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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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사회비평
# 소수자
# 인간존엄
# 장애인
실격당한 인생이라 불리는 이들도 그 자체로 존엄하고 매력적인 존재다!
1급 지체장애인인 변호사 김원영이 우리 사회에서 잘못된 삶, 실격당한 인생이라 낙인찍힌 이들의 삶을 변론하는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는 소수자들이 삶에서 만나는 연극적인 순간들, 즉 차별과 배제, 수치와 모욕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노련하게 맞받아치고 우아하게 대응하는 태도가 놓인 딜레마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저자는 거짓된 연극을 집어치우라고 하기보다는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과 인류학자 김현경의 논의를 빌려와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연극적인 상호작용이 인간의 존엄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홀로 고통을 감내하던 개인이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존엄한 인간으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부모, 형제자매, 친구, 연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신이 존엄한 인간임을 확인한 소수자들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변호사이자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조사관으로 일했던 저자는 법의 문지기로서 차별당하는 이들을 만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법과 제도가 보호와 치료, 복지라는 이름으로 인간 존엄의 가장 기본적 전제인 개개인의 고유한 서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한 사람이 자신의 신체와 정신을 온전히 지닌 채 써온 인생의 이야기를 오랜 시간 지켜봐줄 수 있는 시선이 있다면, 그런 무대가 모두에게 주어진다면 실격당한 존재들도 아름답고 매력적일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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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김원영
저자 김원영
골형성부전증으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으며, 열다섯 살까지 병원과 집에서만 생활했다.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의 중학부와 일반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일했으며,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에서 연극배우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중이다.
한편에는 장애, 질병, 가난을 이유로 소외받는 동료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좋은 직업, 학벌, 매력적인 외모로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동료들이 있다. 그 가운데서 진동하듯 살면서, 또 사회학과 법학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장애인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고민을 여러 매체에 글로 썼다. 지은 책으로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인문의학』(공저)이 있다. 한겨레신문과 인터넷신문 ‘비마이너’에 칼럼을 쓰고 있다.
출판사서평
'인간 실격'이란 없다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손해인 삶이 있을까? 평생을 방에 누워 있어야 하는 중대한 장애, 자식에게 밥 한 끼 먹이기 어려운 처절한 빈곤, 누구에게도 호감을 사본 적 없는 추한 외모나 다른 성적 지향……. 이런 소수성을 안은 채 소외되고 배척당하며 자기 비하 속에 사는 삶이라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이 책의 주요 모티프가 된 '잘못된 삶 소송'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았다며 장애를 진단해내지 못한 의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의 한 유형이다. 이 소송은 우리에게 태어난 것이 태어나지 않은 것보다 손해일 수 있는가라는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1급 지체장애인인 변호사 김원영은 성장기 내내 이 질문과 싸워야 했다. 가난한 집에서 걷지 못하는 몸으로 태어난 그는 자신의 존재가 부모와 이 사회는 물론, 스스로에게도 손해인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물어야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흔히 '잘못된 삶', '실격당한 인생'이라 불리는 이들도 그 존재 자체로 존엄하고 매력적임을 증명해보이는 변론을 시도한다. 그의 변론은 사람들 간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 어떻게 인간에 대한 존중이 싹트는지를 탐색하며 시작한다. 이후 자신의 결핍과 차이를 자기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결단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제시하며, 그렇게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개개인의 고유한 이야기가 법과 제도의 문에 들어설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나아가 모든 존재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특징과 경험과 선호와 고통을 가진 사람인지를 드러낼 무대가 주어진다면, 소수자들 스스로가 '인간 실격'이라는 낙인에 맞서 자신을 변론할 수 있으리란 전망을 제시한다.
[출간 의의]
한 인간의 결핍과 차이와 비참이
개인적인 체험에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법과 제도 속으로,
누구나 아름다울 수 있는 사회적 무대로 확장되어가는 한 편의 긴 변론서
1급 지체장애인인 김원영은 지난 2010년 불굴의 의지와 희망의 상징인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야한’ 장애인, ‘나쁜’ 장애인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책을 썼다. 열다섯 살까지 방 안에만 있던 자신이 장애인학교를 거쳐 서울대 로스쿨에 진학하기까지의 개인적 서사를 바탕으로, 자신과 같은 소수자들이 세상에 등장할 수 있게 해준 용기 있는 사람들의 자유와 연대의 힘을 증언했다. 당시 스물아홉의 청년이었던 그는 책의 에필로그에서 “언젠가는 증언이 아니라 변론을 할 수 있는 삶, 조금은 더 당당하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삶, 다가오는 내 삼십대에는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제 삼십대가 된 그는 연구자이자 법률가로서, 자신의 분노와 욕망을 드러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잘못된 삶’, ‘실격당한 인생’이라 낙인찍힌 이들의 삶을 변론하기로 했다. 그들이 자신의 출생 자체를 부정하거나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특질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해 고통 속에 살지 않도록, 모든 존재가 존엄하고 매력적일 수 있는 증거들을 수집해 한 편의 긴 변론서를 작성했다.
인간의 존엄성은 어떻게 발견되고 구축되는가
저자는 소수자들이 삶에서 만나는 연극적인 순간들, 즉 차별과 배제, 수치와 모욕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노련하게 맞받아치고 우아하게 대응하는 태도가 놓인 딜레마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취한 이런 마음의 태도는 삶의 모든 순간을 일종의 공연(퍼포먼스)으로 만든다. 뜻밖에도 이는 자신을 모욕했던 이들, 의전을 기획하고 장애인을 동원하는 이들의 연극적인 삶과 어딘가 닮아 있다. 그러나 저자는 거짓된 연극을 집어치우라고 하기보다는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과 인류학자 김현경의 논의를 빌려와,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연극적인 상호작용이 인간의 존엄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무더운 여름날 모든 아이가 계곡으로 달려갈 때 “나 피부 관리해야 돼”라며 장애가 있는 친구 곁에 남는 한 아이와 그 연기를 이해하고 적당한 말로 친구를 보내주는 또 다른 아이가 연출하는 한 편의 무대. 저자는 이와 같은 ‘존엄을 구성하는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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