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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중국의 눈으로 바라본 마이클 샌델의 정의

마이클 샌델 , 폴 담브로시오 지음| 김선욱 , 강명신 , 김시천 옮김| 와이즈베리 |2018년 09월 17일 (종이책 2018년 09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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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09월 17일 (종이책 2018년 09월 14일 출간)
    포맷용량 ePUB(10.31MB, ISBN 9791162338513)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8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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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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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정의론 # 동양철학 # 정치철학

지금까지 시도된 적 없는, 독창적인 정의론 다시 읽기!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 간의 여러 문제들을 탐구하고 논의한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아홉 명의 중국 철학 연구자들이 존 롤스와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을 총체적으로 살피면서 샌델이 전작들에서 다루지 못했던 새로운 논점들을 제시하는 책이다. 유가와 도가 사상 등 동양 철학의 눈으로 정의론을 세밀하게 검토하면서 샌델이 놓친 시사점들을 살펴보고, 유가 사상의 핵심 개념인 조화와 존 롤스와 샌델의 정의의 비교·분석을 시도한다.

급성장하는 시장 경제 속에서 중국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국 사람들에게 시장 기반 추론이 야기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 이론과 도덕적 담론이 필요했다. 샌델의 정치철학은, 이러한 필요가 충족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대중들이 이러한 문제를 더 깊이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인식하고 토론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고, 중국인들은 샌델의 정의론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에서 샌델은 서양 사상과 접촉한 유가 및 도가의 철학적 전통은 대부분 서양(그리고 특히 북미) 철학과 정치 이론을 괴롭히는 편협성에 많이 필요했던 해독제를 제공했다고 이야기하고, 헤겔과 같은 서양 철학의 위대한 저술들 몇몇에도 나타나는 동양 사상에 대한 풍자화적 설명에 교정책을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하며 자신을 향한 중국 철학 연구자들의 도전적인 관점들을 수용하면서 자신의 이론적 맥락에서 그것을 다시 비교·검토해나간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유가에서는 정치 지도자의 역할로 사람들이 덕을 갖추게 만드는 것과 사회를 정의롭게 만드는 것을 들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이익을 정의로운 방식으로 분배하는 것을 정치 지도자의 중요 역할로 지적한다. 이러한 유가의 입장은 바로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정의와 그 궤를 같이한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사회문화적인 관계를 맺어 왔고 이러한 유가 사상은 우리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특정 계층에 의해 본질이 훼손되고 악용되어 그동안 당연시되어 왔던 사회 인식을 뒤바꿀 수 있는 철학적 인식을 갖추고 이 사회가 회복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 한국의 독자들께
서문 - 중국과 마이클 샌델의 만남

part 1 정의, 조화 그리고 공동체
01 조화 없는 공동체? - 리첸양 | 02 개인, 가족, 공동체 그리고 그 너머 - 바이통동 | 03 덕으로서의 정의, 덕에 따른 정의 그리고 덕의 정의 - 후앙용

part 2 시민의 덕과 도덕 교육
04 시민의 덕에 관한 샌델의 관점 - 주후이링 | 05 유가적 관점에서 본 샌델의 『민주주의의 불만』 - 천라이

part 3 다원주의와 완벽: 샌델과 도가 전통
06 젠더, 도덕적 불일치 그리고 ...

저자소개

마이클 샌델

저자 : 마이클 샌델

저자 마이클 샌델
2010년 이후,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1980년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의 수업은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는 그는 명실공히 이 시대의 최고 석학이자 철학계의 록스타이다. 대표 저서로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완벽에 대한 반론』 등이 있다.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는 중국 철학 연구자들이 마이클 샌델의 이론과 저작을 동양 철학의 시각으로 분석한 평론과 그에 대한 샌델의 답변을 함께 모은 것이다. 동서양의 철학적 대화를 살펴봄으로써 마이클 샌델의 ‘정의’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 폴 담브로시오

저자 폴 담브로시오
중국 상하이 화둥사범대학에서 중국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ECNU’의 영어 석사 및 박사 과정의 코디네이터이자 다문화센터의 책임자다. 유교와 도가, 현학, 현대 비교철학에 대한 논문을 주로 발표했으며, 근대 중국어로 된 몇 권의 책을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공저로 Genuine Pretending: On the Philosophy of the Zhuangzi가 있다.

역자 : 김선욱

역자 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버펄로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스쿨과 UC 어바인에서 풀브라이트 연구교수를 지냈다. 현재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며 가치와윤리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정치와 진리』 『아모르 문디에서 레스 푸블리카로』 『한나 아렌트의 생각』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공화국의 위기』 마이클 샌델의 『공동체주의와 공공성』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공역) 등이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완벽에 대한 반론』 등을 감수했다.

