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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만 참으면 괜찮을 줄 알았어

아니오라는 말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당신에게

이승주 지음| 책들의정원 |2019년 09월 04일 (종이책 2019년 09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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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9년 09월 04일 (종이책 2019년 09월 05일 출간)
    포맷용량 ePUB(14.47MB, ISBN 97911641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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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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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살림하면 ‘남편 돈이나 쓰는 밥충이’
회사로 출근하면 ‘어차피 떠날 애 엄마’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고?”

여기 굉장히 행복해 보이는 여자가 있다. 딸 하나, 아들 하나, 토끼 같이 귀여운 아이들에 아주 듬직해 보이는 남편까지 ‘스마일’ 미소를 짓고 있다. 게다가 그 여자에겐 번듯한 직장도 있다. 유명하진 않지만 밥벌이치고는 꽤 괜찮다 쳐주는 곳이다. 아직 싱글이거나, 자녀가 없거나, 전업주부를 하고 있는 친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넌 정말 다 가졌어. 인생의 숙제를 모두 해결했으니 얼마나 행복하겠어?”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어떤 스릴러물은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웃음’이 전주가 된다는 사실을! (프롤로그 중에서)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그랬던가. 《나 하나만 참으면 괜찮을 줄 알았어》를 쓴 이승주 작가의 삶도 그러했다. 평탄한 학창시절을 거쳐 남들이 이름 알만한 기업에 들어가 성실한 남편과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모든 것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아무런 갈등도 없는 생활이란 결국 누군가의 인내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참는 사람은 ‘나’였다.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며느리라는 이유로.

어릴 때는 부모님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참았다.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들어가 부모님에게 인정받고 싶었고 나의 꿈은 뒤로 미뤄두었다. 결혼해서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참았다. 출산 휴가 중, 아이를 낳느라 지친 몸을 눕히고 있으면 남편에게 “거, 집도 치우고 아침밥 좀 챙기지?”라는 말을 들었다. 남편은 배울 만큼 배운 교양 있는 사람으로 주위에서는 ‘자상한 남자’라는 칭찬을 듣곤 했다. 하지만 이런 평가를 들을 때면 어쩐지 심술이 났다.

한번은 친정아버지가 시부모님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듣고 오셨다. “아리 아빠를 부를 때, 이름 말고 김 서방이라고 불러달라더라.” 그 이후로 아버지는 남편을 꼬박꼬박 “김 서방”이라고 호칭하셨는데, 이는 정말이지 약 오르는 일이었다. 시댁에서는 “새아가”라거나 “○○아”라는 말 대신 “너”로 통일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너’인데 어째서 당신은 ‘김 서방’인 거지?”

그러나 집에서 새는 ‘호구’는 밖에서도 ‘호구’였다. 회사에서는 “어차피 곧 떠날 애 엄마잖아”라며 승진 목록의 가장 뒷줄로 밀려났고, 아이들을 데리고 집밖에라도 나가는 날이면 “팔자 좋은 아줌마가 애들 데리고 커피 마신다”며 비아냥거리는 말을 들어야 했다. 참을 인(忍) 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고 했고,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도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묵혀놓은 감정은 언젠가 반드시 터질 시한폭탄이 될 뿐이었다.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워킹맘으로서 겪어야 했던 모든 ‘불편한 순간’들을 그저 지나치지 않기 위해 이승주 작가는 스스로 ‘불편러(불평하는 사람)’가 되기로 했다. 《나 하나만 참으면 괜찮을 줄 알았어》에서 때로는 시원한 욕설로 세상을 고발하고, 때로는 가족에게도 꺼내지 못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솔직하다 못해 ‘신도림역 안에서 스트립쇼’를 벌이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고 말하는 작가는 “착한 척하지 않고 꺼내는 이 이야기가 나, 그리고 나와 비슷한 당신의 삶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꼴 보기 싫은 사람 떼어놓는 법, 시댁의 언어폭력에 대처하는 법, 아이들만 챙기느라 뒷전인 내 자신을 돌보는 법 등 작가가 생활 속에서 실천해온 방법들을 통해 이제는 참지 않고 살아갈 용기와 지혜를 얻게 된다.

