지 않는다면 그는 해고당할 처지였고, 가족들을 먹여살릴 일이 막막해졌다. 그는 뒤늦게 입을 떼어보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튼튼해 보이는 나뭇가지에 누워 잠을 청하려 하면 무르익은 달빛에 전구처럼 반짝이는 과일들이 보였는데 그럴 때면 그는 하나하나 과일들마다에 이름을 지어주곤 했었다.
“너는 벽시계. 너는 책상 위의 오뚝이. 너는 자명종. 어김없이 일곱시면 따르릉거린다. 너는 저금통, 너는 자물쇠……”
그러다보면 스르르 잠이 들곤 했었는데 다음날 일곱시면 어김없이 자명종 역할을 맡은 과일이 제풀에 떨어져 그의 잠을 깨우곤 했었다. _20~21쪽

이제야 나는 알았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실은 우리가 살고 있던 저 먼 곳에서부터 높이뛰기해서 잠시 머물다 가는 허공이며, 우리가 돌아가서 착지着地하는 곳이야말로 우리의 지친 영혼을 영원히 받아들여주는 지상의 세계인 것을. 그렇다. 우리는 지금 허공에 있다. 우리는 지금 물구나무 하고 다니고 있는 것이다.
_72쪽

어렸을 때 만났던 그 사람이 내게 말했듯이 말을 많이 하고, 더구나 글을 쓴다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그에게서 침묵을 배울 일이며, 인간들의 낡은 구두를 내 가슴에 스스럼없이 품을 수 있을 때 나는 비로소 모든 사물과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신기료장수가 되고 싶다.
내가 하는 말이 한 가닥 실이 되어 낡은 구두의 밑창을 꿰매고 내가 쓰는 글이 하나의 징이 되어 낡은 구두의 밑바닥에 박혀서, 걸을 때마다 말굽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침묵의 신기료장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_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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