역자 : 강명신

역자 강명신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보건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동 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에서 윤리학을 공부했다. 박사과정 수료 후 철학과 강사로 윤리학개론과 의료윤리 등을 가르쳤으며 연세대학교 치과대학과 보건대학원,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현재 국립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부교수로 의료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우리가 서로에게 지는 의무-계약주의적 도덕개념 분석』 『병원윤리 딜레마 31』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 『죄와 믿음의 의미에 대한 짧은 연구』 등이 있다.

역자 : 김시천

역자 김시천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동양 철학 전공으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호서대학교 초빙교수, 인제대학교 연구교수, 경희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냈다. 2014년부터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 진행하면서 주로 동서양의 고전과 철학 및 다양한 주제의 인문학을 소개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는 상지대학교 교양대학 교수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장자,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논어 학자들의 수다, 사람을 읽다』 등이 있다.

책속으로

유학자들은 샌델의 논점을 지지하겠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부적합하다고 여긴다. 유학자들은 앞에서 보았던 소수집단우대정책의 사례에서 다수 인종 출신의 지원자가 적절한 반성을 통해 그 또는 그녀가 공동 과제에 공헌하고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공동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그 혹은 그녀의 정체성이 풍요로워진다고 깨닫게 된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유가 철학에서는 이런 식으로 공동체를 염두에 둔 이해가 단지 반성을 통해 성취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 반성이 아무리 진지하고 철저하다고 해도 말이다. 대신에 장기적인 자기 수양을 통해 성취될 수 있다. 자기 수양을 통해 사람들은 자아에 대한 적절한 감각을 발전시키고, 자기 자신의 성공과 번영이 공동체의 발전에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더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는 점을 안다. 유학자들은 여기서 더 나아간다. 유가적 견해에서 볼 때 샌델의 해결책은 개인의 인격과 반성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구분을 적용해 말하면 그것은 실천적 덕이라기보다는 이론적 덕이다. 이와 달리 유학자들은 사회적 조화에 초점을 맞추며 개인을 넘어, 나아가 이론적?주관적 반성을 넘어 자신들의 해결책을 확장한다.
- 「01. 조화 없는 공동체?」_40쪽

마이클 샌델의 정치 이론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주제가 되었다. 1990년대부터 21세기 초까지 현대 정치철학을 연구하는 중국의 학자들은 샌델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하는 부분에 집중했다. 특히 샌델의 구성적 자아관, 옳음에 대한 좋음의 우선성, 중립성에 대한 비판에 주목했다.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사이의 논쟁도 연구했다. 최근에는 『민주주의의 불만 』,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특히 『정의란 무엇인가』가 출간되면서 샌델의 정치철학이 중국에서 학계뿐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정의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란 무엇인지, 일상생활에서 도덕적 딜레마를 생각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시장(市場) 방식의 추론이 미치는 해악, 더 일반적으로 말해 시장 기반 사회에 고유한 도덕적 결함이 무엇인지를 사유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샌델의 정치철학은 학자들이나 일반 대중에게 정치 이론의 도움으로 일상의 도덕적 물음을 생각할 수 있게 영감을 주었다. 중국인들이 샌델의 정의론에 관심을 크게 갖게 된 연유는 중국 사회에 공공철학이 공허하고 불만족스럽기 때문이다. 급성장하는 시장 경제 속에서 중국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국 사람들에게 정치 이론과 도덕적 담론은 시장 기반 추론이 야기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샌델의 정치철학은, 이러한 필요가 충족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대중들이 이러한 문제를 더 깊이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인식하고 토론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 「04. 시민의 덕에 관한 샌델의 관점」_107~108쪽

도가 사상의 세 가지 핵심 개념은 샌델의 논의와 직접 관련되는 것은 물론 그의 논의를 새롭게 조명해 줄 수도 있다. 첫째는 전통적으로 사회적 역할, 덕, 이익에 대한 공리주의적 이해와 연관된 절차적 계산에 대한 거부다. 고대 중국에서 경쟁하는 학파들이 제도화되면서 생겨났다고 받아들여지는 (아마도 이것은 오해인 듯하다) 이러한 계산적 사유 방식은 나중에 ‘기계적 사유’ 혹은 글자 그대로는 ‘기계적인 마음’이라 할 기심(機心, mechanical heart-mind)이란 말로 요약된다. 유명한 도가적 이상, 즉 ‘자발성’ 혹은 ‘스스로 그러함’이라 할 자연(自然)과, ‘억지로 하지 않는 행위’ 혹은 ‘불간섭’이라 할 무위(無爲)는 이러한 기계적 마음에 대한 원형적 대안들이라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이상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 사물, 자연과 어떻게 상호작용할지는 물론 그런 상호작용이 양산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반성할 것을 요구한다.
- 「07. 만족, 진정한 가장 그리고 완벽」_180~181쪽

