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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중요한 것들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진서희 옮김| 황금가지 |2019년 02월 13일 (종이책 2019년 0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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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9년 02월 13일 (종이책 2019년 01월 29일 출간)
    포맷용량 ePUB(9.37MB, ISBN 9791158882167)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월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월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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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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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노년 # 문학 # 페미니즘

세계 3대 판타지 문학의 거장 어슐러 K. 르 귄의 생애 마지막 에세이 선집.
노년, 문학, 페미니즘, 정치, 사회 갈등 등 폭넓은 주제.
휴고 상 및 PEN/다이아몬스타인-슈필보겔 상 수상.

휴고 상 5회, 네뷸러 상 6회 등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고 『어스시의 마법사』로 세계 3대 판타지 소설에 이름을 올린 거장 어슐러 르 귄이 2010년부터 5년 동안 블로그를 통해 남긴 글 40여 편을 담은 생애 마지막 에세이 선집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총 일곱 챕터로 구성된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는 각기 여든을 넘긴 노년의 삶과 현대의 문학 산업, 그리고 젠더 갈등과 정치적 이슈 등 주요한 이야기를 담은 네 챕터와 르 귄의 마지막 반려묘 파드와의 만남과 사건을 다룬 파드 연대기 세 챕터로 나뉘어 있다. 존 스타인벡과의 에피소드, 미국의 도덕성과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적인 비유, 흥미로운 독자들의 편지와 욕설 문화에 관한 노작가의 세심하고 담백한 유머, 늙음과 삶에 대한 사려깊은 사색 등 시종일관 예리한 관찰력과 짜임새 있는 문장으로 출간 직후 대중과 평단의 극찬을 끌어냈다.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는 2017년 12월 출간되어 휴고 상 및 PEN/다이아몬스타인-슈필보겔 상을 수상하였으며, 저자인 어슐러 르 귄은 2018년 1월 22일 88세를 일기로 타계하였다.

"이 책의 주된 즐거움은 사소하고 개인적인 데에 있다. 페이지마다 번뜩이는 문장들 때문에 자꾸만 고개를 들어 함께 읽을 누군가를 찾게 된다." -뉴욕타임스

"르 귄은 수필에서조차도 신중하게 선택한 말로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 ‘말은 내 일이고 내 것이다.’ 르 귄이 여기에 무한한 말의 조합으로 세워진 비범한 상상의 세계를 열어 보인다." - 월스트리트 저널

목차

시작에 부쳐 · 9

1장 여든을 넘기며

당신의 여가 시간에 · 13
나약한 이들의 반격 · 21
스러지는 것 · 26
따라잡기, 하 하 · 35

【파드 연대기Ⅰ】
고양이 고르기 · 41
고양이의 간택을 받다 · 51

2장 문학 산업

제발 좀 '씹할' 그만해 줄래요? · 59
독자의 질문 · 65
아이들의 편지 · 72
내 케이크 지키기 · 78
아버지 H · 86
너무 필요한 문학상 · 96
TGAN과 분노의 포도 · 102
또 TGAN · 111
서사적 재능과 도덕적 난제 · 1...

저자소개

어슐러 K. 르 귄

저자 : 어슐러 K. 르 귄

1929년 10월 21일, 저명한 인류학자 앨프리드 크로버와 대학에서 심리학과 인류학을 공부한 작가 시어도라 크로버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제 관계였던 부부는 현장 연구를 함께하고 북미 최후의 야생 인디언으로 알려진 이시를 곁에서 도우며 기록을 남기는 등 아메리카 인디언 연구에 큰 족적을 남겼고, 이들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은 르 귄의 작품 세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래드클리프 컬리지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학을 전공한 어슐러 르 귄은 이후 컬럼비아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된 그녀는 박사 과정을 밟기 위해 1953년 프랑스로 건너가던 중 역사학자 찰스 르 귄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몇 달 후 파리에서 결혼했다. 1959년, 남편의 포틀랜드 대학 교수 임용을 계기로 르 귄은 미국으로 돌아와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에 정착하게 되었다.
시간여행을 다룬 로맨틱한 단편 「파리의 4월」(1962)을 잡지에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르 귄은 왕성한 작품 활동을 보이며 '어스시 시리즈'와 '헤인 우주 시리즈'로 대표되는 환상적이고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냈다. 인류학과 심리학, 도교 사상의 영향을 받은 그녀의 작품은 단순히 외계로서 우주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환경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깊이 있게 파고들어 일종의 사고 실험과 같은 느낌을 주며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받았다. 휴고 상, 네뷸러 상, 로커스 상, 세계환상소설상 등 유서 깊은 문학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였고 2003년에는 미국 SF 판타지 작가 협회의 그랜드마스터로 선정되었다. 또한 소설뿐 아니라 시, 평론, 수필, 동화, 각본, 번역, 편집과 강연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며 2014년에는 전미 도서상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2018년, 88세의 나이로 포틀랜드의 자택에서 영면하였다.