목차

PROLOGUE 슬슬 옷을 벗어보려 합니다

PART Ⅰ 딱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만큼의 일탈

‘암’일지도 모른다는 한 마디
그래, 욕 좀 하고 살자
난 아직도 그 남자의 페북을 훔쳐본다
꼴 보기 싫은 인간들 상대하기
호캉스 가는 미친년들
뚱보를 향한 저주
피부과는 나의 주님이어라
제가 뭘 하는지 아직도 모르세요?
전지적 생선시점
솔직하면 뭐 어때서

PART Ⅱ ‘엄마’라는 이름의 수백 가지 그림자

저기요, 임신은 제가 했거든요
조리원의 두 얼굴
질문하는 여자의 이혼 확률
호칭에 대하여
시...

저자소개

저자 : 이승주

공무원이셨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향으로 착함과 성실함이 세상을 구할 거란 믿음으로 살았다. 이화여대 국문학과 졸업,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팔도 왕뚜껑(김준현 편)> <코카콜라 글라소비타민워터 Show your color 캠페인(CL, 버벌진트 편)> 등의 광고를 만들었다.
무탈한 20대와 달리 30대의 세상은 온갖 시비를 걸어왔다. 가족이란 이름의 간섭, 정신병동 같은 직장생활, 멘탈까지 후달리는 전투육아를 겪어내며 가슴속 화가 활화산처럼 들끓었다.
어느 날 암일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진단에 정신을 차려 더 이상 입 닫고 살지 않겠다 다짐했고, 속앓이를 할 때마다 점집에 갖다주는 복채가 아까워 나를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 번째 책 《도대체 연애는 왜》에서는 내 맘대
로 되지 않는 을의 연애를 이야기했고, 두 번째 책 《나 하나만 참으면 괜찮을 줄 알았어》에서는 기혼 여성이 맞닥뜨린 리얼 라이프를 털어놓는다.
농담과 크림빵을 좋아하며, 장래희망은 누구보다 긍정적인 아줌마가 되어 세상을 멋지게 바꾸어보는 것이다.

책속으로

소위 ‘사짜’와 결혼하려면 몇 평짜리 아파트를 가져오라는 집, 내가 평소에 소지하고 다니는 물건을 몇 개 달라는 집(서민의 때를 벗기는 굿을 한다나), 결혼을 하면 직장을 그만 두고 살림만 하라는 집까지 ‘초면에 대놓고 실례’하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 그때 처음 알았다. 대한민국에서 ‘부(富)’라는 것은 내가 결혼할 남자의 소유가 아니란 것을. 오히려 나는 그 부를 축적하게 해준, 그래서 참견이 당연한 그들의 부모님과 소개팅을 해야 맞는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예비 며느리입니다. 제게 재산을 좀 나누어 주시겠습니까?” _p.032

하다못해 나 같은 평범한 30대 직장인에게도 남자 상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외모 지적을 한다. “거 립스틱 좀 바르지. 오늘은 안 바르니까 덜 예쁘잖아.” (님아, 닥치고 댁의 뱃살이나 관리하세요) 난 내가 예쁜 모습을 그 놈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이후엔 아이를 픽업하러 어린이집에 갈 때만 립스틱을 발랐다. 한동안 칙칙하게 하고 다니니 누군가에게 또 이런 말을 들었다. “역시, 일 잘하는 여자들은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군.” (아! 진짜 미치고 팔짝 뛰겠네) _p.058

제왕절개를 하겠다고 하니 간호사가 또 몇 번이고 만류한다. “제발, 어머님의 힘을 보여주세요!” 이쯤 되면 정말 뚜껑이 열리지 않을 수 없다. “어머님이고 나발이고, 그냥 수술해주세요! 지금 당장!” 그렇게 난 진통 스무 시간 끝에 애를 낳았다. 얼마나 억울했는지 시간까지 다 기억한다. 수술이 끝나고 마취가 풀리자 가족들의 얼굴이 보였다. “드디어 네가 엄마가 되었어!”라며 아이의 얼굴을 보여주었지만, 난 하나도 실감나지 않았다. ‘그 주름투성이 애가 제 아이가 맞나요? 근데 이럴 땐 괜찮냐고 먼저 물어봐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_p.103~104