중국 철학을 전공한 학자들과 나의 저작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일은 내게는 여러 수준에서 학습의 기회가 되었다. 이는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향에서 이루어진 내 관점에 대한 도전들을 깊이 생각하게 했고, 중국 철학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경쟁력 있는 관점들 일부를 보게 해 주었으며, 문화적 전통과 철학적 전통을 넘나들면서 대화가 어떻게 잘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 놀라움을 주었다.
문화적 전통과 철학적 전통을 넘나드는 대화에 다가가는 두 가지 길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일반화의 높은 수준에서 사유의 전통들을 비교하여, 그들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접근은 두 전통에 통달한 학자들, 즉 자신이 발견한 바에 기대어 보고하는 학자에 의존한다. 이런 방식으로 이해된 비교철학은 사유의 자기 폐쇄적 전통

출판사서평

“마이클 샌델 vs 중국”
공자와 장자의 사상으로 롤스와 샌델의 ‘정의론’을 다시 말하다!
마이클 샌델, 동양 철학을 만나 ‘정의’를 새롭게 바라보다
21세기의 새로운 정치철학을 위하여
동서양 문화를 넘나드는 샌델의 특별한 대화

중국 춘추 시대 말, 노(魯)나라 사람인 계강자는 어느 날 공자와 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政]에 대해 물었다. “만약 (명령을 어기는) 무도한 사람은 죽여 버리고, (당신처럼 인격을 갖춘) 훌륭한 사람과 가깝게 지낸다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가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대답했다. “당신은 정치를 하면서 어찌 사람 죽이는 방법을 쓰려고 합니까? 당신이 선한 것을 원하면 백성들이 선해질 것입니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입니다. 풀 위로 바람이 불면 (풀은 바람에 휩쓸려) 고개를 숙이며 (복종하게) 됩니다.”
- 『논어』 「안연」 12.19

계강자의 질문에 공자는 정치가라면 먼저 인(仁)의 덕을 갖추어야 한다고 답한다. 즉 백성들이 정의로워지기를 원한다면, 정치 지도자가 먼저 ‘정의의 덕’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유가에서는 정치 지도자의 역할로 사람들이 덕을 갖추게 만드는 것과 사회를 정의롭게 만드는 것을 들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이익을 정의로운 방식으로 분배하는 것을 정치 지도자의 중요 역할로 지적한다. 이러한 유가의 입장은 바로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정의’와 그 궤를 같이한다.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는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 간의 여러 문제들을 탐구하고 논의한 결과물이다. 아홉 명의 중국 철학 연구자들은 존 롤스와 샌델의 ‘정의론’을 총체적으로 살피면서 샌델이 전작들에서 다루지 못했던 새로운 논점들을 제시한다.
중국 철학 연구자들은 유가와 도가 사상 등 동양 철학의 눈으로 세밀하게 검토하면서 샌델이 놓친 시사점들을 살펴본다. 특히 유가 사상의 핵심 개념인 ‘조화(調和)’와 롤스와 샌델의 ‘정의(justice)’의 비교·분석은 지금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독창적인 ‘정의론 다시 읽기’라고 말할 수 있다.
샌델은 자신을 향한 중국 철학 연구자들의 도전적인 관점들을 수용하면서 자신의 이론적 맥락에서 다시 비교·검토한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와 유가 사상의 ‘조화’

‘정의’는 롤스와 샌델의 정치철학의 핵심 개념으로 사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존 롤스의 ‘정의론’ 이후로 서구 사회에서 ‘정의’는 개인이 모여 공동체를 구성하는 데 있어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정의’는 한 사회의 윤리적 기준의 척도이자 체제 구성의 기준이 되었고, 때문에 그 공동체의 성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해 왔다. 물론 샌델의 ‘정의’는 롤스가 주장한 것에 비해 복잡한 특성을 지닌다. 각각의 공동체나 사회가 그 주어진 환경에 따라 ‘정의’의 윤리적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서양 철학의 ‘정의’를 대신할 개념으로 동양 철학의 ‘조화’를 들 수 있다, ‘조화’는 유가 사상에 핵심 개념으로 중국을 비롯해 유교 문화권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 요소다. 여러 악기가 합주에 참여하는 오케스트라 음악에 비유할 수 있는 조화는 각각의 요소들이 전체를 구성하면서도 스스로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상태이다. 즉 저마다 다른 것들과 함께 하나의 전체를 이루면서도 각자에게서 최선을 산출한다. 이는 단순한 동의나 일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발전적이며 생산적인 과정으로서 균형을 추구하고, 창조성과 상호 변화를 통해 차이와 갈등에 균형을 주고 화해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조화는 사태의 종결이라기보다는 지속적인 생산적 과정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1993년 이래 싱가포르는 직선제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해 왔다. 그때 이후로 싱가포르는 세 명의 대통령을 선출하였는데, 그 가운데 둘은 화교계, 하나는 인도계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인들은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어느 인종에서든 나올 수 있다고 믿지만 각 인종집단의 대부분은 자기 종족 출신의 대통령을 선호한다. …… 최근 헌법위원회는 대통령직에서 모든 인종집단의 대표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헌법 수정안을 제시했다. 한 가지 제안된 해결책은, 어떤 한 인종집단이 다섯 번 연속된 임기 동안 대통령직을 차지하지 못했다면, 그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는 그 특정 인종집단 출신의 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다.
- 「01. 조화 없는 공동체?」_43쪽