역자 : 진서희

좋아하는 일을 제대로 하면서 살고 싶은 번역가. 옮긴 책으로『달콤하게 죽다』, 『제인 오스틴이 블로그를 한다면』, 『종말일기Z: 암흑의 날』,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등이 있다.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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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제1장 여든을 넘기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노년의 실체를 전적으로 나쁘게만 보고 노화를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긍정적인 정신을 가진 노인들을 대하고 싶은 나머지 노인들의 현실을 부정하는 결과가 되어버린다. 선의를 가득 담아서 내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 선생님은 늙지 않으셨어요.' 교황더러 가톨릭교가 아니라고 하는 격이다.
'나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만큼 늙는 법이래요!' 솔직히 말해 팔십삼 년을 사는 일이 그저 생각하기에 달렸다고 믿고 있는 건 아니겠지."

"노년은 누구든 거기까지 이르는 자의 것이다. 전사들도 늙는다. 나약한 이들도 늙는다. 사실상 개연성으로 따지면 전사들보다 더 많은 나약한 이들이 늙어가게 된다. 노년은 건강하고, 강인하고, 거칠고, 용감무쌍하고, 병들고, 허약하고, 겁이 많고, 무능한 사람들 모두의 것이다. "

파드 연대기 I

"'다른 고양이들을 더 안 보시고요?' 직원이 물었다. 아니, 다른 고양이를 볼 마음은 없었다. 그 녀석을 돌려보내고 다른 고양이를 구경하다가 그 중에 하나를 고른다니. 이 녀석 말고? 그럴 수 없었다. 운명인지 동물의 왕이 점지하신 건지 어쨌든 내 눈에 고양이 하나가 들어왔다. 됐다."

"내가 욕조에 물을 틀어주면 녀석은 그걸로 잠시 놀다가 뛰쳐나와서 꽃 모양의 젖은 발자국을 바닥 여기저기에 남긴다. 내가 세면대에 물이 졸졸 흐르게 해 두면 파드가 배수구를 닫아 물웅덩이가 생긴다. 흉포한 흑표범들이 도사리고 앉아 아프리카 영양과 가젤, 또는 딱정벌레를 기다리는 물웅덩이. 그러고 나서 우리 둘은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둘 중 하나는 날아서 간다."

제2장 문학 산업

"나는 욕설이 제법 다채롭고 때로는 대단히 특색 있기까지 했던 시절을 기억한다. 물론 현대인의 기준에서 보면 지루할 것이다. 일종의 예술로서 욕을 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과도함과 돌발적 기질이 눈부시게 현란한 정점을 찍었더랬다. 그에 비해 오늘날에는 겨우 두 개의 욕설만 쓰고 있으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게다가 아주 쉴 새 없이 사용하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그 두 가지 욕설을 넣지 않고서는 말을 못 하고 심지어 글도 못 쓴다."

"글쓰기는 위험한 입찰이다. 무엇도 보장되지 않는다. 운에 맡겨야 한다. 나는 기꺼이 내 운을 걸었다. 그리고 그 자체를 너무 좋아한다. 내 글이 오독되고 오해받고 오역되더라도, 그게 어때서? 내가 제대로 썼다면 무시당하고 사라지거나 읽히지 않는 수난을 당하지 않는 이상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 아닌가."

"즉각적인 보상으로 파괴를 장려하는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과 그 인물의 행동은 ‘액션 피규어’의 움직임에 불과하다. 유일한 목표가 ‘승리’인 그런 게임들은 중독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라 쉽사리 벗어나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가 없다. 무의미한 보상의 끝없는 순환에 갇힌 인간의 상상력은 굶주림에 갇혀 회생 불가능해진다."

"상을 만든 사람들은 수상이 그런 역할을 하길 바란 것도 아니고 그런 의도를 가지고 설립된 재단이 아니지만 상은 그렇게 이용된다. 상의 진정한 가치는 작가에게 명예를 주는 데에 있다. 하지만 기업 자본주의의 마케팅으로 혹은 시상자의 정치적 선전 도구로 그 가치가 훼손되었다. 그렇게 상의 권위와 평가가 높아질수록 상의 가치는 더욱 떨어졌다."

"지친 교사들, 소극적인 교사들, 게으른 학생들은 문학을 이루고 있는 많고 많은 훌륭한 책들 중에 단 하나만 읽고자 한다. 예술은 경마가 아니다. 문학은 올림픽이 아니다."