어떤 일에는 침묵을 추천한다. 주로 나를 넘어 내 가족에 대한 인신공격이 올 때 유용한 대처다. “사돈어른이 자꾸 애를 보려 하시는 거 보니, 돈이 필요하신가 봐” 등의 밑도 끝도 없는 모욕 말이다. 요즘 같은 육아전쟁 시대에 육아는 도와주지 않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시댁이 종종 있다고 한다. 친정에 드리는 보상 자체도 상당히 아까워하면서. 그럴 때는 조용히 눈을 깜박이고 상대를 응시해야 한다. 2, 3초 정도. 마치 “이거, 큰 실수 하신 거예요”라는 걸 상기시키듯. 그러고 무시해라. 정말 그 어떤 말을 꺼내는 것도 아깝다. _p.133

이스라엘 교육의 원리가 ‘코칭’의 바탕이라던데 그 취지는 이해하겠다. 아이들의 생각을 누구보다 존중하고 기다려주라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뭐랄까, 그 존중에도 예외나 한계가 있는 것 같다. 함께 책을 읽은 내 친구도 분노하며 말한다. (그녀는 여섯 살 쌍둥이 아들이 있다) “이건 책 앞에 해당 연령을 써줘야 되는 거 아니냐? 적어도 대화가 원활한 15세 이상 사춘기 자녀 전용이라고. 우리 집 애들한테 써먹어 보니 아주 날 물로 보더라.” _p.154~155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모바일 앱을 만드는 팀에 파견되었을 때, 새로 만나게 된 남자 팀장이 물었다. “거기 팀장님은 누구 라인이죠?” “라인이요?”라고 해맑게 묻다가 멈칫했다. 그의 눈에서 “이 순진한 것아, 넌 아웃이야” 하는 이상한 느낌을 읽어버려서. 이후, 실무는 90퍼센트 도맡아했으나 상부 보고에선 늘 뒷전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 밑에서 행정처리를 하던 남자 사원이(아버지가 모 계열사 사장이라던) 팀장에게 대단한 신임을 받고 있었다. 모든 업무적인 공로도 그에게 돌아갔음은 물론이다. _p.194

몇 개월간 노력해 브랜드 기획서를 가져가면, 상사는 말한다. “빨리 C 대리를 불러와 봐.” C는 청담동 빌라를 구입했다는 그 친구다. 그리고 그 기획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어떻게 구성된 것인지도 모르는 그에게 다짜고짜 묻는다. “그러니까, 이 디자인을 보니 어때? 자네의 취향에 딱 맞는가?” 상사의 무지함이나 배려 없음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같은 직급의 동료나 아래 직원이 이 같은 행동을 답습하면 무력감은 곧 패배감으로 변한다. _p.261~262

바다 건너 미국엔 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것은 ‘허리케인과 불륜의 상관관계’다. 허리케인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조사해보니, 허리케인이 한 마을을 휩쓸고 가면 그 마을의 불륜 지수도 현격히 높아진다고 한다. 이유는 이렇다. 권태롭게 살아가던 한 중년 부인이 있다. 어느 날 허리케인이 와서 정원의 나무가 갑자기 망가져버린다. 부인은 정원사를 부르고 부인 앞에 멜빵바지를 입은 ‘젊은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남편과 달리 거칠고 저돌적이며 체격도 우세하다. 그 순간 그 고상한 부인은 바람을 꿈꾸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만나보지 못한 ‘그 남자’에 대해 온갖 상상력을 풀가동하면서 말이다. _p.293~294

가끔 “여기가 왜 노 키즈 존인가?” 하는, 정말

출판사서평

#1. 노키즈존 vs 예스키즈존
아동과의 동반 입장을 거절한다는 뜻의 ‘노키즈존’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노키즈존이 ‘아동 차별’이라며 시정을 권고했고 노키즈존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예스키즈존’을 외치는 매장도 늘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키즈존에 찬성하는 측(66.1%)이 반대하는 측(20.0%)보다 세 배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 결과). 아동이 출입할 수 없는 곳이 늘어나며 불편을 겪는 것은 결국 보호자, 즉 엄마들이다.