다인종 국가인 싱가포르는 국민의 약 74퍼센트가 화교이며 말레이족이 13퍼센트, 그리고 나머지는 인도인, 유라시아인 및 기타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헌법위원회의 제안대로 모든 인종적 다수 집단이 대통령직에서 대표가 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메커니즘은 조화를 근거로 정당화될 수 있다
모든 인종집단이 국가의 최고위직으로 뽑혀서 국가를 대표하고 어떤 인종집단도 소외되었다고 느끼지 않을 때, 인종 평등은 강화된다. 인종차별이 없는 대통령 선출 시스템은 싱가포르의 사회적 조화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국민 정체성을 형성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도가 사상의 ‘자연’과 ‘음양’, 그리고 생명윤리의 문제

마이클 샌델은 자신의 저서인 『완벽에 대한 반론』에서 생명공학과 유전자 조작에 대해 철학적으로 비판한다. 그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완벽한 인간’을 추구하는 프로메테우스적 충동을 규제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도가 사상의 핵심인 ‘자연(自然)’과 ‘지족(知足)’은 샌델의 주장과 그 궤를 같이한다. ‘자발성’ 혹은 ‘스스로 그러함’이라 할 수 있는 ‘자연’은 인간 존재의 한계성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순리를 따르며 살아갈 것을 강조한다. ‘지족’은 ‘만족할 줄 아는 것’, ‘만족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있는데, 이는 우리의 과도한 욕망과 탐닉을 경계하라고 주문한다.

초기 중국 사유에서는 여성의 배제나 남과 여의 분리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남자, 남성, 남성성이 있는 한 여자, 여성, 여성성이 늘 함께했다. 두 가지가 함께 인간 존재의 완전성과 인간적 이해의 완전성을 구성했다. 남과 여가 같은 공간에 살면서 통일된 지평을 형성한다. 젠더의 분리에 대한 초기 저작의 예시가 『시경(詩經)』에 나오는 남경여직(男耕女織)이다. 번역하면 남자는 밭을 갈고 곡식을 심으며 여성은 실을 잣고 직물을 짠다는 뜻이다. 이 모든 활동은 인간 실존의 필수 부분이고 높은 가치를 가지며 이런 식의 젠더화된 노동의 분업은 종속이 아니라 상보성의 관계를 보여 준다.
- 「06. 젠더, 도덕적 불일치 그리고 자유」_149~150쪽

도가 사상에서의 ‘음양(陰陽)’의 개념은 ‘성(性)’을 선택하기 위한 낙태나 젠더 차별에 대한 도덕적인 문제를 지적한 샌델의 주장과 방향성을 같이한다. 인간의 정체성을 성(性)을 기준으로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닌 ‘음’과 ‘양’으로 파악함으로써 인간의 다양성과 창조성이 발현될 가능성을 열어둔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음양의 개념을 양을 남성으로, 음을 여성으로 단순하게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개인에게 남성이기를 허용하고 여성이기를 허용하고 둘 다이기를 허용하고 둘 다 아니기를 허용한다는 데 있다.
마이클 샌델과 도가 사상의 이론적 핵심이 서로 별개의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인간 존재를 해석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함에 있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샌델과 도가 사상의 상호보완적 검토를 통해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윤리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철학적 인식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문화가 중국의 철학적 전통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는 샌델의 말처럼, 역사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사회문화적인 관계를 맺어 왔다.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우리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유가 사상이다. 오늘날 유가 사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엄격하며, 폐쇄적이고 고리타분하다고 여긴다. 특히 오늘날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남녀 차별의 문제, 직장 내 위계를 바탕으로 한 폭력과 성희롱, 직업에 대한 귀천(貴賤) 의식, 가족 내 역할 갈등 등의 문제가 우리 사회의 당연한 모습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 문제는 유교 사회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 아니라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특정 계층에 의해 본질이 훼손되고 악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부조리함을 우리는 어느새 마땅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당연시되어 왔던 사회 인식을 뒤바꿈으로써 이 사회가 회복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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