"불확실성의 자유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판타지 소설을 두려워할 이유는 전혀 없다. 나로서는 과학을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판타지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상상을 쉽사리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파드 연대기 II

"들켰다가는 찰싹 맞으리란 걸 완벽하게 이해하면서도 조리대에 놓인 음식을 훔쳐 먹는 것이 고양이다. 녀석의 식탐과 어쩌면 도둑질하는 재미가 그나마 가지고 있는 약간의 두려움보다 앞선다. 조리대 위에 음식을 남겨 놓은 내가 어리석은 인간이지."

제3장 이해하려 애쓰기

"페미니즘은 이어지고 있고,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여성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여성들끼리 혹은 남성과 함께 일하는 곳 어디에나 자리 잡아야 한다. 페미니즘을 통해 여성과 남성이 모두 남성적 가치의 정의에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고, 특정 성에 배타적이기를 거부하며, 상호 의존성을 지지하며, 공격성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와해시켜야 한다. 또한 항상 자유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적 성장은 적어도 2000년이 시작된 시기부터 최소 1세기 동안 잘못된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무한한 성장이기도 했지만 통제받지 않은 성장이었다. 마구잡이 성장이랄까. 종양이 그런 식으로 자란다. 암도 그렇다."

"나는 우
리가 그런 것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 나는 우리의 대통령이 우리에게 적어도 그런 것들을 생각할 기회를 줄 만큼 국민을 존중했으면 좋겠다. 나는 진실을 중요시하고 선을 나누는 행동이 내 나라에서 이질적인 것으로 취급받지 않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 나라가 남의 나라처럼 느껴지지 않기를, 나는 바란다."

"나는 아이들을 ‘엄청난 과제를 부여받은 미완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완수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가능성의 실현이다. 성장이다. 아이들 대부분은 이 과제를 이루고 싶어서 나름의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그걸 완수하기 위해 누구나 어른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도움을 우리는 ‘가르침’이라고 부른다."

"분노가 그 효용을 넘어 계속되면 정의롭지 않아지고, 나아가 위험으로 바뀐다. 분노 자체를 목적으로 성장하고, 분노 그 자체를 가치 있게 여겼다가는 목표를 잃고 만다. 분노는 적극적 행동주의 대신 퇴보, 집착, 복수, 독선을 땔감으로 쓰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미국 정치계에서 보수 우파는 인종차별, 여성 혐오, 반이성주의를 통해 분노의 파괴력을 소름 끼치도록 잘 보여주었다. 증오를 이용하여 계획적으로 조장된 분노는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하고, 행동을 통제했다."

파드 연대기 III

"잔인성은 인간의 특기다. 인류는 끊임없이 잔인성을 단련했고, 완성시켰으며, 제도화했으나 그에 대해서 좀처럼 떠벌리지는 않는다. 잔인성을 동물에 귀속시켜 ‘비인간성’이라 부르며 절연하는 편을 선호한다. 우리는 동물의 순수성을 인정하길 원치 않는다. 그러면 잔인성을 동물의 탓으로 돌린 우리 양심의 가책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개는 삼만 년에 걸쳐 서로의 성격을 맞추어 왔다. 인간과 고양이가 함께 맞추어 온 기간은 그에 비해 10분의 1밖에 안 된다.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다. 아마 그래서 우리의 관계가 이처럼 흥미로운가 보다."

제4장 보상

"탁월함에 도달한 것들에는 함부로 변화를 주는 법이 아니다. 더군다나 자신의 노동 생활을 탁월성을 유지하는 데에 헌신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 탁월성을 망가뜨리라고, 분명 이건 잘못됐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행동을 하라고 주문하다니 내가 잔인했다." -본문 중

"사람들이 한탄하는 이유는 믿음의 상실에 대한 고통 때문이 아니라, 믿었던 사람들이 그들은 믿지 않던 무언가를 자신으로 하여금 믿도록 만들었기 때문 아닌가? 그게 아니라 뚱뚱하고 자그마한 산타클로스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일까? 산타클로스에 대한 사랑과 존경, 그가 상징하던 것들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려서? 대체 왜 그런 마음이 드는가?"

"하지만 인간은 고독한 종이 아니다. 좋든 싫든 우리는 천성적으로 사교적이다. 그리고 오직 공동체 속에서 번성한다. 인간이 오랜 기간을 완전한 고독 속에 사는 것은 전적으로 부자연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군중 속에서 염증을 느끼고 공간과 고요함을 갈망할 때 우리는 반(半)공동체나 가짜 공동체를 멀리 떨어진 장소에 만든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그곳에, 그 사막에 몰려감으로써 우리 모두는 너무나도 흔히 깨닫게 된다. 진정한 공동체가 아니고서는 우리가 찾고 있는 고독을 파괴할 뿐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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