#2. 2019년에도 여성의 직장 내 역할은 ‘꽃’?
대표적 전문직으로 꼽히는 변호사 업계에서도 여성은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흔히 ‘결혼 적령기’라고 부르는 나이에 들어선 여성 변호사는 출산과 육아가 예고되어 있다는 이유로 취업과 승진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황당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치마를 입어라’는 규제를 당하거나 ‘형사사건은 여성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차별을 경험하는 것이다. 여성 변호사는 로펌의 ‘꽃’으로 취급되며 고객과의 술자리에서 분위기 띄우는 역할을 맡는 경우도 있다. (2019년 8월 12일자 기사)


노키즈존이란 팻말 앞에서 작아지는 이들…
‘엄마’는 왜 ‘맘충’으로 불리는가

지난 수십 년 사이,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위치는 매우 달라졌다. ‘남아 선호’는 옛말이고 젊은 부모들은 ‘딸바보’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남학생의 진학률을 앞선 지는 10년도 훌쩍 넘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요즘도 남녀차별이 있다고?” 그러나 이러한 차별은 주로 결혼과 함께 찾아온다. 돈벌이는 반반 부담하고 있지만 남편은 가사를 ‘돕는다’고 말한다. 여성의 본가는 ‘처가’지만 남성의 본가는 ‘시댁’이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이 느낌은 육아를 시작하며 두 배로 커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맘충’이다. 성별에 대한 대부분의 단어는 ‘남성과 여성’ ‘어머니와 아버지’처럼 짝을 이룬다. 그런데 맘충은 있지만 ‘파파충’은 없다. 이런 차이는 전국의 ‘맘’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성이 무례한 일을 저지르면 사람들은 “역시 맘충”이라고 중얼거리며 ‘아이 기르는 여성은 몰상식하다’는 편견을 굳건히 한다. 하지만 같은 일을 남성이 벌이면, 그건 그냥 어느 남성의 일탈이나 잘못으로 끝난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한 사건을 떠올려보자. 사건 속 아버지는 어린 아이에게 ‘노래방 실내 바닥에 소변을 누어도 된다’고 지도했고, 황급히 따라와 말리는 주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만약 이 일이 ‘엄마’에 의해 일어났다면 기사 제목과 댓글창의 반응이 지금과는 어떻게 달랐을지 상상해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나 하나만 참으면 괜찮을 줄 알았어》의 이승주 작가는 실제로 자신이 아이와 함께 외출했을 때와 남편을 포함해 외출했을 때 주변의 반응이 달라지는 현상을 경험하며 고정관념의 위력을 몸소 체험했다.


집에서는 ‘애 하나 못 길러서’ 죄인이 되고
직장에서는 ‘일 똑바로 안 한다’며 죄인이 된다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이라면 또 다른 고비가 기다리고 있다. 아이 봐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체력이 달린다는 친정 부모님에게 사정해서 아이를 맡겨놓았지만, 내 아이인데 주말에만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내가 과연 이 아이의 부모가 맞는가” 하는 회의감을 느낀다. 어찌어찌 몇 년 키워서 보육시설이라도 보내면 끝일 줄 알았는데,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사고가 났다며 걸려오는 전화에 회사 일을 내팽개치고 ‘응급 출동’해야 하는 것 역시 아빠가 아닌 엄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직장 상사는 대놓고 “넌 열외야”라는 시선을 보낸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고, 퇴근 후 술자리에서 친해져보려고 해도 잘 끼워주지 않는다. 승진 심사 시즌이 되면 “아무래도 가장을 먼저 챙겨줘야 맞지”라며 이름을 뺀다. 물론 여기서 가장이란 ‘결혼한 남자’ 혹은 ‘결혼할 남자’를 뜻한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가계에 대한 부담 없이 출근하는 여자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호주제는 사라졌는데, 왜 아직도 직장에서는 남성만이 가장으로 인정받는가.

이 책을 읽다보면 너무 익숙해서 지나쳤던 일상 속 순간들에 대한 의문을 떠올리게 된다. 나는 왜 ‘립스틱 좀 바르고 다니라’던 직장 상사의 막말 앞에서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을까. 나는 왜 스스로에게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을 걸고 있었을까. 나는 왜 시댁의 채워지지 않을 기대에 부응하는 며느리가 되려고 발버둥쳤을까. 나는 왜, 나는 왜 나 자신을 내 삶의 중심에 두지 못했을까.

평범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 의
문들은 누군가에 의해 입 밖으로 내어질 때 비로소 나 혼자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다른 이들도 사실은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며 우리는 위안과 용기를 얻게 된다. 《나 하나만 참으면 괜찮을 줄 알았어》의 이승주 작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어요. 당신은요?” 이 질문에 이번에는 우리가 답변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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